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경 l 변호사 · 건국대 교수
    꺾이지 않는 마음, 꺾이지 않는 K-패션

    dhl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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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01.05조회수 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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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한다. e스포츠인 ‘롤드컵’(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우승팀 DRX 주장 데프트의 인터뷰에서 나온 이 유행어는 2022년 KBO 한국시리즈 MVP 김강민을 거쳐 카타르 월드컵 태극전사의 16강 투혼에도 등장했다. 9%라는 희박한 확률에 도전해 종료 1분을 남기고 역전을 성공시킨 대~한민국 선수들이 관중에게서 받아 든 태극기에도 ‘꺾이지 않는 마음’이 등장했다. 그럼 이제는 ‘꺾이지 않는 패션’이 등장할 차례? 해외 명품 브랜드에도 꺾이지 않는 K-패션 브랜드!

    대한민국, 그중 서울은 세계적인 힙 & 핫 플레이스로 꼽힌다. 전 세계 멋쟁이들과 여행꾼들의 표적으로 떠오른 지 오래. 게다가 최근 음악, 드라마, 영화 등에 불어닥친 K-열풍에 힘입어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는 전 세계인에게 동경의 대상이다. 패션계에도 우리나라 패피(패션피플)는 해외 유수 브랜드의 타깃이고, 테스트베드로 꼽힌다. 수년 전부터 루이비통의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 가구 전시회 ‘오브제 노마드’, 샤넬의 ‘마드모아젤 프리제’, 까르띠에의 ‘인투 더 와일드’ 미디어아트 전시, 구찌의 ‘경복궁 패션쇼’(이태원 사고 때문에 취소) 등은 패션 중심지로서 서울의 높은 위상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하지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패션 브랜드는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신(新)한류의 재미와 감동이 K-패션까지 연결되지 않고 있다. 패션이 창조하는 경제적 가치와 문화적 영향력이 지대함에도 영화와 드라마 등 다른 콘텐츠에 비해 한국의 글로벌 브랜드는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국가 경쟁력은 부가가치가 높은 콘텐츠 산업에 달려 있다. 전통적으로 막강한 제조업에 기반해 최근 급격히 오른 문화 콘텐츠 파워가 결합한다면 우리 패션산업의 높은 브랜드 가치 구축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우리 브랜드가 중국 · 유럽 · 미주 시장에 속속 진출했지만, 상대적으로 기대에 못 미친다. 온라인 · 모바일의 확대에 따라 시장 확장성도 커졌고, 중국과 베트남 등 신흥국 수출 비중도 증가하지만, 세계 패션 시장에서 한국 패션의 점유율은 2~3% 수준에 그친다. 디자이너 브랜드의 육성과 서울 패션위크 선진화도 국가적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K-패션이 지금과 같은 한류를 등에 업고 아시아권을 넘어 미국과 유럽으로 이어진다면 척박한 시절부터 해외 진출에 힘썼던 우영미와 정욱준 등의 선구자적 역할은 비로소 꽃피울 것이다.

    K-패션의 무한 성장성은 왜 아직 가능성에만 그칠까? 패션산업을 제조업 기반의 산업정책 위주로 다뤘던 과거부터 반성해야 한다. 이제는 콘텐츠 산업적 역량 강화에 더 비중을 두고 접근해야 한다. 외국 브랜드를 따라 하는 수준으로는 그들을 이길 수 없다. K-Pop, K-드라마의 성공사례처럼 개성과 새로움을 무기로 해 독창성과 차별성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아울러 IT강국답게 AI, 3D프린팅,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의 혁신 기술을 패션과 결합해야 한다. 패션 디자인, 생산, 마케팅, 유통에 테크놀로지가 들어가야 한다. 또한 패션산업에도 ESG를 더 효율적으로 도입해 세계 패션의 가치소비와 취향소비를 우리가 선도해야 한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 가치는 미미했다. 그 누구도 BTS, 기생충, 오징어게임 등을 꿈꾸지 않았다. 이제 대한민국 패션이 답해야 할 차례다. 해외 유명 브랜드와 맞서도 결코 꺾이지 않아야 한다. 새로운 시대에 맞게 새로운 개성과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손흥민에게 꺾이지 않는 마음이 있다면, 패션에는 꺾이지 않는 브랜드가 있어야 한다.



    ■ profile
    - 건국대 교수 / 변호사
    - 패션디자이너연합회 운영위원
    - 패션협회 법률자문
    - 국립현대미술관 / 아트선재센터 법률자문
    - 국립극단 이사
    - 한국프로스포츠협회 이사
    -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 위원
    -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 부회장
    - 런던 시티대학교 문화정책과정 석사
    - 미국 Columbia Law School 석사
    - 서울대 법대 학사 석사 박사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3년 1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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