라이선스 비즈니스 명과 암, 다 키워 놨더니, 직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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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선스 비즈니스 명과 암, 다 키워 놨더니, 직진출

Wednesday, Aug. 9, 2023 | 이정민 기자, mini@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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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쪽 상황은 어떤가?” “네, 다른 몇 군데도 접촉하고 있는 듯한데, 내일 본사에 들어가 밀어붙여 보려고 합니다, 저희 조건이 더 좋으니, 가능성은 있어 보입니다.” 글로벌시장에서 명품 못지않은 스포츠 브랜드 ‘R’. 국내 론칭이 알려져 이슈를 모으고 있는 이 브랜드에 또 하나의 패션기업이 붙었다. 그것도 유럽으로 날아가 본사 미팅을 코앞에 두고 있다. 한마디로 ‘끼어들기’.





국내 진입에 사인만 앞두고 있는 상황에 L기업의 발 빠른(?) 움직임이 포착되며 국내 파트너가 바뀔 수도 있다는 얘기까지 흘러 나온다.  이토록 치열한 경쟁 속에 전개되는 라이선스 비즈니스. 누가 먼저 한국 시장에 깃발을 꽂느냐로 치닫지만, 결국 라이선스 비즈니스는 본국의 직진출로 인해 향후 부메랑으로 돌아와 직격탄을 맞기도 한다.

치열한 라이선스 경쟁, 결국 남 좋은 일?  

이렇듯 계약 종료와 함께 모든 사업권을 넘겨 줘야 할 수도 있는 라이선스 비즈니스에 국내 기업들이 총력을 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 패션시장은 라이선스 비즈니스와 역사를 같이해왔다. 지난 1970년대부터 2022년까지 50년 넘는 세월 동안 라이선스 비즈니스는 계속해 영역을 확장해왔고, 2022년도에는 국내 패션마켓에서 활약하는 라이선스 브랜드가 200개까지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어패럴 외에도 주요 라이선스 아이템으로는 넥타이 · 스카프 · 양말 · 스타킹 등 다양하다. 한 패션 전문가는 “라이선스 비즈니스에 총력을 다하는 이유는 브랜드 인지도를 등에 업고 지금 바로 패션 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한마디로 앉아서 비즈니스하는 셈이죠. 특히 가져온 브랜드 스토리가 탄탄할 경우에는 그 브랜드의 DNA만 가지고도 충분히 비즈니스를 구성해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하루 아침에 날벼락을 맞기도 한다. 바로 브랜드 본사의 직진출! 정성과 공을 들여 어느 정도 국내에서 자리잡아갈 때를 노려 ‘○○○코리아’ 등으로 지사를 설립하고 직접 들어와 전개 형태로 바뀌는 수순이다. 일명 ‘남 좋은 일’을 시키는 셈이 되고 있는 것.  

국내 입지 구축 노려, 지사 설립 후 나 몰라라  

라이선스 비즈니스 전문가 K대표는 “이미 기존 전개사에서 브랜드 이미지와 유통 기반 등을 충분히 세팅해 놓아 직진출할 글로벌 기업은 별로 힘들이지 않고도 기존 업체가 닦아 놓은 기반으로 달리는 거죠”라고 설명한다. 신명품이 국내 시장을 뒤덮고 있는 최근, S사가 애지중지 키운 명품 브랜드 B와 G가 연이은 한국 직진출을 선언하며 망연자실한 상태다.  

그동안 이들 패션 대기업들은 토종 브랜드를 키우기보다 다양한 해외 브랜드의 국내 판권을 사들여 사업을 하면서 수월하게(?) 수익을 올려왔다.

하지만 믿었던 해외 브랜드의 글로벌 본사가 직진출을 선언하면서 낙동강 오리알이 됐다. 가장 최근의 또 다른 사례로, 국내에 들여온 글로벌 스포츠웨어 브랜드 ‘Z’의 경우 전국에 100여 개의 매장을 내는 등 주목받는 퍼포먼스 스포츠로 이름을 알렸지만 얼마 가지 않아 A본사가 한국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곧바로 한국법인을 설립한 뒤 직진출로 바꿔 버렸다.  

계약 끝나기도 전에 진출 통보 사례도 급증↑  

곧 국내에 들어올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글로벌 브랜드 H도 직진출을 선포한 상태다. 이탈리아 명품 패션 브랜드 H 역시 H코리아 법인을 설립하고 한국 시장에 직진출하는 등 글로벌 브랜드들의 직진출 사례가 확대되고 있다.  

반면 지난 2013년 직진출로 전환해 국내 시장에서 반등을 꾀했던 브랜드 M처럼 국내 사업을 종료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직진출 이후 여러 차례 걸쳐 리더를 교체하고 아시안 핏 도입과 국내 시장에 맞는 유통 전략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성장을 노렸지만, 한국 소비자 니즈의 벽을 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뿐만 아니다 한국 시장에 수차례 고배를 마신 P브랜드 경우, 한국 한 파트너사의 노크로 재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웃지 못할 소식까지. 여기에 해마다 오르는 로열티까지 감수하며, 직진출도 두렵지 않다(?!) ‘들여와서 빼먹을 때 빼먹자’ 식의 태도들….





라이선스 좇을 것 아니라 ‘우리다움’ 찾을 때  

라이선스 비즈니스가 비단 본사 측의 직진출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 패션기업이 ‘우리다움’을 담아내는 글로벌 브랜드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오는 가운데 “한국 패션시장은 머지않아 라이선스와 수입 브랜드로 뒤덮일 것이다”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지금이야말로 우리의 브랜드가 필요할지 모른다. K드라마, K팝은 있는데. K패션은 왜 나오지 않을까에 좀 더 진중하게 생각해야 봐야할 시기다. 기획이? 생산이? 개발이 어려워서?  NO! 우리는 우리의 것을 제일 잘 알고 잘할 수 있다고 믿는다.

라이선스 비즈니스는 필요하다. 하지만 결국 그들에게 고속도로를 깔아주는 일만 거듭될 뿐 그 열정과 에너지로 우리만의 K콘테츠로 글로벌 무대에 당당히 설 수 있도록 이제부터라도 K브랜드를 만들어 내는 데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3년 8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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