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면세, 뉴 플랫폼으로 부상

    hyo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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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10.12조회수 13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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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세시장 제2 라운드 ... 롯데 • 신라 • 신세계 주축





    인터넷 면세점이 K-스트리트를 비롯한 K패션의 교두보로 부상하고 있다. K브랜드는 인터넷 면세점을 통해 해외 관광객의 취향을 파악하고 글로벌 진출 전략을 짜기도 하고 국내 밀레니얼, 더 나아가 Z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해 상품 기획에 반영하기도 한다.



    인터넷 면세점이 K-스트리트를 비롯한 K패션의 교두보로 부상하고 있다. 40%대의 감당하기 힘든 입점 수수료를 내야 하는 백화점이나 온라인 편집숍과 비교해 온라인 면세점이 갖는 메리트는 무엇일까.

    우선 밀레니얼 소비자를 메인 타깃으로 하는 스트리트 브랜드의 입장에서는 백화점에 들어가는 것이 꺼려진다. 층간 MD가 무너지고 있다고는 하나 제도권 브랜드가 주름잡는 캐주얼 조닝도, 온라인 화제의 브랜드만을 모아 꾸린 대행사장도 자신들의 정체성과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백화점몰은 우선 백화점에 입점해야 들어갈 수 있는데, 백화점 내 단독 브랜드로 높은 브랜드 아이덴티티 작업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반면 온라인 면세점에는 테스팅 마켓의 개념으로 입점할 수 있어 이점으로 작용했다. 이들은 온라인 면세점을 통해 해외 관광객의 취향을 파악하고 글로벌 진출 전략을 짜기도 하고 국내 밀레니얼, 더 나아가 Z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해 상품 기획에 반영하기도 한다.

    해외 유명 명품 브랜드 유치가 최우선이었던 면세점들도 특화 MD를 위해 홍삼과 코스메틱에 주력하던 것에서 시내면세점 등 면세산업의 제2라운드가 시작되면서 이제는 온라인 버전의 MD 새판을 짜고 K-패션 육성을 제일의 과제로 내세워 신선한 자체 콘텐츠를 채우려는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고 있다.





    본지는 멀티넥스(대표 이민경)의 ‘널디’, 아크메드라비(대표 구진모, 구재모)의 ‘아크메드라비’ 키르시(대표 허태영)의 ‘키르시’ 등 온라인 기반 스트리트 브랜드가 온라인 면세 유통을 통해 볼륨 확장부터 해외 진출의 속도를 내는 과정을 들여다본다. 이뿐만 아니라 온라인 사이트를 운영하는 면세점 3사가 자체 콘텐츠 개발로 경쟁력을 도모하는 양상까지 함께 담았다.

    ‘자체 콘텐츠’ 발굴, 경쟁력 강화

    올 상반기(1∼6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1조6568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매출 9조7608억원에 비해서도 19% 이상 큰 폭으로 성장하는 추세다. 온라인 면세점만의 매출을 집계하기는 힘들지만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등 주요 면세점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0% 미만이던 면세점의 온라인 매출은 올해 말 30%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각 면세점에서는 중국어, 일본어, 영어 사이트를 갖추며 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자가 발전시키고 있으며 또 주력 소비층인 중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는 국내의 온라인 면세점을 통해 할인 조건 등을 확인하고 국내 브랜드를 구매하는 것이 스마트 소비의 트렌드로 인식되고 있다.

    온라인 면세점 분야는 자체 콘텐츠를 확장하며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 디자이너 브랜드 관을 만드는가 하면 유명 인플루언서와의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온라인 면세점을 알리는 데 주력한다. 먼저 롯데면세점(대표 이갑)은 최근 하이서울쇼룸과 공동 작업으로 만든 디자이너 플랫폼 ‘서울 메이드’를 온라인 면세점에 론칭했다.

    면세점 온라인 매출 비중 연말까지 30% ↑

    이 면세점은 국내는 물론 해외 밀레니얼 고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올 초부터 ‘독점 브랜드’ 유치에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특히 서울메이드는 롯데 온라인 면세점에서만 볼 수 있는 독점 브랜드를 유치하기 위해 온라인 MD팀을 신설하는 등 다각도에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 외에도 신생 입점 브랜드에 대한 베네핏을 제공, 적극적인 홍보 유치 등으로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했다.





    서울 메이드는 서울패션 기업과 디자이너 브랜드를 선보이는 일종의 온라인 쇼룸이다. 현재 ‘밀로그램’ ‘블리다’ ‘쥴리앤칼라’ ‘홀리넘버세븐’ ‘모티브스트릿’ ‘쏘리투머치러브’ ‘그라피스트 만지’ ‘블랭크’ 등 색깔이 다른 디자이너 브랜드를 대거 유치했다. 패션 중심으로 시작하고 자리를 잡으면 뷰티, 라이프스타일 등의 카테고리를 확장할 계획이다.

    롯데, 디자이너 브랜드 관 ‘서울메이드’ 론칭

    서울메이드의 출범 이유는 단연 온라인 면세점 시장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면세점은 롯데면세점 전체 매출 중 25%인 2조원대의 볼륨을 내고 있으며 롯데 면세점 측은 추후 절반까지 파이를 키우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일례로 서울메이드에 입점한 브랜드 블리다는 해외 소비자 비중이 많은 브랜드로, 리조트룩 등 트래블웨어로 맞춤 MD를 서울메이드와 함께 만들며 지난 7월 입점 후 전월 대비 120% 목표액을 채웠다.

    롯데 온라인 면세점 MD팀 관계자는 “서울메이드를 비롯해 단독으로 입점하는 브랜드를 위한 이점을 꼼꼼하게 제공하며 상생하는 구조로 가고 있다”며 “K디자이너 패션 브랜드를 볼 수 있는 플랫폼이 거의 나왔다고 할 수 있는데, 온라인 면세점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함을 국내외 소비자에게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신라면세점, ‘뷰티앤유 프로젝트’로 소통 강화

    호텔신라(대표 이부진)의 신라인터넷면세점은 중국과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뷰티 인플루언서와 자체 콘텐츠를 확장했다. 신라면세점은 중국, 일본,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등 총 5개 국가의 뷰티 인플루언서 5명과 신라인터넷면세점을 소개하는 ‘뷰티앤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면세점은 영상을 통해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신라인터넷면세점 중문몰, 일문몰, 영문몰에 노출됐으며 인플루언서들이 영상 속에서 사용한 약 50개 제품의 매출은 캠페인 전과 비교해 평균 2.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올해 초 진행한 캠페인의 효과가 좋아 두 번째 메가 인플루언서 협업을 기획하게 됐다”라며 “인플루언서가 직접 한국에 방문하여 찍은 브이로그 형식의 영상을 통해 해외 고객들에게 신라면세점뿐만 아니라 한국을 알리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세계免 × 아모레퍼시픽, O2O 콘텐츠 제작

    신세계DF(대표 손영식)의 신세계면세점은 뷰티 기업 아모레퍼시픽과 함께 업계에서 처음으로 ‘인플루언서 미디어 라이브 부스’를 운영했다. 이를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차별화된 홍보 콘텐츠를 만들며 온라인 면세점의 장점을 부각했다.





    이 면세점이 만든 ‘미디어 라이브 부스’는 뷰티쇼 현장을 실시간으로 전파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보이며 색다름을 선사했다. 다양한 SNS 채널의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전 세계 소비자에게 뷰티 트렌드를 제시하고 특별한 경험을 줬다는 평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4월 신규 K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를 새로 입점시키며 리뉴얼한 결과 리뉴얼하기 전보다 일평균 매출이 30%가량 늘었다. 그동안 면세점 팝업스토어와 온라인으로만 선보였던 아크메드라비, 널디도 정식 매장으로 새롭게 입점시켰다.

    특히 아크메드라비는 3월 포털 검색어 면세점 카테고리 톱10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롯데면세점도 국내 스트리트 브랜드에 대한 감각적인 디자인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새로운 브랜드를 유치해 중국 소비자들을 선점하고 있다.

    널디, 신세계면세점서 오프라인 진출

    널디는 아이유 • 송민호 등이 입은 트레이닝복으로 론칭 1년 만인 2017년부터 SNS 사이에서 국내 유명 연예인 및 셀럽들이 입는 옷으로 입소문을 탔다. 이 브랜드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해 해외진출에까지 성공한 대표적인 K-스트리트 브랜드다. 이처럼 널디가 해외진출을 비교적 수월하게 한 이유는 면세점이라는 유통을 적절히 활용해 올라탔기 때문이다.

    화제성을 확보한 지난해 온라인을 박차고 나와 백화점과 면세점 등을 포함 총 30여개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확보한 이 브랜드는 백화점이 아닌 신세계면세점 강남점과 명동점에 입점했다. 강남점 오픈 초기에 높은 매출로 면세점 내 베스트 브랜드로 선정되는 등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이후 백화점 MD들의 적극적인 러브콜로 전국 롯데와 신세계에 38여개 단독 매장을 확보하고 있으나 면세 채널에서의 매출은 무시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민경 멀티넥스 대표는 “면세점 채널은 다른 유통 채널보다 더 높은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국내외적으로 브랜드를 알리기 적합한 채널로 판단해 꾸준히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아크메드라비, 면세점 온라인 매출 30억

    ‘아기 얼굴’ 티셔츠로 중화권에서도 인기가 있으며 연예인들이 입고 매체에 등장하며 입소문이 난 아크메드라비는 온라인 면세에서만 상반기 30억 매출을 기록하는 등 큰 반향을 끌고 있다. 면세점 팝업스토어에서 만날 수 있었던 아크메드라비는 면세점에 정식 매장을 선보이며 롯데면세점의 전체 카테고리 중 검색어 톱10에 오를 정도로 화제성과 매출을 담보하는 앵커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이 브랜드의 가장 큰 특징은 면세점에서 이름을 알려 백화점으로 유통망을 확장한 대표적 사례라는 것이다. 올해 1월 면세점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해 300억원의 매출고를 올리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올해는 70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한다. 중국인 관광객으로부터 인기를 끌면서 롯데면세점 등 3대 면세점에서 오프라인 사업을 전개했고, 최근에는 백화점에 팝업스토어를 오픈하며 유통망을 넓혔다.





    지난 8월까지 480억 매출을 달성한 이 브랜드의 온라인 면세 비중은 10% 미만으로 비율로 보면 크다고 할 수는 없지만 타 유통에 비해 높은 수수료율을 감안하면 실제 이곳에서 이뤄지는 판매량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키르시, 탄력적 반응 생산 → 상품 회전율↑

    지난 2월 온라인 롯데면세점에 입점한 키르시는 1030에게 인기 높은 브랜드 ‘비바 스튜디오’를 만든 허태영 • 이영민 대표와 패션 컨설팅 회사 ‘레시피’의 주시경 대표가 협업해 2015년에 내놓았다. 3만~4만원대 체리 티셔츠가 대표 상품으로 끝없는 변형으로 백화점에 비해 상품 회전율이 빨라야 하는 면세점에서 수요가 적중했다.

    허태영 대표는 “트렌드를 빠르게 읽고 인기 좋은 제품을 탄력적으로 생산하는 ‘반응 생산’이 쉬운 게 ‘메이드 인 코리아’의 장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를 브랜드 운영의 제1원칙으로 생각하고 지키려고 한다”고 부연 설명했다. 특히 키르시는 국내 소비자 못지않게 중국인 관광객이 사랑하는 브랜드로 전체 매출의 50% 이상이 중국 사이트 내에서 발생한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19년 10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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