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소미 l 디엘컴퍼니 대표<br> 복식사 속 모피 전성기와 예술시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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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소미 l 디엘컴퍼니 대표
복식사 속 모피 전성기와 예술시대는?

Monday, July 18, 2022 | 외고, mizkim@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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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각자의 전공을 정하고 그 전공의 역사를 꼭 배운다. 그 역사 없이는 현대의 학문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각 분야의 전성기 또는 유명한 사건과 사고들이 모여 시대의 분위기를 만들고, 분위기가 모여 인류를 이끌고, 인류가 모여 역사를 만들었다.  

각 학문의 역사 전체를 배우는 것은 기본이며 때로는 역사의 아주 작은 한 부분을 공부하는 데에도 몇 년 또는 몇십 년이 걸리기도 한다. 복식사는 어떠할까? 복식사는 예술학과 뗄 수 없는 분야다. 건축·회화와 함께 모든 문명사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다. 그도 그럴 것이 인간이 살기 위한 기초 수단인 의(衣)식(食) 주(住) 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다.

늘 강조하듯 패션은 빨리 변화한다. 현대의 패션은 더욱 그렇다. 수많은 디자인은 물론 새로운 소재가 개발되기도 한다. 우리는 가장 오래된 패션 소재인 모피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모피의 전성기는 언제일까?

예술을 거론하지 않고도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 인류 문화의 전성기이면서 황금시대는 잣대에 따라 전후가 조금 바뀌기도 하지만 단연코 르네상스 시대다. 현대의 우리는 인류 황금 시대의 건축을 공부하기 위해 탐험하고,철학을 깨닫기 위해 고찰한다. 우리가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것도 13세기 이후 유럽에서 활발히 보급된 인쇄술 때문이며 교회건축을 기반으로 한 종교 사상에서 과학적 이성으로 가는 그 타이밍 또한 르네상스였다.

모피가 현대 의복의 모양을 갖춘 것은 19세기 이후인데 왜 이 시대가 모피의 전성기와 관련 있을까? 이 시대에 모피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14~15세기를 지나 르네상스가 소멸되기 직전 정점을 찍은 16세기를 중심으로 현존하는 유럽 회화 작품 속에는 진귀한 복식사적 유물들이 그려져 있다. 그 중심에는 모피가 있다.

왕족을 비롯해 상류층과 신흥 부르주아가 살아 숨 쉬는 회화 작품 속 모피 디자인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 시기의 유럽 내 모피 수요는 실크와 맞먹을 정도였다.  이에 유럽 모피 공급망이던 러시아인들은 시베리아를 공략해 모피 수요를 맞췄으며 군병력은 토지 쟁탈이 아닌 모피 사냥을 위해 우랄산맥을 넘었다.

상대 종족 말살이 아닌 모피 수급을 위해 공격했고 점령했다. 서유럽에서 최상품으로 여기던 시베리아 검은담비 모피의 가격은 사냥꾼 한 명이 몇 마리만 잡아도 생애를 편안하게 보낼 정도였다고 하니 투자의 버블은 네덜란드의 튤립과 일본의 부동산뿐 아니라 인류 문명의 황금 시대인 르네상스 시대의 모피 시장에도 있었던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넷플릭스 시리즈를 보면 신대륙 개척을 위해 떠난 군대보다 모피 상인들이 더 많이 나오는 장면은 허구가 아닌 훌륭한 고증인 것이다. 의식주와 학문에 이어 과학까지 눈부시게 발전한 르네상스 시대, 이러한 모피 길을 통해 유럽 내 모피 공급은 계속됐고 이는 다양한 계층의 모피 수요로 이어졌다.

어민 모피와 담비 모피처럼 소수의 권력층용 모피뿐 아니라 다양한 경제 계층이 생기면서 여러 가지 모피 소재가 더 필요했다. 양과 염소로 구분되는 램퍼가 본격적으로 의복 소재로 사용된 것이 이때인데, 신흥 부르주아 계층인 상인과 예술가 등을 통해 램퍼 소재 디자인이 다양하게 착용됐다. 우리가 겨울에 입는 코트 디자인의 역사는 어쩌면 이 모피 디자인이 그 시작이 아닐까.


■ PROFILE
학력
•(현) 동덕여자대학교 패션전문대학원 박사과정재학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석사
•동덕여자대학교 패션디자인학사

경력
•(현) 디애소미 모피 수석 디자이너
•(현) (사)아시아 시니어모델협회 이사
•(현) 청운대학교패션디자인학과 겸임교수
•(현) 항주백부리복식유한공사 수석디자이너
•2016년 ‘디애소미’ 론칭 •2015년 디엘 컴퍼니 설립
•2009~2015년 한 · 중 모피디자이너로 활동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2년 7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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