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성 골든듀 사장
    45년 히스토리 담아 주얼리 No.1 도전

    hyohyo
    |
    17.02.06조회수 6699
    Copy Link



    “어어서 오세요~.” 유쾌하게 반기는 그의 모습에서 골든듀의 이미지가 스쳐 지나간다. 반짝이는 고귀함 속 따뜻함…. 아마 그것이 골든듀의 이미지가 아닐까. 반기는 그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따뜻함과 날카로움을 넘나드는 안경 뒤에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숨긴 이필성 사장. 45년의 히스토리를 담은 주얼리 브랜드 「골든듀」를 이끌고 있는 현재의 수장이다.

    그는 지금까지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보다 45년에 걸쳐 이어 온 선대의 경영 철학을 지켜 나가는 데 더 비중을 두는 겸손함을 보였다. 하지만 뚝심 있게 끌고 온 골든듀의 무게중심을 잡아 가며 신세대 경영인다운 겁 없는 도전도 서슴지 않는다.

    처음에는 ‘「골든듀」 = 웨딩 주얼리’라는 인식 탓에 예물 시장을 공략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이아몬드를 패션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며 프리미엄 예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여기에 5~6년 전부터는 브리지 주얼리와 액세서리 디자인에도 앤티크한 감성을 더해 다양한 소비자층을 겨냥한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코인 주얼리 Biz → 패션에 다이아몬드 최초 접목
    이필성 사장은 “할아버지가 운영하던 가업이 기울고 달랑 집 한 채만 남은 상황이었어요. 저희 부친께서는 주얼리 전공도 아니고 이쪽 분야에 대해 문외한이셨죠. 오히려 저는 ‘아버지가 고고학자가 됐으면 어떨까?’ 할 정도로 역사나 학문에 조예가 깊으신 분이에요. 그렇지만 당시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어쩌겠어요. 어머니의 소개로 일본의 한 보석상을 알게 되고 사업을 시작하셨어요. 보석이라는 것이 역사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한데 본인의 취향에 굉장히 잘 맞으셨나 봐요”라며 골든듀의 탄생을 설명했다.

    지난 1972년 명동 신세계백화점 앞 작은 수집화폐 전문집 ‘화동양행’으로 시작해 지금의 대한민국 대표 주얼리 브랜드로 거듭나기까지 꼬박 45년. 부친인 선대 이건일 회장의 뒤를 이어 골든듀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3년 차를 맞은 이필성 사장의 신년 포부는 그 누구보다 크다. 글로벌 브랜드로의 도약, 온라인 법인의 신설, 세컨드 브랜드의 본격적 확장 등 구체적인 플랜부터 ‘올드 & 영’ 소비자를 모두 잡겠다는 굵직한 가닥의 목표까지, 올해 그가 누구보다 바삐 달려가야 할 이유다.

    예물 시장 축소? No! 전통적 방식 아닌 새로운 접근
    1980년대에는 세계적으로 코인 주얼리가 유명했다. 화동양행은 이를 국내에 소개하며 본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해 나갔다. 이후 1989년 본격적으로 주얼리 산업에 진출하며 「골든듀」라는 브랜드를 론칭하고 사명도 교체했다.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 코인 비즈니스와 주얼리업은 정식 업종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음성적이던 시장이었다. 두 산업을 모두 양성화했다는 것만으로도 골든듀가 국내 패션 인더스트리에서 가지는 의미가 크다.

    「골든듀」라는 브랜드명의 탄생 비화도 흥미롭다. 골드 주얼리 브랜드 론칭을 준비하며 금을 의미하는 ‘골든(Golden)’과 미국 거래처 파트너인 마이클 듀(Michael Dew)의 이름에서 ‘듀(Dew)’를 따와 합성한 것. 이 사장은 “100년 기업을 향해 달려가는 만큼 중차대한 일을 너무 성의 없이 해치운 것 아닌가 싶지만 ‘골든듀’라는 네이밍이 브랜드 이미지와 어감에도 썩 좋았기에 그대로 감행한 거죠”라고 웃으며 말했다.

    “아버지와 작은아버지가 고수해 오신 ‘신뢰’의 가치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 일차적인 저의 숙제예요. 고객과의 믿음에 대해 강박에 가까울 정도로 집착하시는 두 분의 모습을 보며 자라서인지 저 역시 기존 고객들과의 ‘신뢰’가 깨지면 어떤 새로운 사업도 해낼 수 없다고 생각해요.” 선대에 대한 이 사장의 존경심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밀레니얼 소비층 타깃 「로제도르」, 소통 중시
    이어 그는 “예전에 화동양행의 코인을 기억하는 분들이 많아요. 아직도 가지고 계신 분들도 많고요. ‘화동에서 하는 브랜드라면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해 그대로 골든듀의 고객으로 유입된 거죠”라고 말했다. 미래 세대를 공략하면서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실제로 지금도 화동양행 시절부터의 단골이 전체 고객의 40~50%를 차지한다고. 세월의 흐름과 함께 이들은 소비 파워가 막강한 중년의 나이대가 됐다.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이들의 자녀 세대가 결혼 적령기를 맞이함에 따라 웨딩 수요는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카테고리다. 전통적인 웨딩(예물) 시장의 축소가 우려되는 가운데서도 여전히 소비자들은 소중하고 영원한 순간을 남기기 위해 다이아몬드와 주얼리를 찾을 것이라는 이 사장은 “전통적인 사랑과 결혼 같은 개념이 향후에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포캐스팅까지 전했다.

    이필성 사장로서는 미래 소비층인 밀레니얼 세대를 잡아야 한다는 사명감도 함께 갖고 있다. 디자인 경험을 확대해 영층을 유입하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지만 주얼리라는 아이템의 특성상 가격대가 높다 보니 20대 초 · 중반에게까지 어필하기엔 무리가 있다.



    오프라인 트래픽 필수, 온라인 강화 신수요 창출
    “‘변화해야 한다!’고 대내외적으로 외치지만 저부터도 변하기가 쉽지 않아요. 가격을 꺾는 등 초강수를 둬 새로운 고객을 양성할 수는 있어요. 하지만 그러다가 지금까지 쌓아 온 것을 잃으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라고 반문하는 그의 목소리에서 젊은 경영인의 고뇌가 드러났다.

    그렇다면 그가 외치는 변화는 무엇일까? “기존 사업과 신규 사업의 조화입니다. 기존의 시장과 고객들에게 제공하던 가치를 강화하면서도 새로운 시장과 고객의 변화에 맞도록 부가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지속 성장의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라고 답한 이 사장은 “고객 관여도가 높은 주얼리 분야의 속성상 구매 과정에서 판매자의 역할, 본사의 정책, 제품의 품질 등 모든 것이 모여 고객의 믿음을 이끌어 내는 것입니다”라고 부연 설명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이전처럼 판매자의 설명과 광고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경험해 보고, 일방적으로 브랜드에 종속되기보다는 상호적 관계 맺기를 선호한다. 디지털 환경에서 이미 다양한 정보를 습득한 상태에서 브랜드를 접하는 세대에게는 실제로 브랜드를 아는 것보다 ‘보고 느끼고 경험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룬다.

    기존 사업 신규 사업 조화, 부가가치로 지속성장
    이에 대해 이 사장은 “브랜드를 접하는 매장, 웹 페이지, 모바일 채널 같은 접점에서 어떤 인상을 남기느냐가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 가고 신뢰를 얻을지의 성패를 좌우할 것입니다”라며 이 부분에서의 변화를 암시했다.

    골든듀의 신규 사업은 본격적으로 매장을 확장 중인 세컨드 브랜드 「로제도르」가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브랜드는 과거 골든듀가 몇 차례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집약해 유통의 개념에서 접근해 지난 2015년 야심차게 론칭했다. 독자적인 디자인과 함께 일부 사입 품목도 구성해 쉽게 접근한 것. 이 사장로서도 본인이 대표이사 사장직을 맡으며 처음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이기에 더욱 애정이 갈 터다.

    그는 “무차별적인 확장보다는 기존 브랜드보다 더 고객과 가깝게 소통하며 다양한 시도를 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하려 합니다. 새로운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이제 정해진 특정 콘셉트를 추구한다기보다 변화무쌍한 시장과 고객들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함께 호흡하는 과정에 더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라며 향후 전개 방향에 대해 귀띔했다.

    브랜드명인 「로제도르」는 프랑스어로 ‘황금빛 이슬’이며 「골든듀」와 같은 의미를 지니는 방식으로 아이덴티티를 공유한다. 「골든듀」와는 분리해 매장을 운영하고 같은 공간 안에 구성하더라도 전혀 다른 분위기로 꾸민다. 여기서도 이 사장의 고민은 계속된다. “현재는 회사 내부에서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 전 과정에서 장인 정신을 강조하는 「골든듀」의 방식으로 풀어내다 보니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어요. 그래서 아예 법인 분리에 대한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고객과의 신뢰가 기본, 조용한 마케팅이 뒷받침
    이와 비슷하게 골든듀 내부에서는 온라인 비즈니스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오가고 있다. 고가의 주얼리 아이템에 온라인 채널이 과연 적합할 것이냐에 대한 논란이 있긴 하지만 온라인 대세 속에서 수수방관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글로벌 주얼리 브랜드만 보더라도 온라인 트래픽이 완전히 오프라인을 넘어서는 경우는 없더라고요. 이미 잘 구축해 놓은 오프라인 채널을 바탕으로 작게나마 독립적인 시도를 하려고 합니다. 철학은 공유하면서 인력이나 운영 측면에서는 별도 법인을 설립하는 거죠”라고 밝혔다.

    이미 2002년 한류 드라마 ‘겨울연가’를 제작 지원하며 해외 도전을 한 경험도 있다. 성과도 있었다. 드라마에 제작 협찬한 ‘폴라리스’ 목걸이가 주목을 받으면서 일본과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에도 진출하는 발판이 됐다. 일본 내 법인을 설립한 후 백화점 매장 등 공식적인 유통망을 구축하려고 노력했지만 당시만 해도 한국 브랜드의 위상이 지금과 같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다. 결국 파트너사와의 갈등으로 일본 진출의 첫 번째 시도는 일단락됐다.

    프리미엄 고가 정책을 유지하며 순항하는 듯 보이던 베트남 마켓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의 여파로 또 한 번 고배를 마셔야 했다. 고가 상품에 대한 수요가 무너지면서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운 것이 발목을 잡았다. 나름의 성과도 있지만 이 사장은 단호하게 해외 마켓 도전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당시의 경험을 통해 많은 교훈을 얻었어요.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어려운 시기를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은 어마어마한 자금력이에요. 안에서부터 버틸 수 있는 힘, 즉 본사가 탄탄해야 한다고 뼈저리게 느껴 국내에서 먼저 재정비에 나선 거죠.”



    한국 여성 절반 「골든듀」 주얼리 착용하는 날까지
    하지만 글로벌 브랜드로의 꿈은 항상 가지고 있기에 면세점을 시작으로 다시 해외 진출의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현재 면세점 5개 매장을 시작으로 해외 관광객에게의 브랜드 노출 효과를 꾀하며 향후 10년 이내에는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명품 주얼리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골든듀가 추구하는 ‘신뢰’를 지키기 위해 사내의 결속을 다잡는 데도 과감한 투자가 선행되고 있다. 이 사장은 대표이사 사장 취임 이후 항상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경영’을 강조해 왔다. 소비자와 직원에 대한 이해가 깊을수록 비즈니스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고객 서비스에 투자하는 것과 직원들에게 투자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회사에 이익을 가져다주는 행위라고 봅니다. 상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사람의 수준이 바로 회사와 고객의 수준을 결정하기 때문이죠”라고 자신의 경영 철학을 밝혔다.

    이 사장은 “주얼리 업종에서는 어려운 시기일수록 고객들이 믿을 수 있는 브랜드에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출과 이익도 중요하지만 숫자에 집착하며 비용을 줄이는 것보다는 기존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내부 직원 교육과 새로운 리테일 환경, 즉 체험을 위주로 하면서 고객과의 소통을 추구하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라며 국내 여성들의 절반 이상이 「골든듀」 상품을 착용하는 그날까지 지치지 않고 달려 나갈 것을 다짐했다.


    Profile

    이필성 대표이사 사장


    1998년 7월 골든듀 모기업 화동양행 입사
    2005년 1월 골든듀 이사로 입사
    2009년 1월 골든듀 상무이사로 승진
    2011년 1월 골든듀 전무이사로 승진
    2013년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MBA 수료
    2015년 4월 골든듀 대표이사 사장 승진

    **패션비즈 2017년 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Related News

    • 주얼리
    News Image
    아비에무아, 2024 여름 주얼리 컬렉션 선봬
    24.04.19
    News Image
    이랜드 로이드, '러브락' 시그니처 컬렉션 제안
    24.01.17
    News Image
    키린, 청룡의 해 맞이 '드래곤 보보' 컬렉션 출시
    24.01.09
    News Image
    디디에두보, 새해 첫 신제품 '미스 두' 선봬
    24.01.08
    More News
    Banner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