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은 ‘메이드 인 재팬 붐’

    조태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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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05.22조회수 8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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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테부터 빔스 · 사자비리그까지

    일본은 그 어느 나라보다 타국의 수많은 브랜드가 진출한 곳이며 해외 브랜드들이 반드시 겨냥하는 곳이기도 하다. 일본 자체가 일본적인 문화를 잃어버린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수많은 기업과 전 세계의 모든 브랜드가 넘치는 곳이 일본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몇 년 사이 일본 마켓은 자국의 브랜드, 모노즈쿠리 붐이 뜨겁게 일고 있다.

    가장 큰 계기는 무엇보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여러 산업, 경제가 불안해지고 경기가 소극적인 분위기를 타고 소비 성향이 축소되면서 힘들던 시기가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일본은 점차 ‘정말 우리에게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다. 소비 마인드에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특히 2013년 쇼핑센터 ‘키테(KITTE)’의 오픈은 ‘지역산업 부흥’을 대표로 하는 쇼핑센터의 막을 열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사례다. 중심 테넌트로 일본의 ‘모노즈쿠리’, 즉 각 산지의 상품을 대대적으로 입점시켰기 때문이다. 이렇게 몇 년 전부터 일본 내에서는 ‘메이드 인 재팬 붐’이 일고 있고 이것이 새로운 콘텐츠를 찾는 쇼핑센터나 백화점 같은 유통시설에도 좋은 대안이 되고 있다.

    키테, 日 콘텐츠 스타트 쇼핑센터로 주목
    이제는 셀렉트숍까지 재팬을 내세운 콘셉트의 유통시설이 늘면서 최근 몇 년 사이에 이런 흐름은 더욱 눈에 띄게 부각됐다. 2020년 도쿄 올림픽 때까지 이 같은 붐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재팬 콘텐츠’와 ‘메이드 인 재팬’은 더욱 성황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3년 3월 말 오픈한 복합쇼핑시설 키테. 이곳은 일본에서 가장 큰 우체국이자 도쿄역 마루노우치 출구 앞에 있던 도쿄중앙우체국 건물을 개조해 만든 쇼핑시설이다. 키테의 콘셉트는 ‘Feel JAPAN’.

    일본의 미의식을 충분히 내세운 특화된 분위기의 쇼핑센터로 센스 좋은 라이프스타일을 취급하는 브랜드가 많이 입점해 있다. 여성뿐만 아니라 성인 남성도 즐길 수 있는 감성을 융합한 테마로 구성됐고 무엇보다 ‘일본의 모노즈쿠리’와 ‘오모테나시(최선을 다해 서비스한다는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시설이다.

    라이프스타일부터 F&B까지 ‘오모테나시’ 제공
    키테에는 홋카이도에서 오키나와까지 일본 전국의 각 지역 특산품은 물론 그 지역에서 사랑받고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는 노점포 등 98개의 매장이 입점해 있다. 그중 절반 이상인 47개의 매장은 지역에서 온 매장으로 도쿄에 처음으로 진출한 곳이 많다. 도쿄의 거리 어디를 가도 볼 수 있는 수많은 브랜드들과는 현저히 차별화된다.

    이런 테넌트들은 일본의 쇼핑센터, 백화점 등 마켓이 동질화되면서 비슷한 브랜드들로 채워져 식상해진 상황에서 좋은 차별화 요소가 됐다. 일본의 각 지역에서 꾸준히 오래 경영하고 사랑받는 브랜드나 메이커들을 선정하고 엄선해 브랜드를 구성함으로써 지금까지 볼 수 없던 신선한 브랜드 모노즈쿠리로 고객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실제 패션(웨어)이나 어패럴 전문 기업 브랜드는 4~5개, 유명 셀렉트숍은 한두 개만 입접해 있다. 그 밖에 대부분은 특히 잡화를 중심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전문점으로 구성됐으며 일본을 테마로 한 숍들과 일본 각 지역에서 열심히 브랜딩해 현대적으로 변신해서 진출한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 매장이 2~4층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호쿠로쿠소우스이」 등 전통 특화 브랜드 인기
    이러한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 매장 총 39개 중 잡화 및 라이프스타일 매장은 28개나 된다. 4층에 있는 「호쿠로쿠소우스이」라는 매장은 자연적인 오가닉 스킨케어 브랜드로 30대나 40대 이상의 여성에게 인기다. 일본의 식물이나 오래전부터 전래하는 잎이나 꽃잎, 뿌리나 과실을 활용한 세안과 보습 아이템 등 일본의 전통적인 소재나 기법을 살렸다. 그 밖에 생활 잡화 등 생활에서 가깝게 쓸 수 있는 아이템들을 선보인다.

    또한 「ANGERS bureau(안제뷰로)」라는 교토의 잡화 전문점은 서재를 테마로 한 스테이셔너리 전문 숍이다. 편지를 쓰는 시간, 비즈니스에서도 쓸 수 있는 문구 용품이나 잡화, 서적을 그들만의 미적 센스로 셀렉트해 제안한다. 오리지널 아이템은 물론 빈티지 필기 용구까지 선물용 아이템도 많이 구성하고 있어 이 매장 또한 ‘메이드 인 재팬’을 발신하는 브랜드다.

    도큐플라자는 ‘Creative Japan~ 세계는 여기서부터 재밌어진다’라는 콘셉트로 스타트했다. 예를 들어 레스토랑 존에는 교토에서 탄생한 인기 아이스크림 전문점 「헨덴스바겐」이 도쿄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그 밖에도 군마 현에만 있는 인기 스위츠 전문점, 농후한 맛의 맛차 등 ‘THE JAPAN’을 상징하는 F&B도 진출했다. 홋카이도산 콩 100%에 농도가 진한 크림치즈를 배합해 사용하는 디저트 카페 겸 레스토랑도 진출했다.

    ‘도큐플라자’ 긴자, 교토産 「헨덴스바겐」 첫선
    3~5층 패션 라이프스타일 잡화 플로어는 도큐백화점의 새로운 셀렉트 스토어 「힝카링카」라는 새로운 자주 편집매장형 업태를 만들어 세련된 잡화 브랜드를 소개했다. 특히 6~7층은 ‘FIND JAPAN MARKET’을 콘셉트로 하며 일본 컬처를키워드로 연결해 육성하고, ‘일본, 도시, 지식, 매장’을 의식한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서브컬처 아이템으로 구성한다.

    에도 시대의 전통 유리 기법과 서양의 커팅 기술을 융합한 ‘에도 기리코’라는 전통 공예품을 상징으로 박력 있는 외관 디자인을 자랑한다. 5층의 기리코 테라스는 높이 약 27m로 천장이 높은 공간이며 전통과 혁신이라는 테마에 맞는 아름다운 공간을 제공하고 긴자의 뷰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사람들이 붐빈다.

    이런 붐은 쇼핑시설뿐만 아니다. 일본의 최고 백화점 미쓰코시이세탄홀딩스도 2015년부터 기업 메시지를 ‘This is Japan’이라고 발표했다. 기업 활동의 방향성을 더욱 명시하는 단어로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며, 일본을 테마로 한 새로운 스타트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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