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패션산업 돌풍, ‘쉬인(SHEIN)’은?

    정해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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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08.01조회수 14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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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리 소문 없이 Z세대가 열광하는 온라인 리테일러로 급부상한 ‘쉬인’은 팬데믹을 등에 업고 지난해 매출 11조4700억원을 기록하면서 패션계와 투자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인터내셔널 DTC 패스트패션 이커머스 플랫폼’을 표방하는 쉬인은 중국 온라인 패션 리테일러로서 패스트패션의 제3세대로 간주한다.

    기존 패스트패션 모델에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중국의 가먼트 생산의 장점을 결합한 리얼 타임 커머스(real-time commerce)를 패션에 도입했으며, 이는 쉬인의 성공 요인으로 통한다. 현재 중국을 제외한 220개국으로 배송하는 중국산 글로벌 브랜드인 쉬인을 분석가들은 아마존을 추월할 수 있는 이커머스 기업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정책적으로 기업 PR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동안 쉬인은 고객들만의 비밀스러운 브랜드였으나 최근 덩치가 커지고 시리즈E 펀딩 후 곧 상장할 것이라는 소문이 일면서 그 존재가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더 싸게 · 더 빠르게 · 더 다양하게… 자라를 능가하는 BM

    요즘 유행하는 100% 비스코스 소재의 플로럴 프린트 미디 드레스 2만5300원, 코튼 소재 클래식 더블브레스티드 트렌치코트 4만1100원, 스트레치 스키니진 2만2100원 등 쉬인의 가장 큰 매력은 ‘저렴한 가격’이다. 특히 항상 디스카운트 코드나 바우처를 제공하므로 실제 지불 가격은 여기서 10∼20% 낮아진다. ‘시장에서 가장 저렴하다’는 프라이마크보다는 20% 정도 자라보다는 40∼70% 정도 낮은 가격이다.

    쉬인은 틴에이저가 반할 만한 최신 트렌드를 제공한다. 중국 주강 삼각주(Pearl River Delta)의 가먼트 생산 기지에서 소싱하기 때문에 새로운 디자인을 사이트에 올리기까지 1주일도 채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6주 이내의 패스트패션, 자라가 4주 딜리버리, 부후(boohoo.com)가 2주 딜리버리를 운영하는 것에 비해서 쉬인은 더욱 빠른 스피드를 자랑한다. 특히 쉬인이 제공하는 신상품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의류와 잡화를 포함해서 쉬인은 매일 2500∼4000개의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쉬인은 자라를 비즈니스 모델로 삼았던 만큼 이를 성공적으로 개선했으며 자라를 추월하겠다는 야망을 불태우고 있다. 자라의 모기업, 세계 No1 패션리테일러인 인디텍스의 매출 (27조7600억원, 2020) 규모에 비해서 쉬인은 아직 절반 정도(11조4700억원, 36krglobal.com)지만 지난 수년간 더블로 매출이 증가한 것을 보면 그리 무리한 목표가 아닐 수도 있다. 특히 포스트 팬데믹에 리테일 시장이 바뀌고 있는 데다가 오프라인 중심의 패션 리테일러에 비해 에이소스(asos.com), 부후, 잘란도(Zalando.com), 쉬인 같은 온라인 리테일러들이 호황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쉬인 앱에서 매일 2200만명 쇼핑

    사람들은 이제 스마트폰을 통해 앱으로 쇼핑하기 시작했으며 특히 Z세대(1995년∼2012년 출생)의 60%는 쇼핑 앱을 사용한다(businessofapps.com). 쉬인은 이러한 Z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만큼 앱트래픽이 72%(웹트래픽은 28%)을 차지하는데 이는 자라의 36%, H&M의 25%에 비해서 2∼3배나 높다(SimilarWeb). 쇼핑 앱이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은 스마트폰에 수십 개의 쇼핑 앱을 설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자신이 설치한 앱을 수시로 브라우징하고 쇼핑하는 습관을 보이며 결과적으로 고객 유지가 쉽고 방문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쉬인의 저렴한 가격과 수천 개의 데일리 업데이트 상품을 통해 일종의 중독성을 유도하게 된다. 쉬인은 고객이 더욱 편리하게 사용하고 새로운 기능을 즐길 수 있도록 앱을 자주 업데이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상품 페이지에 비디오 추가, 플래시 세일 기능, 트렌드와 의류 카테고리를 분류하는 등 새로운 기능을 위해서 자주 업데이트하고 있다.

    2014년 쉬인 앱을 론칭한 후 세계적으로 3억2450만번의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할 만큼 쉬인은 인기 있는 쇼핑 앱으로 지난 5월에는 미국에서 아마존을 제치고 다운로드 횟수 No.1 을 기록하기도 했다(AppAnnie).

    틱톡과 유튜브 소비자 타깃 SNS 마케팅

    Z세대가 쉬인을 잘 알고 있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쉬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마케팅하기 때문이다. 특히 비디오를 좋아하는 Z세대가 즐겨보는 유튜브와 틱톡(TikTok)은 쉬인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매체다.

    쉬인에서 쇼핑한 상품을 소개하는 ‘쉬인하울(Shein Haul)’은 특히 인기가 높아서 틴에이저들은 이러한 비디오 시청에 집착한다. 구글에서 쉬인홀 비디오를 검색하면 100만개가 넘을 정도고 틱톡의 #shein은 2021년 4월까지 62억뷰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Jing Daily).

    쉬인홀은 쉬인에서 지원하는 각국의 인플루언서와 팬들이 만들어서 포스팅하는 비디오로 세계 각지의 Z세대를 쉬인의 세계로 들어오도록 하는 파워풀한 마케팅이 된다. 이 외에도 쉬인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광고에 엄청나게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를 통해 타깃 고객이 사용하는 소셜미디어에 쉬인의 상품이 끊임없이 등장하도록 한다. 현재 쉬인이 인증하는 10개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총 3000만명의 팔로워가 있을 정도로 쉬인은 팬층이 넓다.





    인플루언서와 셀러브리티, SNS 마케팅 주력

    쉬인은 가장 먼저 인플루언서를 사용한 의류회사 중 하나다. 쉬인의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2011년 시작했으며,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부터 대형 셀러브리티까지 다양한 인플루언서를 활용한다.

    팔로워와 연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1000명∼10만명의 팔로워)들은 주로 비디오를 포스팅하고 제휴 커미션(affiliate commissions)를 기대한다. 이들의 비디오에서 링크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이 구매하게 되면 인플루언서는 매출의 10∼20% 수준의 커미션을 받게 된다. 이는 일반적인 기준인 2∼4%인 것에 비하면 엄청난 수준이다.

    타깃 고객이 좋아할 만한 메가스타급 인플루언서나 셀러브리티를 활용하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인물로는 490만명의 구독자를 가진 틱톡의 인플루언서 아디슨 레이(Addison Rae)와 뮤지션인 메간 디 스탤리언(Megan Thee Stallion), 케이티 페리(Katy Perry), 코트니 카다시안(Kourtney Kardashian) 등이 있다. 이들과 파트너십으로 컬렉션이나 쉬인의 앱에서 버추얼 콘서트 등 쉬인 고객의 관심을 모으는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기도 한다.

    2008년 창업, 신비한 中의 10억달러 회사로 성장

    공격적인 소셜마케팅과는 달리 쉬인의 기업 정보는 베일에 싸여 있다. 임직원이 인터뷰를 하거나 보도자료를 내거나 하지 않으며 심지어 온라인상에서 전화번호나 이메일 주소는 물론 PR 연락처조차 찾을 수가 없다. 글로벌 고객들은 쉬인이 중국기업인 것도 모를 정도다.

    이곳은 2008년 난징에서 쉬인사이드(Sheinside.com)라는 이름으로 시작됐으며 처음에는 웨딩드레스를 DTC로 판매했다. 당시 웨딩드레스 카테고리는 중국에서 해외시장으로 직접 판매하는 DTC로 엄청난 인기를 누리던 상황이었다. 그 후 2012년에 다양한 여성복으로 상품 을 확대하면서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쉬인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처음에 광저우의 스산항(Shsanhang) 가먼트 홀세일 시장에서 상품을 소싱하다가 인기가 높아지자 2014년에 인하우스 디자인팀을 갖추게 됐으며 2015년에 시리즈B(527억5650만원 규모) 펀딩을 유치한 후 이름을 쉬인으로 짧게 줄이고 서플라이 체인을 본격적으로 정비했다. 그 후 2019∼2020년에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면서 글로벌 브랜드로서 부상했다.





    IT 전문가 크리스 휴, 웨딩드레스 DTC로 시작

    창립자는 크리스 휴(Chris Xu)로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중국계 미국인이라는 설이 있기도 하지만 1984년생으로 2007년 칭다오 과학기술대를 졸업했다는 설이 좀 더 유력하다. 신비주의적인 PR 전략을 운영하는 기업이라서 창립자에 대해서도 공식적인 정보가 없는 상황이다.

    확실한 것은 휴는 난징 소재의 디지털 마케팅회사의 SEO(Search Engine Otimization)부문에서 일했으며 특히 수출 업무를 하면서 중국 내 기업에게 해외에 상품 판매를 지원했다는 것이다. 그 후 자신의 IT 비즈니스를 운영하다가 2008년 쉬인의 전신인 쉬인사이드 웨딩드레스 DTC 비즈니스를 창립했고 현재 쉬인으로 성장했다. 쉬인의 빠른 성장에는 IT 전문가로서 휴의 노하우가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쉬인의 비즈니스모델은 패스트패션이 진화된 방식이다. 1990년대 인디텍스가 개척한 패스트패션은 2010년대에 이커머스의 DTC방식으로 진전되면서 좀 더 속도가 빨라졌으며 2020년대에는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더욱 활용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인디텍스나 H&M이 패스트패션의 1세대라고 한다면 2010년대의 부후나 패션노바(fashionnova.com), 에이소스 등이 울트라 패스트패션을 제공하는 2세대, 2020년대의 쉬인의 리얼타임패션(real-time fashion)이 3세대라고 할 수 있다.

    리얼타임 패션, 2020년대식 패스트패션 실현

    리얼타임 패션(커머스)은 C2M(Customer To Manufacture)으로 불리기도 하며 중국의 핀듀오듀오(Pinduoduo)의 성공에서 비롯된 혁신적인 방식으로 알려진다. 농산물 이커머스 플랫폼인 핀듀오듀오는 플랫폼에서 구매하는 수억명의 소비패턴을 실시간으로 분석해서 그 결과를 생산자에게 전달하고 생산자는 이를 받아서 마켓의 수요에 더 잘 맞는 상품을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C2M의 포인트는 시장에서 ‘추측’을 제거해서 좀 더 효율적인 사이클을 만든다는 데 있다. C2M은 중국의 온·오프라인 비즈니스에서 빠르게 번지고 있으며 쉬인 역시 이러한 방식을 채택한다.





    데이터 중심, 소비자와 공장을 연결하는 시스템

    쉬인의 리얼타임 패션은 ‘고객의 니즈를 실시간으로 분석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상품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어렵기로 소문난 패션, 특히 패스트패션 부문에서 경쟁력을 가지게 된 것은 바로 이러한 데이터 중심의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이 구글에서 어떠한 컬러와 트렌드를 검색했는지 그리고 경쟁사 웹사이트에서는 어떤 상품이 팔리고 있는지 등의 분석정보와 함께 쉬인 고객의 쇼핑 및 구매 행동을 실시간으로 분석한 데이터를 사용하게 된다.

    이러한 정보는 서플라이 체인과 공유되고 최적화된다. 쉬인의 본사와 공장은 소프트웨어로 연결돼 있고 실시간으로 소비자 행동에 따라 생산 오더가 업데이트된다. 그러면 공장은 역시 실시간으로 인벤토리 및 생산 가능 규모에 대한 데이터를 본사로 보내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쉬인 웹사이트와도 연결돼 있어서 고객이 사이트에서 무엇을 클릭하고 사느냐에 따라서 공장은 추가 원단을 발주하기도 한다. 이처럼 쉬인은 공장과 소비자를 연계하는 정보 체인을 운영한다.

    1주일 이내 새로운 디자인 50∼100피스로 태핑

    상품기획 방식은 기존 패션 브랜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대중이 원하는 것을 추측하는 것이 아니라 트렌드와 다양한 소스를 통한 데이터를 결합해서 디자인하게 된다. 그리고 가능한 모든 스타일을 제공한 후 바잉 패턴을 분석해서 후속 상품을 조정하는 방식을 따른다. 끊임없이 새로운 스타일을 고객에게 보여주고 이를 테스트하는 것이다. 하루에도 수천 개의 상품을 제공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서플라이 체인과의 실시간 연계는 이러한 엄청난 규모의 테스팅을 가능하게 해준다. 현재 1주일 이내에 새로운 디자인이 딜리버리되는데 이때는 스타일당 50∼100피스만을 생산하게 된다. 그리고 사이트에서 반응을 본 후 상품의 수량을 늘리게 된다.
    결국 쉬인은 고객 반응 데이터를 따르기 때문에 브랜드 특유의 디자인 미학 같은 것은 없다. 글로벌 소비자에게 브랜드의 독자적인 취향 같은 것을 강요하지 않는다. 실시간 국가별로 데이터에만 근거를 둔 스타일을 제공하게 된다. 브랜드의 미학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사람들이 원하는 스타일, ‘Y2K(2000년대 스타일)’ ‘그런지(grunge)’ ‘딧지 플로럴(ditsy floral)‘ 등을 제공한다.





    저렴한 가격 대비 느린 배송, 최소 10일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신상품이 업데이트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쉬인의 상품 발송은 매우 느린 편이다. 가장 빠른 익스프레스 딜리버리가 최소 10일이고 일반 딜리버리는 2주∼4주가 걸린다. 아마존이나 에이소스의 익일 배달(next day delivery)은 물론 이커머스 업계 기준으로 봐도 놀라울 정도로 오래 걸린다. 그럼에도 고객은 저렴한 가격에 이를 감내한다.

    이렇게 딜리버리가 느린 이유는 중국에서 배송하기 때문이다. 현재 쉬인의 생산과 배송기지는 중국 남부의 주강 삼각주 지역이며 수백 개 공장에서 생산해서 포산(Foshan)의 창고로 모아진다. 예를 들어 미국 오더라면 중앙창고인 포산에서 LA의 창고로 보내지고 거기서 고객에게 배송된다. 현재 쉬인은 중국의 포산·난사(Nansha), 벨기에, 인도, 중동, 미국의 동부 등지에 6개의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창립자인 휴는 웨딩드레스를 팔던 때부터 중국 시장이 아니라 글로벌 고객을 대상으로 했다. 쉬인이 중국에 베이스를 두면서도 중국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쉬인의 No.1 시장인 미국은 물론 유럽, 호주, 중동 등 세계적으로 엄청난 팬층을 가지는 쉬인은 현재 220개국으로 배송한다. 이렇게 다양한 국가의 고객을 위해서 5개 언어로 사이트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고객이 최대한 잘 맞는 사이즈를 주문하도록 하기 위해서 여러 요소를 사용한 사이즈 계산기를 운영하고 있다.





    시작부터 글로벌 타깃… 220개국에 배송

    쉬인이 글로벌 브랜드로서 중국에서 판매하지 않는다고 해서 거대한 중국 시장을 포기했느냐 하면 당연히 아니다. 중국에서는 젊은 고객을 타깃으로 패스트패션 리테일러인 롬위(Romwe)를 2014년 인수해서 운영 중이다. 이제 롬위를 해외시장으로도 확장 중이다.

    쉬인은 2013년 이후 지금까지 총 5회에 걸쳐서 펀딩을 유치했으며 기업 가치는 지난 5년간 650배로 뛰었다. 여기에는 지난 8년간 쉬인이 매년 더블 이상으로 성장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2년 사이에 쉬인은 폭발적으로 성장해서 2019년 매출, 5조1600억원에서 2020년에는 팬데믹으로 인한 이커머스 붐을 타고 11조4700억원으로 치솟았다.

    현재 쉬인에 투자하고 있는 기업들은 JAFCO아시아, 그린우즈(Greenwoods), IDG, 서코여중국(Sequoia China), 타이거글로벌(Tiger Global) 등이며 최근 시리즈 E 펀딩으로 쉬인의 기업 가치는 17조2000억원으로 평가됐다. 특히 2015년 그린우즈와 IDG의 펀딩으로 쉬인은 LA베이스의 DTC 패션 브랜드인 메이크미시크(MakeMeChic)를 인수해서 미국 시장에서 발판을 다지게 됐으며 중국에서는 롬위를 인수해서 로컬 시장으로 확장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팬데믹을 통해 쉬인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면서 조만간 상장할 거라는 소문이 나오고 있는데 상장 규모는 무려 53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한다. 쉬인은 이러한 상장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쉬인이 최근 성공적으로 상장한 포시마크(Poshmark), 닥터마틴(Dr Martens), 스레드업(ThredUp) 등의 뒤를 이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 디자인 카피 논란 해결해야

    인기 폭발의 온라인 패션 리테일러로서 성공 가도를 달리는 쉬인에 닥친 심각한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상표권 침해다. 이미 닥터마틴과 리바이스, 랄프로렌 등을 포함해서 개인 디자이너나 소형 브랜드의 상품을 무단으로 카피하는 사건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이러한 디자인 카피 논란은 의류는 물론 신발과 주얼리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2018년 리바이스트라우스(Levi Strausse)는 쉬인사가 ‘리바이스’의 아치형 백포켓 스티치를 사용한 것에 대해서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고 소송을 제기했으며 이에 대해서 쉬인사가 합의금을 지불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최근에는 닥터마틴의 오너인 에어웨어인터내셔널(AirWair International)사가 쉬인이 ‘닥터마틴’ 부츠의 모조품을 판매하는 것에 대해 역시 소송을 제기했다.

    닥터마틴 측에 의하면 쉬인은 닥터마틴 부츠의 모조품 약 20종류를 판매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자매 사이트인 롬위는 아예 닥터마틴의 오리지널 상품 사진을 사이트에 도용하고 있다고 했다. 쉬인은 이에 대해서 전면 부인하고 있으며 판결은 2021년 연말로 예정됐다. 이 외에도 LA베이스의 DTC 주얼리 브랜드인 ‘키케이(Kikay)’를 비롯해서 쉬인이 디자인을 카피한 상품이 소셜미디어에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이처럼 남의 디자인을 카피한 상품을 파는 것은 윤리성 측면에서 쉬인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도한 신상품 공급, 지속가능성 문제 대두

    Z세대 사이에서 쉬인은 센세이셔널한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쉬인 구매를 반대하는 비중도 만만치 않다. 이유는 바로 지속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 때문이다. 하루에 수천 개씩 신상품을 소개하는 쉬인의 비즈니스 모델은 지속가능성과는 동떨어졌으며 상품 생산 단계와 서플라이 체인에서 투명성이 결여돼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쉬인의 노력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다.

    서플라이어와 노동자를 위한 지원 정책도 없을 뿐 아니라 서플라이 체인에서 유해화학물질이나 탄소가스, 온실가스 등의 발생을 줄이는 노력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또한 저렴한 가격이 가능한 것은 미성년 노동의 비윤리적인 부문이 있다는 루머가 끊이지 않는다. 쉬인과 자매 리테일러인 롬위는 ‘피해야 할 최악의 브랜드’ 리스트에 항상 올라 있다.

    쉬인의 팬들은 별로 개의치 않는 것으로 보이지만 Z세대의 특징 중 하나는 그들이 윤리적이고 지속가능한 소비를 지향한다는 것으로 좀 더 광범위한 고객을 위해서 불투명한 브랜드 운영을 공개해야 할 시점이 올 것으로 보인다. 또한 쉬인이 상장하게 될 경우에 대비해서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개선해야만 한다. 투자자들이 기업의 ESG(Environmental  Social  Governance)를 고려하기 때문이다.





    리얼타임패션 쉬인, 패스트패션 미래일까?

    매일 2200만명이 쇼핑한다는 중독성 강한 앱을 바탕으로 쉬인은 Z세대 고객들이 사랑하는 패스트패션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으며 지난해 매출 11조4700억원을 기록했다. 쉬인이 이렇게 글로벌 패션산업에서 새로운 스타로 떠오른 데는 남들과 다른 운영방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중국 생산 베이스의 이점을 결합한 새로운 방식의 패스트패션(리얼타임패션)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커머스의 틱톡’이라고 불릴 만큼 비디오를 활용하는 소셜마케팅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를 통해 쉬인은 현재 패션산업과 이커머스 업계에 새로운 영감을 주고 있다.

    지속가능성과 디자인 카피 논란 같은 해결해야 할 문제를 안고 있기는 하지만 Z세대 팬들은 쉬인에 열광한다. 과연 이러한 쉬인의 인기는 계속될 수 있을까? 아니면 Z세대의 소득이 높아지면서 저렴한 가격이라는 매력이 사라지고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그 니즈가 하락할까? 이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쉬인은 우리에게 2020년대식 패스트패션의 새로운 혁신을 보여주고 있다. ‘어떻게 상품을 만들어 내느냐’는 물론 ‘어떻게 판매하느냐’ 에 대한 독자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1년 8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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