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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효 네파 사장

Thursday, Mar. 1, 2018 | 안성희 기자, song@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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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파」 회생 이끈 ‘미다스 손’
스타일리시 아웃도어 이끈다




2016년 네파 대표로 취임한 이선효 사장.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이후 줄곧 매출 추락을 겪었던 「네파」에 구원투수로 조인한 그는 지난해 전년대비 5.2% 신장한 매출 4230억원을 올리며 브랜드 정상화의 초석을 다졌다. 패션업계 손꼽히는 ‘미다스 손’으로 주목받는 이선효 사장을 만났다.

「네파」 로고가 선명한 스웻셔츠와 다운점퍼, 여기에 아직 샘플 단계의 스니커즈로 활동적이면서 깔끔한 비즈니스 룩을 완성한 이선효 대표. 네파 CEO를 맡은 다음부터 매일같이 「네파」를 TPO에 맞게 바꿔 입어 가며 직접 체험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일상생활에서도 어색하지 않은 「네파」를 만들까?’를 과제 삼아 진정한 ‘스타일리시 아웃도어’를 완성하는 데 집중한다.

2016년 이 대표가 취임한 후 「네파」는 몰라보게 달라졌다. 일단 매출 부문에서 흑자전환했고 상품이 세련되게 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4230억원에 이어 올해 5000억원을 달린다.

도대체 어떤 전략이 「네파」의 턴어라운드를 이끌었을까. 그동안 몇 차례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고사하던 이 대표가 3년 차를 맞이한 올해 초 “이제 확실하게 감을 잡았고, 내년에 완전히 정상궤도에 올려놓을 자신감이 생겼다”며 자신의 노하우를 공개했다.

취임한 지 2년 만에 성장 그래프로 바꿔 놓아

동일드방레 「라코스테」 사령탑으로 승승장구하던 때 갑작스럽게 네파로 자리를 옮겨 업계를 깜짝 놀라게 한 그다. 삼성물산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을 거쳐 동일드방레 대표에 오르기까지 다양한 실무경험과 날카로운 시장분석력, 패션 비즈니스에 빠삭한 이론을 토대로 맡았던 브랜드들마다 성공적으로 이끌어 부러움을 샀던 이선효 대표. 여기에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능력까지 겸비한 리더로서 각광받으며 패션계에 손꼽히는 ‘미다스 손’ CEO로 불렸다.

그렇지만 「네파」마저 ‘불패의 연속일까’는 미지수였다. 아웃도어 마켓 자체가 7조원 규모까지 확대되면서 정점을 찍은 데다 메이저 브랜드들도 매출 한계에 부딪쳐 허덕거릴 때라 우려가 컸다.

누가 봐도 「라코스테」 CEO 자리가 더 안정적으로 보이는데 왜 「네파」를 선택했을까 궁금해졌다. 그의 답은 명쾌했다. 「네파」가 정통 아웃도어 이미지보다는 젊고 액티브한 브랜드 색깔, 그래서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로 풀어보면 가능성이 있겠다고 확신했다는 것. 자신이 해볼 만하다고 생각하니 도전정신과 호승심이 발동했다.



다양한 실무경험 + 날카로운 시장분석력 강점

이 대표의 시장분석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아웃도어와 캐주얼의 브리지 마켓을 공략했으며 정통 아웃도어 브랜드들과 정면대결을 피하면서 기능성보다는 패션성에 초점을 맞춰 핏이 살아 있는 아웃도어, 트렌디한 아웃도어에 근접하게 다가갔다. 전속모델 전지현은 이러한 「네파」의 이미지를 한층 끌어올리며 3040세대가 편안하면서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는 브랜드로 리포지셔닝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지난해 전년 대비 5.2% 성장해 매출 4230억원(VAT 포함)을 올렸으며 기업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에비타(EBITDA)가 400억원으로 에비타율 11%선을 기록했다. 작년에 「노스페이스」 「디스커버리」를 제외하고는 외형이 늘어난 브랜드가 없었기 때문에 「네파」의 활약은 더욱 눈에 띈다.

게다가 MBK가 네파를 인수한 후 줄곧 매출 추락을 겪던 터라 더 값진 터닝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이 대표는 「네파」에 꼭 맞는 구원투수가 된 셈이다. 그는 올해 산적한 재고를 대부분 털어내고 정상 판매율 60%에 무게를 둬 브랜드 정상화의 초석을 다지겠다고 전한다.

코어상품 30%가 매출 70% 책임 ‘팔레토 법칙’

이 대표가 브랜드 운영에 적용하는 공식이 하나 있다. 바로 ‘패션 팔레토 법칙’이다. 시장원리에서 20%의 코어상품이 80%의 매출을 책임진다는 팔레토 법칙이 있는데, 이를 패션 비즈니스에 적용한 것이다. 그동안의 경험치로 봤을 때 패션 쪽은 30 대 70이 잘 맞아떨어진다고 봤다. 즉 30%의 코어상품이 70%의 매출을 책임진다는 이론에 근거해 기획팀과 영업팀을 움직이고 있다.

“MD, 사업부장, 대표까지 지난 30여 년간 패션업계에 몸담으면서 계속 분석해 온 데이터가 있습니다. 「네파」에서도 테스트해 봤는데 역시 잘 맞아떨어지더군요. 현재 「네파」의 코어상품 30%를 분석해 보니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30%를 세밀하게 따져보면 상위 10%가 전체의 40%, 그 다음 10% 상품이 20%, 나머지 10%가 10%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요. 그만큼 코어상품 기획의 중요성과 적중률, 여기에 포커싱하고 있습니다.”

다운점퍼는 일상 캐주얼로도 많이 팔리는데 상대적으로 이너 아이템이 약하기 때문에 스웨터(스웻셔츠), 우븐셔츠 등을 새롭게 개발하면서 판매의 기회를 넓힌 점도 주목된다. 작년 F/W시즌 다운점퍼는 54만장 기획해서 70%의 판매율을 기록했으며 8가지 컬러웨어의 스웨터(스웻셔츠)는 2만장을 만들어 40%의 소진율을 보였다.

작년 다운점퍼 54만장 물량에 70% 판매율 기록

이 대표는 “매출 상위 아이템 10%와 20%만 성공하면 패션 브랜드 매출은 금세 따라잡을 수 있다”며 “여기에 브랜드 밸류를 높이는 작업, 경쟁 브랜드와 차별화된 콘셉트를 보여주는 일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브랜딩을 위해서 매장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행거에 빽빽하게 상품을 진열하는 과거 방식에서 일정량의 상품만 걸어놓고, 선반을 활용해 다양한 컬러와 코디를 볼 수 있도록 한다. 아직 점포마다 반응이 달라서 일제히 실행할 수 없지만 점진적으로 바꿔 나갈 예정이다.

이선효 대표가 패션 전문 경영인를 지낸 지도 올해로 10년 차(「라코스테」 7년, 「네파」 3년 차)다. 그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했다고 자신을 믿고 있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성물산 공채 23기로 입사한 그는 제일모직으로 편입한 후 신사복 MD로 재직했다. 이탈리아 밀라노 주재원으로 나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으며 돌아와서는 여성복과 남성복을 오가며 커리어를 쌓았다.

전문 경영인 경력 10년차, 시행착오 끝에 성장

2002년 돌연 유통가로 발길을 옮겨 모다아울렛 오픈과 안착에 기여했으며 1년 만에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들어가 적자의 늪에 빠진 「보브」를 정상화했다. 또 신세계가 미국 캐주얼 「갭」을 국내에 도입할 때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라코스테」 CEO로 부임할 당시 연매출 800억원대인 브랜드를 라인 익스텐션을 통해 2000억원대까지 이끈 주역이기도 하다.

「네파」 역시 그간 열심히 달려온 이 대표의 피땀이 고스란히 묻어나 성장 그래프를 바꿔 놓았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처음 네파에 와서 1조원대 아웃도어를 만들자는 비전을 내세웠지만 지금은 달라졌다”며 “양적 성장보다 질적인 성장을 우선시하자는 쪽으로 모든 사고를 바꿨다”고 전한다. 이에 따라 올해 사업 목표도 판매율 60% 및 할인율 정상화, 재고처분 강화에 주력한다.

그는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 어려울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하자고 힘주어 얘기한다. 그리고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인재의 중요성, 직원들이 더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는다. 내부 직원의 역량을 키워 직급을 올리는 것이 외부 영입보다 기업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정확히 가이드라인을 내려 해당업무에 최선을 다하도록 만드는 것도 리더의 역할이기에 이 대표는 장황한 보고나 늘어지는 회의 등은 지양한다. 30번 이상 읽은 <삼국지>에 나오는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비즈니스 현장에 적용하고 접목해 보는 것도 그가 갖고 있는 경영 노하우 중 하나다. 은퇴 이후에는 <삼국지>에 나온 역사적 유적지를 직접 방문하는 계획도 세워 놓았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자신이 목표로 하는 것을 얻기 위해 상대방에게는 어떤 밸류를 줄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접근이 그를 패션계의 ‘미다스 손’으로 만든 비결인 듯싶다. 매출 성장만으로 CEO를 평가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임이 분명하다. 내적인 성장이 이뤄졌을 때 기업의 비전이 밝아지기 때문이다. 지금 이대로라면 수장 이선효가 이끄는 「네파」의 미래를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패션비즈 2018년 3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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