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 직접 판다! ‘D2C 브랜드’ 주목

    정해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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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05.21조회수 6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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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후, 미스가이디드, 퀴즈클로딩




    사진설명 : 부후, 미스가이디드, 퀴즈클로딩은 D2C 방법으로 상승세를 보이는 온라인 패션 리테일러다. Z세대와 밀레니얼의 젊은 고객들은 캣워크가 아니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새로운 스타일을 접한다. 인플루언서와 셀러브리티 스타일은 영 제너레이션에게 인스피레이션이 된다.


    경험 경제의 트렌드로 소비자들이 외식이나 엔터테인먼트, 짐(gym) 등에 지출하는 경향을 보이는 가운데 영국 내 패션 매출은 지난 2년째 -0.8%와 -0.5%로 하락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렇게 쉽지 않은 시장 환경에서 연평균 91.4%(2012~2016년)의 매출 성장을 보이는 리테일러가 있다. 바로 부후닷컴(boohoo.com)이 그 주인공이다.

    이 외에 미스가이디드(missguided.com)이나 퀴즈클로딩(quizclothing.com)도 해마다 두 자리, 심지어 세 자리 성장률을 보이면서 영국 패션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온라인 패션 리테일러의 부상은 그러잖아도 치열한 경쟁
    에 시달리는 「톱숍」 「프라이마크」 「뉴룩」 같은 오프라인 베이스의 기존 패션 리테일러들의 위상을 위협한다.

    「뉴룩」이 비용절감을 위해 런던에서만 120개 매장 철수를 발표한 사실과 부후의 상반기 매출 실적이 50%나 성장했다는 최근 뉴스는 이러한 패션시장의 변화를 확연하게 보여준다. 2010년대 들어오면서 급격히 부상한 부후, 미스가이디드, 퀴즈클로딩은 모두 젊은 고객을 대상으로 패스터패션(faster fashion : 패스트패션보다 더 빠르게 제공되는 신상품들)을 제공한다는 공통점 외에도 서플라이어의 백그라운드를 공유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유럽의 주요 패션 브랜드(「톱숍」 「프라이마크」 「뉴룩」 「asos」 등)에 의류를 납품하던 이들은 21세기의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생산에서 고객으로 바로 연결하는’ D2C(direct-to-consumer)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적인 벤처를 만들어 냈다.

    가파른 성장에 힘입어 이제 이들은 영국을 넘어 유럽과 미국 등 해외로,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면서 메인스트림의 패션 리테일러와 경쟁하기 시작했다. 오프라인에서 ‘유명한’ 브랜드가 아니어도 D2C의 방법으로 성공할 수 있음을 이들은 보여준다. 그만큼 21세기의 소비자와 테크놀로지는 많은 것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Boohoo, missguided, quiz는 모두 의류 서플라이어에서 리테일러로 변신해 성공한 디지털 패션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직접 상품을 디자인하고 생산해서 중간 단계를 모두 생략하고 바로 고객에게 판매하는 비즈니스가 D2C다. 주로 온라인을 사용하지만 오프라인도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생산자 → 리테일러(브랜드) → 소비자’의 단계를 ‘생산자(서플라이어) → 소비자’로 전환한다. 소비자들은 ‘더 빨리’ ‘더 저렴하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고 서플라이어(생산자)는 ‘마진을 늘리고’ 소비자에게 ‘브랜드’로 어필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가먼트 서플라이어들이 온라인 패션 리테일러로 변신하게 된 것은 시장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이들의 바이어인 대형 패션 리테일러들(아카디아 그룹, 테스코, 「프라이마크」 등)이 극동이나 터키 지역 등에 소싱 오피스를 신설하거나 소싱 회사와 파트너십을 통해 다이렉트 소싱하는 경향으로 움직이면서 서플라이어들 사이의 경쟁은 점점 치열해졌다.

    소비자 ‘더 빨리 + 싸게’ 공급자 ‘마진 + 브랜딩’

    더구나 리테일러들이 갑자기 오더를 캔슬하거나 수량을 줄이는 등 서플라이어들은 어려운 상황을 견디고 있었다. 동시에 젊은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으로 무장하면서 온라인 패션 구매는 점점 일상화됐다. 이처럼 2010년대의 시장과 소비자 환경변화는 그동안 서플라이어들이 막연히 꿈꾸던 ‘브랜드 론칭’을 D2C 비즈니스 모델로 현실화하도록 이끌었다.

    특히 Z세대와 밀레니얼들이 환호하는 부후, 미스가이디드, 퀴즈클로딩 같은 새로운 디지털 패션 브랜드들은 모두 의류 서플라이어로부터 태어났다. 이미 수십 년 동안 유럽의 주요 패션 브랜드에 상품을 제공해 온 패밀리 비즈니스를 배경으로 론칭한 비즈니스다. 결코 無에서 나온 有가 아니라 有에서 나온 뉴(new)인 것이다.
    부후는 맨체스터 베이스의 서플라이어인 핀스트라이프 클로딩(Pinstripe Clothing)에서 론칭했다. 미스가이디드 창립자의 부친은 런던과 뉴욕 베이스의 서플라이어인 바이 디자인(By Design)을 운영한다. 퀴즈는 부친으로부터 의류 제조업을 이어받아 오프라인 브랜드를 론칭하고, 다시 온라인으로 확장해서 성공한 케이스다.




    사진설명 : 신상품을 빠르게 제공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으로, 이들은 일주일에 100~250개의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인다.
    <사진 출처 : boohoo.com / boohoo.com / 사진 출처 : missguided.com>
















    ■ 패션비즈 2019년 5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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