웍스아웃 ~ 비자레이매지네이션
    펀 & 화제성 래플 마켓 활짝~

    hyo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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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02.18조회수 8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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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매량 자체가 소량이기에 매출 향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브랜드 인기의 바로미터가 되는 추첨식 응모제 ‘래플’이 MZ세대를 겨냥한 패션업계의 핵심 마케팅 수단으로 떠올랐다. MZ세대가 래플에 열광하는 이유는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FOMO 증후군(소외에 대한 두려움)’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해외 패션 브랜드를 통해 국내에 알려진 ‘래플(raffle)’이 최근 다양한 유통 · 패션 플랫폼에 도입되며 대세 마케팅으로 자리 잡고 있다. 래플은 희소성 있는 상품으로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려는 MZ세대를 중심의 판매 방식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래플은 응모자 가운데 무작위 추첨을 통해 당첨된 사람에게만 구매 자격을 주는 판매 방식이다. 무작위 추첨인 만큼 소비자에게 명품과 한정판, 협업 상품 등 희소성 있는 상품을 구매할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고 쇼핑의 재미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특별한 상품이라는 인상을 줘 상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는 점도 래플의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SNS 등에서 화제 몰이를 할 경우 신규 소비자를 유인할 뿐 아니라 기존 소비자의 충성도와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대표 강정구, 한문일)는 지난 2019년 하반기 래플을 시작해 적극 활용하고 있다. 무신사의 래플 가운데 가장 참여자가 많았던 사례는 지난 2021년 10월에 열린 고가 브랜드 디올과 나이키의 협업 상품인 ‘에어 조던 1 하이 OG 디올 리미티드 에디션’ 래플로, 총 35만명이 참여했다. 이어 12월에 진행한 아디다스의 ‘이지부스트 350 V2’ 래플에는 28만명이 응모했다.



    무신사, 나이키 × 디올 협업에 35만명 응모

    지난해 3월 패션 브랜드 ‘앤더슨벨’과 ‘아식스’의 협업 운동화인 ‘젤 1090’ 래플이 2시간 만에 참여자 5만명을 돌파하며 총 참여자 7만명을 기록했다. 또 패션 브랜드 에이션패션(대표 박희찬)의 ‘폴햄’과 보드게임 브랜드 부루마블의 협업 상품 출시를 기념해 순금 3돈으로 제작한 황금 열쇠 및 상자 래플에는 5만명이 몰리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 흥행한 기획으로는 지난해 핼러윈데이를 맞아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상징이 된 초록색 체육복 456세트다. 이때 응모한 사람이 18만5555명에 달했을 정도다. 경쟁률만 414 대 1이다. 지난해 진행했던 나이키와 디올 협업 신발 래플에는 6만명이 쏠리기도 했다. 무신사로서는 래플 행사 때마다 고객 수만 명을 홈페이지로 끌어당길 수 있는 유인책인 셈이다.

    이랜드월드(대표 최운식)의 ‘뉴발란스’는 운동화 ‘327 랩’ 회색 상품을 래플로 선보였는데, 여기에 8만명이 응모했다. 지난해 ‘스티브 잡스 운동화’로 유명한 대표 모델 ‘클래식 992’을 재출시하며 진행한 래플에는 13만명이 참여했다

    뉴발란스, ‘스티브 잡스 운동화’ 5분 사이 완판

    뉴발란스는 특히 MZ세대의 마음 사로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레트로를 새롭게 즐기는 ‘뉴트로(New+Retro)’ 문화가 인기를 끌자, 2006년 ‘스티브 잡스 운동화’로 명성을 떨쳤던 뉴발란스 992를 재출시했다. 이 신발은 국내 발매 5분 만에 품절 사태를 빚었으며, 선착순 구매가 가능한 홍대 · 강남에는 인파가 몰리기도 했다.

    래플 마케팅도 인기에 한몫했다.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 사이에서 한정판 제품이 인기를 끌자, 수량이 한정된 제품을 무작위 추첨을 통해 부여하는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이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와 아디다스에서도 자주 쓰는 마케팅 방법이다. 지난해 10월 뉴발란스 공식 홈페이지에서 진행된 992 래플에는 총 15만3279명의 고객이 참여했다.

    이랜드월드 관계자는 “래플 방식으로 판매를 진행하면 거의 완판돼 수익 창출에도 좋다”라며 “새로움과 개성,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소비를 자극해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도 높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웍스아웃, 지드래곤 · 빈지노 등 아트크루 협업

    하이엔드 스트리트 패션 플랫폼 웍스아웃(대표 강승혁, 박선영)은 마니아층이 확고한 패션 피플을 주 고객층으로 보유한 만큼 드롭과 래플을 활발하게 진행한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지드래곤의 ‘피스마이너스원’과 래퍼 빈지노가 만든 패션 브랜드 ‘아이앱스튜디오(IAB STUDIO)’ 등이다. 나이키와 스투시의 협업 컬렉션과 같은 해외에서 발매된 희소성 있는 상품을 풀기도 한다.

    피스마이너스원과 아이앱스튜디오는 자사 온라인몰조차 없는 아트크루 브랜드로 공식 판로를 뚫기보다 드롭 발매를 선호하기 때문에 서로의 니즈가 맞아떨어지는 래플 행사를 기획한다. 또 이들은 패션 브랜드이기는 하지만 수익성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만큼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팬서비스 차원의 래플도 빈번하게 진행한다.

    웍스아웃은 국내 플랫폼 중 래플을 도입한 선두주자로 초기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응모인데 선착순 개념과 혼동한 소비자들이 발매 시간에 몰려 서버가 먹통이 되는 상황을 겪었던 것. 강승혁 웍스아웃 대표는 “2013년까지만 해도 국내 소비자들에게 ‘래플’이라는 개념이 대중화되지 않았다. 응모 기간은 3일 이내로 설정했는데 이 경우 홈페이지 접속이 지연되는 상황이 생겨 유연하게 1주일 이상으로 잡고 있다”라고 말한다.

    비자레이매지네이션, 해외 아티스트 굿즈 특화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인 비자레이매지네이션(대표 이승환)은 지난 2020년 래플 방식으로 한정판 아이템을 판매하는 플랫폼에서 시작해 서브컬처에서 인기 있는 해외 브랜드들의 국내 판권을 확보하며 사세를 넓혀가고 있다. 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일찍이 파악한 이승환 대표는 올해 만 서른 살이 됐지만 글로벌 럭셔리 하우스 ‘바쉐론콘스탄틴’과 미국에서 마케팅 기업에 재직하며 커리어를 쌓았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사업화하며 비자레이매지네이션의 기틀을 닦았다. 이 대표는 “미국에서 공부할 때부터 프리미엄 스트리트 패션을 좋아했다. 국내에 들어오고 보니 미국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도 한국에서는 소비자 입장에서 구매하기가 쉽지 않았다”라고 말한다.

    처음부터 래플 판매 방식을 채택한 것은 아니다. 론칭 초기에는 발매 후 홈페이지에서 선착순 판매를 시작했는데 발매 시간대에 구매하기 위한 이들이 몰리며 트래픽을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올해부터 래플 방식을 채택했다. 발매 후 응모 기간에 트래픽을 분산할 뿐 아니라 마케팅 효과도 얻으며 덩달아 입소문이 났다.



    DU, 600만원대 따우전드 자전거 5:1 경쟁률

    나이키의 희소한 아이템뿐 아니라 트레비스캇, 이지, 드레이크와 같은 해외 아티스트들과의 컬래버 상품, 해외 아티스트들의 자체제작 후디, 캡모자, 라이터 등 콘서트 굿즈까지를 취급한다. 또 지난해 10월 말에는 핼러윈 시즌에 맞춰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 오프라인스토어까지 구축하며 럭셔리 스트리트 패션 신(Scene)의 놀이문화 공간을 만들었다.

    여기에 대기업도 가세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대표 이길한)은 지난해 10월 패션·라이프스타일 분야의 협업 콘텐츠 전문 플랫폼 ‘디자인유나이티드(Design United, 이하 DU)’를 론칭했다. ‘디자인을 연결한다’는 의미의 DU는 이 회사에서 처음 시도하는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으로 MZ세대가 선호하는 브랜드와 콘텐츠의 한정판 제품을 단독으로 판매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한정판 상품이 출시되는 즉시 완판되는 시장 환경과 빠르게 성장하는 한정판 리셀 시장을 보고 관련 제품을 독점 판매하는 플랫폼을 기획했다. DU는 매주 특별한 협업을 통해 탄생한 한정판 제품을 래플로 판매하는 ‘DU프로젝트’를 운영하며 단기 이벤트가 아닌 차별화 포인트로 가져간다.

    번개장터 - 풋셀, 크림 - 나이키매니아 인수

    가장 처음 선보인 기획은 유명 아트디렉터 차인철 작가가 미국의 전기자전거 브랜드 ‘슈퍼73(SUPER73)’과 헬멧 전문 브랜드 ‘따우전드(thousand)’와 협업해 만든 자전거와 헬멧으로 단 2점만 준비해 희소성 면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자전거 마니아들이 사랑하는 브랜드와 차인철 작가의 드로잉이 만나 탄생한 한정판 상품은 60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대에도 5: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패션 래플이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한정판에서 시작된 만큼 스니커즈에서 이 시장은 더욱 활기를 띤다. 번개장터(대표 이경후)는 지난 2020년 스니커즈 커뮤니티 ‘풋셀’을 인수하고 본격적인 오프라인 매장 확장에 나섰다. 네이버의 손자회사인 크림(대표 김창욱)은 가입자가 100만명 이상인 국내 최대 규모 스니커즈 커뮤니티 ‘나이키매니아’를 80억원에 인수하면서 래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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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2년 2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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