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님 혁신 노리는 ‘지놀로히아’

    min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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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05.14조회수 1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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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침없는 경영 철학대로 지놀로히아는 스페인 지방도시 발렌시아의 기업에서 세계적 패션 브랜드의 파트너 기업으로 성장 중이다.”


    청바지는 수(水)산업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청바지 한 벌을 생산하는 데는 엄청난 양의 물이 사용된다. 이
    때 사용된 물은 염색과 워싱을 거치며 공정 과정에서 유해물질로 돌변해 환경을 오염시키기까지 한다. 이 과정에서 공장노동자들이 강한 독성의 화학약품과 오염물질에 노출되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가벼운 마음으로 입은 청바지에는 이토록 많은 노동환경과 생태계 문제가 얽혀 있다. 지난 3월 세계적 청바지 브랜드인 「리바이스」가 앞으로 제작하는 청바지의 모든 공정에서 스페인 기업 ‘지놀로히아(Jeanologia)’의 기술을 사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일약 세계 패션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지놀로히아는 어떻게 「리바이스」의 마음을 사로 잡았을까? 지놀로히아는 1993년 스페인 발렌시아의 의류공장이 발달한 지역에서 호세 비달(Jose Vidal)과 그의 조카인 엔리케 실야(Enrique Silla)에 의해 시작됐다. 전통적인 의류 공정의 한계를 절감한 엔리케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의류산업에 적용할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넘버원 데님 브랜드 「리바이스」와 손잡다

    진(Jean)과 테크놀로지를 의미하는 스페인어 테크놀로히아(Tecnologia)를 합친 회사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의류
    제작 기술을 디지털화하는 데 집중하며 성장했다. 그 결과 1999년 청바지 제작 공정에서 유해물질을 사용하는 공정을
    제거한 첫 번째 레이저 기술을 개발한다.

    2005년에는 수자원을 사용하는 의류 제작 공정을 없앤 오존 기술을 개발했고, 2012년에는 나노거품을 이용해 약
    75%의 화학물질 사용을 억제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 사진설명 : 고가 패션 브랜드에서 지놀로히아 기기 사용 제품 생산 모습, 출처 www.jeanologia.com 지놀로히아 웹사이트





    ■ 사진설명 : 브라질 데모공장, 출처 www.jeanologia.com 지놀로히아 웹사이트

    2016년에는 마침내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산업폐기물 발생이 없는 의류 제작 플랜트를 설계하는 데 이른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데님의류는 연간 약 50억벌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20%는 이미 지놀로히아의 기술을 이용해 생산되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지놀로히아의 기술을 이용해 청바지를 1벌 생산할 경우 물과 전력 소비는 각각 71%와 33%가 줄어들고 유해물질 배출은 67%까지 낮출 수 있다.

    패션과 환경보호 두 마리 토끼 잡는 신기술

    지놀로히아의 기술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레이저 워싱 기술이다. 청바지에 빈티지한 효과와 자연스러운 텍스처를
    위해 사용되는 ‘워싱’ 기술을 기존의 샌드 워싱이나 스톤 워싱에서 레이저 워싱으로 바꿈으로써 자원 낭비를 억제하고
    노동자들이 화학물질이나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했다.





    이 기술은 하루에 적게는 1000벌부터 많게는 4000벌까지 청바지를 워싱할 수 있기 때문에 브랜드의 생산 효율성도 극대화한다.

    실용성만 있고 디자인이 떨어진다면 지놀로히아는 지금처럼 업계에서 성공을 거머쥐지 못했을 것이다. 지놀로히아
    의 레이저 장비는 E마크라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이 디자인 소프트웨어는 이용자의 편의성을 최대한 고려해 만든
    다양한 청바지 워싱 디자인을 제공한다.

    그뿐만 아니라 지놀로히아의 디자인팀에서는 소프트웨어에 주기적으로 새로운 디자인을 업데이트해 패션 브랜드
    고객의 만족도를 더욱 높인다. 또한 HDR 기술을 활용해 '보이는 것이 곧 제품이 된다’라는 모토로 소프트웨어상 디자인
    이 실물 제품에 최대한 유사하게 실현될 수 있도록 한다.




    ■ 사진설명 : 발렌시아 본사




    ■ 사진설명 : 바르셀로나 공장




    ■ 사진설명 : CEO엔리케 실야
    ■ 사진출처 www.jeanologia.com 지놀로히아 웹사이트

    레이저 워싱, 물 · 전력 소비 · 유해물질 배출 ↓

    또한 고객 브랜드 제품의 태그, 주머니, 철제 단추 등 작은 부분에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된 나노 레이저 기술은 제
    품을 커스터마이징하기에 최적화돼 있다. 이 기술은 현재 「아르마니」 「푸마」 「페페진스」 등에서 사용하고 있다.

    지놀로히아가 자랑하는 또 다른 기술은 데님 제품 탈색을 위한 G2오존 기술이다. 폐수 등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이 기술을 사용할 때 기존 방식에 비해 물과 전력 사용량을 각각 67%와 62%까지 줄이고 폐수 발생은 85%까지 줄인다고 한다.

    e플로 기술 또한 획기적이다. 화학제품의 이동수단으로 기존의 물 대신에 기화한 나노거품을 이용함으로써 물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이에 따른 폐수 배출 역시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한다.

    엔리케 실야는 “2017년 지놀로히아 기술로 절약한 물의 양이 발렌시아주 인구가 2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 이라고 강조하며, 친환경 기업으로서의 자긍심을 드러냈다.

    G2오존과 e플로 기술로 환경오염 최소화

    지놀로히아를 이끄는 엔리케 실야는 지난해 스페인 주요 일간지 중 하나인 일 문도에서 주관하는 ‘최고 혁신 기업인
    상’을 받았다. 그는 성공의 비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익을 뒤쫓기보다는 탁월함을 위해 달려야 한다. 성공과 이익은 그 뒤에 따라올 것이다. 훌륭한 기술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영업이 처음부터 혁신과 함께 움직여야 한다. 영업 없는 혁신은 없다. 또한 이 과정은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
    움을 갖고 있는 재정가에 의해 컨트롤돼서는 안 된다.

    두려움 없이 투자하고 기업을 키워야 한다. 결국 위험을 감수하는 자가 꿈을 실현할 것이다.” 지놀로히아는 스페인 국내에만 머물지 않고 해외에도 적극적인 영업을 한 결과 전 세계 60개국에 고객이 골고루 분포돼 있다.

    이 중에는 2020년까지 생산 기기를 모두 지놀로히아 제품으로 바꿀 것임을 발표한 「리바이스」부터 「폴로진」 「아베크롬비&피치」 「에드윈 재팬」 「디젤」 「힐피거 데님」「갭」 「유니클로」 「H&M」 등 세계적인 브랜드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지놀로히아 매출의 90%가 해외에서 발생한다.

    혁신적 CEO 엔리케 실야 “두려움 없는 투자를”

    지놀로히아의 기술이 점점 발전하고 상용화됨에 따라 매출도 최근 가파르게 상승했다. 2011년 1600만유로(약 213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지놀로히아는 지난해 6500만유로(약 86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4배 이상 성장했다. 또한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 가며 약 1억유로(약 1331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약 15개국 출신의 200여 명이 근무하는 회사로 성장했으며 발렌시아 본사에 이어 레이저 기기는 바르셀로나
    센터에서, 오존 기기는 터키 공장에서 생산 중이다. 또한 브라질에도 데모공장을 가동한다. 엔리케 실야는 “세계의 최고(the best of the World)가 되기보다는 세계를 위한 최고(the best for the World)가 되고 싶다”라고 강조한다.

    그의 혁신에 대한 열정과 거침없는 경영 철학대로 지놀로히아는 스페인 지방도시 발렌시아의 기업에서 세계적 패션 브랜드의 파트너 기업으로 성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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