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패션시장 카피캣, 해법은?

Premium Report

< Insight >

도 넘은 패션시장 카피캣, 해법은?

Wednesday, Sept. 1, 2021 | 홍영석 기자, hong@fashionbiz.co.kr

  • VIEW
  • 2144
브랜드 · 디자이너 · SNS 등에 만연





위 사진 속 배기팬츠는 누가 누구 것을 카피했을까? 아니면 그냥 비슷한 제품일까? 만약 둘 중 하나가 카피 혹은 모방 제품이라면 당한(?) 사람과 한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  어느 날 자기가 애써 디자인한 제품이 버젓이 다른 디자이너 사이트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거나 직접 보면 어떤 기분일까. ‘우연의 일치일까.’ ‘내가 너무 예민한 건가.’ 위 배기팬츠 제보자는 몇 번이고 그렇게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구매자나 구매 시기, 장소, 방법 등 여러 정황상 이건 분명 ‘카피’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렇다면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할까? 판매 사이트에서 슬쩍 내리거나 발뺌을 할 수도 있다. 패션 관련 지적재산권에 충분하게 보호받지 못하다고 생각한 제보자는 그래도 그냥 넘어가는 것보다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재발 방지책을 요구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결론에 이르기가 쉽지 않고 별 영향은 끼치지 못하겠지만 한 명의 디자이너에게라도 창작과 카피에 대한 생각을 한번이라도 더 해 볼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제보를 결심했다고 한다.

카피와 모방, 당사자가 제일 잘 안다!  

자, 그럼 위의 또다른 사진의 스커트는 어떤가. 컬러와 소재가 다르다? 물론 컬러와 원단은 다른 듯하다. 하지만 패션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스커트의 디자인을 보고 합리적인 의심(?)을 할 만하다. 사진을 본 한 패션 관계자는 “컬러와 소재 원단이 다르고, 시즌이 다르고, 만든 시기가 다르고, 디자이너의 크리에이티브가 다르다고 하더라도 이건 패션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같거나 비슷한 디자인’이라고 말할 듯하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카피를 당해 본 경험이 있는 한 디자이너는 “창작은 모방에서 비롯된다는 말이 있지만 모방과 카피를 구별 못 하지는 않는다. 적어도 카피(?)를 한 당사자는…”이라면서 “누가 봐도 아예 똑같은 제품을 만들어 판매해도 지적재산권을 통해 보호받기는 시간과 비용 등의 면에서 몹시 어렵다. 하물며 모방했거나 비슷하다는 것만으로 법적 대응을 하면 상처만 입고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카피 천국 K-패션… 미래가 없다!

그는 이어 “차라리 어떤 제품을 모방해 디자인이 같게 제작한 제품, 즉 ‘레플리카(Replica)’라고 밝혔다면 모를까, 대놓고 카피를 하거나 우연히 하고도 인정하지 않는다면 우리 K-패션의 미래는 안타깝지만 밝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소위 제도권 브랜드나 동대문 브랜드 사이에서 일어나던 카피 문제가 이제는 베테랑이나 신진 디자이너에게로 옮겨 가고 있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스트리트 등 중소 독립 브랜드는 물론 최근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SNS로 확산된 개인 판매자가 늘면서 카피캣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패션 선진국으로 나아가려면 각 창작자나 판매자가 양심은 물론 법적·제도적으로도 카피캣이 잘 마련돼야 한다며 카피 관련 일을 겪어 본 이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은다. K-패션이 K-팝처럼 글로벌에서 통하는 날이 머잖아 오길 패션인의 한 사람으로 간절히 바란다면서.




진정한 사과… 서로 쿨하게 받아들이고 해결  

참고로 앞의 배기팬츠 제보자가 지목한 상대 디자이너의 의견을 듣기 위해 직접 연락을 취했더니 바로 전화가 왔다. 그는 “해당 배기팬츠를 2017년쯤 한 백화점 행사장에서 직접 구매한 것 같다”라면서 “제품이 아주 마음에 들어 이후 두 벌을 더 그 디자이너에게 직접 구매해 1년 넘게 매일같이 입고 다녔다. 보통 실생활에서 모티브를 얻어 디자인에 반영하는데, 자연스럽게 이 제품이 2020년 출시 아이템에 반영된 것 같다. 상대 디자이너와 소통해 충분히 의견을 전달하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제보 디자이너도 당사자와 직접 통화해 재발 방지와 함께 이후 관련 사항을 협의하고 조치를 취하기로 하고, 흔쾌히 유감을 받아들였다. 이번 제보 건을 보고 상대의 지적을 쿨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여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디자이너 덕분에 K-패션의 미래는 그나마 밝다고 생각했다.

한편 한 지적재산권 관련 전문가는 “카피 피해 당사자가 직접 상대방과 원만하게 해결하는 것은 이번 일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라면서 “많은 관련 사례를 보면 협의가 잘 이뤄지지 않아 법적으로 해결하려고 해도 어려움이 많이 따른다. 우선 당사자가 카피에 대한 도덕적 해이가 일어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카피 문제가 발생하면 증거나 입증 자료 등을 잘 준비하고 관련 전문 변호사나 변리사 등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다”라며 “최근에는 마크비전 등 AI로 짝퉁이나 카피 제품을 잡아내는 솔루션이 많이 개발돼 있어 이를 통해 예방하는 것도 도움이 될 듯하다”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1년 9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패션비즈를 정기구독 하시면
매월 다양한 패션비즈니스 현장 정보와, 패션비즈의 지난 과월호를 PDF파일로 다운로드받아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 패션비즈 정기구독 Mobile버전 보기
■ 패션비즈 정기구독 PC버전 보기






<저작권자 ⓒ Fashionbiz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