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석 지오다노 사장<br>한 손에 과학, 한 손에 감성... 패션 컨버전스 CEO로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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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석 지오다노 사장
한 손에 과학, 한 손에 감성... 패션 컨버전스 CEO로 날다

Wednesday, Jan. 4, 2012 | 김숙경 기자, mizkim@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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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버전스(convergence) : 융합, 서로 다른 기술이나 성능이 합해져 새로운 것을 만들어냄

“패션은 감성이 아니라 과학이다”를 외치며 패션계에 등장,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한준석 지오다노 사장. 그는 요즘 전 「갭」 CEO인 미키드렉슬러와 자라의 창업자인 오르테가 등 글로벌 패션 유통계 구루들의 흔적을 쫓느라 바쁘다. 동시대 잘나가는 일본 CEO 야나이타다시 패스트레테일링 회장과 혁신& 창의성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도 그의 연구 대상이다. 불확실성의 시대, 지오다노의 현재와 미래를 재단해가기 위해서다.

「갭」의 전 대표이자 현 「제이크루」의 대표인 미키드렉슬러는 미국 패션유통 업계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정평이 나있는 인물이다. 「갭」이라는 걸출한 미국 대표 브랜드의 베이스를 완성했으며 위기에 처한 「제이크루」를 멋있게 살려 제2 르네상스를 맞이하게 했던 주인공이다. 또한 그는 스티브잡스가 애플의 플래그십 전략을 펼칠 때 리테일 전략에 컨설턴트로도 깊이 관여했다.

이제는 애플의 상징적인 건물이며 뉴욕 맨해튼 미트패킹 디스트릭트의 랜드마크가 된 아름다운 투명유리의 애플스토아에 미키드렉슬러의 전략이 녹아 있는 셈이다. 「자라」의 창업자이자 지금은 은퇴한 오르테가. 그는 전 세계 패션유통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을 뿐 아니라 스페인을 일약 패션 SPA 유통의 메이저 국가로 위상을 올려놓았으며 은퇴 후에도 여전히 존경받는 패션리더다.

패션구루 미키드렉슬러와 오르테가에게 배운다    

한사장은 이들 구루가 만들어낸 창의적 경영 방식과 솔루션들을 관찰하며 행간을 읽고 때로 무릎을 치기도 한다. 시공을 넘나드는 그들과의 교감은 그에게 묘한 일체감과 동시에 흥분을 선물하기도 한다. 미국이고 유럽이고 전 세계 바람이 차디찬 이즈음 새해를 맞이할 그의 채비에는 약간의 비장함, 그러나 당당함이 배어 있다.

「지오다노」는 참 드라마틱한 브랜드이다. 지난 2001년 단일 브랜드로 연매출 250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지난 10년을 뒤돌아보면 4년 하락세, 2006년 1500억원으로 최저점, 2007~2008년 횡보, 2010년에는 다시 급상승의 리듬을 타고 지난해 드디어 2001년 수준을 돌파함으로써 정상의 자리를 재탈환했다. 올해 목표는 3300억원.

저점을 찍을 당시 잃었던 피크로부터의 40% 하락세를 되돌리기 위해 「지오다노」는 지난 3년간 80%를 올린 셈. “글로벌 SPA 브랜드들이 왕성하게 밀려들어올 때도 가장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브랜드로 누구나 「지오다노」를 꼽았지만 우리는 그들이 자리를 잡는 동안 함께 성장했다.”라는 한사장의 설명. 결과 지난해 본지 패션비즈가 조사한 2011, 2012 베스트 브랜드에서도 이지감성캐주얼 부문에서 「지오다노」는 영예의 1위를 차지했다. 실로 수년 만의 일이다.

화려한 턴어라운드, 급상승 바닥 다시 상승으로    

성공과 위기(한사장은 저점을 찍었던 시기를 ‘데스밸리, 즉 죽음의 계곡’이라 표현했다)를 함께 경험한 브랜드가 다시 급상승의 리듬을 타고 초반 전성기를 되찾은 것이다. 드라마틱한 턴어라운드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트렌드에 따라 상승 하강을 되풀이할 수 있지만 대중적인 가치지향 브랜드, 즉 매스밸류 브랜드가 잃었던 정상을 되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 80,90년대를 풍미하던 볼륨캐주얼 브랜드가 거의 메이저 리그에서 사라진 것이 이를 증명한다.

「지오다노」의 이런 놀라운 힘에는 어떤 과정과 비결이 숨어있는 것일까? “누구든 성공과 위기는 동시에 찾아온다. 어떤 브랜드건 정점에 오르면 브랜드에 대한 피로감(tiredness)이 생긴다. 이를 신선하게 리프레시해주기 전에는 고객을 회복하기 어렵다. 활력을 주는 일이 무엇인가? 디자인은 물론 기획, 생산, 품질관리, 유통, 마케팅, VMD 등 전 부문에 걸친 다양하고도 복합적인 요소를 컨트롤해서 다시 고객이 원하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데스밸리를 넘지 못하고 실패한다.”

내부적 위기도 찾아온다. “우리도 정점을 찍은 이후 자축감, 자만, 교만함, 게으름에 빠졌다. 경영학의 조직행동론으로 보자면 ‘성공 후유증’이다. 스스로 할수있겠지 하는 명분으로 ‘위임(Delegation)’과 ‘권한이양(Empowerment)’이 필요해진다. 따라하는 경쟁자도 생긴다. 경쟁자가 조금만 차별화하면 고객은 솔깃한다. 더욱 타이트해져야 할 시기에 리더는 현장에서 멀어지고 관리는 루즈해진다. 이는 다시 고객이 떠나는 것을 가속화한다.「지오다노」도 그랬다.” 솔직한 답변이다.

권한 위임? No! 우린 한 브레인이 전체 ‘통합’   

그렇다면 「지오다노」는 어디서 답을 찾았을까? 그는 ‘디델리게이션(위임했던 권한, 파워를 되돌리는 것)’이라 답했다. “최고경영자의 각 부문, 기능별 개입도를 높이는 것이다. 턴어라운드에서 가장 많이 필요한 것은 떠나는 고객을 쫓아가 그들의 발길을 돌리는 일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총체적인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상품과 디자인은 물론 기획, 생산, 퀄리티, 마케팅, 리테일링, VMD 등 전 부문에 대한 종합적이고 총체적인 변화로 고객을 움직여야 한다”.

가장 필요한 것은 우선 통합(인테그레이션)이었다. “디자인부터 매장 디스플레이까지 총체적으로 컨트롤하는 능력이 필요하더라. 그래야 고객의 발길을 돌릴수있지 한 부분의 개선으로는 신선도를 줄수 없다. 되돌아보면 결국 통합을 통해 총체적으로 고객이 원하는 방향으로 갔기 때문에 가능했다. 통합 뒤에 오는 것은 바로 융합이다.”

스티브잡스가 애플에서 구사한 것도 마찬가지라는 설명. “잡스는 모바일 생태계를 완전히 바꿨다. 예술과 기술, 감성과 이성의 중간지대에서 섬싱 디퍼런트를 만들어내는 프로세스로 결국 융합이 이뤄졌다. 여러 개를 합친 통합으로 전혀 새로운 것이 탄생된다. 그것이 바로 융합이다. 스티브잡스가 쫓겨났다가 다시 들어와 아이팟에서 아이폰까지, 아이 생태계를 만든 것은 융합에서 나온 것이다. 그는 단 한순간도 델리게이션 한 적이 없다.”

스티브잡스도, 야나이 회장도 ‘디델리게이션’    

위임과 임파워먼트로 작동하는 산업이 있고 작동할 수 없는 산업도 있다는 것이 한사장의 지론이다. “스티브잡스가 빌게이츠와 다른 것은 감성이다. 고객은 감성, 미적인 것에서 만족을 느끼는 것이고 잡스는 기술 논리 컴퓨터에 미를 융합했다. 세세한 부분까지 관여함으로써 고객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유니클로」도 똑같다. “「유니클로」도 야나이 회장이 회사를 떠나 권한을 위임하고 물려주고 나서 회사는 완전히 추락했다. 이후 그가 다시 돌아와 지금 제 2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감성을 더해 융합된 솔루션으로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세세한 부분까지 탑매니지먼트가 지휘해야 한다.” 이런 사례들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날카롭고도 진지하다. 바로 지오다노와 닮아있기 때문이다.

“미키드렉슬러도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빨리 움직이기 위해) 디자인, 피팅을 간섭했지만 그는 매우 이성적인 사람이다. 머천다이징 매니저 바잉매니저 출신이다. 은퇴한 자라 창업자인 오르테가도 “한손에 팩토리, 다른 한손에 숍”이라고 말했다. 이는 결국 핵심이 ‘생산과 리테일의 통합’이라고 난 이해한다. 이게 바로 SPA 아닐까? 공장도 자기 손으로 만지고 매장도 자기가 가서 보고 만진다. 이를 결국 자신의 브레인에서 인테그레이션하는 것이다”.



한번 성공 의미없다! 서스테이너빌리티 중요    

단 한명의 브레인이 모든 프로세스를 통합하는 것. 생산 디자인 매장의 판매까지 한명의 브레인이 통합해 융합 솔루션을 내놓는 것, 그게 가장 효과적이란 의미다. 앞서 말한 현대의 매스밸류 브랜드 거두들의 공통점은 이렇게 하나로 모아진다.

그럼 이게 왜 점점더 중요해지는 것일까? “불확실한 시대, 고객이 원하는 솔루션(뭔지 모르고 항상 변화하므로 이렇게 부르겠다)을 더 빨리 만들어야하는데 이때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불확실은 미리 대비하기 어렵다. 대신 어떤 환경에서건 빨리 대처하는 스피드가 중요하다. 때문에 통합되서 한번에 전체가 빠르게 움직이는 힘, 이 역동성과 다이나믹스가 바로 경쟁력이다.” 고개를 끄덕이지않을수 없다.

그가 초창기에 외쳤던 ‘패션은 과학이다’를 다시 물었다. “패션이 태생적으로 과학적이지않기 때문에 과학이라고 했던 것이다. 패션 비즈니스가 대단히 감성적인 비즈니스기 때문에 이성의 도움을 받아 평형, 발란스를 이뤄야 한다는게 내 생각이다. ‘패션은 과학이다’란 얘기는 ‘패션은 감성이 아니다’가 아니다. 패션은 감성이지만 과학스러워야 한다. 그래야 성공할 수 있다.”라 설명했다.

「지오다노」 졸업한 남성 겨냥 「컨셉원」 출발 굿~    

이어 “한번 성공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지속적인 성공이 중요하다. 지금 모든 분야에서 서스테인이 화두다. 패션도 마찬가지다. 이런 면에서 베이직은 하이패션보다는 이성에 의해 보완될 수 있는 비즈니스 경쟁력을 잘 만들수 있다”고 자신감도 보인다.

벌써 20살을 맞이한 「지오다노」는 어떤 계획을 갖고있을까. 단기적으로 영타깃의 「BSX」와 어덜트 타깃의 「컨셉원」을 통해 고객을 폭넓게 만족시킬 계획이다. 특히 「컨셉원」에 한사장은 기대를 걸고있다. 「컨셉원」은 1호점인 현대 천호점 캐주얼층에서「지오다노」에 이어 월평균 1억원 매출로 2등을, 현대 중동점(유플렉스관)에서는 지난해 11월 기준 1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A급 점포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의외의 성과다.

  20살 「지오다노」, 아웃도어까지 익스텐션  

“「컨셉원」은 30, 40대 남성 고객들이 입을 스타일리시하지만 ‘만만한’ 캐주얼이 없다는데서 착안했다. 우리 스스로는 ‘업데이티드 트래디셔널 캐주얼’이라 부른다. 고루한 TD캐주얼이 아니라 좀더 모던하고 스타일리시하며 트렌디한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서도 가격이 합리적인. 오픈 이후 반응에 놀라고 있다. 니트, 쉐터 등 단품 반응이 특히 좋다.”라고 자평한다.

“수요가 분명히 있다는 것은 증명됐다. 문제는 유통이다. 아직 제대로된 매장에 자리를 잡지 못했는데 TD조닝에 들어갈수 있다면 1000억원대 규모로 키울 수 있으리라고 본다”고 아쉬워한다.「지오다노」는 남성컬렉션, 여성컬렉션에 이어 올해 아웃도어 컬렉션을 런칭한다. 그동안 클래식 캐주얼과 스마트캐주얼을 전개했다면 이제 스포츠캐주얼까지 라인을 확장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다른 나라의 「지오다노」에서 요즘 한국의 디자인과 마케팅을 매우 필요로 한다. 이를 도와주고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국내는 이미 우리가 확보해놓은 인프라, 즉 서플라이체인, 마케팅, 디자인, 바잉, 재고관리 등 소프트파워를 이용해 여기 걸맞는 브랜드를 하나하나 추가해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패션비즈 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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