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멀티숍 지각 변동 ... '온라인+뉴 콘텐츠' 해법 찾았다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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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02.15조회수 1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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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BC마트 에스마켓 폴더…





    언제까지 승승장구 할 것 같던 슈즈멀티숍 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비대면 환경으로 인한 오프라인 상권 약화 △주 매출원인 ‘나이키’의 D2C 강화 △무신사 등 온라인 슈즈 강자들의 급성장이라는 위기 요소가 부각되면서 슈즈멀티숍의 기반 자체가 위태로워진 것. 슈즈멀티숍들은 온라인 시장에 포커스를 맞춰 새로운 전략을 내놓고 있다.





    언제까지 승승장구 할 것 같던 슈즈멀티숍 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비대면 환경으로 인한 오프라인 상권 약화 △주 매출원인 ‘나이키’의 D2C 강화 △무신사 등 온라인 슈즈 강자들의 급성장이라는 위기 요소가 부각되면서 슈즈멀티숍의 기반 자체가 위태로워진 것. ABC마트를 필두로 꾸준히 상승세를 그리던 시장 성장률도 처음으로 꺾였다.

    작년 주요 슈즈멀티숍 8개사 매출은 약 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각 기업 공개 매출 기준). 전년대비 10~15% 하락한 수치로, 2000년 애슬릿풋(TAF, 슈마커 전신) 등장으로 슈즈멀티숍 시장이 열린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나 홀로 고공행진을 펼치던 ABC마트 마저 전년대비 약 10%대 하락했을 정도.

    가장 큰 사건으로는 작년 7월 1000억원대 매출 규모를 유지하던 ‘레스모아’가 중단한 것과 ‘에스마켓’이 숨은 패션 공룡 대명화학(회장 권오일)에 인수된 것을 들 수 있다. 레스모아가 주 매출원이었던 나이키와의 벤더 재계약 결렬로 중단을 선택했다면, 에스마켓은 대명화학 계열사 브랜드들로 차별화된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게 되면서 상반된 행보를 걷게 됐다. 또 JD스포츠에 이어 ‘풋락커’가 직진출하기도 했다.




    1조1000억 규모, 20년 만에 첫 시장 감소세

    처음으로 맞이한 큰 위기지만 원인이 분명하기 때문일까, 슈즈멀티숍들은 빠르게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PB나 단독 상품, 타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차별화된 콘텐츠를 확보하고, 온라인 주력 소비층인 MZ세대와 소통할 소셜미디어용 자체 콘텐츠 제작과 마케팅에 주력한다. 동시에 자사몰과 플랫폼 등 온라인 유통을 강화하고 백화점이나 쇼핑몰 등 오프라인 유통 중에서도 집객력이 막강한 대형점포에 입점하는 것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먼저 국내 슈즈멀티숍 시장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에이비씨마트코리아(대표 이기호)의 ‘ABC마트’는 올해 온라인 자사몰 운영과 디지털 마케팅에 주력해 오프라인에 편중돼 있던 사업구조를 온라인 친화적으로 전환한다.

    ABC마트는 270여개 점포로 5000억원대 규모를 이루고 있다. 2019년 대비 약 10% 빠진 매출이다. 명동과 강남역 인근과 홍대 등 서울의 핵심 상권은 물론 지방 주요 상권에도 빠짐없이 입점해 있을 정도로 오프라인에 특화된 사업구조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환경에서 오히려 악조건으로 작용한 것이다.

    5000억 ABC마트, ‘아트닷컴’ 중심 마케팅 전환

    지난해 ABC마트, 그랜드스테이지, 온더스팟 등 자사에서 운영하던 개별 온라인몰을 ‘아트닷컴(a-rt.com)’으로 통합하면서 온라인 시프트 작업을 시작했다. 각 유통 브랜드에서 별도 관리하던 회원도 모두 통합해 일관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 효과는 탁월했다.

    1년도 채 되지 않아 온라인 매출이 전년대비 30% 성장하는 결과를 이끌어 냈다. 올해는 성장보다는 효율성 강화에 집중한다. 2019년 불매운동과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흔들린 분위기를 안정화하고 온라인 부문에서 다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데 주력한다. 자사몰 집중 운영과 함께 ‘누오보’ ‘호킨스’ ‘대너’ 등 PB를 타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하는 등 직접 매출 증대를 위한 노력도 지속한다.

    최근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슈즈멀티숍은 바로 메가슈플렉스에스마켓코리아(대표 박병일)의 ‘에스마켓’이다. 지난해 7월 대명화학이 인수하면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나이키에 매출 의존도가 높은 슈즈멀티숍 시장에서 대명화학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차별화된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에스마켓, ‘디아도라’ 등 단독 콘텐츠 확보

    실제로 지난해 대명 계열사 하이라이트브랜즈(대표 이준권)의 ‘코닥’과 ‘디아도라’의 신발 라이선스를 따내, PB 운영을 시작했다. 작년 말 주력 매장 일부를 리뉴얼해 ‘디아도라’를 선보였는데, 에스마켓에서만 볼 수 있는 신발 브랜드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올해는 디아도라 입점 매장을 기존의 3배로 확장할 예정이다.

    동시에 온라인 자사몰의 매출 비중을 20%까지 늘리기 위해 서비스도 업그레이드한다. 이미 작년 10월 사이트 리뉴얼을 완료했고, 올해 온·오프라인 통합 재고 확인과 픽업 서비스 등 O2O 시스템을 구축해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인다.

    중심축인 오프라인 전개도 새로운 방식을 고민 중이다. 기존에 전개하던 에스마켓과 키즈 전문 ‘에스키즈’도 올해 각 10개점씩 추가 출점하고, 동시에 백화점 등 프리미엄 유통에 입점할 새로운 멀티숍 브랜드도 론칭할 생각이다. 디아도라와 코닥 등 타 멀티숍에는 없는 콘텐츠를 확보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올해는 총 188개점에서 매출 1500억원을 목표로 한다.

    폴더, 자사몰 집중, 온라인 비중 30%로 UP

    이랜드월드(대표 최운식)의 ‘폴더’ 역시 비대면 시대에 발맞춰 온라인 집중도를 높인다. 올해 자사몰을 리뉴얼해 편리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온라인 쇼핑 시 집객을 유도할 수 있는 콘텐츠 마케팅에 주력할 생각이다. 현재 10~15%인 온라인 매출 비중을 30%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온 · 오프라인 모두 시즌별 이슈에 맞춰 큐레이션해 상품을 구성할 계획이다. 기존처럼 브랜드별 상품을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뮬 스니커즈’ ‘리커버리 슈즈’ ‘방한화’ 등 시즌이나 트렌드 키워드에 맞는 상품군을 편집해 소비자에게 제안하는 것인데, 지난해부터 진행해 매출 집중도를 높이는 데 효과를 봤다.

    동시에 오프라인 매장은 기존 수를 유지하면서 효율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 또 PB인 오찌와 클라시코, 자체 라벨 폴더까지 3개 브랜드를 중심으로 온라인 선공개나 인플루언서와의 협업 등으로 이슈를 만드는 등 직접 판매율을 높일 수 있는 콘텐츠 마케팅도 병행한다. 폴더는 지난해 1300억원 매출에서 올해 1500억원을 목표로 하며, 온라인 자사몰과 PB 매출 확대로 성장할 계획이다.

    상장 앞둔 윙스풋, 2022년 1000억 노린다

    ‘와이컨셉’과 ‘멀티와이컨셉’을 전개하는 윙스풋코리아(대표 김영천)는 올해 상장을 앞두고 있어 상품, 유통, 마케팅 전반을 재정비하고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폴로’ ‘베어파우’ ‘콘체스터’ ‘그루브’ 등 자사 브랜드 위주 멀티숍인 와이컨셉은 작년 매출 500억원에서 올해 600억원을 ‘나이키’ ‘아디다스’ ‘푸마’ 등 글로벌 브랜드 중심, 멀티와이컨셉은전년대비 2배 성장을 노리고 있다.

    우선 와이컨셉은 자사의 상품 개발 노하우를 살려 라이프스타일 슈즈를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큐레이션해 제안하는 멀티숍으로 자리 잡는다. 현재 7개 점포를 운영 중인 멀티와이컨셉은 온라인 중심으로 전개하면서 비대면 시대에 맞는 슈즈 및 패션 유통 플랫폼으로 키울 예정이다.

    이를 위해 작년 하반기 ‘와이컨셉TV’라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오픈해 와이컨셉과 멀티와이컨셉이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 & 스포츠 슈즈 큐레이션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소프트 와이’라는 웹드라마까지 선보이면서 MZ세대와 소통하려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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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D스포츠, 새로운 온 · 오프 유통 공략

    올해 상장에 성공한 뒤 중장기 목표로는 2022년까지 1000억원 규모 달성을 잡아놨다. 현재 오프라인 인프라를 중심으로 온라인 플랫폼 비즈니스와 홈쇼핑 등 수익원을 다각화해 구체적인 달성 계획도 짜놨다고. 와이컨셉은 현재 47개 매장에서 2022년 100개까지 매장을 확대한다. 동시에 탄탄한 물류시스템을 중심으로 소형 브랜드의 제3자 물류관리 서비스까지 운영하며 효율적인 수익창출을 노릴 계획이다.

    나이키 등 글로벌 브랜드 수급이 자유로운 제이디스포츠패션코리아(지사장 박윤지)의 ‘JD스포츠’는 새로운 소비층에 맞는 유통 공략으로 집객력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 온라인은 소셜미디어 각 채널에 맞는 스타일의 콘텐츠 제작으로 MZ세대와의 소통에 집중하고, 오프라인은 집객력이 높은 쇼핑몰 등 대형 유통에 입점할 계획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로드숍 상권이 폭격을 맞았을 때도 대형 쇼핑몰만큼은 꾸준히 집객이 이뤄지던 것에서 착안했다. 현재 운영 중인 20개점 중 8개가 쇼핑몰 매장인데, 올해는 쇼핑몰 입점 매장을 전체의 50%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풋락커 직진출, 새로운 경쟁구도 형성

    지난해 9월 직진출해 설립된 풋락커코리아(대표 토마스 코니 페테르손)는 12월 말 서울 서교동 홍대에 1호점을 오픈하고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중구 명동에도 곧 2호점을 오픈하는 상황. 영국에 본사가 있는 JD스포츠처럼 미국에서 직진출한 풋락커는 국내 슈즈 멀티숍과 달리 ‘나이키’ 같은 글로벌 브랜드의 상품 수급이 수월한 편이다. 이미 세계 시장에서 돈독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슈즈멀티숍 1위인 ABC마트의 독주는 여전하지만, 모두가 어렵던 작년 코로나19 상황은 그동안 폴더나 에스마켓 외에는 눈에 띄지 않던 다른 슈즈멀티숍들에는 큰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 비교적 경쟁이 자유로운 온라인 시장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모두의 출발선이 비슷해졌기 때문이다.

    또 글로벌 브랜드와 파트너십이 좋은 직진출 멀티숍이 JD스포츠와 풋락커로 늘어나면서 글로벌 브랜드에 의존하는 매출 구조로는 경쟁하기가 어려워졌고, 이에 따라 PB나 단독 브랜드 등 독자적인 콘텐츠 개발에 매진해야 하는 상황도 모두 같아졌다.

    각 기업들은 온라인 자사몰 통합, 계열사와의 협업, PB 개발, 큐레이션(맞춤형) 서비스나 O2O 서비스를 통한 편의성 증대, 온라인 소통 콘텐츠 개발 등 각자 자신 있는 전략을 앞세워 2021년을 준비하고 있다. 오프라인 중심이었던 토대가 크게 흔들린 슈즈멀티숍 시장이 지각변동을 통해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 다시 한번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1년 2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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