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럭슈 코랄리크 캄포스…
    서머 시즌 노린 ‘인트래블룩’ 붐업

    패션비즈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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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08.01조회수 8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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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sue 1
    전문업체 제친 디자이너 수영복







    수영복 트렌드가 확 바뀐다. 지중해나 남태평양 휴양지의 뜨거운 햇볕 아래 빛이 날 법한 쨍한 색상이나 동남아 휴양지와 잘 어울리는 트로피컬이나 에스닉 패턴이 아니라 노출 부위를 줄이는 반팔 수영복, 크롭톱 등 기존 원피스나 비니키 패턴에 변화를 준 수영복이 대세로 떠올랐다. 특히 끈 형태로 떨어지던 어깨 패턴이 다양화되며 오프숄더, 다양한 네크 라인의 원피스 수영복이 주목받고 있다.

    한 국내 수영복 생산업체는 “해외여행이 어려운 올해의 휴가지 패션은 확실히 해외여행을 준비할 때보다 보수적인 착장을 지향하는 것 같다. 수영복이라는 아이템 특성상 큰 물량을 기획하기도 힘들지만 코로나19를 처음 겪은 지난해 많은 재고가 쌓여 올해는 조금 더 물량을 안정적으로 가려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한다.

    이어 “하지만 브랜드 아카이브를 쌓아야 하는 입장에서 지난해 컬렉션만으로 올 한 해를 버틸 수 없기 때문에 디자인은 다양하게 변주를 주고 물량은 적게 기획하는 경향이 강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온라인을 주력으로 전개하는 전문 브랜드의 경우 키워드를 타고 들어오는 소비자들이 대다수인 만큼 트렌드로 굳어진 모노키니에 정직한 디자인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내수 물량은 안정적, 패턴 디자인 과감하게

    유통사도 비슷한 입장이다. 여름 시즌이 다가오며 의례적으로 매년 진행하던 수영복 기획전 등을 진행하긴 하지만 기존 백화점 입점 브랜드의 물량을 소진하는 개념에 지나지 않아 큰 기대는 하지 않는 실정이다. 더불어 신선한 디자이너 브랜드를 시즌 팝업으로 수혈하는 모습도 전에 비해 소극적이다. 대신 편집숍을 통해 다양한 리조트룩을 함께 구성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상설 입점 브랜드 외 시즌 브랜드의 모노 팝업스토어를 여는 대신 자사 편집숍을 통해 상권 채널별로 적합한 브랜드를 유치해 조심스레 반응을 살피는 모양새다. SSG청담에 위치한 MZ세대 타깃 편집숍 ‘엑시츠(XYTS)’와 강남점, 대구점 등에서 운영하는 컨템퍼러리 여성 의류 편집 매장 ‘블루핏(Bluefit)’에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와 컨템퍼러리 브랜드의 수영복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다.

    우인에프씨씨(대표 변응헌)의 ‘코랄리크’는 기존 리조트 & 스윔웨어 브랜드라는 테마에 국한하지 않고 라이프웨어를 추구하며 브랜드 재정비에 나섰다. 론칭 당시부터 스테디셀러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스노위 서머 원피스’와 ‘시어서커 원피스’는 올해도 컬러만 달리한 채 각각 8차와 9차 리오더를 진행했다. 연예인 마케팅을 전혀 진행하지 않지만 인플루언서 등을 통해 노출된 상품의 판매율이 월등히 높은 것을 확인해 론칭 초기 300스타일로 벌어졌던 상품을 판매율 위주로 콤팩트하게 정리했다.





    코랄리크, 리조트 · 스윔웨어 → 라이프웨어 터닝

    또 피트니스웨어 카테고리에 속하는 ‘컴포트 보디슈트’도 이번 시즌 대박 아이템으로 등극했다. 얼핏 보면 반팔 수영복처럼 보이는 이 아이템은 레깅스와 같은 소재이지만 기존 수영복보다 보디라인을 잡아주는 효과가 크고 방수 기능도 일부 적용해 수영복 대용으로 입으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

    이 브랜드는 바캉스 시즌이 끝나는 하반기부터 남성과 피트니스웨어를 더욱 확대해 본격 라이프웨어로 방향성을 재정립한다. 또 올해까지는 다소 안정지향적으로 상품을 기획했으나 내년부터는 응축된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고 여건이 확립될 것으로 보고 보다 공격적인 상품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선데이즈컴퍼니(대표 유혜영)의 라이프 리조트웨어 ‘데이즈데이즈’는 이번 S/S부터 의류, 속옷, 라운지웨어까지 카테고리를 확장해 토털 브랜드로 거듭난다. 신규 라인 역시 기존 데이즈데이즈가 보여주던 컬러풀 레트로 감성이 강렬하게 스며 있다. 어패럴 라인과 이너웨어 & 라운지웨어 라인에는 데이즈데이즈의 주력 상품인 스윔웨어 노하우를 녹여냈다.

    데이즈데이즈, 수영복 ~ 어패럴 여행 콘텐츠를

    고객의 체형과 취향을 고려한 브리프와 톱 세트 라인 등은 가볍게 입을 수 있는 소재와 몸이 여리여리해 보이는 실루엣이 특징. 편안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아이템을 찾던 이들에게 함께 입을 수 있는 라운지웨어로는 파자마 세트, 스웻셔츠와 쇼츠, 케미솔 드레스 등을 제안한다.

    이 브랜드는 본격 여름 시즌을 맞아 전국 각지 호텔과 이색 협업을 전개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캠페인인 ‘데이즈데이즈 트립’을 통해 생생한 여행 콘텐츠 제작 및 호텔 익스클루시브 제품을 선보이는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유혜영 선데이즈컴퍼니 대표는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여행과 일상을 공유하는 커뮤니티가 되고자 한다. 앞으로 더 다양한 형태의 마케팅을 통해 고객과 가까이에 있는 브랜드가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스카프 전문? 생럭슈, 캡슐 수영복 전문성 인정

    에스엘엘(대표 김보영)의 시즌 아이템 전문 브랜드 ‘생럭슈’는 지난해부터 여름 캡슐 컬렉션으로 수영복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2015년 론칭한 생럭슈는 스카프만 전문적으로 전개하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로 주목을 받았지만 토털 액세서리 컬렉션을 선보인다는 포부 아래 2017년부터 니트와 버킷해트 등 시즌 아이템을 출시해 호응을 얻어왔다.

    김보영 에스엘엘 대표는 “‘클래식 & 쿨’이라는 기존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발맞춰 버킷해트와 스카프, 반다나 등의 스타일링 이미지를 업로드했는데, 모델이 함께 착장한 수영복에 대한 문의가 줄을 이어 본격적으로 수영복 아이템에 뛰어들었다. 풀빌라, 호캉스를 즐기며 사진을 찍었을 때 포인트가 될 수 있는 프릴이나 기존 반다나와 여름 스카프 패턴을 적용한 상품에 대한 반응이 좋다”라고 말한다.

    생럭슈의 모노키니는 과하지 않은 퍼프 소매와 프릴 소매에 컬러도 튀지 않는 아이보리, 톤 다운된 핑크, 세이지 그린 등을 사용해 스타일리시한 3040세대 여성에게까지도 인기가 좋다. 또 비키니가 아닌 원피스 수영복임에도 하이웨스트 느낌이 나도록 투톤 패턴을 배치한 상품도 체형 커버에 탁월해 반응이 좋다.

    ‘수영복, 비키니는 늘씬한 체형을 가진 사람만 입을 수 있다?’ 많은 소비자가 수영복을 입기 전 고민하는 이 전제를 철저히 깨고 싶어 하는 신규 브랜드들의 등장도 눈여겨볼 만 하다. 최근 새롭게 등장하는 수영복 신규 브랜드들은 기본적으로 △자기 몸 긍정주의 △우먼 임파워먼트(Woman Empowerment) △지속가능성 △한국적 디자인을 가치로 갖고 있다.

    자기 몸 긍정주의 장착한 신규 수영복 론칭

    대표적으로 지난해 10월 프리론칭한 우풀루스윔(대표 서현주)의 ‘우풀루스윔(ufulu swim)’과 작년 4월 론칭한 헤이엄(대표 전서하)의 ‘헤이엄(hey,um)’이 있다. 이 두 브랜드의 디자인 취향은 정반대일 수 있지만 지향하는 바는 같다. 다양한 체형의 여성들이 즐겁게(우풀루스윔), 편하게(헤이엄) 물을 즐기며 입을 수 있는, 디자인까지 아름다운 수영복이다.
    특히 이 두 브랜드는 스스로 필요에 의해 브랜드를 선보였다는 점, 그린 듯한 수퍼모델이 아니라 직접 혹은 주변 평범한 체형을 가진 지인과 자유로운 촬영을 통해 소비자와 친밀하게 소통한다는 점도 공통점으로 갖고 있다.

    우풀루스윔은 ‘수영복은 수퍼모델 같은 몸을 가진 사람만 입어야 한다’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수영복을 입고 바다를 즐기며 자유로워지는 경험을 모두가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과감하면서도 편안한 수영복을 제안한다. 어디든 여행에서 느꼈던 자유와 행복을 공유하는 것을 좋아하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우풀루스윔에 끌릴 것이라는 자신감도 있다.

    우풀루스윔, ‘신라’ 고유 문양 담은 패턴물 인기

    이 브랜드는 미국 이민자인 서현주 대표가 갖고 있는 라이프스타일과 자유에 대한 갈망과 여행을 모티브로 탄생했다. 브랜드를 통해 우풀루만의 스윔컬처를 만들고 마음 맞는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바다를 포함한 환경 보호 단체나 봉사활동 단체에 좋은 에너지를 전달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그 중심에는 ‘자유(ufulu; 아프리카 말라위 치체와의 언어)’를 추구하는 마음이 있다.

    디자인 면에서는 기존 국내 수영복 대비 과감한 비키니 라인과 패턴물이 특징이다. 원피스부터 서프 쇼츠 및 톱, 비키니까지 다양한 라인을 다루고 있는데, 몸 선을 감추거나 다듬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드러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차별화 포인트다. 수영복 본연의 기능에는 충실한 것은 기본이다.

    서 대표는 자신의 브랜드에 한국의 아름다움을 담아 디자인하고 싶다는 바람을 패턴물로 실현했다. 한국 로컬 아티스트 ‘김치수퍼파워(본명 권도희)’와 협업으로 멋진 ‘인트로 레트로’ 패턴을 완성한 것. 이 중 ‘신라’ 패턴은 신라 시대 고유 문양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한국적이면서도 복고 무드를 가지고 있어 인상적이다.

    소재 - 생산 - 포장까지 지속가능 가치 실현

    특히 우풀루스윔은 지속가능 가치를 추구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바다와 서핑, 수영을 사랑하는 사람이 만든 만큼 환경을 지키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지구가, 바다가 없다면 브랜드의 존재 이유도 없어지기 때문이다. 재생 나일론 & 폴리에스터 사용은 물론 에코백과 버킷모자에는 구재 원단이나 재단 후 남은 천 등을 활용한다.

    상품 생산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윤리적인 과정을 거쳐 이뤄지고 있다. 상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에 쓰이는 포장재도 친환경이다. 사람이 먹어도 해롭지 않은 100% 바이오 카사바(식물 생분해소재, 퇴비화 가능) 포장지와 100% 재활용 가능한 종이 완충재와 택배 봉투를 쓴다.

    그는 “우풀루스윔은 아직 루키(도전자)이기 때문에 국내외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통해 독자적인 디자인과 패턴을 만들어 가고 싶다. 비즈니스 링크의 핵심은 우풀루만의 철학을 이해하고 공감하는지 여부다. 또 우리가 보여주는 자연스러운 이미지처럼 소비자들과 놀면서 친밀하게 소통하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4명의 친구가 만든 ‘헤이엄’ 다양한 체형 커버

    최근 휴가지 수영복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헤이엄도 기본적인 기조는 우풀루스윔과 유사하다. 여성 본연의 곡선과 건강함을 지지하고 찾아가는 브랜드로, 실제 각자 다른 체형을 가진 네 명의 친구가 모여 기획했다는 사실이 입소문을 타고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

    헤이엄은 얼굴이 보이지 않는 네 명의 개성 있는 여성들의 편안한 모습과 자유롭고 즐거운 순간을 담아낸 이미지로 이름을 알렸다. 친근한 몸을 가진 친구들끼리 여행을 간 느낌을 전달해줘, 수영복을 입은 나 자신의 모습을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는 소비자 평도 줄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수영복 가격대도 6만8000원, 7만2000원, 8만6000원으로 구분해 접근성이 좋고 과하게 몸을 드러내거나 불편하게 신경 쓸 부분을 만들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인기가 높다. ‘서울원피스’ ‘양양비키니’ ‘애월원피스’ 등 국내 주요 관광지의 이름으로 상품명을 정한 것도 재미있다.

    디자인은 크롭 톱 스타일 상의와 하이웨이스트 쇼츠 디자인의 비키니와 몸을 감싸는 원피스 두 가지뿐인데 톡톡 튀면서도 피부색과 잘 어우러지는 밝은 컬러와 잔잔한 무늬가 특징이다. 여기에 이번 여름을 겨냥해 티셔츠와 하의, 헤어밴드 등 라이프스타일웨어도 선보여 수영복과 관계없이 여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일상템으로 찾는 소비자가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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