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星 「피터두」 제 2 알렉산더 왕?

    gihyangk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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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04.09조회수 9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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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오르는 ‘밀레니얼 패션 하우스’




    < 사진출처 : FIT 공식 홈페이지 캡처, LVMH 프라이즈를 수상하는 피터 두(오른쪽)의 모습 >

    ■ 피터 두ㅣ「피터두」 디자이너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1991년생, 14세 때 베트남에서 미국으로 이주 필라델피아 지역 고등학교에 진학
    2010년 뉴욕 프랫(Pratt) 대학교에 진학해 패션 디자인 전공 FIT로 편입 여성복 전공
    2012년 5월 FIT 준학사 졸업과 동시에 우수 졸업자로 수상
    2013년 5월 미국패션협회(CFDA) 장학금을 받으며 패션계의 주목을 받음
    2014년 4월 FIT 학사 졸업, 여성복 대표로 수상
    2014년 5월 LVMH 프라이즈 수상으로 「셀린」과 계약
    2014년 6월 ~ 2016년 5월 「셀린」 근무
    2016년 5월 ~ 2018년 5월 「데릭램」 근무
    2017년 12월 「피터두」 론칭


    진정성 담긴 철학과 SNS를 통한 소비자들과의 진솔한 소통 등 밀레니얼다운 모습으로 등장한 베트남계 디자이너 피터 두가 뉴욕 패션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뉴욕을 대표하는 브랜드들의 위상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알렉산더 왕」과 「필립 림」 등 ‘뉴욕 = 모던 시크’라는 미학을 알리는 데 성공한 패션 하우스들이 고전하고 「데릭램」 「제이슨우」 「프로엔자슐러」도 식상한 컬렉션을 선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뉴욕의 자존심 「마크제이콥스」는 경영난을 겪으며 인수 관련 루머가 퍼지기도 하는 패션계이다.

    그럼 요즘 뉴욕에서 가장 주목받는 디자이너는 누구일까? 네타포르테 입점과 동시에 품절을 반복하며 직원 모두를 전부 SNS를 통해 채용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주는 밀레니얼 패션 하우스, 바로 작년 1월 뉴욕에서 론칭한 신생 브랜드 「피터두(Peter Do)」다.

    힙스터들의 성지라 불리는 브루클린에 스튜디오를 오픈한 「피터두」는 격식 없는 밀레니얼 디자이너 특유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전통적으로 ‘하이엔드 패션 = 맨해튼’이라는 공식을 깨는 것은 물론 SNS에 위치 태그를 통해 스튜디오 주소를 알리기도 한다. 비밀스럽던 하이엔드 패션 하우스의 속살을 드러내면서 고객들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 사진출처 : 「피터두」 공식 홈페이지, 「피터두」 컬렉션 모습 >


    맨해튼 럭셔리 No 브루클린 ‘힙스터’ 집중


    솔직함과 과감한 정보 공개로 팔로워들에게 ‘특별한 정보를 알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또한 스튜디오 내에 럭셔리한 모습보다는 열심히 일하는 「피터두」 직원들과 디자이너들의 삶이 뉴욕의 민낯을 드러내는 듯한 신선한 분위기를 풍긴다.

    이는 기성세대보다 열심히 일해도 경제난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어 온 밀레니얼들에게 묘한 위로감을 주며 응원의 메시지가 쇄도하기도 했다. 이러한 색다른 행보는 신생 브랜드로서는 놀라울 정도의 주목과 성과를 보여준다.

    「피터두」는 론칭 이후 SNS를 통해 시범적으로 하트 모양 귀고리, 베개를 연상시키는 거대한 퍼 가방을 공개했다. 순식간에 「피터두」 공식 인스타그램은 5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끌어당겼고, 유명 패션 매체인 WWD, BoF와 같은 언론에서도 ‘주목되는 디자이너’ ‘떠오르는 디자이너’ ‘피비 필로의 제자가 뉴욕에서 시작’이라는 긍정적인 기사를 쏟아냈다.

    화려함보다 ‘날것’, 단숨에 대표 마켓 입점

    「피터두」가 공개한 첫 번째 시즌 컬렉션은 네타포르테뿐만 아니라 핫한 온라인 편집숍 ‘머신 A’에도 순식간에 입점하며 글로벌 고객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이런 유명 리테일러가 거대한 투자자본이 없는 신생 브랜드의 전체 컬렉션을 단번에 구매 • 판매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피터두」는 오프라인 매장은 커녕 파리 • 뉴욕에서 쇼룸을 통해서만 바이어들에게 보여주고 이 모든 과정을 SNS로 공개하는 것 외에는 전통적인 잡지 • TV • 배너광고 등은 하지 않는다.





    <사진 : 「피터두」 공식 홈페이지>

    할리우드 스타를 전면에 내세우는 여타 패션 브랜드의 어마어마한 홍보비용의 1/10도 되지 않는 비용으로 성공적인 기록을 세웠다. 아름다운 모델, 정교하게 포토숍 처리된 광고보다 뉴욕에서 「피터두」의 감성이 잘 드러난 ‘날것’의 느낌이 나는 사진과 아이폰으로 찍은 듯한 제품 사진들이 오히려 더욱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론칭 2년 매출 2배, 세계 패션계 이름 알리다

    「피터두」의 첫 번째 시즌 2018 S/S 컬렉션의 매출은 5억7000만원 이상을 기록했다. 2019년 F/W 시즌 시장 진입 시기에는 이미 2배의 매출을 넘으며 적자만 면해도 좋은 현 패션시장에서 「피터두」라는 이름을 단숨에 알렸다.

    특히 하이엔드 디자이너급 패션 하우스들은 아마존 • 월마트와 같은 대형 공룡 온라인 체인 입점이 브랜드 이미지를 갉아먹기 때문에 네타포르테와 같은 한정적인 온라인 플랫폼과 백화점, 편집숍을 통해 수익을 내야 한다. 저렴한 캐주얼과 패스트패션 브랜드보다 수십 배는 비싸게 판매되지만 흑자를 내기 어려운 것 역시 한정적인 유통망 때문이다.

    「만수르가브리엘」 역시 「피터두」처럼 SNS에서 빅히트를 치며 단숨에 유명해졌지만 안타깝게도 버킷 백 열풍 이후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컬렉션을 선보이는 데 실패했다. 한 시즌의 성공 이후에 적자를 기록한다면 치열한 뉴욕 패션계에서 잊혀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이렇게 금방 사라질 것 같은 인기와 이미지를 오랫동안 탄탄하게 사로잡는 것이 바로 SNS 관리다.

    밀레니얼 CEO, 직원들도 텀블러 통해 채용

    「피터두」는 자칭 타칭 SNS 전문가보다는 실제로 일하는 11명의 직원을 모두 SNS 중 하나인 텀블러(Tumblr)를 통해 만나고 채용했다. 온라인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직원들을 채용함으로써 「피터두」 브랜드 이미지에 도움이 되는 일상을 공개한다. 마케팅팀 일원도 「피터두」 해시태그를 적극 사용하며 오히려 전문적인 관리보다 더 현실적으로 고객들에게 다가간다.





    마치 그들의 삶 속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피터두」 직원들의 적극적인 SNS 활동은 단숨에 팔로워 수를 폭발적으로 늘렸다. 이들은 ‘자발적’으로 「피터두」 SNS 운영에 참여함으로써 남의 삶을 들여다보는 데 익숙한 밀레니얼과 XYZ세대들에게 자신들의 일상을 공개하며 ‘진솔’하게 다가간다.

    “「피터두」는 분명 온라인에서 성장한 브랜드다. 그렇다고 해서 인간성이 없어질까? 우리는 살아 있는 브랜드로서 다가갈 것이다.” 피터 두의 믿음과 SNS 관리는 팔로워들로 하여금 신생 브랜드를 잠깐 팔로우했다가 홍보 글에 지쳐 다시 ‘언팔’하는 것을 예방한다. 3월 중순 6만 명의 팔로워를 눈앞에 둔 「피터두」. 마치 그들의 일기장을 보는 듯한 브랜드 공식 SNS는 밀레니얼과 XYZ세대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온라인 감성과 디지털 속 인간미가 드러난다.

    유니섹스 스타일, 장인 정신과 퀄리티 집중

    「피터두」의 첫 번째 시즌 2018 S/S 컬렉션은 장인 정신에 중점을 두고 퀄리티에 집중한 제품들을 선보였다. 「피터두」의 첫 컬렉션은 1950년대 사진작가 어빙 펜의 스몰 트레이드(Small Trades) 사진과 1990년대의 도쿄 거리 스타일, 빈티지 보석류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됐다. 아날로그적인 과거의 모습과 미래적인 느낌이 뒤섞인 첫 컬렉션은 대칭 드레스와 스커트, 「피터두」의 아이덴티티라고도 할 수 있는 반투명 ‘스페이서’ 원단으로 만든 셔츠, 미래적인 네오프렌으로 비현실적인 듯하면서도 여성의 몸을 잘 드러내는 스타일을 선보였다.

    특히 남성복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피터 두는 중성적인 블레이저나 슈트 팬츠를 통해 여성성에 대한 재정립과 양성적인 면을 고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피터두」는 첫 컬렉션에서 자신이 성을 바라보는 진보적인 관점을 풀어내면서 밀레니얼과 XYZ세대 고객들에게 어필했다.

    특별한 오프라인 이벤트 ‘익스피리언스’ 제공

    현 세대들에게 있어서 패션 오프라인 행사는 인스타그램 라이브, 스냅챗, 유튜브로 실시간 시청하면 되는 것으로 전락(?)했다. 오프라인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특별함이 있어야 한다. 피터 두는 시작 단계에서 컬렉션 아이템을 하나씩 공개하며 팔로워들이 자신도 프로세스의 일부라는 것을 상기시켜 준다.

    그는 ‘특별’ 초대된 팔로워들과 일부 유명인들에게만 자신의 컬렉션 일부를 판매하는 오프라인 이벤트를 개최한다. 매우 한정적인 사람들만 초대함으로써 마치 선택된 이들만 참여할 수 있는 비공개 이벤트에 단독으로 초대됐다는 느낌을 강하게 주는 방식을 택한다.

    선택된 사람들은 유명한 할리우드 스타가 아닌, 뉴욕 어딘가에 살고 있고 패션에 관심 있는 여성들과 인플루언서들이다. 밀레니얼과 XYZ세대들에게 하나의 경험이자 색다른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이런 방식의 오프라인 행사는 예약 주문부터 대박이 터지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소수 팔로워들에 컬렉션 아이템 하나씩 공개

    「피터두」 브랜드 최초의 바이어 가운데 한 명인 머신 A의 창업자이자 구매 이사인 스타브로스 카렐리스는 “디자이너 피터 두는 「셀린」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미적 감각과 현 세대의 변화를 잘 믹스한다. 맹목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따르는 것보다 자신만의 미학과 기술을 이용하는 것이다. 첫 번째 시즌 이래로 그는 보기 드문 감각과 비즈니스 면모를 보여준다”라며 극찬했다.




    <사진출처 : 「피터두」 공식 SNS 캡처 >

    피터 두는 유명 패션 하우스를 다양하게 거치며 미국과 유럽의 성향과 럭셔리 패션 하우스에서 기성 브랜드들의 강점을 배워 자신만의 스타일로 녹여냈다. 그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셀린」의 피비 필로 밑에서 다년간 일하며 유러피언 대표 럭셔리 하우스의 운영 방식과 미학을 배웠다.

    “피비 필로는 믿을 수 없는 스승이자 내가 함께한 가장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중 한 사람이었다. 그는 분별력 있고 주도적이지만 항상 다른 이들의 의견을 존중했다. 고급스러운 하이엔드 문화와 일반적인 스트리트 문화를 섞어 브랜드 이미지에 맞게 표현하는 그녀의 능력은 모든 컬렉션에서 소비자들과 시각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었다. 「셀린」에서 배운 점을 살려 고객들과 컬렉션을 통해 대화를 나누고 싶다”라고 그는 밝혔다.

    「셀린」 출신 재능 있는 밀레니얼 디자이너

    「셀린」 이후 2016년 뉴욕으로 돌아온 피터 두는 2018년 5월까지 「데릭램」에서 근무하며 상업적인 뉴욕 패션 업계의 판도를 익히는 것은 물론 뉴욕 현지 공장을 비롯한 자신의 사업에 필요한 인맥을 얻었다.

    기성세대 디자이너들이 엄청난 자본과 함께 졸업 후 혜성처럼 데뷔하거나 「마이클코어스」 「캘빈클라인」 「랄프로렌」과 같은 뉴욕의 대표 패션 하우스에서 다년간 근무하고 노련한 30대 후반에 들어서서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과 달리 피터 두는 적당한 경험을 쌓고 20대 후반에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했다.

    유명 패션 하우스에서 ‘짧고 굵게’ 노하우를 익힌 그는 밀레니얼 세대 디자이너답게 론칭 전부터 소셜 미디어에서의 인기를 끌었으며 이러한 온라인 인맥을 바탕으로 언론의 주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

    “컬렉션은 나 자신의 연장선” 하이엔드 지향

    그는 「셀린」 「메종마르지엘라」 「꼼데가르송」 등처럼 아방가르드하면서 하이엔드 디자인과 뉴욕 특유의 군더더기 없는 미래지향적인 스타일을 적절히 섞어낸다. 자신의 컬렉션에 대해 “조용하지만 관능적인, 여성들의 아름다움을 과감하게 드러낼 수 있는 스타일을 추구한다. 또한 맞춤 제작에 중점을 둔다. 일상생활에서 디자인 영감을 얻고 현재 일어나는 현실 속에 기반을 둔다”라고 말한다.

    “나는 친구들과 동료들이 패션을 통해 스스로를 표현하고 정신력을 키우는 방식을 봐왔다. 이러한 믿음을 가지고 내 옷을 통해 무언가를 표현할 수 있었으면 한다. 「피터두」 컬렉션은 나 자신의 연장선이 돼야 한다고 믿는다"라며 철학적인 시각을 보여준다.

    첫 컬렉션의 가격대는 미디 드레스 2373달러(약 260만 원), 어깨가 드러나는 상의는 1015달러(약 123만원)으로 높은 가격대를 구성하며 「알렉산더왕」이나 「프로엔자슐러」와 같은 뉴욕 모던 디자이너 시장에 도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럭셔리 밀레니얼과 유명 인플루언서 타깃 적중

    「피터두」의 주요 고객들인 럭셔리 밀레니얼과 유명 인플루언서들은 현재 서로 나서서 구매하며 네타포르타에서 품절대란을 일으키고 있다. 현 세대들은 「프라다」보다 떠오르는 디자이너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자신만 알고 있는 브랜드이자 스스로의 안목에 대한 만족을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하다.

    피터 두는 베트남인으로 14세 때 미국으로 이주했다.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뉴욕의 디자인 대학교 프랫(Pratt)에 입학했으며 이후 뉴욕 패션 대학교의 양대 산맥이라 불리는 FIT로 편입했다.

    2013년 미국패션협회(CFDA) 주최 공모전에서 우승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캘빈클라인」과 「크리스겔리나스」에서 인턴 경험을 하며 여성복에 대한 이해를 넓힌 그는 2014년 학사 졸업과 동시에 LVMH 영 디자이너 상을 거머쥐며 세계 패션계에서도 주목받았다.

    뉴욕 패션계 ‘금수저’ 아닌 실력으로 어필

    약 1만유로(약 1500만원)의 상금과 함께 피비 필로의 눈에 들어 「셀린」과 1년 계약한 이후 능력을 인정받으며 2년간 근무했다. 「셀린」에서 함께 일한 마케팅 팀원 빈센트 호와 친분을 쌓으며 뉴욕으로 돌아와 현재의 「피터두」를 구상했다.





    <사진출처 : 네타포르테 공식 홈페이지>


    알렉산더 왕을 비롯한 패션계의 많은 유명 인사들이 금수저 또는 유명한 재력가 집안 출신, 거대한 조력자를 통해 홍보와 마케팅으로 성공한 것에 비해 실력 하나로 꾸준히 인정받으며 SNS를 통해 숨김없이 일상을 공개해 온 피터 두의 행보는 밀레니얼과 XYZ세대들을 더욱 열광케 한다.

    실력파로서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며 성공을 향해 노력하는 피터 두의 모습은 피땀 흘리며 ‘노력’을 강조하던 기성세대들의 자수성가 스토리보다 더욱 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바이어들은 「피터두」 팀의 세련된 SNS 사용법, 색다른 타깃 고객, 기존 하이엔드 뉴욕 패션 디자이너들과 다른 행보를 시작부터 주목하며 첫 컬렉션이 론칭하자마자 러브콜을 보냈다.

    네타포르테, 전 컬렉션 구매 공개 ‘품절대란’

    점점 좁아지는 오프라인 시장 입지에서 「피터두」는 공식 홈페이지와 초대된 손님들에게만 한정 수량을 판매하고 남은 수량은 바이어들에게 파리와 뉴욕에서 쇼룸을 통해 선보이며 주문 제작을 받는 형태로 재고를 최소화했다.

    높은 퀄리티와 마진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으로 사전 홍보를 통해 고객들에게 믿음과 신뢰감을 제공했기에 가능한 방식이다. 네타포르테는 「피터두」의 전 컬렉션을 구매해 홈페이지에 공개하자마자 품절대란을 일으키며 세계 많은 부티크와 편집숍 바이어들이 컨택을 시도했다.

    네타포르테처럼 하이엔드 온라인 리테일러, 머신 A, 도쿄 긴자의 도버 스트리트 마켓, 서울의 레어 마켓, 런던의 젠틀웬치(Gentlewench)에서 「피터두」의 컬렉션을 사입해 판매했다. 또한 국내 유명 엔터테인먼트 JYP의 새로운 걸그룹 ITZY(잇지)가 「피터두」의 스웨터를 착용하자 국내 발빠른 패셔니스타들도 해외 대행에 합류했다.

    머신A, 도버스트리트마켓, 서울 레어마켓도

    네타포르테의 글로벌 구매 담당 이사인 엘리자베스 폰 데르 골츠는 “「피터두」는 네타포르테의 새로운 베스트셀러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우리 사이트에는 60%도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그가 가지고 있는 밀레니얼 브랜드의 매력에 반했다”라며 큰 기대를 나타냈다.

    피터 두는 첫 컬렉션 인터뷰에서 “현재 애슬레저가 패션 분야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카테고리일지라도 나는 시간을 초월한 훌륭한 퀄리티와 스타일을 믿는다. 나는 패션 스케치가 낡은 방식이고 실제로 고객들이 입는 의복을 생산할 수 없다고 확신한다”라고 강조한다.

    그는 바로 드레이핑이나 패턴으로 옷을 만드는 방법을 고수하는 디자이너로 “일련의 피팅작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수정하며 디자이너로서의 창의적인 프로세스를 강조한 지속적인 발전의 산물”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이는 단순히 패션을 사랑한다는 디자이너들의 말보다 현실적으로 고객들에게 다가가며 다양한 계층의 젊은 세대들에게 ‘리얼(real)’감을 선사한다.

    패션 스케치는 낡은 방식, 바로 드레이핑 작업

    유럽 시장과 미국 시장에서 먼저 주목받은 「피터두」는 떠오르는 디자이너나 새로운 패션 하우스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낮은 아시아 시장에서는 아직 인지도가 낮다. 「피터두」를 알아본 곳은 명품 시장의 큰손 일본 시장이다. 패션 매체 Spur, 재팬 보그를 비롯한 크고 작은 온라인 매체들이 너도나도 「피터두」에 관한 보도를 쏟아냈다.

    SNS에서 유명한 「피터두」는 신생 브랜드답지 않게 유명 인플루언서들과 자발적인 고객들의 홍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피터두」는 할리우드 배우, 스타급 유튜버, 인플루언서들에게 무조건 자신의 컬렉션을 무료로 제공하며 포스팅을 요구하지 않는다. 공식 홈페이지와 네타포르테를 비롯한 셀렉트숍에서만 판매함에도 직접 스타일을 구상하는 패셔니스타들의 사랑을 받는다.




    < 사진출처 : 「피터두」 공식 홈페이지, 실험적인 「피터두」의 룩북 >


    홍보 방법으로 자주 사용되는 협찬을 배제하고 「피터두」 제품 개발과 스튜디오에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공개하는 것으로 1030 구매자들에게 어필한다. 또한 「피터두」를 입고 파리 패션위크 스트리트 사진에 담긴 수많은 인플루언서들이 진정성을 뒷받침해 준다.

    협찬 배제 • 스튜디오 모습 공개, 1030에 어필

    또한 전통적인 미모의 모델이 아닌 피터 두가 추구하는 감성에 어울리는 다양한 인종의 모델들을 채용한다. 이런 행보는 그가 타깃으로 삼은 고객층이 기존 하이엔드 패션 하우스와 확고하게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피터 두는 “나는 친절한 여성들을 위한 옷을 만든다”라며 전통적인 패션계 타깃 고객들을 거부한다.

    그는 “내가 목표로 하는 고객은 패셔너블하지 않아도 된다. 단지 퀄리티와 장인정신을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면 충분하다. 내가 특이한 스타일을 만들어 내더라도 피팅이 완벽해서 살아 있는 여성들이 입을 수 있는 옷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라며 모든 여성들에게 잘 맞는 옷을 선보이겠다는 확고한 목표를 알렸다.

    콧대 높은 하이엔드 디자이너들의 발언과 사뭇 다른 그의 인터뷰는 SNS에서도 주목받았다. 이후 인플루언서들을 비롯한 다양한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홍보에 나서고 있다. 노골적인 홍보가 아닌 자신의 신념을 세련되게 표현하는 ‘풀 뿌리 홍보’가 SNS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뉴욕 패션위크 참가? “나만의 페이스로 간다”

    「피터두」의 향후 행보에 대해서도 귀추가 주목된다. 「알렉산더왕」 「프로엔자슐러」와 비교되는 것은 물론 「셀린」 피비 필로의 감성을 컬렉션에서 드러내는 피터 두의 디자인에 패션계가 주목하는 만큼 그의 디자인 스튜디오에 투자하겠다는 이들도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피터 두는 ‘정석’보다는 자신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는 듯하다. “현재 뉴욕 패션위크 일정에 참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모든 것이 너무 빨리 움직이고 있다. 더 많은 것을 사고, 더 읽고, 더 많이 탐색하며 아이디어를 개발할 것이다. 우리가 하는 브랜드 관련 모든 일들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라며 그는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성을 드러낸다.

    「만수르가브리엘」이 SNS에서 가장 주목받는 뉴욕의 핸드백 브랜드로 떠오르며 뉴욕 패션위크에서 신발 • 옷으로 확장하며 무대를 선보인 것과 달리 조용하지만 확실한 방향을 밀고 나가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는 자신이 추구하는 것이 ‘대세’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숨기지 않으며 미래에 대한 언급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고급스런 광고 이미지 No, 도덕성 • 진정성으로

    휩쓸리지 않는 그의 운영은 작지만 탄탄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며 기성세대의 운영방식과 정반대의 모습으로 호응을 얻는다. 아름답고 고급스러운 캠페인 사진과 광고로 이미지를 구축하는 시대가 끝나고 이제 도덕성, 진정성, 수평적인 고객과 디자인 하우스의 관계가 ‘홍보의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피터 두는 “의류 제작도 뉴욕 현지에서 직접 만들고, 장인들을 대우하고, 현지의 사람들이 하나가 돼 옷을 만드는 것이 시작돼야 한다. 현재 뉴욕 패션시장에서 내가 느끼기에는 더 이상 아무도 옷을 만들려 하지 않는것 같다”라며 상업적인 뉴욕 패션계에서 대형 그룹들에 밀려 소외받는 장인들과 협업하려는 의지를 내비쳤다.

    피터 두가 학창 시절부터 개발한 반투명 흰색 원단 ‘스페이서’도 이러한 믿음의 연장선이다. 오랜 시간 디자인에 대한 생각과 비전을 위해 개발한 뒤 여성을 위한 브라톱, 드레스, 바지 등 다양한 아이템을 만들어냈다. 많은 디자인 하우스들이 유명 이탈리아 원단상이나 중국 텍스타일 회사에서 대량 구매 후 컬렉션을 구성하는 것과는 다른 ‘슬로 프로세스’를 보여준다.




    <사진출처 : 「피터두」 공식 홈페이지>

    직접 개발한 원단 ‘스페이서’로 브라톱 생산

    피터 두는 “미국 패션계에서 빠진 것은 적절히 밸런스가 맞는 옷이다. 나는 착용하기 쉽고 편안하지만 아름답게 만들어진 스타일을 추구한다. 편안한 유행보다는 스스로가 정의하는 자신감을 나타낼 수 있는 옷을 만들 것이다”라며 현 미국시장이 좇는 유행과 브랜드 중심의 패션 업계를 지적했다.

    그는 심도 있는 인터뷰나 자신의 비전을 밝히는 데 있어서 한 번도 자신의 인종, 성적 성향, 국적에 대해 논하지 않았다. 베트남 현지 언론들도 「피터두」에 주목하는 것과 다르게 철저히 패션과 자신의 브랜드 외에는 논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쉽게 얻을 수 있는 주목도 피하며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과 자신이 패션을 바라보는 ‘무거운’ 주제들을 집중적으로 논한다.

    이는 금방 떠올랐다 사라지는 브랜드가 아닌 「알렉산더왕」과 같은 아성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밀레니얼 패션 하우스로 자리 잡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듯하다. 한류 바람을 타고 미국 진출 러시를 잇는 국내 패션 브랜드들 역시 피터 두와 같은 확고한 목표와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장기전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베트남계 디자이너 확고한 스타일 파격 행보

    기성 소비자들을 대체하는 밀레니얼들이 30대에 접어드는 현재 「피터두」의 운영 방식은 파격적이라기보다 시대의 변화에 발맞춘다. 안전하게 내수시장에서 먼저 성공을 거두고 ‘뉴욕’이라는 도시적 이미지를 발판 삼아 글로벌 바이어들에게 보여주는 것과 달리 그는 신진임에도 유럽과 아시아 시장에서 주문 제작이라는 실험적 방식을 택했다.

    그의 브랜드는 앞으로도 SNS 플랫폼을 통해 고객들과 인지도를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컬렉션 공개를 앞두고 기성 브랜드들이 지켜오던 컬렉션 발표 시기도 과감히 자신의 스튜디오에 맞는 스케줄로 바꾸며 파격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조금씩 주목받는 「피터두」 디자인은 곧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도 러브콜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패션 업계는 여전히 오래된 습관을 버리지 못해 애꿎은 인사고과만 반복한다. 또한 시니어나 기성세대와 신세대들의 간극을 극복하지 못하며 두 마리 토끼 중 한 마리도 제대로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런 면에서 밀레니얼 디자이너 피터 두는 기존 뉴욕 패션 하우스들과는 다르게 스마트한 방식과 색다른 감성으로 ‘제2의 알렉산더 왕’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성과를 향해 가고 있다.












    ■ 패션비즈 2019년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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