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패션산업 선순환 해법은?

    김숙경 발행인
    |
    16.01.08조회수 9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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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답하라! 한국 패션!’
    2016년 새해가 밝았지만 올해 한국 패션산업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패션 경영인들은 이구동성으로 외환위기 금융위기 때보다 최근 3년(2013~2015년) 동안이 더 힘들었다고 토로한다. 판매부진 → 재고누적 → 비용증가 → 실적부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한국 패션기업들을 옥죄고 있다. 올해도 미국의 금리인상과 같은 대외변수가 크게 작용하면서 만만치 않은 파고가 예상된다.

    금융위기 전까지만 해도 한국 패션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비유될 정도로 호황기를 누렸다. 넘치는 수요 덕분에 웬만한 패션기업들은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본으로 달성했고, 차기년도 사업계획을 세울 때는 평균 10% 이상 신장을 기본으로 매출목표를 산정했다. 그런데 금융위기 이후부터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하더니 2011년 들어서면서부터 상황이 돌변했다.

    특히 지난 2~3년 동안은 소비광풍이 사그라든 아웃도어 조닝까지 가세하면서 대다수 패션기업은 매출 정체, 영업이익 하락을 뼈저리게 절감하는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패션 대기업들은 리더십 부재로 위기상황에서 더욱 흔들렸고, 제조업 기반의 중견기업들은 과거 아날로그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해 제대로 위기탈출 능력을 보여 주지 못했다.

    “경쟁사 아닌 소비자 통해 해법 찾아야”

    설상가상으로 지난 2014년 세월호 사건과 2015년 메르스 사태까지 이어지면서 소비심리는 완전히 바닥을 쳤다. 패션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허리띠를 더 졸라매면서 R&D와 디자인 개발에 등한시했고, 비슷비슷한 상품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패션기업들은 오로지 더 싸게 파는 데 매달렸다. 한국 패션산업이 계륵으로 전락한 과정이다.

    “본질에 충실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패션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소비자들에게 살아 있는 생선, 즉 최강의 디자인을 파는 것 아닐까요? 저 옷을 입으면 멋져 보일 수 있다는 믿음과 환상, 즉 디자인 경쟁력을 최우선시해야 한다고 봅니다.” JNG코리아를 이끄는 김성민 사장은 패션산업에서 디자인이 최고의 가치라고 거침없이 얘기했다. 최근 2~3년 동안 ‘소싱’이나 ‘SCM’이 화두에 올랐을 때도 그는 디자인을 강조했다.

    “백화점에 가면 비슷한 제품이 너무 많아요. 매력적이지 않은 제품들을 소비자들이 과연 사 줄까요? 매 시즌 수 백개의 디자인을 뽑아 내야 하는 패션 디자이너들의 고충과 달리 소비자들은 패션을 더 이상 환상적으로 보지 않아요. 치열한 외형 경쟁에서 비롯된 재고의 양산이 결국 패션산업을 애물단지로 만들었어요.” 강 훈 나자인 사장 역시 패션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키는 디자인과 MD의 균형이라고 말했다.

    소싱? SCM? 디자인 경쟁력이 최고 가치

    “명품이나 SPA 상관없이 일관된 가격정책도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믿음과 신뢰를 형성하는 데 중요 요소입니다. 눈앞의 실적에 흔들려 할인행사를 일삼는다면, 정상가로 구매한 소비자들은 브랜드에 대해 크게 실망할 것입니다. 소비자들이 믿고 살 수 있는 가격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제대로 지켜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선효 동일드방레 대표는 「라코스테」를 매력적인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소비자와의 신뢰를 지켜 나가는 것을 가장 우선시한다고 말했다.

    “「자라」부터 「오이쇼」에 이르기까지 총 7개 브랜드를 소개하면서 느낀 것은 한국 소비자들의 높아진 안목입니다. 좋은 디자인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어요.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반응이 올라오고 있어요. 한국을 방문한 스페인 본사 관계자들도 올 때마다 깜짝 깜짝 놀라요. 한국 소비자들의 패션에 대한 이해와 센스는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이봉진 자라리테일코리아 사장은 경쟁사가 아닌 소비자를 통해 선순환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국내 패션산업을 대표하는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 패션산업이 선순환 구조로 돌아서기 위해서는 패션 전 분야의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진부함에서 벗어나 세련된 디자인을 기본으로 판매정책과 매장환경 역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아날로그 방식에서 벗어나 소비자 중심의 리테일 비즈니스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리테일 비즈니스 = ‘서비스업 시대’라는 의미

    그렇다면 리테일 비즈니스 시대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마디로 서비스업 시대라는 뜻이다. 내가 팔고 싶은 제품을 파는 시대가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최적의 상품을 최적의 공간에서 최고의 서비스로 제공하는 시대다. 단순히 아이템만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고객에게 ‘상품+α’를 제공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α란 감동도, 즐거움도 편리함도 될 수 있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라이프웨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유니클로」를 보면 리테일 개념이 무엇을 의미하고 어떻게 소비자에게 접근해야 하는지 이해가 된다. ‘히트텍’ 등 라이프웨어를 전략적인 판매 아이템으로 내세운 「유니클로」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따뜻하다’ ‘가볍다’ ‘기분 좋다’ 등 오감과 관련해 다양한 반응이 나온다.

    단일 브랜드로 연매출 1조원 돌파의 대기록을 작성한 힘은 여기서 비롯된 것이지 않을까? 이제 우리나라 패션기업들도 소비자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야 한다. 단순히 ‘옷’을 판매한다는 개념을 하루빨리 버리고 소비자들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팔아야 한다.

    O2O 서비스, 옴니채널 플랫폼 구축 서둘러야

    O2O 서비스와 옴니채널 구축도 풀어야 할 과제다. 과거에는 소비자들이 백화점과 대리점에서 옷을 구매했다면 지금은 쇼핑몰과 온라인(모바일 포함)으로 180도 달라졌다. 그렇다면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채널을 형성해 온 패션기업들은 온라인 쇼핑환경을 하루빨리 구축해야 한다.

    온·오프라인 매장을 결합해 소비자가 언제 어디서든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쇼핑체계인 옴니채널은 현재 성주D&D를 비롯 한섬 나자인 자라리테일코리아 등이 대표 성공사례로 운영 중이다. 이들은 자체 온라인 몰을 운영하면서 오프라인과 동일한 상품과 서비스 구현으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옴니채널이 성공적으로 운영되려면 온·오프 간 균일한 서비스가 전제돼야 합니다. 온라인이라는 이유로 가격할인이나 쿠폰 발행 등을 남발해서는 실패로 돌아갑니다. 여기에 BOPS(Buy Online Pick up in Store)가 이뤄져 매장 부담을 줄이고 고객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유도해야 하고요. 궁극적으로 온라인을 통해 확보된 신규 데이터에 대한 분석과 활용이 이뤄지면 옴니채널 구현은 성공한 것이죠.” 최근 자사몰 ‘더한섬닷컴(www. thehandsome.com)’의 성공적인 오픈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김정아 한섬 상무의 진단이다.






    **패션비즈 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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