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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선 ㅣ 블랙야크 회장

Friday, Apr. 1, 2016 | 곽선미 기자, kwak@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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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 도전의 에너자이저
‘스마트 라이프’ 시대 연다!


“브랜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에는 페이스 조절이 필수입니다. 정체시에도 쉬지 않고 움직일 수 있는 체력을 항시 비축해 두어야 하죠. 잘될 때 무작정 달리는 것이 위험한 이유는 체력 안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조금 힘든 코스가 나타났을 때나 정체되는 길에서 쉬고 싶어지거든요. 우리는 특히 R&D 부문에서 꾸준히 페이스 조절을 해 왔습니다. 상품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것에서 시작했는데, 어느새 글로벌 시장에 혁신을 선보이는 비결이 됐습니다.”

‘페이스 러너’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은 블랙야크와 동진레저라는 두 선수의 장기 레이스를 위해 함께 뛰면서 달리는 방법, 호흡법, 속도까지 지도하는 ‘페이스 러너’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40여년간 부지런히 자신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뛰어온 결과 블랙야크는 아웃도어시장의 정체 속에서도 오히려 혁신적인 상품력과 해외 시장 개척에 대한 인내력을 증명하며 점차 두각을 드러냈다.

그 성과를 뚜렷하게 보여 준 것이 바로 지난 2월 독일에서 열린 ‘뮌헨 ISPO 2016’이다. ISPO 어워드 글로벌 부문에서 황금상 4개와 제품상 2개, 아시아 부문에서 황금상 4개와 제품상 1개를 받아 총 11개 부문의 상을 휩쓸었다. 1970년 ISPO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다 수상이다. 게다가 ISPO에서 첫선을 보인 「블랙야크」의 ‘유럽 컬렉션’ 상품 대부분이 수상했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안긴다.

‘야크온’ 등 R&D 투자, ISPO 등 해외서 성과
강 회장은 “유럽이 오랜 불황을 경험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개발에 소홀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상대적으로 「블랙야크」는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 절박한 마음으로 개발에 매달렸죠”라며 수상에 대해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R&D는 시장이 정체되도 절대 놓아서는 안 됩니다. 여건이 좋지 않다거나 준비가 되지 않아서 하지 못한다는 말도 핑계라고 봐요. 다 갖춘 상태에서 못 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부족하니까 아이디어를 모으고, 더 잘 아는 사람을 찾아 보충해 나가는 겁니다”라고 말했다.

“솔직히 너무 힘들어서 ‘이제 그만해도 되지 않을까. 그만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어요. 그렇지만 지금 제가 놀아서 뭘 하겠어요.(웃음) 무엇보다 장기간 유럽을 오가며 고생한 직원들의 고생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에 쉽게 그만두기가 어려웠습니다.” 2014년 2월 처음 ISPO에 출전한 이후 3년이다. 히말라야에서 혹독한 필드 테스트를 진행하고 수차례 상품 개발 과정을 거쳤다. 그 과정을 통해 지난 2월 선보인 3개 라인의 ‘유럽 컬렉션’이 인정을 받은 것이다.

「블랙야크」가 ISPO 2016을 통해 처음으로 선보인 ‘유럽 컬렉션’은 3가지 라인으로 나뉜다. 익스트림 환경을 이겨 내기 위해 기능성을 극대화한 ‘PALI’, 신소재와 신기술 등 모든 전문성을 총동원한 혁신적인 ‘SIBU’, 다양한 아웃도어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멀티 기능성의 ‘MAIWA’다.

‘세탁 가능한 스마트웨어’ 대중화 신호탄 쏘다
이 중 ‘PALI’ 라인의 ‘이머전시 재킷’이 글로벌 부문 황금상을 수상했다. M사이즈 기준 71g의 무게로 초경량을 실현했다. 물보다 가볍고 스틸보다 약 15배 강한 특성의 다이니마(Dyneema) 원단을 사용했으며, 완벽한 방수 · 방풍 기능을 발휘한다.
또 지난해 11월 국내에 출시해 이목을 집중시킨 스마트웨어 ‘야크온H’는 아시아 부문 황금상을 수상했다.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을 이용해 의류 내부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할 수 있는 발열 재킷이다.

말이 3년이고 1개 컬렉션, 3개 라인이지 이 상품들을 내놓기까지 들어간 블랙야크 직원들의 노력은 강 회장의 표현대로 ‘어마어마’했다. 전기 신호 송 · 수신이 가능하면서 세탁까지 가능한 ‘야크온’이 나오기까지 IT 전문가, 원사 전문가 등 의류와 IT 기술을 융합하는 파트너사와 함께 몇백번의 테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 중에 실용성이 떨어지거나 결함이 발견되면 상용화 전 단계라도 단호하게 폐기했다.

스마트웨어, 산업 간 보더리스 현상의 산물
강 회장이 직접 연구실을 자주 찾으며 R&D에 신경을 쓰는 것은 앞으로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웨어가 ‘스마트웨어’라는 것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이세돌 九단과 구글 알파고의 대결에서 볼 수 있듯이 ‘사람’에 의해 이뤄지는 모든 일은 양면성이 있어요. 편리함을 위해 길을 뚫고 로봇을 만들며 발전을 계속해 나가면서, 어마어마한 환경 파괴를 자행하죠. ‘알파고’라는 존재는 상징적이에요. 사람을 위해 생겨난 몇몇 산업군은 사람의 손에 의해 없어질 겁니다. 패션은 어떨까요?”

그는 “옷은 없어지지 않아요. 다만 이미 보이듯이 복종 구분이라는 것의 의미는 점점 없어질 것입니다. 복종뿐 아니라 산업 간의 구분도 사라질 거예요. 자동차 디자이너가 패션 디자인을 할 수도 있고 그 반대 상황도 필요해질 겁니다. 그러면서 각 산업군의 고유 기술들이 접목되는 현상은 더욱 심화되겠죠. 남는 것은 ‘스마트웨어’ 뿐입니다. 고객들의 요구가 그렇게 변했어요. 이런 쪽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퇴보하게 됩니다”라고 힘을 실어 말했다.

이미 2012년 한창 아웃도어 붐이 일 즈음 아웃도어 다음 시장을 예견해 달라는 질문에 ‘활동복’이라는 단어로 답한 그다. 그는 ‘영역을 나누고 어떤 시장에 편승해야 성공할지 재는 것은 바보짓’이라고 했다. 보더리스되는 시장 속에서 집중해야 하는 것은 ‘고객이 뭘 하고 싶은지’, 정확히 ‘무엇을 할 때 어떤 스타일 혹은 브랜드의 옷을 입고 싶어 하는지’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프스타일 = 고객의 취향을 공유하는 것
스마트웨어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다. “이제 ‘골프가 잘된다’ ‘아웃도어가 붐이다’처럼 어느 한 복종이 잘되는 시대는 이제 없습니다. 과거 1970년대 아웃도어는 배낭 2~3개로도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었어요. 그렇지만 지금은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요구의 범위가 정말 넓어졌어요. 변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예전처럼 1개의 아이템이 시장을 휩쓰는 유행도 흔치 않고, 복종 간 경계선도 사라져 버리는 겁니다.”

“가까운 일본 시장을 살펴보면 20~30년 전 아웃도어가 붐이던 시절 그 붐을 경험한 중장년층은 지금도 산을 탑니다. 그러나 이후 세대는 스키나 스킨스쿠버 같은 스포츠를 더 좋아하고 즐기는 편이에요. 심지어 최근 학생들은 그런 활동보다는 ‘게임’을 더 좋아하죠. 게임으로 경험하는 것이 더 많고요. 예측해야 하는 ‘시장성’의 범위가 광역으로 벌어졌습니다.”

“요즘 흔히 사용하는 ‘라이프스타일’이라는 말은 특정 스타일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타깃으로 삼고자 하는 고객의 일상과 취향을 상품과 다양한 퍼포먼스로 지지하고 공유하는 것이죠. 브랜드 의존도가 낮아지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유지하고 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집니다. 늘 진화하고 새로운 것을 보여 주지만 고유한 특성-「블랙야크」는 히말라얀 오리지널-은 있어야 해요.”

해외 진출, 더 큰 성장과 새로운 기회 위한 것
강 회장이 브랜드의 오리지널리티나 희소성, 가치에 집중하는 것은 한국 시장의 특수성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 시장은 규모가 매우 작습니다. 소비자들의 기준도 굉장히 까다롭죠. 시장이 성숙해지면서 취향은 더욱 다양화되고 있습니다. 이 시장에서 가격 경쟁을 시작하면 순식간에 브랜드가 망가질 수도 있다는 것을 여러 한국 기업이 이미 경험을 했습니다. 블랙야크는 장사가 아닌 브랜드 비즈니스를 오래오래 지속하는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사실 해외 진출도 새로운 가능성의 발견을 위한 것이었다. 국내 시장에서의 성장에 한계를 느껴 해외로 발길을 돌린 것이 아니다. 한국 브랜드가 유럽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일까? 성숙할 대로 성숙한 유럽 시장에 진출해 그곳에 맞는 상품을 선보이기까지 「블랙야크」는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지치지 않기 위한 지구력과 인내심을 발휘했다. 시장 정체와 매출 하락을 이유로  그동안의 노력을 ‘한계로부터의 도망’이라고 표현하는 일부 미디어의 시각에 강 회장은 서운한 마음을 느낀 것 같았다.

“물론 더욱 큰 성장을 위해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섰습니다. 그렇지만 뭇 언론이 말하는 것처럼 해외 시장에 올인하기 위해 국내 사업을 허투루하는 것은 아닙니다. 국내 소비자들의 니즈가 다양해졌기 때문에 해외에 진출해서 얻는 경험으로 「블랙야크」가 진화한다면 국내 시장에서 또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블랙야크」 인스타그램, 색다른 모습 화제
이 부분은 최근 「블랙야크」의 새로운 행보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바로 인스타그램(@blackyak.lifestyle)이다. 최근 영국 런던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아티스트와 현지 유명 모델과 함께한 아트 콜래보레이션 프로젝트다. 기존 「블랙야크」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신선하고 스타일리시한 모습들이 담겨 있다.

젊은 아티스트들의 감성과 우리가 생각하는 ‘기존의 「블랙야크」’는 상당히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프로젝트로 탄생한 이미지와 영상들은 런던의 자유로운 감성과 문화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블랙야크」의 모습을 보여 준다. 「블랙야크」가 발전하는 새로운 영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든다.

물론 수치 면에서는 최근 실적은 좋다고 할 수 없다. 금융감독원 공시 기준 2012년 매출 4536억원, 영업이익 1013억원, 당기순이익 787억원, 2013년 매출 5805억원, 영업이익 1105억원, 당기순이익 829억원, 2014년 매출 5773억원, 영업이익 774억원, 당기순이익 604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 매출은 아직 공시 전이지만 전년대비 약간 하락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 - 이익 하락세, 올 하반기 뒤집을 것!
강 회장은 “기업의 위기는 호황 때 온다고 합니다. 오히려 악재가 왔을 때는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업이 호황일 때에도 오너는 늘 악재를 감지하며 예방하기 위해 움직여야 합니다. 늘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불황일 때를 대비해야 하죠”라고 설명한다.

“「블랙야크」는 호황기에도 브랜딩이나 기술 개발에 대한 노력을 지속했습니다. 저는 기업의 오너로서 시장에 대한 감을 잡고, 누구보다 빠르게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습득하면서 직원들에게 공유하고 있습니다. 닦달(?)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래야 다음을 위한 준비를 하고 좋지 않은 상황이 펼쳐졌을 때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거든요. 올 하반기에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가 준비해 온 여러 가지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블랙야크」는 ‘유럽 컬렉션’을 중심으로 올 하반기부터 독일과 오스트리아, 스위스, 체코 등 영업망이 확보된 유럽 7개국과 아시아, 북미 지역에 정식 유통된다. 혁신적인 기술력과 상품력을 기반으로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선다. 또 뉴 브랜드인 「나우(Nau)」도 글로벌 유통과 온라인 동시 오픈으로 전개를 시작한다.

형제회사인 동진레저의 「마운티아」도 인도네시아 발리에 3호점까지 오픈한 데 이어 중국 베이징 ISPO에 출전하는 등 아시아 시장 진출에 속력을 내고 있다. 강태선이라는 페이스 러너와 함께 「블랙야크」 「나우」 「마운티아」라는 세 선수가 아웃도어시장에서 새로운 ‘한류’ 바람을 일으켜 보겠다는 포부와 자신감이 대단하다.


**패션비즈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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