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계 큰손 ‘Mr. 럭셔리’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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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계 큰손 ‘Mr. 럭셔리’ 잡아라

Monday, Jan. 16, 2012 | 안성희 기자, song@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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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를 잡아야 돈이 된다(?) 이는 남성복의 소비 주체가 여성이 아닌 남성으로 바뀌고 있음을 시사한다. 신세계 강남점 6층, 현대 본점 4층 등 국내 핵심 백화점의 남성복 조닝은 지난해 F/W시즌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으며 이어서 현대 무역점이 2013년 3월 확장 리뉴얼에 맞춰 변신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롯데 본점과 잠실점, 갤러리아 웨스트관, AK플라자 분당점 등 대표적인 점포에서 남성층의 큰 그림이 바뀌고 있다. 아주 럭셔리하게 말이다.

일본의‘ 이세탄 맨즈관’이나‘ 한큐 맨즈 도쿄’, 프랑스의‘ 라파예트 옴므’ 등을 뛰어넘을 만큼 남성들의 라이프스타일까지 담은 혁신적인 MD는 앞으로 맨즈 패션 마켓이 어떻게 흘러갈지 청사진을 제시한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구치」「 버버리」「 돌체앤가바나」「 입생로랑」「 토즈」「로로피아나」의 남성전문 매장을 시도한 신세계 강남점은 스타일까지 중시하는 재력가들을 속속 끌어들이고 있다.

현대 본점 역시「 랄프로렌블랙라벨」「 톰브라운」「꼼데가르송」 등 남성층을 재편한 이후 압구정 패션 1번가의 진면모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통가 입장에서 모험이었던 이 같은 MD는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신세계 강남「 버버리」, 月 2억5000만




신세계 강남점에서 「버버리」 남성전문점은 99㎡(30평) 매장에서 일평균 800만원을 기록하며 한 달 2억5000만원을 올리고 있다. 「페라가모」 「아르마니꼴레지오니」「랄프로렌블랙라벨」 등도 일평균 6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돌체앤가바나」도 하루 평균 500만원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

「구치」는 1000만원대를 호가하는 하이엔드 의류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톰포드」 역시 수트 500만~1200만원, 재킷 400만~600만원, 아우터 700만원 이상부터 시작하는 고가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가격 저항이 거의 없다. 그동안 여성 상품에 가려져 자기 색깔을 제대로 표출하지못했던 이들은 의류 라인에서 액세서리, 기프트 상품까지 오직 남성만을 위해 재구성하면서‘ +α’까지 챙기고 있는 셈이다.

현대백화점 본점 4층은 리뉴얼 전과 비교해 10%의 매출 상승세를 보인다. 더 의미 있는 것은 중·장년층에 몰려 있던 남성소비층이 30~40대까지 확대되며 신규 고객층을 대거 흡수했다는 점이다. 이는「 띠어리맨」을 비롯해「 톰브라운」,「 꼼데가르송」의 대표 남성 브랜드 옴므플러스 준야와타나베맨 플레이 등을 묶은 매장,‘ 블리커’와 같은 트렌디 편집숍이 힘을 실어줬기에 가능했다.


현대 본점,「 띠어리맨」「 RL블랙라벨」 TOP

여기에 현대백화점 MD개발팀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프리미엄 남성 잡화 편집숍‘ 로열마일’과 프리미엄 슈즈 편집숍‘ 메이페어’가 더해져 한층 풍성한 느낌을 준다. 이 가운데 현재 매출을 주도하는 브랜드는「 랄프로렌 블랙라벨」‘ 블리커’ 등이다.「 띠어리맨」은 월 2억원 이상,‘ 블리커’는 1억8000만원,「 랄프로렌 블랙라벨」은 1억5000만원을 올렸다. 기존의「 폴로」를 빼고「 랄프로렌 블랙라벨」을 오픈하며 매출을 우려했는데 이미 상회하는 등 반응이 좋다.

또 ‘로열마일’과 ‘메이페어’도 현재 각각 월 9000만원, 5000만원씩 나오고 있어 앞으로 아이템 보강이 이뤄진다면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백화점의 이 같은 변화는 그동안 마니아층 위주로 움직이던 신사동 가로수길, 청담동 일대의 편집숍들과는 다른 개념이다. 패션을 즐기는 남성들은 계속해서 늘어났지만, 그 반응속도가 여성보다 느려 매출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백화점은 매출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 앞장서서 남성 소비자를 자극하고 있다. 잠재된 소비자들을 패션 주체로 끌어올리면서 남성마켓의 큰 덩어리를 통째로 뒤엎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백화점 남성층이 화려해지는 것에서 감지할 수 있듯 최근 남성들의 패션감도는 급변하고 있다. 남성들을 위한 쇼핑공간과 그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휴식처까지, ‘남성의 남성에 의한 남성을 위한’ 곳으로 탈바꿈하는 중이다.


‘블리커’,「 랙앤본」 등 올해부터 독점 전개




남자만을 위한 편집숍은 또 어떠한가. 트렌디한 브랜드의 쇼핑은 기본이요, 그들의 문화와 감성을 공유하는 핫 플레이스로 변하고 있다. 지난해 제일모직에서 런칭한 뉴욕 감성의‘ 블리커’에 이어 신세계백화점에서 선보이는‘ 맨온더분’ 등은 그동안 남성층에서 볼 수 없었던 컨템포러리한 감각과 컬처를 담고 있다.

‘블리커’는 현대 본점에 이어 롯데 잠실점에 오픈했다. 또 여성 라인도 별도로 런칭해 롯데 본점과 잠실점에 선보이고 있다.‘유나이티드 애로우’처럼 키우겠다는 사업부의 의지에 따라 인기 브랜드의 단독 전개권 획득과 자체 개발한 PB를 내놓는 등 수익성에 대한 고민거리를 하나씩 해결해 나간다.

올해부터「 랙앤본」「 밴드오브아웃사이더스」 등은 독점 전개가 가능해져 매출에 보다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블리커’ PB역시‘ 메이드 인 이탈리아’ 제품을 보다 합리적인 가격과 국내 체형에 맞춘 사이즈를 출시해 반응이 좋다. 현재 남성 수트 위주로 나와 있는데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블리커’ PB는 제일모직 이탈리아 지사에서 소싱을 맡고 있다.‘ 블리커’는 현대 무역점, AK플라자 분당점 등에 신규 오픈을 추진 중이다.


컬처까지 담은 2030 핫 플레이스,‘ 맨온더분’




신세계인터내셔날(이하 SI)에서 전개하는‘ 맨온더분’은‘ 분더샵’의 DNA를 가져와 보다 젊고 트렌디하게 풀어낸다. 신세계 강남점 리뉴얼 시점에 맞춰 10개월가량 준비한‘ 맨온더분’은 2030세대의 컬처를 제안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SI의‘ 분더샵’과‘ 분앤컴퍼니’ 그리고 신세계백화점의‘ 맨온더분’으로 이어지는‘ 분’ 시리즈에서‘ 맨온더분’은 문화와 라이프 쪽에 무게 비중을 뒀다.

이를 위해 영국 잡지‘ 모노클(Monocle)’의 편집장인 타일러 브릴레(Tyler Brule)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해 패션과 문화, 디자인 등 라이프스타일의 폭넓은 분야를 제시하는 매장으로서 정체성을 앞세웠다. 의류와 신발은 물론 음반 문구 전자제품까지 선보이고 있으며 매월 자체적으로 매거진도 발행한다.

인테리어는 미국 뉴욕의「 소호(SOHO)」「 유니클로」 플래그십스토어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총괄한 가타야마 마사미치(Katayama Masamichi)가 맡았다. 인테리어 비용만 10억원을 투자할 정도로 기존 백화점의 입점 브랜드들과 확실한 차별화를 두기 위해 과감하게 투자했다. 오픈 이후 글로벌 잡지사에서 취재 요청이 들어오는 등 이슈가 됐다.‘ 맨온더분’은 월 2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


백화점 남성조닝, 통째 뒤엎는‘ 지각변동’

최재혁 신세계백화점 남성매입팀 과장은“ 마켓 3.0 시대에 맞춘 숍으로서 앞으로 보다 신선하고 즐거움을 주는 제품을 들여오는 데 주력하겠다”며“ 소비자들의 미세한 니즈까지 잡아내야 이기는 시대에 도래했다”고 말했다. 과거에 패션 하는 사람들은 남성복은 오래 버티면 이기는 사업으로 끈기와 인기가 필요하다고 여겼다. 그만큼 단기간에 돈이 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남성시장에 블루오션이 있다고 주시하고 불씨를 피워왔다면, 2012년은 타오르는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자기표현 방식이 뚜렷하고, 경제적 여유를 가진 3040세대는 놓쳐서는 안 될‘ 블루슈머’다. 신세계백화점의 지난해 누계매출을 보면 남성 소비자의 매출비중이 사상 처음 30%를 돌파했다. 이 중 3040세대의 매출 비중이 최근 3~4년 사이 7~10%로 눈에 띄게 늘어났다.


여타 복종에 비해 브랜드의 신규 런칭도 드물고, 트렌드가 빠르지 않던 남성복 업계에 실시간으로 트렌드가 옮겨지는 현실이다. 이는 백화점과 패션리딩 기업에서 주도하면서 빠르게 진전된다. 이를 놓고 백화점 측은“ 남성들이 패션의 소비주체로 떠오르는건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공급자 위주로 변화하는 실정이다”며 “다만 바이어들이 제안하는 패션에 소비자들이 어리둥절하지 않고 잘 따라오기 때문에 계속해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고 말했다.


「펜디」「 루이뷔통」도 남성 상품 확대

여성 가방 위주로 성장해온 하이엔드 브랜드들의 남성 단독 매장에 대한 관심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남녀 복합 매장을 고수하던「구치」「 버버리」 등의 럭셔리 브랜드들은 이미 남성 단독 매장을 오픈했고, 뒤이어「 펜디」도 남성 단독 매장 오픈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 루이뷔통」 역시 남성 단독점까지는 아니더라도 내년 F/W시즌부터는 남성 상품 확대를 준비 중이다. 럭셔리 브랜드의 한 관계자는“ 신세계 강남점 오픈을 준비하며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남성들의 명품 소비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에 있었고 마침 신세계에서 전면 리뉴얼을 진행, 기회가 좋다고 생각해 입점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다”면서“ 그러나 아직까지 남성 명품에 대한 수요가 전체 매출을 견인할 정도로 크지는 않다.

신세계 강남점을 남성 단독점에 대한 테스트 마켓으로 활용하고 남성 명품 파이가 급진적으로 커질 때쯤 두번째 매장 오픈을 생각한다. 짧게는 2~3년 내에 남성 명품이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백화점 명품 시장의 소비 주력으로 떠오른 남성을 겨냥해 일본처럼 남성 전용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계속해서 나왔지만 모두들 ‘누군가 먼저 해주기를 바라는’ 눈치전만 펼칠 뿐이었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이스트가 편집숍‘ 지스트리트494옴므’를 런칭하며 20여개 남성의류 잡화 골프웨어 브랜드를 선보였지만‘ 남성 전문관’이라고 말하기에는 사실상 약했다는 평이다.


‘제2의 신·강 나올까’남성 전문관 눈치전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신세계 강남점 6층 남성관의 오픈이 업계에 새로운 흐름을 리드할 것으로 기대한다. 하이엔드 시계 등과 함께 남성 명품 매출이 전반적으로 증가세인 만큼 신세계 강남점을 서울 강남의‘ 남성 럭셔리 점포 1번지’로 만들겠다. 첫번째 큰 시도를 한 만큼 4~5년 내에 남성 명품이 시장을 리드할 때 고객들은 자연스럽게 신세계 강남점을 먼저 떠올리고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일찌감치‘ 남심(男心)’ 잡기에 나섰던 럭셔리 브랜드들의 생각은 어떨까.


「톰포드」 月 2억~3억, 남성 조닝 다크호스

톰포드리테일코리아에서 전개하는「 톰포드」는 신세계 강남점, 현대 본점, 갤러리아 명품관 이스트에 매장을 전개하며 주요 하이엔드 남성층에 고루 자리잡았다. 가장 먼저 오픈한 갤러리아 명품관의 경우 트렌드에 민감하고 패셔너블한 남성들이 많이 찾는다.

이 때문에 화려한 컬러나 디자인이 강한 아이템도 인기가 많다. 수트 판매율이 높은 것도 특징적이다. 매출 역시 월 3억원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가장 높다. 2011년 상반기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30%나 증가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자리잡고 있다. 현대백화점 본점 4층의 경우 연령대가 높고 가족단위 쇼핑객이 많은 것이 특징적이다.

수트보다 재킷 판매율이 높다. 런칭한 신세계 강남점 6층의 경우 현대백화점과 갤러리아백화점의 특징이 반반 섞여 있다. 젊은 남성들이 많아 현대나 갤러리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 저항이 있기는 하나 지난해 11월에는 월매출 2억원을 기록하며 신세계 강남점 6층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이시영「 톰포드」 팀장은“ 하이엔드 남성 조닝이 잘 꾸려진 일본에서「 톰포드」 남성 매장은 총 4개다. 이 중 하나는 액세서리 전문 매장이니, 3개 매장을 전개하는 한국과 거의 같은 수준”이라면서“ 국내 백화점들이 적극적으로 남성층을 특화하며 한국 내에서 남성 단독 매장이 일찍 자리잡았다. 그러나 국내 럭셔리 남성 마켓이 자리잡았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3~5년 정도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 3개점「 디올옴므」, 추가 오픈 계획 중

백화점 내 럭셔리 남성층이 자리잡기 훨씬 이전부터 남성 단독매장을 전개한「 디올옴므」는 현재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과 롯데 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에 입점해 있다. 아직까지는 남성층이 아닌 1층 명품층에 위치한다.「 디올옴므」 관계자는“ 백화점 남성층에 매장을 추가 오픈하는 것도 생각 중”이라며“ 가격대가 고가인 만큼 고객 구매력이 있어야 하기에 매장 수와 절대 매출을 늘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젊은 남성들의 패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투자 역시 많아지는 만큼 하이엔드 남성 마켓도 점차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통가와 브랜드들이 남성 시장의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물론 남성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실용적이고 편안함만을 추구하던 이들은 나이와 무관하게 개성이 느껴지는 프리미엄 라인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에 대응해 지난해 7월 AK플라자는 국내 1세대 편집숍‘ 쿤’을 인수해 패션사업본부를 육성키로 했으며「지프」 등을 히트시킨 김성민 홀하우스 대표는‘ 존화이트’라는 남성 편집숍을 런칭했다. ‘쿤’은 그동안 청담동 일대에 갇혀 있던 틀에서 벗어나 남성, 여성, 트렌디 캐주얼 등 여러 각도로 익스텐션하게 된다. 빅3 백화점들보다 다소 출발이 늦었지만, 이상재‘ 쿤’ 대표를 패션사업부본부장으로 일임해 강력하게 밀고 나간다. 현재 청담동 매장 1개점서 연간 25억원을 올리는‘ 쿤’은 AK플라자와 손잡고 3년 내 1000억원대로 키울 계획이다.

김성민 대표의‘ 존화이트’는 지난해 10월 청담동 1호점을 오픈해 한 달 만에 1억3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웨어러블함’에 포커싱한 이 매장은 보기 좋은 아이템이 아니라‘ 리얼 웨이’에서 멋스럽게 입어야 한다는 철학이 담겨 있다. 40여개의 의류 및 액세서리, 소품 브랜드를 비롯해 자체적으로 기획한 남성복 「존화이트」까지 다양하게 전개한다. 스타일리시한 성향과 경제력을 적절히 갖춘 이 시대의 능력자 ‘Mr. 럭셔리’는 누가 잡을 것인가. 패션 주체로서의 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남성 하이엔드 시장에 주목해야 할 때다.






남신구 기자 sgnam@fashionbiz.co.kr
**패션비즈 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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