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하 l 전 신세계사이먼 대표
    "돈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다(?)"

    dhlrh
    |
    21.12.01조회수 4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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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에 보게 된 ‘인간실격(JTBC, 2021)’ 드라마 대사 중에서 “돈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며칠째 머릿속을 맴돌고 있었다.

    요즘 고위 법조인이 연루된 부동산 개발 비리를 보고 있으면 정말 돈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는 게 아닐까 의문이 든다. 물론 이 말을 부정하고 싶고, 단호히 아니라고 말하고 싶지만 겉으로 드러난 비리 사실만으로는 딱히 부정하기 어렵게 됐다. ‘오징어 게임’이라는 넷플리스 드라마가 전 세계적으로 공전의 히트를 치고 있다.

    이 드라마가 안고 있는 주제 의식이 영화 ‘기생충’과 많이 닮았는데, 돈 때문에 생긴 결핍이나 상처받은 사람들의 얘기를 다루고 있다.

    결국 세상의 많은 아름다움과 좋은 것을 멀리하고, 자신의 지옥 같은 현실을 떠나 자발적으로 오징어 게임에 참가하게 된 사람들은 단 한 사람만 남고 모두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물론 돈벼락을 맞은 마지막 생존자마저도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 자신을 위해서는 돈 한 푼 써보지 못하고 자신을 불행에 빠뜨린 ‘오징어 게임’의 진행자들에게 복수를 다짐하는 내용이다.

    끝없는 탐욕의 시작인 ‘돈의 맛’을 보게 되면 어쩌면 불행이라는 인생의 서막이 열리게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인간 세상에서 겪게 되는 모든 부정과 부패는 그 이면에 돈이 자리 잡고 있다. 비리에 연루된 사람은 겉으로는 공정과 정의를 외치지만, 결국 돈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패가망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돈이 있는 곳에 마음을 주지 말고, 마음이 있는 곳에 돈을 둬야 한다. 돈을 쫓아다니면 돈을 벌 수 없고, 언제나 마음이 가는 것을 쫓아다니다 보면 돈은 자연스럽게 뒤따라오는 것이 세상 이치다. 영화, 스포츠, 예술, 기업경영 등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에 마음을 두고 집중해서 인생의 성공과 돈을 함께 움켜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인생이라는 게임의 규칙은 ‘돈, 권력, 명예’를 동시에 누릴 수 없다.

    그중에서 스스로 좋아하는 것, 한 가지만 선택해야 한다. 그중 한 가지를 누리면서 나머지 두 가지 중 하나 또는 둘을 동시에 가지려고 욕심을 내면 탐욕의 길로 들어서게 되고, 종국엔 불행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인생이라는 게임은 ‘오징어 게임’처럼 총을 맞는 대신 불행이라는 선물을 받게 된다. 무엇이든 가질 만큼 가졌고, 누릴 만큼 누렸으면 스스로 내려놓을 줄도 알아야 인생이라는 게임에서 행복이라는 보너스를 받는다. 돈이 한푼도 없는 사람과 돈이 매우 많은 사람은 “사는 게 재미가 없다”라는 ‘오징어 게임’ 일남 할아버지의 말을 되새겨 봐야 할 것이다.

    드라마 ‘인간실격’의 주인공 부정(전도연)이 갑작스레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눈물로 읇조리는 독백, “아부지, 나는 이제야 아부지가 제게 세상에 태어나 무엇이 되는 것보다 무엇을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내내 눈으로 몸으로 삶으로 얘기해 왔었다는 걸 아주 조금씩 천천히 깨달아가고 있어요”라는 말이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긴 여운을 남긴다.



    ■ profile
    • 1987년 삼성그룹 공채 입사
    • 1996년 신세계인터내셔날 입사
    • 2005년 해외사업부 상무
    • 2010년 국내 패션본부 본부장
    • 2012년 신세계톰보이 대표이사 겸직
    • 2016년 신세계사이먼 대표이사
    • 2020년 브런치 작가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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