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 vs SI, 여성복BIZ 쟁탈전
    수입 확대 → … ← NB 육성

    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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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03.18조회수 2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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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섬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여성복 마켓 쟁탈전이 치열하다. 두 기업 모두 ‘여성복 비즈니스 규모를 향후 5년 내 2배 이상 키우겠다’라고 밝히며 드라이브를 걸었다. 근래 3년간 스포츠웨어 시장으로 소비가 쏠렸다면, 작년 하반기부터는 여성복 마켓의 신장세가 회복되면서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한섬(대표 김민덕)은 기존에 ‘타임’ ‘마인’ ‘랑방’ 등으로 캐릭터 마켓을 공고히 한 만큼 이번에는 수입 브랜드를 대폭 강화한다. 한섬은 올해 하반기까지 해외 패션 브랜드 수를 2배가량 확대해 20여 개로 늘린다. 이를 통해 향후 5년 내 해외패션부문 매출 규모를 현재의 두 배가 넘는 1조원대로 키울 계획이다.

    반면 신세계인터내셔날(대표 윌리엄김)은 그동안 수입에 강세를 보였던 것에서 나아가 자체 브랜드의 파워를 끌어 올린다. ‘스튜디오톰보이’를 중심으로 다섯 개 여성복 브랜드를 총 5000억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각오다.



    한섬, 아워레가시 등 해외 수입 20개 론칭

    한섬은 박철규 사장을 해외패션부문 사장으로 영입한 이후 올해부터 해외 브랜드 비즈니스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근래 ‘아워레가시’ ‘가브리엘라허스트’ ‘토템’ ‘베로니카비어드’를 연속 선보인 것에서 나아가 최근 미국 럭셔리 브랜드 ‘피어오브갓(Fear of God)’의 아시아 첫 단독 매장을 열었다. 오는 7월에 피어오브갓 매장을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7층에 선보인다.

    피어오브갓은 2013년 패션 디자이너 제리 로렌조가 설립한 럭셔리 패션 브랜드다. 고급 소재를 스포츠웨어 방식으로 재단한, 유행을 타지 않는 차분한 모노톤 컬러의 디자인이 특징이다. 지난 2018년에는 나이키와, 2020년에는 이탈리아 패션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와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선보이며 ‘뉴 아메리칸 럭셔리(New American Luxury)’라는 새로운 럭셔리 하우스 콘셉트로 방향을 전환했다.

    앞서 아워레가시는 작년 8월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갤러리아 이스트 매장에 이어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세 번째 매장을 오픈했다. 토템은 올해 1월에는 압구정 본점에 2월에는 삼성 무역센터점에 두 번째 매장을 열었다. 가브리엘라허스트 또한 압구정 본점에 아시아 첫 매장을 선보였다. 베로니카비어드 매장은 3월에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처음 오픈한다.

    해외패션부문 매출 향후 5년 내 1조 도전

    아워레가시는 2005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시작된 패션 브랜드로, 미니멀한 북유럽 스타일의 디자인이 특징이다. 1990년 서브컬처에 기반한 실험적인 스타일과, 독특한 디테일로 MZ세대들이 선호하는 신명품 브랜드 중 하나로 떠올랐다.

    가브리엘라허스트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끌로에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가브리엘라 허스트가 지난 2015년 미국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론칭한 여성 의류 브랜드다. 지속가능한 패션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토템은 스웨덴에서 2014년 엘린 클링이 론칭한 여성 의류 브랜드로, 고급스러우면서도 모던하고 미니멀한 북유럽 디자인이 돋보인다. 베로니카비어드는 2009년 미국에서 론칭한 여성의류 브랜드로, 뉴욕과 워싱턴DC 등 미국 전역에서 2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탈부착이 가능한 데님 후드 형태의 앞판을 레이어드한 듯 디자인된 디키재킷은 오피스 룩과 캐주얼한 스타일을 모두 연출할 수 있어 미국 내 직장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한섬은 그동안 자체 수입 편집숍 브랜드 ‘무이’의 12개 매장과 17개 매장을 운영 중인 ‘톰그레이하운드’를 활용해 국내 고객의 니즈와 브랜드 선호도를 파악해 왔다. 한섬이 독점 운영 중인 해외 패션 브랜드 ‘로샤스’와 ‘3.1필립림’ 등이 이들 편집숍을 통해 발굴된 대표 브랜드로, 현재 무이와 톰그레이하운드 편집숍의 해외 패션 브랜드는 200여 개에 달한다.



    SI, 델라라나 · 일라일 1000억 규모로 키운다

    ‘끌로에’ ‘마르니’ 등 유명 해외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한섬과 반대로 자체 여성복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수입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수익성에 한계가 있는 사업인 만큼 이 회사는 자체 브랜드 비즈니스로 효율을 높일 예정이다.

    이 회사는 현재 ‘스튜디오톰보이’ ‘보브’ ‘지컷’ ‘델라라나’ ‘일라일’ 등 5대 여성복 브랜드를 앞세워 ‘작년 3000억원 수준이던 여성복사업 매출 규모를 향후 5년 내 연 매출 5000억원으로 점프업하겠다’라고 밝혔다.

    프리미엄 브랜드 델라라나와 일라일을 적극 육성해 현재 스튜디오톰보이, 보브, 지컷 등 여성 캐주얼 빅3 중심의 여성복사업을 빅5 구도로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델라라나의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했다. 럭셔리한 분위기와 스타일링이 강점인 만큼 소재를 고급화하고, 액세서리 라인으로 제품군을 확대한다.

    이번 시즌 캐시미어, 실크, 울 등 이탈리아에서 직접 수입한 최고급 소재를 사용한 프리미엄 제품을 전년보다 40% 이상 확대했으며 구두와 가방을 새롭게 출시하며 토털 패션 브랜드로의 도약을 시작했다.

    톰보이 지컷 보브 등 빅5로 5년 내 5000억!

    일라일은 니트 맛집이라는 애칭에 걸맞게 고급 니트웨어를 브랜드 경쟁력으로 삼아 해당 상품군을 확대한다. 여성스러운 실루엣과 고급 소재를 내세우며,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여성복 시장 내 인지도를 높인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델라라나와 일라일의 온 ·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확장하며 향후 1000억원대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것이 목표다.

    또한 여성 캐주얼 시장에서 톱 브랜드로 입지를 굳힌 스튜디오톰보이는 5년 안에 연매출을 2000억원대로 끌어 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남성복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남성복 단독 매장을 선보이며 유통 채널 확대에 주력한다. 여기에 스포츠와 프리미엄 패션 등 2030세대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에 맞춘 제품 라인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해외 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선다.

    현재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보브는 5년 내 1000억원대 중반까지 볼륨을 확대하고, 여성스러운 디자인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지컷도 매출 1000억대의 메가 브랜드로 육성한다. 이를 통해 향후 여성복에서 2000억대 브랜드 1개(스튜디오 톰보이)와 1000억대 브랜드 2개(보브, 지컷)를 확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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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3년3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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