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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뉴 전략 ‘드롭컬처’ 뜬다

Friday, June 7, 2019 | 이영지 파리 리포터, youngji01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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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프림 이어 루이비통 · 구찌 · 아디다스 …


‘희소가치’ 한정판 전략 붐
*드롭(Drop) : 컬래버로 진행된 리미티드-에디션이나 적은 수량의 컬렉션을 선정된 일부 매장 또는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기습적으로 투하(판매)하는 방식.





2018년 4월 LVMH그룹의 러기지 브랜드 ‘리모와’가 ‘슈프림’과 컬래버레이션으로 진행한 슈트케이스 컬렉션(최저가 1600달러부터 시작)이 완판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16초였다. 두 브랜드가 한정판 컬래버 소식을 알리기 위해 벌인 캠페인은 출시 3일 전에 소셜 미디어를 통해 상품 사진과 릴리즈 날짜를 게시한 것뿐이다. 이러한 시도는 럭셔리가 젊은 고객들과 연결되고 그들을 유혹하기 위해 스트리트웨어 전략을 어떻게 수용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드롭(drop)’이라고 부르는 이러한 판매 전략은 컬래버로 진행된 리미티드 에디션이나 적은 수량의 컬렉션을 선정된 일부 매장 또는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기습적으로 투하(판매)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고객들에게 한정된 상품이라는 환상을 심어 구매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러한 상품들이 꼭 비싸거나 제작이 까다로운 것은 아니지만 ‘한정된 수량’이라는 점은 환상을 만들어 낸다.

스트리트웨어 브랜드 슈프림은 두말할 것도 없이 이 리테일 전략의 킹이다. 1990년대 뉴욕의 작은 스케이트 숍으로 처음 설립된 이 회사는 성장을 거듭해 지금은 드롭 판매와 거대한 리세일 인더스트리(미국 시장에서만 2022년까지 410억달러 매출 예상)에서 메인 포지션을 차지하며 현재 10억달러 가치의 기업이 됐다. 특히 이들은 다각적 마케팅 전략으로 시즌리스(season-less)한 미래 패션과 리테일 방식을 새롭게 진화시켰다.  




■사진 설명: 스트리트웨어 브랜드 슈프림은 두말할 것도 없이 이 리테일 전략의 킹이다. 1990년대 뉴욕의 작은 스케이트 숍으로 처음 설립된 이 회사는 성장을 거듭해 지금은 드롭 판매와 거대한 리세일 인더스트리(미국 시장에서만 2022년까지 410억달러 매출 예상)에서 주요 포지션을 차지하며 현재 10억달러 가치의 기업이 됐다.
특히 이들은 다각적 마케팅 전략으로 시즌리스한 미래 패션과 리테일 방식을 새롭게 진화시켰다.


리모와 × 슈프림 컬래버 캐리어 16초 완판
슈프림의 활약상은 결과적으로 다른 패션계 플레이어들, 즉 ‘구찌’ · ‘아디다스’ · ‘나이키’ · ‘루이비통’ · ‘알렉산더왕’ · ‘오프닝세레모니’ 등 극히 일부 예에 불과할 정도로 수많은 브랜드들을 ‘드롭’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에 뛰어들게 만들었다. <뉴욕 타임스>는 2017년을 ‘더 이어 오브 더 드롭(the year of the drop)’이라고 명칭했고, 이 열기는 지난해에도 계속 이어졌다.

‘버버리’는 가장 최근 이러한 열기에 동참한 케이스다. 영국을 대표하는 럭셔리 브랜드로 타탄 체크로 유명한 회사는 지난해 10월 17일 ‘드롭’ 시리즈를 매달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매달 17일에 브랜드 인스타그램과 위챗 프로필(한국에서는 카카오, 일본은 라인)을 통해 새로운 상품을 공개하는 방식이다. 버버리는 이를 공표한 10월 17일부터 드롭 상품을 정식 출시했다.

고객들은 24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 내에만 이들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으며 공개되는 버전마다 매번 그 규모와 모델 등이 달라진다. 회사는 성명을 통해 “버버리의 목표는 고객들을 새로운 딜리버리와 잦은 소통으로 끌어 당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랜드를 이끄는 이탈리아 출신의 스타 디자이너 리카르도 티시가 첫 번째로 공개한 모델은 스트리트웨어의 정수라 할 수 있는 스웨트셔츠와 티셔츠였다.

한정판 신상 출시 날짜 장소 소셜 미디어로 전달
과거 지방시 디렉터 시절 럭셔리 브랜드 중 최초로 컬렉션에 스트리트 영감을 불어넣어 크게 성공시켰던 그답게 모던함을 가미한 ‘TB(설립자 Thomas Burberry)’ 로고 디자인을 선보였다. 여타 스트리트웨어에 필적할 만한 버버리의 첫 ‘드롭’ 유니섹스 화이트 티셔츠는 판매가 290유로(약 36만원), 저지 스웨트셔츠는 450유로(약 57만원)에 판매됐다.

‘B시리즈(디퓨전 라인을 연상케 하는 버버리의 B를 의미)’로 명칭된 이 드롭 라인은 슈프림이나 카니에 웨스트 ‘이지(Yeezy)’ 등의 드롭과 달리 일정하게 정해진 릴리즈 날짜로 로-엔드 상품을 득템하기 위해 다이어리에 날짜를 손꼽는 하이엔드 팬들을 위한 티시의 ‘버버리 데이 서비스’ 전략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르브론 제임스(LeBron James), 리한나, 톰 하디 등 셀러브리티들이 티시의 버버리 드롭 ‘B시리즈’를 입은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소셜 미디어에 버즈(buzz)는 일단 성공한 셈이다.

사실 버버리가 이처럼 팬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다양한 디지털 전략을 구축하게 만든 장본인이자 진정한 개척자는 티시의 전임자 크리스토퍼 베일리로 그가 기초를 다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10년 럭셔리 브랜드 중 최초로 버버리 패션쇼를 라이브 스트림(5개 도시 73개의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10억명 유저)을 통해 공개했다.





버버리 리카르도 티시 드롭 전략, 버즈에 성공
이어 2016년에는 처음으로 ‘씨 나우 바이 나우(See Now, Buy Now)’를 론칭, 런웨이 리테일(쇼장에서 소매로 직접 구매) 경험과 테크놀로지가 통합된 스토어, 스냅쳇 같은 소셜 미디어와 함께한 피지털(phygital)* 컬래버래이션을 구축해 버버리를 명실 공히 럭셔리 업계의 가장 디지털 친화적 선두주자로 만들었다.

하지만 버버리처럼 유서 깊은 럭셔리 브랜드가 젊은 고객들이 즐겨 찾는 인기 스트리트웨어 브랜드들과 동일한 리테일 전략을 따르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에는 몇 가지 질문이 따른다. ‘드롭’이 이처럼 인기를 얻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러한 트렌드가 과연 장기적인 판매 전략으로 지속가능할 것인가? 과연 버버리의 드롭 제품도 슈프림처럼 그 전략이 맞아떨어질 것인가 등이다.

‘드롭’의 인기가 증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드롭은 모든 것이 빠르게 돌아가는 하이-스피드 시간(세상)과 제품에 대한 관심이 점점 짧아지는 사이클에 대한 리테일(소매)의 대응책이다.

패스트패션 + SNS + 밀레니얼 = 드롭 컬처
“우리는 즉각적인 만족과 계속되는 혁신(노벨티)을 기대하는 ‘온 디맨드(on demand)’ 사회에 살고 있다. 고객들은 브랜드가 주문(요구)에 빠르고 즉각적으로 맞추기를 기대한다. 또한 익스클루시브와 나만의 유니크한 것을 찾는 열망이 커지면서 위의 요소들과 결합해 ‘드롭’이라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탄생했다”고 런던 컬리지(London College of Fashion)의 패션 마케팅전략 석사코스 디렉터 애나 론차는 말했다.

트렌드 정보회사 ‘WGSN’의 맨스웨어 시니어 에디터 닉 파제도 “드롭 컬처는 관심이 짧아지는 제품 사이클과 가장 최신 아이템을 셀피로 찍어 올리는 문화를 중심으로 움직인다”며 그에 동의했다. 이탈리아 패션스쿨 ‘폴리모다(Polimoda)’의 디렉터 다닐로 벤추리는 “새로운 세대들은 역사나 지리에 대한 감각(관심)보다는 모든 것들이 바로 여기서 일어나며, 현재를 가장 중요시하는 그들의 관점이 구매 방식에도 그대로 반영된다”고 같은 생각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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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스트리트웨어나 스니커즈 브랜드들이 이러한 트렌드를 시작한 파이오니아로 인식되지만 사실은 ‘H&M’이나 ‘자라’ ‘프라이마크’ 같은 브랜드들이 어떻게 보면 드롭 컬처의 원조라고 론차는 말한다. “스트리트웨어가 이러한 트렌드에 더 매칭되는 것같이 보이지만 이 같은 트렌드의 필요나 밑에 깔린 전제는 실질적으로 패스트패션의 콘셉트에서 시작된 것이다”라고 말한다.

스트리트웨어, 익스클루시브 & 비밀스러운 전략
패스트패션은 소비자들을 더 빨리 순환되고 소비되는 상품에 익숙하게 만들었다. 다음 주에 가면 상품이 팔리고 없을 수도 있다는 일종의 경각심이 생기게 만들어 고객들이 매주 매장에 가서 즉각적으로 구매하는 패턴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후 스트리트웨어 브랜드들이 익스클루시브와 비밀스러운(날짜와 장소를 미리 알리지 않는 등) 전략을 추가해 ‘드롭’이라는 포뮬러가 만들어졌다.

또 다른 포인트로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것은 소셜 미디어가 드롭 컬처의 중심에 있다는 사실이다. “전통적인 미디어에 커버리지를 진행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요즘 브랜드들은 소셜 미디어에 수많은 잡음을 뚫고 남들보다 두드러진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했다. 새롭고 잡다한 수많은 소리들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확실하게 그 목소리가 들릴 수 있게 하는가?”라고 앨리슨 레비 브링게 ‘런치메트릭스(Launchmetrics)’의 마케팅 디렉터는 질문한다.

그는 “패션위크 기간에는 브랜드들이 한 해를 통틀어 대중에 노출되는 것보다도 평균 800% 정도 더 브랜드를 알릴 수 있다. 드롭 컬처도 이와 마찬가지로 유사한 관심을 재생산할 수 있는 한 방식이다. 예를 들면 리모와와 슈프림 컬래버레이션 제품은 론칭 발표 이후 다른 상품들의 일반적인 반응(댓글 · 포스트)에 비해 4배의 임팩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영커스토머 = ‘컬트갱’? 충성 고객 커뮤니티 형성
드롭은 상품을 투하할 때만 소셜 미디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며 이러한 시스템은 브랜드들이 충성적인 고객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다. “고객들은 드롭 론칭 날짜와 시간을 알아야 하는데 론칭 전에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익스클루시브 그룹에 속해 있어야 한다”라고 론차는 말한다. 브링게는 “그것은 마치 컬트 갱(cult gang) 같다. 영 커스터머들은 스스로 어떤 그룹이나 무브먼트에 속해 있다고 느끼고 싶어 한다. 일종의 표현 방법이다”라고 덧붙였다.

패션 컴퍼니들만이 드롭 컬처의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다. 디지털 인플루언서가 직업의 하나로 인정받는 요즘 같은 때 많은 사람들이 소셜 네트워크에서 ‘좋아요’를 많이 받는 것을 가치 있게 여기고 ‘한정판’ 패션 아이템들을 몸에 걸친 셀피를 게재하는 것만으로도 신분의 상징(status symbol)이 될 수 있다.

“소셜 미디어는 매일 새롭고 흥분되는 콘텐츠를 올리는 것에 대한 고유의 기대 심리와 높은 가치를 둔다. 무엇인가 차별화되는 것을 입음으로써 영감을 주기도 하고 상대로부터 영감을 받기도 한다”고 론차는 덧붙였다. “자신이 얼마나 브랜드들에 대해 잘 알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또한 일부에만 허락된 특별한 제품을 소유했다는 사실은 또래들로부터 신뢰를 얻게 한다.”

미래 SNS 스타, 일반 대중에 효과적 마케팅
이처럼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인 드롭컬처는 소셜 미디어에서 미래의 스타가 되고자 하는 이들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작동한다. 소비자들은 전통적인 광고 수단보다 자신들이 신뢰하는 이들을 더 믿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의 인플루언서들은 소셜 미디어에 자신이 협찬 받은 콘텐츠를 게재하지만 많은 팔로워들이 이들 인플루언서를 따르기 때문에 드롭 상품을 한번 올리게 되면 이것이 좋은 구전(word of mouth)이 된다.

“과거 텔레비전 광고는 일부 시간대에 제한적으로 선보였지만 지금 대중들은 소셜 미디어에 항상 노출돼 있고 훨씬 더 트렌드에 유혹되기 쉽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매일 우리 삶에 흘러 들어오고 그것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라고 브링게는 말한다.

드롭의 가치가 커진 또 다른 이유는 상품을 단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럭셔리 상품을 너무 쉽게 구할 수 있게 되면서 그 밸류, 특히 희소성이 떨어진 시대에 탄생한 드롭 무엇보다 리셀링의 인기는 가장 탐나는 아이템을 확보해 놓을 수 있는 봇 비즈니스(bot businesses)와 같은 완전히 새로운 인더스트리를 분사시켰다. 마케팅은 가장 좋은 것을 얻기 위해서는 부지런해야 하고 수확이 어렵다고 말하는 일종의 교과서적 논리다.

‘희소가치’ 위해 하드 투 겟(hard to get) 전략
예를 들면 지난해 LA에서 미국 스트리트웨어 브랜드 ‘앤티소셜소셜클럽(ASSC)’은 캐나다의 유명 쇼핑 플랫폼 ‘쇼피파이(Shopify)’가 제작한 상품 발매 앱 ‘프렌지(Frenzy)’와 파트너십으로 브랜드 팬들에게 물리적 장소를 지정해 체크인하고 한정된 시간 안에 온라인으로 리미티드 에디션 스웨트셔츠를 구매하도록 하는 드롭 이벤트를 진행했다. 정해진 장소에 체크인하기 위해서는 마치 007 작전을 방불케 하는 과정을 거친다.

도시 곳곳에 깔린 ASSC 로고와 전화번호가 게재된 광고로 전화를 걸면 끈기 있는 자만 디테일을 해독할 수 있는 복잡한 모로스 코드가 나온다. 해독에 성공해서 ‘드롭 존(LA의 엘리시안 공원)’으로 가면 프렌지 앱을 통해 자동으로 로그인할 수 있으며 카운트다운 타이머에 지정된 시간 안에 온-스크린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이러한 진행 방식은 ‘HYPE(대대적이고 과장된 광고)’하면서도 모종의 동료의식까지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팬들이 일찍 찾는다.

이처럼 ASSC는 가상(virtual)의 유혹 없이도 공동의 드롭존에서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쳤고 드롭 컬처의 상승세를 예견한 미국의 럭셔리 백화점 ‘바니스’는 2017년 ‘더 드롭’이라 불리는 프로그램을 뉴욕 플래그십 매장에서 이틀간 진행해 불을 붙였다. 특히 건축가 겸 디자이너로 루이비통 남성복 아티스틱 디렉터를 맡고 있는 버질 아블로가 설립한 ‘오프화이트’를 비롯해 한국 스포츠웨어 브랜드 ‘휠라’와 이탈리안 럭셔리 구찌까지 30여개 브랜드가 참여한 익스클루시브 캡슐 컬렉션을 드롭 이벤트로 진행했다.





ASSC + 프렌지 드롭행사, 007작전 방불케 해
이 행사는 엄청난 성공을 거뒀고 바니스는 지난해 6월 같은 콘셉트로 베벌리힐스에 위치한 자사 매장에서 미국 스트리트웨어 블로그 · 미디어 브랜드이자 프로덕션 에이전시 ‘하이스노비티(Highsnobiety)’와 파트너십으로 두 번째 드롭 행사를 성황리에 마치기도 했다.

그렇다고 드롭이 모든 이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리테일러들에게 드롭이 캐시카우가 되기도 하지만 비슷한 전략을 구사하는 모든 이들에게 똑같은 결과가 나오리라는 보장은 없다. “드롭은 소비자들이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밸류를 특별하다고 느낄 때만 효과를 발휘한다. 만약 소비자들이 그것을 강요됐다고 느끼거나 자신의 가치관과 맞지 않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반감만 줄 뿐이다”라고 ‘런던 컬리지 오브 패션’의 마케팅학부 코스 디렉터 나타샤 래드클리프 토머스는 설명했다.

“브랜드의 전략은 타깃 고객층과 동일 선상에 있어야 한다”고 브링게는 강조한다. 닉 파제도 “고객들이 컬래버나 한정판을 구매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브랜드가 그만큼 고객의 성향을 제대로 이해(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동의한다.





아이덴티티 밸류 없는 드롭 반복 싫증, 부작용도
“이러한 이유로 일부에서는 버버리가 발표한 드롭 전략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다. “럭셔리는 긴 수명을 보고 상품을 제공하는 것에 의미를 둔다. 장인정신과 헤리티지 시간(생산하고 소비하는)에 가치를 둔다. 하지만 구찌와 같은 몇몇 럭셔리 브랜드들이 고액 소비가 가능한 높은 연봉의 젊은 고객층과 가까워지기 위해 드롭을 활용하기도 하지만 여타 럭셔리 브랜드들은 여전히 전통과 장인정신을 가치 기반으로 한 아이덴티티를 본질적인 정수로 여기며 만일 드롭을 시도했을 때 그들의 메인 고객층과 멀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론차는 덧붙인다.

한편 브랜드 컨설팅회사 ‘율란 크리에이티브’의 설립자이자 <더 패션 스위치-패션 비즈니스의 새로운 룰(The Fashion Switch: the new rules of the fashion business)>의 저자 조안 율란 정은 롱텀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젊은 고객층에게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럭셔리 브랜드들은 고객들 입장과 비전에 맞춰 그에 접근하는 모델로 방향을 전개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다소 어색할 수도 있지만 후일에 수익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이러한 투자가 필요하다.” 물론 리카르도 티시가 영국의 전통적인 브랜드 버버리에서 펼치는 구찌스러운 전략이 올바른 방향인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전통 & 장인정신 가치 중시하는 럭셔리에는 위험
이처럼 드롭 전략이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들에게 크게 히트했지만 아직도 많은 수의 소비자들은 편리함(convenience)을 혁신(novelty)보다 더 중요시 생각하며 이는 젊은층도 포함된다. “지금의 트렌드가 나중에는 역트렌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다닐로 벤추리는 전했다.

한편 올해 1월에는 H&M그룹이 지난해 초 신규로 론칭한 디지털 협업 전문 브랜드 ‘나이든’의 중단 소식이 전해졌다. 1년이 채 안 돼 드롭을 비즈니스 모델로 론칭한 나이든의 진행을 중지하고 그 프로젝트를 H&M플랫폼 안에 편입시킨다는 것이다. 스타트업 멘탈리티로 선보였던 새로운 프로젝트 콘셉트는 H&M이 그간의 컬래버레이션을 경험으로 ‘합리적 가격대의 럭셔리’를 트렌드와 시즌에 국한하지 않고 협업에 초점을 두어 젊고 신선한 컬렉션을 선보인다는 것이었다.

H&M 디지털 협업 드롭 브랜드 나이든 중단
특히 젊고 트렌드에 민감한 밀레니얼을 타깃으로 메인 컬렉션은 한 달에 한두 번, 협업 컬렉션은 인하우스 디자인 팀과 셀러브리티와 인플루언서인 닥터 우(Dr. Woo), 저스틴 스카이(Justine Skye), 하트 덴(Hart Denton) 등과 컬래버로 두 달에 한 번 드롭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지난 12월 말에 영국 가수 두아 리파(Dua Lipa)가 자신의 트위터에 나이든과 컬래버 작업이 취소된 소식을 알렸고 올봄 론칭 예정이었던 축구스타 제롬 보텡 컬래버가 취소되는 등 이 브랜드는 지난 12월 중순부터 소셜 네트워크에 새로운 컬렉션에 대한 포스팅을 중단했다.

이에 대해 그룹 측은 프로젝트가 중단된 것은 아니며 브랜드가 지난가을까지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 H&M과 플랫폼 통합으로 시너지를 내고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어떠한 포맷으로 나이든을 살릴 것인지 구체적인 내용을 제공하지 않아 브랜드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장인정신 & 테크 사이 링크! ‘드롭을 드롭하자’?
이 같은 맥락에서 ‘폴리모다’의 벤추리는 드롭 현상에 대해 부정적이다. “세상에는 자기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규정하기 위해 매해 새로운 핸드폰 모델이나 매주 새로운 옷들로 바꾸는 것보다 더 나은 방법들이 존재한다. 패션 인더스트리는 더 이성적인 방법으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들이 존재한다. 우리는 장인정신과 테크놀로지 사이에 새로운 링크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드롭을 드롭하자!”

물론 드롭 모델 중에는 더 느리고 세련된 버전도 있다. 버버리의 프로덕트 디벨로퍼로 일했던 뉴질랜드 출신 웨인 소렌슨(Wayne Sørensen)은 2016년 영국을 베이스로 남성복 브랜드 ‘소렌슨(SØRENSEN)’을 론칭, 깔끔한 스토리 전개 방식으로 드롭을 진행한다. 소렌슨은 시즌에 따라 제품을 선보이는 기존 방식을 거부한다. 그는 브랜드를 따르는 ‘팬진(fanzines : 팬을 위한 매거진)’을 기념하는 콘셉트로 ‘이슈’를 통해 제품을 릴리즈하는 방식을 채택해 드롭을 은밀하고 세련되며 올드 스쿨(구식) 느낌에 가깝게 접근한다.

여타 드롭 콘셉트와 달리 그의 방식은 즉각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프레셔가 없다. 오히려 드롭 컬처를 긴 리듬으로 해석해 느린 호흡에 더 끌려 하는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독특하고 클래식한 디자인을 선보인다. 드롭 비즈니스의 빠르게 바뀌는 리세일이나 플리핑(flipping) 모델보다는 마치 개인 컬렉터나 감정가와 유사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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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렌슨 세련된 올드스쿨 느낌 드롭 방식 제안
“드롭 십핑에 대한 우리의 해석은 새로운 것(이슈 VS 시즌)에 대한 좀 더 차분한 접근에서 나온다. 3년 전 론칭 때부터 초창기 고객들은 우리가 만든 직업 원형(댄서, 엔지니어, 드라이버, 페인터 등 7개 직업 카테고리)에 따른 디자인 콘셉트와 직업군별로 제품에 숨은 의미와 정보를 주는 프레임 워크에 매우 잘 연결돼 있다”고 소렌슨은 말했다.  

“고객들은 언제든지 새로운 이슈를 통해 같은 실루엣(예를 들면 남성 피팅 셔츠를 다른 소재로 제작)을 6개월 또는 1년 뒤에라도 다시 만나볼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해한다. 최근 오픈한 LA의 첫 매장에서 우리는 로컬 고객들에게 적은 수량, 특히 아카이브 느낌을 유지하면서 좀 더 규칙적으로 새로운 상품을 드롭해 마이크로 이슈를 진행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다양한 시도 속에서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질문은 드롭이 장기적으로 계속 성공할 수 있는 모델인가 하는 것이다. 아이러니하지만 의도적으로 제작된 신상품이나 희소성으로 무장한 한정품 또한 한물간다는 사실이다. 벤추리는 “지금이나 나중이나 고객들은 곧 모든 것에 질려 할 것이다. 그것은 변화의 엔진이기도 하며 패션은 늘 변화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드롭의 미래는? “고객변화가 엔진” 패션 = 변화
한편 론차는 이러한 판매 전략이 곧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더 진화할 것이다.” 런던 컬리지의 동료 래드클리프 토머스는 이에 대해 몇몇 예를 제시한다.

“고객들이 성공적으로 상품을 얻기 위해 스스로 전략을 발전시키면서 드롭도 이에 따라 함께 변화한다. 특히 고객 중 일부는 다른 이들에게 돈을 주고 매장에 줄서도록 하기도 하고 자신이 원하는 아이템을 확실히 얻기 위해 온라인 봇(online bots :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제품을 예약 또는 구매)을 이용하거나 이러한 봇 시스템을 스스로 제작해 희소성 높은 상품의 구매 확률을 높이기도 한다.”

또한 다수의 패션 브랜드들이 2019년 가장 선호하는 마케팅 방식으로 컬래버레이션을 꼽으면서 이 같은 드롭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베이 업체 ‘글로시(Glossy)’에 의하면 149개 패션 · 뷰티 브랜드 리더 중 38%가 컬래버 상품이나 캡슐 컬렉션을 올해에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중 패션 계통 종사자의 41%는 컬래버레이션을 팝업 스토어나 기타 이벤트, 매장 오프닝보다 더 나은 마케팅 수단으로 여겼다.  

서스테이너빌리티 위해 롱텀 컬래버레이션 시도
무엇보다도 소셜 미디어의 막강한 파워, 특히 많은 소비자들이 새로운 상품이나 이벤트를 찾아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플랫폼으로 전환하면서 다른 브랜드와 컬래버를 통한 프로덕트 릴리즈나 드롭 마케팅은 이제 필수가 돼 버렸다. 올해도 컬래버와 한정품 바람이 이어질 예정이지만 이미 상상 가능한 모든 컬래버가 진행된 후에는 이 엔진도 꺼질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브랜드들은 롱 텀 컬래버레이션이나 전혀 다른 분야의 제품군과 컬래버로 그 출구를 찾기도 한다. 예를 들면 가전제품 업체 ‘스메그(Smeg)’는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돌체&가바나’에 시칠리안 영감의 주방 가전제품 제작을 의뢰했으며 수개월 전에는 구찌가 플로렌스 웰치(Florence Welch) 시집의 북커버를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제작하기도 했다.

이제 브랜드들은 어떤 컬래버레이션이나 드롭도 더 이상 새롭지 않게 될 때 그 이후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드롭의 미래가 어떻게 전개되든지 확실한 것은 브랜드들이 지속적으로 고객의 관심을 끌고 흥미를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관심거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는 사실이다.



*피지털(phygital) : 피지컬(physical)과 디지털(digital)의 합성어로, 물질적(physical) 세계와 디지털(digital) 세계의 연결을 이르는 말. 전통적인 오프라인 물리적 매장과 온라인 쇼핑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디지컬(digical)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 패션비즈 2019년 6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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