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 「돌로레스프로메사스」↑

    min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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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12.17조회수 6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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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목받는 ★브랜드는? .. 패션 스토리텔링 + 팬덤 파워로




    <사진 출처 : www.dolorespromesas.com / 1 「돌로레스프로메사스」 2018 F/W 컬렉션 2 셀러브리티 룩으로 알려진 2018 F/W 헤븐 컬렉션>

    “「돌로레스프로메사스」에는 고객이 없습니다. 팬이 있을 뿐이죠” .. 이 브랜드의 옷을 입으면 마치 그녀가 된 것처럼 긍정적인 에너지가 샘솟는 착각이 들기 때문이다.


    「돌로레스프로메사스(Dolores Promesas)」라는 이름만 보면 스페인의 디자이너 브랜드 같지만 사실 이 브랜드에는 이런 이름을 가진 디자이너가 존재하지 않는다. 스페인에서 흔한 여자 이름인 ‘돌로레스(Dolores)’는 직역하면 ‘고통’이라는 뜻이다. 예수의 죽음으로 인한 성모 마리아의 고통을 빗댄 가톨릭 여자 이름이다.

    스페인 사람들의 성(姓) 중 하나인 프로메사스(Promesas)는 직역하면 ‘약속’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결국 이 브랜드는 ‘고통은 지나간 과거의 것일 뿐이며, 긍정적인 태도로 다가올 미래의 환희를 얻기 위해 기꺼이 싸우는 여성’의 모습을 디자인에 담고자 탄생됐다. 가상의 뮤즈인 「돌로레스프로메사스」를 브랜드명으로 정한 것이다.

    「돌로레스프로메사스」 뒤에는 3명의 창립 멤버가 있다. 알리시아 에르난데스(Alicia Hernandez), 미리암 핀타도(Miryam Pintado), 하비에르 라페냐(Javier Lapeña)다. 브랜드 홍보 에이전시 더 갤러리 룸(The Gallery Room)의 설립자이자 동업자였던 에르난데스와 핀타도는 스페인 패션 시장에 밝고 긍정적인 여성을 위한 브랜드의 가능성을 보고 에이전시 고객이자 패션업계 전문가였던 라페냐와 의기투합해 2005년 브랜드 론칭을 준비했다.

    알리시아 에르난데스 등 3인조 환상 팀워크

    론칭을 준비하며 이들이 가장 오래 고민한 것은 다른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생명을 불어넣는 일이었다. 브랜드 철학을 반영하는 가상의 뮤즈인 ‘돌로레스프로메사스’를 만들고, 이를 브랜드명으로 정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브랜드 스토리텔링 작업은 아주 세심하고 신중하게 이뤄졌다. 단순히 「돌로레스프로메사스」라는 이름을 만들어 내고 뜻을 붙인 것이 아니라 이 뮤즈의 외모와 가족 등 마치 실존하는 인물처럼 세세하게 창조됐다.

    현재 홍보 에이전시 더 갤러리 룸의 공동 대표와 「돌로레스프로메사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겸하고 있는 에르난데스와 핀타도는 뮤즈 돌로레스를 창조하는 데만 1년이 넘게 걸렸다고 말한다. 이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어떤 브랜드로 만들어 나갈지에 대한 방향이 떠올랐다.

    홍보 + 패션 전문가 의기투합, 1년간 준비

    긍정적인 당당함이 매력적인 돌로레스는 한편으로는 로맨틱하고 귀여운 여성이다. 짧고 검은 머리에 살짝 말린 곱슬한 앞머리를 가지고 있으며, 오른쪽 눈 밑에는 작은 애교점이 있다. 붉은 입술은 빨간 꽃의 머리 장식과 잘 어울리는 모습이다.

    그녀는 프랑스 출신의 어머니와 스페인 남부 말라가 지방 출신의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스페인 남부 지중해 도시인 카디스에서 가족과 함께 작은 양품점을 운영한다. 가장 친한 친구들은 페파와 마티아스이고, 반려동물의 이름은 툴라와 트리니다. 이런 섬세한 스토리텔링은 즉각 시장의 호기심과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여성 고객들은 돌로레스가 실존하는 인물처럼 친근함을 느꼈다. 또한 그녀의 유쾌한 이미지는 동경과 동질감을 가져다 줬다. 그래서 「돌로레스프로메사스」의 옷을 입으면 마치 그녀가 된 것처럼 긍정적인 에너지가 샘솟는 착각이 들게 된다. 이런 효과를 두고 에르난데스는 이렇게 말한다. “「돌로레스프로메사스」에는 고객이 없습니다. 팬이 있을 뿐이죠”.

    가상의 브랜드 뮤즈, 가족 스토리까지 창조

    「돌로레스프로메사스」의 컬렉션은 총 3개의 테마로 구성돼 있다. 천국(Heaven) 지구(Earth) 지옥(Hell)이다. 천국 컬렉션은 우수한 품질에 혁신적인 디자인을 담은 라인으로 브랜드 내에서 가장 고급스럽다. 론칭 초기부터 이 라인은 스페인 셀러브리티들이 공식 석상 등에 자주 입고 나와 일명 ‘셀러브리티 룩’으로 불린다.

    지구 컬렉션은 좀 더 트렌디하고 접근성이 편한 디자인으로 이루어졌으며, 지옥 라인은 이름만큼이나 강렬하고 섹시하며 도발적인 룩으로 꾸며졌다. 브랜드 론칭 후 첫 매장을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 중심 데센가뇨 거리에 오픈했고, 편집숍 등 다양한 판매 창구를 확보하며 브랜드 알리기에 나섰다.

    신생 브랜드였던 「돌로레스프로메사스」를 가장 효과적으로 소비자에게 각인시킨 것 가운데 하나는 ‘인맥의 힘’이다. 특히 중심인 에르난데스와 핀타도가 패션 브랜드 홍보 에이전시에 근무하며 쌓은 ‘셀러브리티’ 인맥은 브랜드 홍보에 큰 힘이 됐다.

    스토리텔링 → “우리에겐 고객 대신 팬 있어”

    베베(Bebe), 라우라 산체스(Laura Sanchez), 파울라 에체바리아(Paula Echevarria) 같은 스페인의 유명 연예인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브랜드의 첫 매장인 데센가뇨 거리의 매장 오픈 행사에도 참여해 브랜드 초기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연예인이 입고 나온다고 해서 다 화제가 될 수는 없는 법. 「돌로레스프로메사스」가 론칭 첫 해부터 주목받은 진짜 이유는 바로 첫 컬렉션의 주력 상품인 메시지가 새겨진 티셔츠 때문이다. 메시지는 어떠한 디자인보다 훨씬 직접적으로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는 효과가 있기에 신생 브랜드의 탄생을 알리기에는 최적의 아이템이다.




    <사진설명 : 아름답고 미니멀한 인테리어 콘셉트로 지난 7월 새롭게 오픈한 마드리드 모랄레하 쇼핑몰 내 매장>

    고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메시지를 스페인어로 적은 티셔츠는 단순히 프린트 디자인이 아니라 긍정적이고 유쾌한 브랜드 철학과 정신을 담고자 했다. 가장 첫 시즌에 나온 메시지는 ‘나는 오늘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가 될 거야(Hoy voy a ser la mujer mas feliz del mundo)’와 ‘세상을 내 발 밑에(El mundo a mis pies)’ 등이다.

    베베, 파울라 에체바리아 등 셀럽 인맥 활용 톡톡

    세심하게 구성된 돌로레스의 캐릭터와 마치 돌로레스라는 가상의 인물이 직접 말을 걸어오는 듯한 이런 티셔츠는 결코 실패할 수 없는 아이템이다. 메시지가 있는 텍스트 프린트 티셔츠는 현재도 매 시즌 출시하고 있는 이 브랜드의 스테디셀러다.

    이번 시즌에는 ‘너를 꿈꾸게 해줘(Dejame soñar contigo)’와 ‘웃어 봐(Sonrie)’라는 귀여운 메시지가 담긴 티셔츠를 출시했으며, 올해 페미니즘 운동의 열풍을 타고 ‘미래는 우리의 것(El futuro es nuestro)’이라는 메시지를 담기도 했다.

    한편 현재 스페인 패션시장은 스페인 라코루냐에서 출발한 「자라」의 모기업 인디텍스 그룹이 점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라」 「버쉬카」 「마시모두띠」 등 모두 9개의 브랜드를 보유한 인디텍스의 지난해 매출은 233억1100만유로(약 29조7600억원)를 기록했다.

    브랜드 철학 담긴 메시지 티셔츠로 각인 성공

    2위 기업인 「망고」의 21억9400만유로(약 2조8000억원)과 비교해도 10배 이상 높은 수치다. 사실상 인디텍스 브랜드들이 거의 모든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 패션 브랜드가 꾸준한 성장을 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돌로레스프로메사스」는 최근 5년간 꾸준히 성장했다.

    브랜드 역사상 가장 큰 19%의 성장률을 기록한 2013~2014년 이후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최근 3년간 매출 추이는 각각 700만유로(약 89억3600만원), 730만유로(약 93억1900만원), 810만유로(약 103억4000만원)다. 올해는 20%대의 큰 성장이 기대된다.

    저렴한 가격, 트렌드의 즉각적인 반영, 압도적인 컬렉션과 상품 선택의 폭으로 패스트패션이 스페인 의류시장을 점령한 상황에서 이제 10년을 갓 넘긴 후발 브랜드이자 가격경쟁력도 떨어지는 「돌로레스프로메사스」의 이러한 성공 사례는 업계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자라 공화국’서 품질로 한계 극복 성장 지속

    「자라」가 갖지 못한 「돌로레스프로메사스」만의 강점을 묻는 질문에 에르난데스는 ‘독점성’이라고 대답했다. 작은 규모의 컬렉션만 제작하고 한 번 매진된 컬렉션은 재출시하지 않음으로써 제품에 유일성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돈을 지불한 고객이 제품을 입었을 때 특별한 느낌을 받도록 하는 것이 「돌로레스프로메사스」가 중요시 여기는 포인트 중 하나다. 모든 제품은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제작하며, 품질에 대한 확신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 역시 ‘「자라」 공화국’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비결이다.

    더불어 브랜드가 꾸준히 성장할 수 있던 이유는 초기 성공에 만족하거나 셀러브리티 인맥의 홍보효과에만 만족하지 않고 자체적인 진화를 반복한 데 있다. 이들이 가장 먼저 노린 것은 바로 다른 마켓으로의 진출이다. 이를 위해 프랑스 파리에 2개의 직영점을 오픈하고 편집숍을 통해서 제품을 유통했다.

    소규모 컬렉션 독점성, 스페인 포르투갈 제작

    하지만 파리 직영점 2곳은 지난해 결국 문을 닫고 말았다. 지리적인 접근성보다는 언어 • 문화적 접근성이 더 뛰어난 라틴아메리카 지역에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다. 현재는 멕시코를 시작으로 스페인어 문화권인 라틴아메리카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이는 국제무대에 진출하기 위한 본격적인 시동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15년 「돌로레스프로메사스」는 레옌다 페르소날 리테일(Leyenda Personal Retail)이라는 이름의 법인을 설립하고 해외 진출을 위한 파트너와 창구를 물색 중이다.

    매출에서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스페인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데도 소홀하지 않는다. 현재 「돌로레스프로메사스」는 7개의 직영 매장과 19개의 프랜차이즈 매장, 130개가 넘는 편집숍에서 판매된다. 스페인 독점 백화점 체인인 엘 코르테 잉글레스(El Corte Ingles) 내 전국 8개 이상의 코너에서도 만나 볼 수 있다. 온라인 매장은 이미 2012년부터 운영 중이다.

    라틴아메리카 시작으로 해외 진출 적극 모색

    브랜드의 중장기 목표는 오는 2022년까지 매출 1500만유로(약 191억4900만원)를 달성하는 것이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투자유치에 주력, 성공적으로 투자가 유치된다면 2022년의 매출 목표는 기존 목표의 2배인 3000만유로(약 382억9800만원)로 조정될 것이라고 관계자는 전한다.




    <사진설명 : 마드리드 데센가뇨 매장 내부 / 「돌로레스프로메사스」2018 F/W 컬렉션>

    올해는 특히 리브랜딩(Rebranding)을 위해 노력한다. 리브랜딩의 가장 큰 목표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공동 창업자이자 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에르난데스는 “브랜드의 성공 여부는 결국 얼마나 많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소비자로 만드는 것인가에 달렸다”면서 리브랜딩에 대한 굳건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를 위해 우선 지난 3월 브랜드 경영진의 역할을 재정립했다. 3인의 창업 멤버로 구성된 전략팀을 만들고, 분기마다 중장기 성장 계획을 논의한다. 그중 핀타도는 제품 디자인 쪽에서 완전히 벗어나 제품 생산 디렉터로서 역할을 정리했다.

    투자 유치로 2022년 383억 목표 자신

    에르난데스의 경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에 더욱 전념하고, 패션업계 경험이 가장 많은 라페냐는 여전히 브랜드 총괄 디렉터로 경영 전반을 책임지기로 했다. 또한 최근에는 「스와롭스키」와 「프로노비아스」 등에서 근무했던 욜란다 모레네오(Yolanda Moreneo)를 영업이사로 영입해 백화점 입점 매장과 프랜차이즈 매장 등 판매 관리에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로고와 매장 디자인의 변화도 추구했다. 지난 7월 오픈한 마드리드 모랄레하 쇼핑몰 매장의 경우 기존의 빈티지하고 맥시멀한 매장 디자인에서 심플하고 미니멀하게 180도 탈바꿈했다. 밀레니얼 세대나 Z세대 같은 젊은 소비자 공략을 위해 가격대도 하향 조정했다.





    기존 주요 고객층이 35세에서 50세 사이의 중상층 여성이었다면, 이제 더 젊은 세대의 지갑도 열게 만들겠다는 브랜드의 의지가 엿보인다.

    지난 10월에는 약 15만유로(약 2억원)를 투자해 본사를 마드리드 외곽의 알코르콘(Alcorcon)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500㎡의 사무공간과 4000㎡의 창고가 혼합된 공간이다. 새로운 제품군 출시를 위해 올해 초 스페인 엑스트레마두라 지방의 안경 제조 전문 기업인 하이테사(Jaytesa)와 계약해 올해 말 드디어 첫 선글라스와 안경 제품도 선보인다.

    가격 조정, 매장 디자인 변화 젊은 소비자 공략

    「돌로레스프로메사스」의 초기 성공 비결은 스토리텔링이었다. 브랜드에 생명을 입힌 스토리텔링은 감성이 풍부한 여성 고객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으며 성장했다. 한 여성이자 뮤즈이자 브랜드 그 자체가 바로 「돌로레스프로메사스」였다.

    덕분에 론칭 첫해인 2006년에 20만유로(약 2억5600만원)의 매출로 출발했던 이 브랜드는 2017년에는 810만유로(약 103억7000만원)에 이르는 매출을 기록하며 10년 만에 50배 성장을 기록했다.

    이제 「돌로레스프로메사스」는 새로운 목표를 위해 달려가야 할 시점을 맞이했다. 브랜드 리브랜딩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스페인의 또 다른 대표 브랜드 중 하나로 성장할 것인지 앞으로 더욱 주목된다.


    ■ Z세대란?
    밀레니얼 세대에 이은 뉴 제네레이션으로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에 태어난 세대를 뜻하는 단어다. 앞으로주 요 소비층이 될 것으로 전망돼 브랜드들이 주목하는 고객층이기도 하다.

    ■ Z세대 주요 특징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며 신기술과 빠른 변화에 민감하다. 경제적 불황을 체험한 세대로 경제적 안정에 대한 욕구가 높고 현실적이다. 인종과 종교 등을 뛰어넘어 모호한 정체성을 가지며, 따라서 편견이 적다.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를 경험한 세대로 환경에 대한 관심과 책임감이 높다.









    패션비즈 2018년 1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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