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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쓸패잡_패션과 퍼 >
이다소미 l 디엘컴퍼니 대표
이다소미 l 디엘컴퍼니 대표
럭셔리 패션 중심에서 하향산업으로
Friday, Feb. 18, 2022 | 외고, mizkim@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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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패션디자인 산업에서 모피 디자인은 럭셔리 패션에서 중심에 있었으나 어느 순간 저평가 및 하향 산업이라는 오명을 쓰고 이제는 윤리적 잣대로 심판의 날을 기다리는 신세가 됐다. 태초의 인류와 함께 탄생해 문명의 번영을 이루는 곳에 항상 모피 무역이 함께했다. 나아가 모피 산업의, 모피 산업에 의한, 모피 산업을 위한 인류의 여정과 유명한 탐험은 그 가치를 학문적으로 분석하고 남기기에 충분한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다. 가장 고가의 의류에서 가장 지탄받는 품목이 되기까지 웅장한 여정을 이 시대 마지막 퍼리어(Furrier)로서 자긍심을 갖고 모피의 진실에 대해 차근차근 전달하고자 한다.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며 자긍심을 갖고 나아가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한 지 어언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국내외에서 퍼리어 · 모피 디자이너라는 생소한 직업으로 때로는 화려하게 주목받았으며, 때로는 좁고 어두운 길을 외롭게 걸어왔다.
역사 속 모피는 정확히 세 단계를 거쳐 왔다. 인류의 생명을 보존하는 역할이 첫 번째였다. 두 번째는 인류의 권력을 나누는 도구였으며 세 번째는 인류의 가장 행복한 순간을 기념하기 위한 선물이었다.
최근 2년간 코로나19로 전 세계 모든 산업군뿐만 아니라 세계 패션 디자인 산업 전체가 하루하루 살얼음판 걷듯 걷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전 세계의 각각 다른 의견을 피력하는 단체들로부터 지탄받기 시작한 디자인 제품이 캘리포니아를 시작으로 더 이상의 모피 추가 생산 및 판매가 금지되기에 이르렀다.
오랜 기간 투쟁해 온 모피 반대 운동가들의 투쟁 결과이자 그들이 승리라고 생각하게 된 역사적인 순간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에 시작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모피 착용 반대 운동을 하는 그들의 조부모 또 조부모는 여우 사냥으로 얻은 모피로 체온을 보존해 생명을 지켜 인류가 이어졌다.
토끼, 양, 사슴 사냥으로 얻는 고기를 저장해 뒀다가 겨울에 꺼내 먹으며 몸에 영영분을 공급해 인류가 살아왔다. 종족을 지키기 위한 전쟁에서는 호랑이와 곰의 가죽을 덮어쓰고 권력을 과시하거나 쟁취해 자신들의 인류의 영토를 늘렸고 또 가족을 지킨 역사는 마치 없던 일인 것처럼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모피는 캘리포니아를 시작으로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등 세계적인 패션도시에서 사라지는 것을 시작으로 우리 세대에서 영원히 사라질지도 모른다. 인류가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게 인체를 보호해준 모피의 역사를 풀어보고자 한다. 모피의 역사 시리즈를 따라오다 보면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인류의 발생과 번영, 역사적 사실과 왜곡, 디자인, 그리고 경제, 무역, 외교에 이르는 장엄한 역사 여행을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는 늘 모피가 함께였다는 놀랍고 흥미로운 증거들을 보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의 퍼리어들은 좁아지고 있는 산업에 대한 자긍심과 책임감을 놓지 않고 작업대 앞을 지키고 있다.
■ PROFILE
학력
•(현) 동덕여자대학교 패션전문대학원 박사과정재학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석사
•동덕여자대학교 패션디자인학사
경력
•(현) 디애소미 모피 수석 디자이너
•(현) (사)아시아 시니어모델협회 이사
•(현) 청운대학교패션디자인학과 겸임교수
•(현) 항주백부리복식유한공사 수석디자이너
•2016년 ‘디애소미’ 론칭 •2015년 디엘 컴퍼니 설립
•2009~2015년 한 · 중 모피디자이너로 활동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2년 2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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