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경 l 변호사 · 건국대 교수<br> 쉬인의 명암 : 가성비 올인 vs 표절의 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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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경 l 변호사 · 건국대 교수
쉬인의 명암 : 가성비 올인 vs 표절의 낙인

Monday, Aug. 1, 2022 | 외고, mizkim@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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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륙의 또 다른 실수였던가? 하루에 무려 6000여 건의 저가 신상품을 쏟아내면서 초고속으로 시장을 평정한 중국의 패스트패션 브랜드 쉬인(Shein)이 심상치 않다. 그들의 가파른 성장이 가져온 찬란한 빛만큼이나 그림자는 어둡고도 길다. 쉬인의 성공 뒤에는 디자인 표절과 상표권 침해라는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최근 3년간 미국 법원에서 무려 50여 건의 소송으로 피소당한 쉬인은 굴지의 미국 패션기업 랄프 로렌과 오클리뿐만 아니라 수많은 소규모 독립 디자이너와도 표절을 둘러싼 분쟁을 지겹게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08년 창업한 쉬인은 그동안 패스트패션이 걸어가는 기본적인 필수 공식에 그들만의 독특한 마케팅을 결합해 코로나19 시기에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그들이 펼치는 철저한 저가 다품종 전략과 엄청난 가성비는 MZ세대에게 유효했다. 지속적인 할인정책을 비롯해 인플루언서의 전방위적인 플렉스, 수천 개의 신상품 다품종 물량 공세,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무관세 혜택을 바탕으로 2018년경 1000억달러(약 130조원)의 기업 가치를 자랑하며 세계 1위의 헥토콘(hectocorn) 기업(1000억달러 스타트업)의 위용을 만천하에 알렸다.

하지만 표절이 쉬인의 발목을 잡았다. 쉬인은 미국 유명 록그룹 너바나의 앨범 디자인을 무단으로 티셔츠에 집어넣어 피소된 것을 비롯해 수많은 독립 디자이너의 지식재산권을 불법으로 도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 스트리트패션 브랜드인 ‘스투시’와도 상표권 소송에 휘말려서 10만원대 스투시 제품이 쉬인 온라인 플랫폼에서 2만원대의 터무니없는 가격에 판매되는 상황이 폭로되기도 했다.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상에서 쉬인의 표절이나 낯부끄러운 만행이 하루하루 적나라하게 공개되는 상황이지만 독립 디자이너를 비롯한 영세업체는 소송 비용의 부담 때문에 본격적인 소송은 꿈도 꾸지도 못한다. 이에 대해 쉬인은 표절의 고의성을 부인하면서 “표절은 쉬인의 사업적 의도가 아니며 사업모델도 아니다”라고 둘러대면서 두리뭉실 모면하려고 한다.  나아가 쉬인은 쉬인 플랫폼에 물건을 공급하는 계약업체에 표절의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쉬인의 전략은 의외로 간단하다. 일단 저지르고 본다. 표절이 불거지면 그때그때 합의하든지 소송하든지 부딪쳐서 해결한다. 표절이 사업의 일부인 셈이다. 쉬인은 쉬쉬하면서 분쟁 상대와 쉽게 합의하는 것이다.

패스트패션의 디자인 표절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며 쉬인만의 문제도 아니다. 패스트패션업체에 소송은 일상사에 불과하다. 끊임없이 저가 다품종의 신상품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패스트패션의 속성 때문에 종류만큼이나 소송과 이의 제기 건수가 비례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쉬인은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쟁 패스트패션 H&M과 비교하면 쉬인에 제기된 지식재산권 침해소송 건은 무려 10배를 상회한다.

‘대마불사’라고 했던가. 쉬인은 통제 불가능하다. 패스트패션 중에 가장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물량 공세 덕분에 수많은 소송과 관계없이 수많은 소비자가 오늘도 쉬인의 매출을 올려주고 있다. 하지만 플랫폼 사업체의 기여책임은 불가피하다. 공급업체의 지식재산권 침해 책임에 대해 플랫폼 업체는 이익을 얻는 만큼 필터링 시스템으로 표절 상품을 걸러내야 한다. 가성비에 올인하더라도 표절의 낙인은 찍힌다. 피고인 쉬인은 안하무인의 대가를 치르는 중이다.


■ profile
- 건국대 교수 / 변호사
- 패션디자이너연합회 운영위원
- 패션협회 법률자문
- 국립현대미술관 / 아트선재센터 법률자문
- 국립극단 이사
- 한국프로스포츠협회 이사
-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 위원
-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 부회장
- 런던 시티대학교 문화정책과정 석사
- 미국 Columbia Law School 석사
- 서울대 법대 학사 석사 박사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2년 8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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