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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브랜드 '카피'와의 전쟁, 출구는 없나?

Thursday, May 25, 2017 | 이원형 기자, whlee@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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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하나, 단추 놓는 자리 하나 몇날 며칠을 고민하며 만든 상품이 일주일 만에 시장에 깔리는 기분이란 말로 형용할 수가 없어요. 전체적인 디자인은 똑같지만 포인트 하나만 빠트려 놓으면 법적으로 문제가 안되니까요. 물론 저희도 하이패션에서 영감을 받고는 있지만 문장을 다 베끼고 나서 마지막 글자 하나 바꿔놓는 건 양심에 어긋나는 일 아닌가요.  저 같이 생각하시는 분 정말 업계에 많으실 거에요. 하지만 해결책이 없고 이런 일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비일비재해지고 있다는 게 가슴 아픈 현실이죠.” 한 온라인 디자이너 브랜드 관계자의 말이다.

최근 온라인에서 활약하고 있는 브랜드의 디자인 도용이 심해지고 있다. 일명 ‘블로거마켓’ ‘인스타마켓’ 등의 1인 판매처 성행은 물론 히트 아이템 하나를 비슷하게 본떠 론칭하는 신규 브랜드도 많아졌다. 기존에 있던 제도권 브랜드보다 온라인 브랜드 도용 사례가 많아진 건 온라인 브랜드가 훨씬 더 유연하게 트렌드를 받아들여 히트 아이템을 통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 온라인 셀렉트숍 ‘W컨셉’ ‘29CM’ ‘무신사’ 등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브랜드 대부분은 무분별한 디자인 카피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모 여성복 업체 대표는 “우리가 직접 찾지 않아도 단골 고객 혹은 지인들이 SNS에 돌아다니는 카피 디자인을 캡처로 찍어서 보내주곤 한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거의 똑같고 소재와 단추, 장식 등 디테일만 다르다. 주변 친한 업체들도 이런 일을 다반사로 겪고 있다고 하니 매일이 걱정이다. 더욱 억장이 무너지는 것은 가격도 우리보다 20% 정도 낮게 매겨 판매하고 있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브랜드 대표는 “패턴실에서 일하고 있는 분이 얼마 전 우리 쇼핑백을 찍어서 메시지를 보냈다. 쇼핑백만 있고 안에 상품은 없는 걸 보니 이미 시장에 가서 비슷한 원단, 장식을 찾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더라. 오랫동안 고민했던 자수 레터링을 우리만의 문장으로 만들었는데 그 중에 알파벳 하나 빼고 판매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아무런 법적 제재를 취할 수 없다는 게 가장 힘들고, 이것저것 준비해서 소송을 해봤자 결국 득보다는 실이 많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패션업계의 고질병이기도 한 카피 전쟁에 대해 한 법률사무소 측은 “디자인이라는 행위 자체가 아주 오래 전부터 저작물 보호 아래 있기 때문에 특정인이 소유권을 주장하는 게 쉽지가 않다. 만약 자신의 디자인을 공식적으로 소유하고 싶다면 ‘디자인권’ 등록을 통해서 가능하나, 각 상품 하나하나 심지어 컬러별로도 등록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도 만만치 않고 효율성도 떨어진다. 아직까지 디자인 도용에 대한 해결 법안은 현재진행형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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