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복 패션 하우스, ‘마이크로 타깃팅’

    gihyangk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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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05.01조회수 14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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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즈마켓 뉴웨이브...「심플조이」 「셀린누누누」 「파타고니아」




    <사진 출처 : 「쿼트라」 제공 / 아베크롬비&피치 공식 홈페이지 / 「파타고니아」 공식 홈페이지>


    지금 미국 키즈 시장 소비자들은 가격 그 이상의 무언가를 원한다.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는 온라인을 바탕으로 한 편리한 서비스, 아이템 큐레이팅 환경 보호 참여 등 더 액티브하고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브랜드에 지갑을 열고 있다.


    2019년 현재 패션 시장은 온라인으로 빠르게 옮겨 가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다이렉트 쇼핑 기능을 추가하며 SNS와 쇼핑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있다. 이렇게 온라인 쇼핑은 점점 쉽고, 간편하고, 가볍게 할 수 있는 일상이 되고 있다. SNS 인공 지능 기능을 이용한 마이크로 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는 현상 역시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가는 변화가 아닐까 싶다.

    최근 이러한 시장 동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점점 어려지고 있는 인플루언서들. 패션 블로거들의 시대가 지고 인플루언서들이 떠오르며 기업들은 유명 셀러브리티보다 신뢰감을 높이는 파워풀한 ‘개인’에게 집중하고 있다. 아동 인플루언서들도 이러한 니즈에 기반하여 발전하고 있다.

    30만명의 팔로워를 갖고 있는 도쿄 기반 인플루언서 코코(Coco)는 어린아이임에도 불구하고 「슈프림」 「라프시몬스」 「구찌」 등 한정판 디자이너 의류와 스트리트 스타일을 적절히 섞어 내며 ‘패션 고수’로서 다양한 세대의 팔로워들을 갖고 있다.

    또한 현재 미국에서 가장 핫한 셀러브리티 킴 카다시안 역시 딸 노스 웨스트의 커스텀 「베트멍」 드레스 스타일을 공개하며 품절대란을 일으킬 정도로 ‘쿨 키즈’ 인플루언서들이 아동복 시장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키고 있다.




    <사진 출처: 「쿼트라」 제공, 개인 디자이너 아동복 「쿼트라」제품>

    * 밀레니얼 세대 :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를 가리키는 말로, 정보기술(IT)에 능통하며 대학 진학률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이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회에 진출해 고용 감소, 일자리 질 저하 등을 겪은 세대이기도 하다.




    유로모니터(Euromonitor) 통계에 따르면 미국 아동복 시장은 2021년까지 8% 증가해 3400만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럭셔리 키즈 패션 라인을 진행해온 「오스카드라렌타」 「돌체&가바나」 「지방시」 「발렌시아가」와 같은 하이엔드 패션 브랜드들뿐만 아니라 「이지(Yeezy)」 「멜리사」 「토리버치」 「마이클코어스」 같은 미국의 크고 작은 패션 하우스들도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 아동복 마켓, 밀레니얼 부모와 성장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미국 아동복 시장규모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미국 아동복 시장은 2012~2017년 연평균 2.9%의 성장을 지속했으며, 2017년 시장규모가 319억4580만달러(약 36조3000억원)를 기록하며 올해는 350억797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성의류시장이 지난 2012~2017년 5년간 0.7% 성장한 것과 남성의류는 1.4% 성장에 그친 것과 달리 두 배 이상의 성장세를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아동복 패션은 전 세계 패션 시장에서 약 10%를 차지할 정도로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현재의 속도라면 향후 10년 내에 두 배 이상으로 커질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가 부모가 되며 기존 대가족들이 핵가족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아동복 패션 지출은 늘어나고 있다. 기성세대와 달리 밀레니얼 세대의 출산 연령이 높아지는 변화에 따라 오랜 기간 커리어를 쌓으며, 여성 노동시장의 성장에 따라 맞벌이를 통한 소득으로 자녀를 위한 지출 여력이 높은 부모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날로그 세대를 거쳐 SNS에 익숙한 현 밀레니얼 세대들은 킴 카다시안, 비욘세와 같은 유명인들의 일상을 자세히 들여다봄으로서 그들이 제시하는 자녀와의 관계, 패션, 삶을 따라 하고 싶은 열망을 가지고 있다. 과거 TV와 잡지로만 아동복 패션 정보를 전달받던 것과 달리 밀레니얼 부모들에게 자녀의 패션과 관계는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서 인정받으며 유행과 스타일 그 이상으로 업계를 성장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쿼트라」 제공>

    온라인 쇼핑 선호, 「심플조이」 인기

    맞벌이 부부가 많은 미국 가정의 특성상, 특히 뉴욕의 젊고 프로페셔널한 밀레니얼 부부들은 매장 방문 없이 간편히 자녀 옷을 구매하기를 원한다. 이에 많은 부모들은 온라인 소매를 많이 이용한다. 이 중에서도 ‘원클릭 쇼핑 시스템’을 제공하는 아마존은 자체적으로 패션 브랜드들과 손잡고 패션 산업도 빠르게 성장시키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아동복 브랜드이자 중저가로 유명한 「카터스(Carter’s)」는 아마존과 손잡고 유료회원 프라임 멤버에게만 독점 판매하는 「심플조이(Simple Joys)」를 론칭했다. 이는 아마존과 「카터스」의 협업이라고 볼 수 있다. 아마존은 자체적인 브랜드 구축을 통해 차별화를 가질 수 있고 모기업 「카터스」 역시 매출을 증진하는 데 효과를 보고 있다.

    아마존은 아동복 온라인 판매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아동복 카테고리도 선글라스  핸드백  수영복  외투 등 성인 의류 못지않게 세분화하며 아동을 고객으로서 인정하고 있다. 나아가 뉴욕, LA와 같이 소득 수준이 높은 젊은 밀레니얼 부부 외에 여전히 예산에 민감한 미 전역의 부모들에게 감각적이면서 인플루언서들이 제시하는 트렌드를 잘 따라가는 중저가의 브랜드를 다수 판매하며 온라인 아동복 패션 마켓의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다양한 니즈로 ‘마이크로 타깃팅’ 중요

    미국의 아동복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의 다양성 또한 심화되며 세밀한 마이크로 타깃팅(Micro Targeting)이 이뤄지고 있다. 유니섹스 아동복부터 에코 패션, 아동 전용 운동복부터 레드카펫에 어울릴 법한 럭셔리 볼 가운까지 세분화되며 시장의 파이를 나누어 먹는 브랜드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SNS나 개인 정보 수집을 통한 인공 지능의 발전에 따라 소비자 니즈 파악을 하는 것이 쉬워졌다. 이에 따라 세밀한 광고, 쇼핑 행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계까지 왔다. 이러한 발전을 통해 아동들이 주요 구매자가 아니더라도, 부모들의 소비나 취향에 따라 마음에 드는 육아 상품이나 아동복 브랜드들의 광고를 쉽게 접할 수 있게끔 하며 구매를 증진시킬 수 있다.

    레즈비언, 게이와 같은 성 소수자 부모는 물론 한 부모 가정, 다인종 부모와 같이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정치적, 사회적 믿음을 공개적으로 알리는 미국의 밀레니얼 부모들이 많아지고 있다.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이 라이프스타일이자 하나의 유행으로 자리 잡으며 미국의 젊은 가정들은 당당하게 스스로를 페미니스트, 채식주의자라 밝힌다.

    이러한 부모의 정치 성향과 라이프스타일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논란은 연일 미국 대표 뉴스 매체의 헤드라인을 장식할 정도다. 가족의 형태와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해지며, 이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려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연장선으로 채식주의자 가정의 아이들은 동물성 소재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브랜드의 아동복만 구매하는 붐이 일며 아동복 시장에서도 유기농, 동물성 재료 0% 제품을 빠르게 출시했다. 이러한 미국 젊은 부모들의 소비, 사회문화적 변화는 아동복 시장의 세분화와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A&F」 등 유니섹스 브랜드 반응 굿

    다양한 가족 형태와 기성세대들이 쉬쉬해 왔던 이슈들이 수면 위로 떠올라 소비자들의 행태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은 수십 년 만의 엄청난 변화다. 시장조사기관 민텔(Mintel)은 2018년 글로벌 트렌드를 ‘성 중립적인 뷰티’로 예측할 정도다. 민텔은 “소비자들은 전통적인 젠더 고정관념과 기대에서 멀어지고 있으며, 브랜드가 신상품 개발 및 마케팅 캠페인 전면에서 성 중립적인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했다.







    ‘성(性) 고정관념’을 강화시키는 제품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구매를 꺼리는 밀레니얼 세대 부모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데 따라 ‘여자아이 것은 분홍색, 남자아이 것은 파란색’이라는 공식을 내던지는 아동복 브랜드들이 늘고 있다. 「아베크롬비&피치」는 지난해부터 아동복 라인으로 유니섹스 라인을 선보이며 아메리칸 캐주얼 브랜드로서의 명성을 되찾으려는 노력을 보였다.

    이뿐만 아니라 미국의 유명 가수 셀린 디옹은 이스라엘 아동복 업체인 누누누(nununu)와 손잡고 「셀린누누누(CELINUNUNU)」라는 유니섹스 아동복 브랜드를 론칭했다. 셀린 디옹은 “아이들이 고정관념에 묶이는 대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라고 밝히며 많은 부모들의 주목을 받았다. 셀린 디옹의 탄탄한 팬층을 바탕으로 SNS 홍보를 통해 「셀린누누누」가 유니섹스 아동복 시장에서 성장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핸섬인핑크(Handsome in Pink)」역시 많은 남자아이들이 분홍색을 입는 것에 거리낌을 느끼며 성 관념을 쌓아 가는 것을 거부하는 유니섹스 아동복 브랜드로 시장의 호응을 얻고 있다.

    윤리적 의식 반영한 디자이너 급부상

    가격과 디자인이 주요 구매 이유였던 기성세대들과 달리 윤리적 소비와 브랜드의 가치관이 중요한 소비 포인트로 자리 잡고 있는 지금, 사회적 메시지를 좀 더 자유롭게 전할 수 있는 인디펜던트 디자이너들이 아동복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 뉴욕에서 윤리적 아동복 브랜드 「쿼트라(Quatrah)」를 운영하고 있는 차루 와드와는 “원래 여성복 디자이너로 활약했다. 「캘빈클라인」과 같은 뉴욕의 대형 브랜드에서 일했다. 공정무역 패션이 트렌드로 떠오를 시기, 아동복 시장에도 이러한 바람이 불 것을 직감했다”라며 브랜드 론칭 이유를 밝혔다. 이어 “성인 소비자들이 윤리적 패션, 공정무역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을 보고 자신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녀들에게도 이러한 구매 행태를 적용할 것이라 생각했다.

    이에 지난 2017년 론칭 이후 브루클린 크래프트 페어와 같은 뉴욕 개인 디자이너 쇼에 참여하며 고객들을 늘려 가고 있다. 개인 구매와 부티크 구매율이 높다. 윤리적 브랜드 이미지 관리를 위해 SNS보다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고객들을 대하며 차별화를 두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인도에서 생산하고 미국에서 판매를 하는 유통 경로에 대해 차루 와드와는 “개인 디자이너들이 아동복 시장에서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것은 현재 니즈에 비해 브랜드의 다양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성인 브랜드들은 생산 과정 등을 투명하게 보여 주지만, 윤리적 아동복 브랜드들은 상대적으로 그 수가 적다. 투명한 운영을 중요시 여기고, 디자인과 제품 질에 심혈을 기울인다면 좋은 마케팅 방식이 될 수 있다.

    인도의 저임금 여성 기술자들을 위주로 고용하며 선진국에 사는 미국 고객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했다. 구매를 통해 어느 정도 사회적 문제에도 기부하고 있다는 경험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

    브루클린의 힙스터 감성 담은 아동복 「우프」

    「우프」는 개인 디자이너와 큰 대형 기업 사이에서 아동복과 아동 라이프스타일을 겨냥한 디자이너 브랜드로서 틈새시장에서 탄탄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토종 뉴욕커 마이클 라이언(Michael Ryan)과 프랑스 출신 뉴요커 소피 디만지(Sophie Demenge)는 부부 디자이너로 현재 브루클린에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젊고 새로운 생각에 열려 있는 밀레니얼 부모이자, 브루클린의 힙스터 감성을 숨기지 않고 브랜드를 통해 선보인다. 성인 제품들로도 손색없어 보일 정도로 세련된 현대적인 감각의 미니멀리스트 디자인과 그들만의 철학을 담아 아이들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밝은 원색의 제품들을 배제하고, 귀여움과 시크함 사이를 적절히 조율하는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밀레니얼 부모들에게 지속 가능하게 공급되고 책임감 있게 만들어지는 고품질의 상품을 선전하며 중저가 시장과 럭셔리 아동복 시장 중간의 디자이너 및 개인 브랜드 영역 전반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남들과 비슷한 것이 좋다고 여기던 기성세대의 방식과 달리 내 아이가 다른 것은 특별한 것이라 여기는 힙스터 부모의 남다른 믿음이 브랜드 제품 디자인에도 묻어 나오는 것이다.





    <사진 출처 : 「우프」공식 홈페이지 캡처>
    * ‘ 미니미(Mini Me)’ 유행 : 미니미 패션 유행은 셀러브리티들이 자녀에게 자신을 축소한 것과 같은 패션으로 꾸미며 미국 부모들 사이에서는 큰 붐이 됐다. 자녀의 사진을 찍고 팔로워들과 공유하는 것을 즐기는 부모들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자신의 연장이라 생각하며 ‘또 다른 나’라는 개념을 가지고 육아에 임하는 밀레니얼 부모들의 욕망을 잘 보여 주고 있는 트렌드다.


    「우프」는 유아용 침대로 시작해 현재는 전 세계에 판매되는 세련된 주니어 가구와 어린이 의류, 재미있는 장난감과 우아하면서도 기발한 실내 장식품을 생산하고 있다.

    아이에게 친숙한 가구와 장식이 세련된 집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집중하고, 공정무역과 환경 중심의 윤리적 생산 과정을 중시한 것은 「우프」가 아동복 시장에서 가장 존경받고 독립적인 브랜드 중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됐다. 현재 페루, 라트비아, 볼리비아에서 생산하는 의류와 가구들은 ‘그린 가드(Green Guard)’ 공증 배지를 받은 제품들로서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당당하게 홍보하고 있다.

    에코 프렌들리 「파타고니아」 패스트패션에 반기

    「H&M」이 운영하는 「코스(COS)」 키즈 라인에서는 메리노울, 캐시미어, 유기농 면 등 자연소재만 사용한 컬렉션을 선보이며 화제가 됐다. 패스트패션 브랜드에서도 환경 문제와 윤리적 소비를 강조하는 시대가 도래한 지금, 꾸준히 소비자 위주 회사 운영을 통해 화제가 돼 온 미국 패션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아동복 라인 역시 색다른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성인 의류 라인과 동일하게 환경친화적 신소재를 이용해 가볍고 편안한 아동복을 개발하는 데 집중한다.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한 기능성을 아동복에도 그대로 적용하며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선호하는 밀레니얼 부모들의 활동에 자녀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한다.

    귀엽고 깜찍하기만 한 아동복 디자인을 넘어서서 활동적이며 성인의류를 작게 만들어 놓은 듯한 상품들을 다수 판매하고 있다. 이는 ‘미니미(Mini Me)’ 유행*을 따라가면서 동시에 아동들도 아웃도어 활동을 할 수 있는 개체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미니미 패션의 유행으로 전통적인 아동복 디자인을 벗어나 성인복과 같은 디자인의 신발과 의류가 인기를 끄는 만큼 「파타고니아」의 아동복 컬렉션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아동들의 빠른 발육 때문에 쉽게 입고 버리는 의류 사이클에 반기를 들고 수선을 허용하고 있다. 쉽게 사건사고가 생기는 아이들의 옷을 성인 옷과 동일하게 무료 수선(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고친 뒤 무료 배송을 해주는 회사 방침을 그대로 적용하며 믿을 만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얻고 있다.

    이러한 기업 이미지 상승은 곧 주요 고객층에게 신뢰도를 높이며, 향후 자녀를 가졌을 때 「파타고니아」에서 자녀의 옷도 구매하게 만드는 사슬을 구축하는 장기적인 마케팅 방법으로 업계 전문가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미니미’ 트렌드에 아동 스포츠 의류도 인기

    「파타고니아」뿐 아니라 미니미 유행에 발맞추어 가는 아동복 브랜드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구찌」는 비욘세와 그녀의 자녀를 모델로 채용한 미니미 화보를 통해 많은 엄마들의 ‘워너비’ 스타일로 자리 잡았으며, 「버버리」 역시 부모와 똑같은 트렌치코트를 입고 세련미를 뽐내는 아동들을 내세워 큰 반응을 얻었다.

    이러한 열풍에 아이들과 함께 운동을 하고 싶은 젊은 밀레니얼 세대 부모들의 니즈에 맞춰 아동 스포츠 의류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요가복, 스키복, 러닝화 등 다양한 스포츠 아이템과 미국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필라테스를 위한 아동복까지 생겨났다.





    <사진 출처 : 「우프」 공식 홈페이지 캡처 / 「구찌」공식 SNS 캡처>>


    * Z세대 : 1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젊은 세대를 이르는 말로, 어릴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자란 세대라는 특징이 있다. 이들은 아날로그와 디지털 문화가 혼재된 환경에서 자란 밀레니얼 세대와 달리, 어릴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 노출되어 자라 이른바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 디지털 원주민)’라 불린다. 인터넷과 IT(정보기술)에 친숙하며, TV · 컴퓨터보다 스마트폰, 텍스트보다 이미지 · 동영상 콘텐츠를 선호한다. 아울러 관심사를 공유하고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익숙하여 문화의 소비자이면서도 생산자 역할을 함께 수행한다.



    뉴욕을 기반으로 한 요가복 브랜드 「케이-디어(K-DEER)」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크리스틴(Kristine)은 요가 인플루언서로 유명하다. 그녀는 인플루언서로서 활약하다가 요가 전문 브랜드를 론칭, SNS 팬들을 고객층으로 사로잡으며 사업 규모를 키워 가고 있다. 특히 대형 스포츠 웨어 브랜드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미국 현지 제조를 내세우고 있다. 「케이-디어」는 젊은 백인 엄마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아동복을 론칭, 미니미 카테고리를 따로 제작하며 유행에 발맞춰 가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미국 대형 유통 기업 콜스(Kohl’s), 메이시즈(Macy’s)도 아동 스포츠웨어를 더욱 세밀하게 분류해 부모 고객층을 사로잡는 노력을 보여 주고 있다. 단순히 남 • 여 성별과 나이를 나누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닌 아이의 연령대, 스포츠웨어 카테고리에서도 정확한 스포츠 명칭과 제품군까지 세세하게 나누며 성인 스포츠 의류 못지않게 상품을 제안한다.

    「엄브로」 「나이키」 「갭」과 같은 대형 패션 브랜드 스포츠웨어 뿐만 아니라 자체 제작한 아동복 스포츠웨어 아이템도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온 • 오프라인 매장에서 동시 판매하며 소비자 니즈를 그대로 반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격대 또한 다양하게 정리하며 서민층부터 상류층까지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시류에 따라 그에 걸맞은 아동복 또한 선보이고 있다.

    패션 렌털 시장도 아동복 서비스 추가

    미니미 트렌드는 단순히 디자인이나 카테고리 세분화를 넘어 패션 서비스에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의 비즈니스 매거진 패스트 컴퍼니가 선정한 가장 혁신적인 리테일 기업으로 선정된 의류 렌털 기업 ‘스티치 픽스(Stitchfix)’는 아동복 서비스도 오픈하며 ‘모두를 위한 공유 패션’ 슬로건을 내세우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경쟁업체인 ‘렌트 더 런웨이(Rent the Runway)’ 역시 아동복 서비스를 론칭할 계획을 최근 발표하며 해당 시장에 뛰어들 것을 암시했다.

    이러한 공유 패션 사업은 처음 성인 여성을 위해 고안됐으며, 특히 프로페셔널한 여성들이 세탁이나 스타일 고민 없이 편안하게 옷을 받고 돌려줄 수 있는 실용성과 편리함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기능을 통해 고객 개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며 급성장했다.

    뉴욕, LA와 같이 대도시의 한정적인 공간에서 사는 바쁜 도시인들에게 크게 어필하며 남성복으로 확장했으며, 최근 이러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부모 고객들에게 즉각 반응을 얻을 수 있는 아동복을 론칭하며 사업 덩치를 키워 가고 있다. 스티치 픽스의 270만 회원 중 절반 이상이 자녀를 둔 고객인 것도 기회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산층 부모들에게 적은 비용으로 아이들의 패션을 다양하게 입힐 수 있으며, 명품 브랜드부터 디자이너 상품들까지 입힐 수 있다. 세탁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장점을 제시하며 가족 전체가 패션 렌털 프로그램에 가입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패션이 구매가 아닌 ‘공유와 편리의 서비스’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아동복 또한 이러한 변화의 물결에 따라 성인 의류와 함께 성장하고 있으며, 성인 구매자의 개인 취향이나 데이터를 바탕으로 아동복 서비스도 따라오고 있다.

    부모고객 만족한 서비스 ‘아동용 큐레이터 박스’

    미국 아동복 빅 브랜드 「더칠드런스플레이스」 전 임원이 창업한 「키드픽(Kidpik)」은 소녀들을 타깃으로 맞춤형 상품을 제공한다. 미국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는 다양한 큐레이터 박스 서비스는 인공 지능 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패션 산업을 위주로 시작됐지만 현재는 남성용 면도 키트, 여성 주얼리, 건강식품, 간식까지 라이프스타일 전반에서 성공을 거두며 산업의 규모를 늘려 가고 있다.




    <사진 출처 : 아베크롬비&피치」 공식 홈페이지 / 「파타고니아」 공식 홈페이지>
    1 「아베크롬비&피치」 유니섹스 아동복 제품 / 2 성인 의류와 동일하게 환경친화적 소재를 사용하는 「파타고니아」

    큐레이터 박스는 자신의 취향에 맞춘 새로운 상품들을 매달 만나볼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함과 동시에 신진 브랜드와 신상품들을 기성 상품들과 적절히 섞어 지역 상인들의 성장을 도모하기도 한다. 신진 디자이너나 제품을 서포트할 수 있음과 동시에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데 두려움이 없는 밀레니얼 소비자들에게는 큰 만족감을 주며 인기를 끌고 있다.

    큐레이터 박스가 성인 소비자들에게 만족도가 높은 서비스  판매 산업으로 자리 잡으며 아동용 큐레이터 박스 브랜드도 생기고 있다. 「키드픽」의 키드 박스는 100가지 다른 브랜드를 매달 다르게 배달해 준다. 「키드픽」 론칭 이후 경쟁 업체로 「로켓오브어썸(Rockets of Awesome)」이 론칭하며 소년들을 주요 고객으로 1년에 4번 큐레이터 의류 박스를 배달하고 있다.

    대형 브랜드가 시장 장악, 알짜 카테고리 될까?

    패션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는 아동복 큐레이터 박스 외에도 장난감과 동화책 등 아동들을 위한 큐레이터 서비스가 늘고 있는 만큼, Z세대* 아이들에게 이러한 서비스는 더 이상 신기하고 특이한 것이 아닌 일상 소비로 자리 잡고 있다. 오히려 오프라인 매장 방문이 ‘특별한 이벤트’로 다가오는 시대가 열리며 거미줄처럼 세분화된 판매 경로를 통해 이익을 낼 수 있는 시장 형태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 아동복 시장의 세분화와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존 대형 패션 브랜드들이 가지고 있던 대기업의 인프라를 통해 아동복 사업이 시장 전반을 차지하고 있다. 2019년 현재 미국 아동복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카터스」는 전체 시장의 11.7%를 점유하고 있으며 「갭」이 7.2% 시장 점유율로 그 뒤를 따라가고 있다. 「H&M」 「포에버 21」 등 초저가 패스트패션 브랜드의 아동복도 미국 시장에서 각각 1.7%, 0.6%의 점유율을 가지며 성인 캐주얼 브랜드의 인기를 얻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사진 출처 : 「파타고니아」 공식 홈페이지 캡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점 빅 패션 브랜드들의 시장 점유율이 조금씩 낮아지는 동시에 시장의 규모가 커지며 수많은 아동복 브랜드들이 생겨나고 있다. 기존 성인 의류 브랜드들이 아동복 카테고리를 창설하는 이유는 아동복 시장이 커져 가는 지금, 브랜드의 ‘알짜 카테고리’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 아동복 세일즈 수단으로는 B2B와 B2C가 대표적이며, 유통 방법에 있어서는 대부분 SPA 브랜드와 「카터스」처럼 직영 프랜차이즈를 하는 경우와 온 • 오프라인 멀티 브랜드 스토어로 채널을 나눠 볼 수 있다.

    ‘K-패션’ 아동복, 美서 가격 경쟁력 떨어져

    비교적 소규모의 디자이너 아동복 브랜드들이 미국 전역에서 생겨나면서, 브랜드들과 물건을 판매하는 가게와 백화점 벤더같은 소매상을 연결하는 트레이드 페어가 늘어나고 있다. ‘버블 런던(Bubble London)’과 플레이 ‘타임 파리(Playtime Paris)’가 대표적인 유럽의 트레이드 페어로서 미국에 진출할 정도로 유럽 아동복 시장 진출도 발 빠르게 오픈되고 있다. 플레이 타임은 파리를 시작으로 뉴욕과 파리의 브랜치를 만들었고, 현재 가장 트렌디한 브랜드를 선보이는 장이 됐다.

    공유 경제와 경제 불황으로 인해 성인 의류 산업 성장이 더딘 지금, 미국 의류 기업들은 빠르게 커져 가는 아동복 카테고리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이에 빅 미국 패션 하우스들도 아동복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세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여전히 아동복 업계의 덩치는 성인 의류에 비해서는 작은 편이다. 그러나 무시할 수 없는 속도로 자라나는 만큼 낮아지는 출산율임에도 역설적으로 시장은 커져 가는 형태가 흥미롭다.

    미국의 아동복 수입액은 2017년 기준 18억4300만달러로 전년대비 1.7%가 증가했다. 특히 아시아 벤더를 통해 제작 • 수입하는 미국 패션 산업 특징을 따라 아동복도 비슷한 전철을 밟고 있다. 현재 수입 시장점유율 1위는 중국으로 전체 시장의 48.4%를 점유하고 있으며 뒤따라 캄보디아(11.3%) 베트남(10.1%) 인도(7.6%) 방글라데시(4.4%) 등이 경쟁하고 있다. 스리랑카(35.8%)와 베트남(22.4%)산 수입액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때문에 전년대비 대폭 성장을 했다.

    한국 아동복 디자이너 활동 無… ‘가능성 있어’

    하지만 미국의 한국산 아동복 수입액은 2017년 기준 약 316만5000달러로 전년대비 15.9%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높은 인건비로 인해 의류의 경우 대부분이 한국에서 봉제가 이루어지지 않고, 한국 벤더들의 해외 생산시설에서 생산된 제품들이 미국 수출 통계에는 반영되지 않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여기서 알 수 있듯 한국은 높은 퀄리티를 생산해 낼 수 있는 봉제기술에도 불구하고 동남아 대비 40% 이상 높은 단가 때문에 미국의 회사들이 제작을 선호하지 않는 곳이다.

    매년 콘셉트코리아를 비롯한 한국 디자이너들이 ‘K-패션’ 타이틀을 걸고 뉴욕 패션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여성복, 남성복 디자이너들이 10여년 전과 비교해 높은 평가를 받고 뉴욕 소호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에 비해 아동복 시장을 노리는 한류 디자이너들은 전무후무하다. 단가가 높아 1차적인 재봉 산업으로 경쟁할 수 있는 시기가 지난 한국은 K-패션 성공을 위해 꼭 성인 의류가 아닌 커지는 아동복 시장의 흐름을 읽고, 니치 마켓 돌파를 통해 미국 밀레니얼 부모들을 사로잡는 브랜드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한류와 한국 디자이너들이 미국 진출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선 블루오션에 뛰어들어야 하는데, 레드오션에 현지 성장세도 더딘 성인 의류 시장에만 도전장을 내미는 것이 아닌가 싶다. 미니미 트렌드와 세밀화되는 미국 아동복 시장에서 한국인 특유의 발 빠른 유행 캐치와 기존 K-패션 산업의 기반을 이용한다면, 미국 현지에서 성공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사진설명 : 1 아마존이 전개하는 「심플조이」 제품 <사진 출처 : 아마존> / 2 의류 렌털 기업 ‘스티치픽스’의 아동복 <사진 출처 : 스티치 픽스> / 3 「셀린누누누」의 룩북 <사진 출처 : 「셀린누누누」 공식 홈페이지>


    한국 키즈 패션, 美 공략 위해 차별화 필수

    올해 서울패션위크에는 미주 • 유럽권 35명, 중동 및 아시아권 12개국에서 95명 등 모두 130명이 방문하며 세계 매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2019 F/W 서울패션위크 기간 동안에 약 160여명의 해외 바이어 및 프레스가 한국을 찾았다. 미국 • 이탈리아 • 프랑스에서 발간되는 <보그>지와 <에스콰이어> <데이즈드> <하퍼스 바자>와 같은 미국 및 유럽 20여개 유력 패션 매체가 참석하여 한류 패션과 서울패션위크의 이슈를 널리 알렸다. 그뿐만 아니라 뉴욕을 대표하는 럭셔리 백화점 바니스(Barney's new york) 바이어가 적극 참석하며 서울패션위크의 위상을 인정했다.

    그중 눈에 띄는 기사는 미국 엔터테인먼트 매체이자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있는 <팝 슈거(Pop Sugar)>가 지난달 28일에 보도한 기사다. 서울패션위크 관련 기사에서 “아이들 중 일부는 서울패션위크에서 성인보다 더 세련된 패션 스타일을 구사했다. 귀엽다는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센스를 보여 줬다”라고 보도하며, 서울패션위크에 참석한 어린아이들의 스타일을 높게 평가했다. 이는 한국 어린이 인플루언서들이 미국 패션 전문가들의 눈에도 인정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키즈 인플루언서… 해외서 인정

    서울패션위크의 전반 분위기보다 한국 어린이들의 패션 스타일이 미국 매체와 SNS를 더욱 달군 것은 미국이 그만큼 아동복 시장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과 한국의 아동 인플루언서들의 스타일이 먹힌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러나 온라인 아동복 시장이 성장세에 있음에도 성공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페이스북(Facebook), 트위터(Twitter), 인스타그램에 9만 5000명의 팔로워가 있는 세계적 스트리트 패션 웹 매거진 <하입비스트(Hypebeast)>는 2017년 여름 아동복 시장의 성장으로 타깃 소비자를 수용하기 위한 ‘Hypekids.com’ 사이트를 오픈했으나 월간 순방문자 수가 15만명을 넘지 못하며 결국 오픈 1년 만에 사이트를 폐쇄했다.

    온라인 아동복 시장은 현재 성장하고 트렌드임에는 분명하나 브랜드가 타깃 소비자들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을지 세밀하게 계획하고, 여전히 미국 아동복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빅 브랜드와 개인 디자이너들 사이를 파고들어야 할 것이다. 또한 빠르게 성장하는 실리콘밸리의 기술력과 빠르게 변화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캐치하여 만족시킬 수 있는 차별화가 필요하다.












    ■ 패션비즈 2019년 5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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