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 후 환불, 샘플링 카피 논란 <br>크리에이티브 실종된 ‘디자이너’ 브랜드(?!)

Premium Report

< Insight >

구매 후 환불, 샘플링 카피 논란
크리에이티브 실종된 ‘디자이너’ 브랜드(?!)

Wednesday, Feb. 1, 2023 | 정효신 기자, hyo@fashionbiz.co.kr

  • VIEW
  • 4196


온라인 기반 디자이너 브랜드를 표방하며 2030세대 여성 팬덤층을 보유한 S브랜드가 글로벌 SPA ‘자라’의 상품을 디자인 카피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논란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처음 발화됐다. 한 소비자가 자라에서 튜브톱 원피스를 구매했는데, 상품 내부에 브랜드명과 함께 ‘참고 샘플-오염 훼손 주의’라고 적힌 테이핑이 발견된 것.

최초 문제 제기자이자 자라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는 “S브랜드에서 자라 상품을 구매해 샘플 제작에 참고했고 이후 반품했는데, 반품된 상품을 자라에서 검수 없이 발송한 것 같다”라고 추정했다. 이에 대해 S브랜드 측에서는 “튜브톱 드레스를 출시한 적이 없다”라고 해명했으나 다른 컬러의 튜브톱을 발견해 의혹이 더욱 증폭됐다.

누리꾼들이 직접 S브랜드와 자라 컬렉션 간 상품 비교에 나섰고, 해당 아이템 이외에 다수의 상품에서 유사한 디자인이 발견돼 논란이 됐다. 더욱이 가격은 자라에서 판매하는 5만9000원보다 2~3배 높은 16만5000원으로 가격을 책정해 ‘상도덕도, 저작권 의식도 없다’는 빈축을 샀다.

SPA 카피 상품, 가격은 2~3배 높아 빈축    

상황이 이렇게 되자 S브랜드의 강점으로 꼽히던 비주얼 콘텐츠도 해외 디자이너 브랜드와 전체적인 콘셉트가 비슷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S브랜드는 자사 콘텐츠를 활용한 이벤트를 시행하며 2차 재가공 금지와 출처 표기 등을 조건으로 내걸기도 해 ‘내로남불’이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패션 브랜드에서 디자인 분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SPA 브랜드가 명품 브랜드와 의도적으로 유사한 상품을 내놓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고, 브랜드끼리도 암암리에 영향을 받아 비슷한 디자인이 나온다. 특히 국내 패션시장의 경우 동대문이라는 거대한 생산처를 보유한 만큼 히트한 디자인을 카피한 제품은 시장에 빠르게 깔린다.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죄의식 없이 되풀이된다는 것이 문제다.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끈 고쳐 매지 말라’라는 속담이 있다. S브랜드의 해명대로 치수 문제로 디자이너의 개인 소장 의류나 샘플을 참고했을 뿐이라고 하더라도 소비자가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긴 힘들다.

책임감 있는 사과는 NO, 사태 무마에 급급  

이에 온라인상에서는 S브랜드와 대표 겸 디자이너의 실명이 떠돌았으나 관련 글이 게시되는 족족 사라지고 있어 의문을 더한다. 포털 사이트에 S브랜드를 검색하면 ‘자라 카피’ ‘샘플 카피’ 등이 자동 완성되지만 연관 검색어 어디에서도 이 단어는 찾아볼 수 없다.

누리꾼 사이에서는 “S브랜드가 관련 게시물이 올라온 사이트를 통해 개인적으로 글을 내려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라는 말이 나오는 까닭이다.  S브랜드는 2017년 20대 젊은 나이의 대표가 직접 디렉팅하며 로맨틱한 무드로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에는 플래그십스토어까지 오픈하는 등 온라인 디자이너 브랜드로 성공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 대표 겸 디렉터는 그가 만드는 의류뿐 아니라 커리어 면에서도 2030세대 여성들의 멘토가 됐다. K-패션 대표 브랜드로 성장할 여력이 충분한 S브랜드가 이 사태를 진정성 있게 해결하기보다 은폐하는 데만 급급한 모습에 실망스러움을 감출 수 없다. 이런 문제는 비단 국내에서 뿐만은 아니다.

올 초 자라를 전개하는 인디텍스는 뉴욕연방법원에 미국 패션 브랜드 ‘티리코(Thiliko)’를 상대로 소를 제기했다. 티리코는 2021년 LA에서 론칭한 소규모 브랜드다. 스칸디나비아의 미니멀 감성과 프랑스의 우아한 감성을 결합해 컨템퍼러리한 컬렉션을 창조한다는 티리코가 자라의 상품 그대로를 4배 이상 비싼 가격에 판매했기 때문. 특히 상품뿐 아니라 자라에서 저작권을 가진 홈페이지 사진까지 그대로 도용해 더욱 문제가 됐다.  



SPA 브랜드 반품 정책 악용, 검수 불량도 지적  

이 사건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톰브라운과 아디다스’ ‘크리스찬루부탱과 아마존’ 등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다른 패션 관련 분쟁과 달리 주인공이 글로벌 기업인 인디텍스 대 소규모 로컬 브랜드 티리코라는 점 때문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자라의 상품 출고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SPA 브랜드는 합리적인 가격과 한 달 이내 무조건 반품 가능한 정책으로 반품률이 현저히 높다.

특히 온라인 상품 구매에 있어서는 무료배송을 위한 최소 금액을 맞추기 위해 사이즈별 · 컬러별 구매 후 나머지를 몽땅 반품하는 경우도 많다. 한 달 이내 반품 가능 정책은 소비자 친화적이지만 이렇게 반품된 제품을 다시 상품화하는 과정이 완벽하지 않으면 빠른 상품회전율이 생명인 SPA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깨지게 된다.  

이번 사태는 디자인 카피, SPA 정책을 악용한 무분별한 반품, 상품 검수 없이 배송하는 등 패션업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가 총체적으로 드러났다. 패션 서플라이어는 자신의 브랜드(이름)를 내건 상품에 자부심을 갖고 창의력을 뽐내야 한다. 소비자는 패션업계의 고질병인 반품률을 높이는 행위를 지양하는 성숙한 의식이 필요하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3년 2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패션비즈를 정기구독 하시면
매월 다양한 패션비즈니스 현장 정보와, 패션비즈의 지난 과월호를 PDF파일로 다운로드받아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 패션비즈 정기구독 Mobile버전 보기
■ 패션비즈 정기구독 PC버전 보기





■ 패션 구인구직 전문 정보는 패션스카우트(www.fashionscout.co.kr) , Click! !!!

<저작권자 ⓒ Fashionbiz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