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근ㅣHK&컴퍼니 대표
    ‘경험 & 디지털’ 융합의 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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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01.19조회수 11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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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망의 2022년이 열렸다. 디지털 시대와 정면 돌파해 나가야 할 수많은 패션기업들이 저마다 뉴 포트폴리오를 세우고 각오를 다지는 모습이다. 이제 국내 비즈니스 뿐만 아니라 글로벌 무대를 위한 다양한 맵을 세워야 하는 시기다. 특히 패션산업은 어려움 속에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 기회를 잡을 수 있는 K콘텐츠에도 힘이 실리며 2022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지털 환경 속에서도 감성과 경험을 장착하며 오프라인 역시 새로운 방식으로 시장 내 새로운 방향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가운데 ‘디지털과 오프라인이 공존’하며 최적화된 균형감을 향해 소비자들과 호흡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수시장에서의 디지털과 플랫폼 경쟁, 더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의 움직임을 통해 올해를 전망하고자 강형근 HK&컴퍼니 대표를 만났다. 그가 생각하는 2022는 ‘융합’이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온라인 속 오프라인숍의 건재함, 그 안에서의 유연한 사고와 행동이 핵심이다. 패션산업은 다시 새로운 물결이 일고 있다. 우리 패션산업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얘기를 나눠보았다.

    Q. 코로나로 모든 것이 바뀌었다. 앞으로 코로나의 영향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예측 불허의 시대입니다. 다가올 2022년은 물량에 대한 결정 뿐만 아니라 생산시스템 비상이 연이어질 것입니다. 또한 소비자들의 구매방식에 따라 공급망도 큰 문제로 다가올 것입니다. 앞으로도 팬데믹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어요. 이번에 학습한 경험을 바탕으로 디지털 방식에 더 빠른 적응과 변화가 요구 될 것입니다.

    또한 비대면으로 확장되고 있는 온라인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지속적인 개발도 시급합니다. 특히 비대면 방식의 일하는 방법과 성과 창출 방식 모두 바꿔야 합니다. 우리가 그간 겪어왔던 메르스와 코로나 이어서 변이 바이러스 팬데믹은 계속 출현할 것이니까요.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Q. 베트남과 미얀마 등 락다운으로 생산 시스템이 정체되면서 글로벌 소싱 환경이 불안정하다. 해결방법이 있다면 무엇일까.

    그야말로 재고비상, 공급 비상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입고 물량이 11월 중순에 들어와 아디다스와 나이키가 매출에 큰 혼란을 겪었었죠. 당장 올해 상반기 입고 물량 역시 수개월 지연은 불가피할 듯합니다. 현재 베트남, 방글라데시는 풀캐파입니다. 유럽조차 터키, 인도네시아 등으로 솔루션을 찾고 있는 상황이죠.

    단기적으로는 발주 물량의 현실적인 조정과 함께 지연에 따른 물량 조절, 국내 소싱처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또한 공유시대에 맞게 공동 소싱 협력 체계로 국내 생산의 원가경쟁력 확보 방안에 대해서 논의해야 할 시기입니다. 앞으로는 밴더에 대한 공동투자, 협력체계와 파트너십, 신뢰관계가 반드시 구축돼야 할 것입니다.

    Q. 유통별 점포를 줄이고 있다. 오프라인의 위기인가? 아니면 오프라인의 재해석으로 새로운 유통 형태 또는 변화(오프라인)를 기대해도 되는 것일까.

    오프라인은 유통에서 사라지지는 않아요. 크게는 쇼룸, 체험현장으로 구분지어질 것입니다. 다만 수도권과 지방 도시 간의 인구 비대칭의 심화, 젊은 근로 인력의 도시로 이동, 온라인 상거래 확대로 인한 오프라인 비즈니스 규모의 축소는 반짝하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앞으로 당분간 가속화된다고 봅니다. 따라서 오프라인 매장 수의 적절화(축소 또는 통폐합)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출현이라기보다, 지방의 군소상권의 매장은 통합 내지는 병합, 폐점의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수 브랜드의 메가몰 집중 현상, 주요 대규모 상권에 오히려 플래그십이나 체험매장이 들어서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그 사례로 나이키가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대형 매장에 입점하고, 골프 브랜드 톱 10~15개 브랜드가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입점한 것을 보면 알 수 있죠. 이 밖에 오프라인에 리테일 테크 기술이 접목되고, 매장직원의 디지털 워크화가 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생산성도 증가될 수 있는 좋은 기회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Q. 디지털화, 초경쟁, 글로벌, 도시화 등 대과잉 시대이기도 하다. 하지만 인구는 점차 줄어드는 인구 절벽 시대와 맞물린 불균형 상황이다. 기업은 물량과 공급 등 어떻게 준비해나가야 할까.

    한마디로 디맨드 포케스팅, 즉 수요예측과 소싱처에 대한 리스크 관리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자라의 과학적 수요예측을 통한 다품종 적량 생산, 최단 시일 생산 체계, 최고의 재고회전율 관리기법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디다스와 나이키도 디맨드 포케스팅 능력을 최고로 중요시 여기고, 스피드 프로그램을 돌리고 있습니다. 일종의 반응 생산 체계를 강화하고 있죠. 판매율 높은 케리오버 제품 관리, 60~90일 반응생산제품 확대, 인시즌 크리에이션 프로그램을 더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히스토리컬한 셀 아웃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역별·상권별·점포별 제품 어소트먼트 플랜에 대한 적중률을 올리는 능력이 영업의 핵심이 될 것입니다.”

    Q. 나이키 등 IT 쪽 CEO를 영입하며 화제가 됐다. 이러한 움직임은 어떤 의미로 해석될까.

    나이키는 2013년 경우, 600개 매장에서 현재 300개 매장으로 줄었죠. 반면 매출은 2018년 7000~8000억에서 올해 1조 5000억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비즈니스 체제와 이커머스 전환을 서두르겠다는 의지로 보시면 될 것입니다. 나이키 존 도나호 CEO도 페이팔과 이베이 출신이고, 스타벅스 CEO도 MS출신의 디지털 전문가죠.

    기술경영이라는 대전환기에 디지털 기반의 E2E 시스템의 이해력과 비즈니스 경험, 디지털 기반의 소비자 UX·UI에 대한 이해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D2C와 모바일 기반의 커머스, 결제, CRM, 데이터 경영을 해 본 경영자가 절실히 필요해지고 있음을 방증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영자가 이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당분간 1~2년은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Q. 카카오엔터는 AI 기반 무인상점의 상용화를 선언했다. 패션산업에 미칠 영향과 패션기업 브랜드들의 움직임에 대해 어떻게 보나.

    카카오가 지그재그를 인수하며 패션앱의 강자로 떠올랐습니다. 당장, 카카오가 패션 오프라인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하지만 아마존의 최근 행보를 보면서, 테크기업이나 플랫폼기업 역시 오프라인 하이브리드 형식의 채널전략 구사는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무신사가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는 모습도 그런 일환이죠. 이마트는 160개 매장중 110매장에 PP(picking and packing)센터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각 기업별 브랜드별 좀 더 다양한 방법을 사례들이 터져나올 것입니다.

    Q. 상품 수 8억개로 네이버가 온라인 쇼핑을 평정하고 있다. 패션산업 기업들의 대응책을 온·오프 두 가지 면에서 내놓는다면.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해 나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에요. 네이버는 마케팅, PR, 검색의 중요한 플랫폼입니다. ‘네이버쇼핑라이브’, 네이버앱의 ‘네이버쇼핑’, ‘네이버스마트스토어’, ‘라이브방송’ 등의 판매 채널로서의 영향력은 더욱 위력적이죠. 향후 온·오프라인의 채널 복잡성은 더욱 커질 것이고, 백화점의 온라인몰, 패션 버티컬몰들의 종합패션몰로의 전환 및 확대가 가속화가 될 것입니다.

    또한 채널타입, 지역 고객 특성을 반영한 제품 SKU세그멘테이션 전략이 중요한 대응방안이 될 것입니다. 채널별 전용 익스클루시브, 채널별 전용 한정판, 채널별 레인지 차별화가 더욱 늘어날 것이므로, 전체적인 SKU 레인지 관리가 중요해질 것입니다. 더 나아가 큐레이션 커머스. 수요예측이 따라야하는 것은 물론 각각의 브랜드 콘셉트가 더욱 명쾌해져야 할 것입니다.



    Q. 테크기업의 AI 쇼핑 등 신기술이 확장세다. 패션 브랜드는 어떻게 이를 응용 접목해 나가야 할까.

    기술 회사가 되려고 막대한 투자를 할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 시장에 출현하는 기술을 빌려 쓰면 됩니다. 어느 부문에 기술을 적용하려고 하는지, 왜 하려고 하는지 목적이 분명해야 해요. 상품기획 및 포케스팅 정확도를 위한 기술이 필요한지, 고객의 이용 편의성을 올리기 위한 앱이나 웹에서의 UI · UX 개선을 위한 기술인지를 말이죠.

    CRM 고도화를 위한 것인지, 향후 큐레이션 커머스 역량을 위한 것인지, 고객분석 고도화로 다이내믹 프라이싱 역량을 위한 기술인지 그 목적과 목표를 먼저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불필요한 투자비를 아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업 프로덕트 마케팅 등 한단계 업스킬링을 하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 부서간 업무를 공유하고, 시너지를 내는데 집중해야합니다.

    Q. 가장 이상적인 방안이 재고 없는 매장이다. O2O 솔루션등 그밖에 해법이 있다면.

    완전한 무재고는 있을 수 없습니다. 문제는 예측, 즉 바잉 포케스팅의 정확도를 올리고, 재고의 신속한 이동을 통한 판매율 극대화 시스템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채널과 어카운트간의 긴밀한 협업체계도 중요하고, 이를 실시간 실행할 IT시스템도 수반돼야 합니다.

    판매율을 올리기 위해서는 고객 데이터 분석역량을 바탕으로 당해 시즌 재고 소진을 위한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통한 초개인화 큐레이션 커머스 역량도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패션산업은 아니지만, 마켓컬리의 데이터 기반의 큐레이션 커머스와 스마트 바잉 그리고 오아시스의 온 · 오프라인 시너지를 내는 옴니채널 운영방식을 통한 재고 최소화와 이익 개선율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Q. 2022년 패션산업에 가장 크게 다가올 핵심 포인트가 있다면.

    세계적인 컨설팅그룹에서 2021~2025년 한국 패션 성장률을 3~3.5%로 보고 있습니다. 저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예고인 셈이죠. 한마디로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채널의 재정비와 리셋입니다. 데이터 경영의 내재화 및 고도화를 통한 바잉 포케스팅 정확도, 판매율 극대화, 큐레이션 커머스와 초개인화 구현이죠.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판매 방식의 E2E 프로세스 리셋 그리고 세일즈, 마케팅 직원들의 D2C, 콘텐츠커머스, 미디어커머스, 데이터 어낼리틱스 능력의 리스킬과 업스킬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에 C레벨 팀들의 리스크매니지먼트 운영시스템과 빠른 피보팅 (PIVOTING) 조직 문화도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2년 1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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