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패잡_패션과 라이프] 조병하 l 전 신세계사이먼 대표 <br> 괜찮아, 직업은 직업일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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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패잡_패션과 라이프] 조병하 l 전 신세계사이먼 대표
괜찮아, 직업은 직업일 뿐이니까

Tuesday, Feb. 7, 2023 | 외고, mizkim@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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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에서 정신과 의사로 일하는 어느 트위터리안이 “젊은이들에게 ‘가슴 뛰는 일을 찾아라’보다는 ‘직업은 직업일 뿐이다’라고 말해 주는 편이 더 좋은 조언이지 않을까.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업에서 가슴 뛸 만큼의 열정이나 행복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만족하지 못할 주문을 우리 사회가 어릴 때부터 설파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오래전에 아프니까 청춘인 것처럼 표현한 제목의 책이 출판돼 그 본래 의도와 달리 인구에 회자된 적이 있었다. 그 작가는 인생의 무게로 넘어졌을 때 ‘넘어지는 것은 실패가 아니다. 넘어진 곳에서 머무는 것이 실패다’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조금 부족해도, 실수해도 괜찮아’라고 말이다. 빨간 홍시도 젊었을 땐 떫었다.  

‘가슴 뛰는 일을 하라’ 같은 얘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문제는 그 뜻과 달리 어릴 때부터 교육 현장에서 마치 그 말이 직업 선택의 기준이 돼야 하는 것처럼 교육된다는 것이다. 또한 ‘좋아하는 일 말고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라’와 같은 말도 일맥상통하는 표현이다. 과연 우리 주변에 스스로 가슴 뛰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살펴볼 일이다. 직업은 직업일 뿐이다.  

몇 달 전, 모 제빵공장에서 배합기에 끼여 20대의 꽃다운 청춘이 세상을 떠난 일이 있었다. 이를 언론이 ‘가정형편 때문에 대학 대신 빵 공장 취직’이라고 대서특필해 뜻있는 사람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다. 그처럼 자신의 능력이나 재능과 관계없이 생업 전선에서 열심히 맡은 일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사람들이 오히려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다.  

겨우 몇 퍼센트도 되지 않는 사람들을 일반화해 ‘가슴 뛰는 일을 해라’ ‘좋아하는 일 말고 잘할 수 있는 일을 해라’와 같은, 전체를 일반화하고 단순화하는 사회 전반의 무의식을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할 것이다.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과 형편을 바탕으로 스스로 선택한 일에서 성과를 내려고 노력하고 자신의 꿈을 찾아 나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나는 프로 골프 선수들을 부러워한 적이 잠깐 있었다. 투어를 다니려면 여행은 기본이고 회사도 안 다니고, 생계로 매일 골프를 칠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할까 하고 철없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골프를 하면 할수록 나는 골프 선수가 아닌 취미로 골프를 즐길 수 있음에 감사했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다시피 설사 재능이 있다고 해도 생계를 유지하려면 최소 0.1% 안에는 들어야 한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남이 하는 일을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한국의 MZ세대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라는 사실과 함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벗어나는 것이 커다란 사회적 과제다. 가슴 뛰는 일이 일반적이지도 않을뿐더러 그렇게 말하는 사람도 그런 삶을 살지 않았으면서 청춘들에게 스트레스 주는 언어유희는 그만하는 것이 좋겠다. 과유불급, 어떻게 살까 고민할 필요 없다. 어떻게 사나 싶은 그런 인간들도 다 잘 살고 있으니까.  

인생은 불공정의 시작인 그 잘난 능력주의가 아니다. 모든 것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다. 운명은 앞에서 날아오는 돌멩이와 같고 숙명은 뒤에서 날아오는 돌멩이와 같다. 운명은 스스로의 노력으로 피해 갈 수 있고 자신이 개척할 수 있다는 뜻이다.



■ profile
- 1987년 삼성그룹 공채 입사
- 1996년 신세계인터내셔날 입사
- 2005년 해외사업부 상무
- 2010년 국내 패션본부 본부장
- 2012년 신세계톰보이 대표이사 겸직
- 2016년 신세계사이먼 대표이사
- 2020년 브런치 작가 활동 중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3년 2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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