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靜中動 「망고」 달라지나?

    minjae
    |
    16.09.01조회수 22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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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인 패스트패션 브랜드 「망고」에게 지난 2015년은 달콤쌉싸름한 해였다.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역대 최악의 영업이익이라는 타이틀도 동시에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이삭 안딕(Isak Andic)이 이끄는 이 스페인 기업은 지난해 매출로 벌어들인 돈은 20억1700만유로(약 2조6600억원)로 회사가 당초 예상한 기대치를 웃돌며 전년 대비 15% 이상 상승했다.

    그러나 이는 빛 좋은 개살구일 뿐, 막상 매출액의 면모를 들여다보면 마냥 샴페인을 터트릴 수만은 없는 결과다. 더 중요한 영업이익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2014년 1억700만유로(약 14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데 반해 2015년의 영업이익은 겨우 400만유로(약 53억원)에 불과했다. 2014년 영업이익의 4%도 채 안 되는 참담한 숫자다.

    「망고」는 이러한 영업이익 급락의 원인 중 가장 주요한 것으로 외화 환율, 특히 미 달러화의 변동을 꼽았다. 환율 변동으로 약 7000만유로(약 923억원)을 손해 보았다는 말이다. 한편 투자금 상환으로 약 3000만유로(약 400억원)를 더 사용해 영업이익이 1억유로 이상 떨어진 상황을 설명하고자 애썼다.

    매출 15% 이상 ↑, 영업이익 2014년比 4%
    이를 대변하듯 「망고」의 부사장 다니엘 로페스(Daniel Lopez)는 “단기적인 영업이익 급락은 이미 예측되고 계획된 것으로, 투자 확대에 기인한 당연한 결과다. 투자가 효과를 보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영업이익 회복이 이루어질 것이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망고」는 최근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장하는 투자를 지속해 왔다. 최근 3개년 동안 투자금이 약 12억유로(약 1조6000억원)에 달했다. 이와 같은 기업의 경영 방향에 따라 지난 3년 동안 전 세계에 164개의 대규모 매장(메가 스토어)를 오픈했다. 이 중 작년 한 해에만 63개의 신규 메가 스토어가 생겨났다.

    덕분에 「망고」의 전 세계 매장 총면적은 30만㎡(약 9만750평) 이상 늘어났다. 작년 신규 오픈한 매장 중 주목할 만한 곳으로는 이탈리아 밀라노, 스페인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거리와 더블린의 헨리 스트리트에 오픈한 플래그십 스토어 등을 꼽을 수 있다. 작년 한 해 최대 매출액을 기록할 수 있었던 데에도 역시 이러한 대규모 매장의 공이 컸다. 「망고」는 올해도 약 45개의 신규 메가 스토어를 오픈할 계획이 있다.

    63개 메가 스토어 오픈, 브랜드 세계화 성공
    「망고」 최대 매출액 달성에 가장 많이 기여한 것은 바로 성공적인 브랜드 세계화다. 「망고」는 작년 연말 기준 총 109개 국가에 2730개의 매장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 세계 「망고」 모든 매장의 면적을 합치면 80만4500㎡(약 24만3000평)나 된다.

    국제적인 브랜드답게 「망고」 매출의 81%는 스페인 국외 판매에서 발생하는 반면 국내 판매는 약 19% 수준이다. 그렇지만 가장 많은 메가 스토어를 운영하는 곳은 역시 스페인이다. 스페인 국내에 포진한 총 25개의 메가 스토어 덕분에 망고는 내수 시장에서의 매출도 2014년 대비 20% 이상 끌어올렸다.

    「망고」의 공격적인 투자는 매장 확대에만 그치지 않았다. 본사가 있는 스페인 카탈루냐 주에 새로운 로지스틱 센터를 오픈하며 물류관리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인재고용에도 힘써 작년 한 해에만 전 세계적으로 838개 일자리를 신규 창출했으며 이 중 35%를 스페인 국내에서 채용했다.

    물류, 고용, 커뮤니케이션 등 경영 투자도 적극적
    덕분에 「망고」는 총 1만6625명의 전 세계 임직원을 거느린 기업으로 한층 성장했다. 또한 지난해는 기업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위해 텔레포니카, 카이샤뱅크, 모바일 월드 캐피탈 바르셀로나 등 스페인 굴지의 기업들을 고객으로 거느리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전문 에이전시 ‘로만 이 아소씨아도스(Roman y Asociados)’와 새롭게 계약을 채결했다.

    록 작년 한 해 엄청나게 영업이익이 급락했지만 「망고」는 짐짓 태연하다. 이미 예측된 수치라고 경영진이 밝힌 것처럼 「망고」는 올해도 도전과 진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듯 보인다. 특히 올해는 새로운 컬렉션을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올 6월 라마단 기간을 겨냥해 5월에 모슬렘을 위한 ‘라마단 컬렉션’을 내놓았다. 모슬렘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사회와 패션에 관심을 가지면서 「자라」 「DKNY」 「타미힐피거」 등도 라마단 컬렉션을 선보인 바 있다.




    모슬렘 겨냥한 ‘라마단 컬렉션’ 이어 임부복도
    세계 최고의 금융정보 제공업체 톰슨 로이터(Thomson Reuters)에 따르면 2019년에는 모슬렘들이 패션에 쓰는 돈이 약 4840억달러(약 567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미 10년 넘게 ‘특별 컬렉션’ 부서를 운영해 온 「망고」는 이렇듯 다양해지는 문화와 고객의 요구에 따라 발 빠르게 대응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이런 맥락으로 6월에는 「망고」 ‘임부복 컬렉션’을 새롭게 내놓았다. 이미 오래전 「H&M」 등 비슷한 브랜드에서 임부복을 선보인 바 있지만 「망고」에서 임부복 디자인은 처음이다. 메가 스토어와 더불어 매출 상승의 효자는 바로 온라인 판매다. 「망고」의 지난해 온라인 매출은 15.3% 상승하며 전체 매출의 약 10.7%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늘어났다.

    일반 패션 브랜드의 온라인 판매 비중이 약 6~8%, 고급 패션 브랜드의 온라인 판매 비중이 약 4~6%인 데 비하면 매우 선전한 셈이다. 이를 증명하듯 「망고」는 최근 이커머스 디렉터로 엘레나 카라소(Elena Carasso)를 스카우트했다. 엘레나는 한 달에 두 번 개최되는 경영회의에 참석, 최고 경영진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망고」의 경영 주축을 담당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 적극, 이커머스 전문가 영입 등 활기
    「망고」는 브랜드 신축 부서에서 새로운 도시나 국가에 매장을 오픈한 경우, 매장과 유기적으로 정보를 교환하며 국가별 기호 및 판매 동향을 분석한다. 이에 따라 차별화된 상품이 온라인 매장에서도 판매되는데, 이렇게 온·오프 매장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최대치의 매출을 올리는 데 주력한다.

    「망고」가 영업이익 급락의 가장 큰 이유로 꼽은 환율 차의 경우 「자라」 등 여타 국제적인 스페인 패션 브랜드에도 공통되게 적용됐으나 「망고」만큼 영업이익이 크게 추락한 브랜드는 없다는 점은 「망고」의 변명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몇몇 전문가는 「망고」가 지나치게 성장에 욕심을 내 기업의 덩치에 맞지 않는 사업 확장과 투자를 했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그러나 경영진이 이러한 투자는 미래의 이익 창출을 위한 발판임을 자신하는 것처럼 「망고」가 그 투자의 열매를 맛볼 수 있을지, 그 시기는 언제쯤일지 앞으로의 성적표가 더욱 궁금해진다.

    스페인 현지에서 이민재(Minjae Lee) 리포터 fbiz.spain@gmail.com

    (사진 출처: www.press.mango.com)


    **패션비즈 8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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