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경영 이랜드그룹, 9조4000억 규모 패션 • 유통 ‘제3 도약’

    안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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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04.04조회수 24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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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양 · 김일규 부회장 투 톱 체제





    국내외를 포함해 9조4000억원(2018년 기준) 규모의 이랜드그룹이 패션과 유통 부문 제3의 도약을 위한 혁신적인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올해 창립 39주년으로, 40주년을 1년 앞둔 이 회사는 연초에 오너인 박성수 회장과 박성경 부회장이 동시에 물러나고 본격적으로 전문경영인 시대를 열었다.

    그동안 전체적인 사업방향과 설계는 박 회장이, 대외적인 업무와 브랜드 관리는 박 부회장이 맡으며 오랜 기간 남매경영을 이어온 이랜드로서는 파격적인 인사가 아닐 수 없다. 특히 패션과 유통 부문은 제2를 뛰어넘어 제3의 도약을 내걸고 이랜드리테일에 최종양 부회장이, 이랜드월드에 김일규 부회장이 새로운 리더로 나섰다.

    회사 창립과 패션 가두대리점 확장에 급물살을 탔던 1980~1990년대를 1기로 본다면 글로벌화와 사업다각화로 몸집을 키웠던 2000년대는 제2기, 사업부문별 전문성을 토대로 내실 다지기에 돌입한 이때를 제3 도약이라 할 수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올 하반기 예정한 IPO(기업공개)는 연기했지만 상장을 목표로 기업의 재무구조를 건실하게 바꾸는 데 바삐 움직이고 있다. 이랜드월드는 패션 전문기업으로서 가치와 위상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중소형 백화점(엔씨백화점)과 아울렛(뉴코아아울렛) 전문기업, 이랜드월드는 「스파오」 「미쏘」 「후아유」 등 SPA를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패션기업으로 나아가는 것이 궁극적인 비전이다.






    2019년 계열사별 독립경영 체제를 확고히 한 이랜드그룹은 이제 오너일가의 경영방식에서 벗어나 능력 있는 CEO를 중심으로 젊고 패기 있는 기업으로서 패션과 유통, 외식과 리조트사업까지 전문성을 높이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로써 박 회장은 회장 직함은 유지하지만 실질적인 경영인이 아닌 고문처럼 그룹의 가이드 라인을 제공하는 정도로 자신의 위치를 정리했다. 박 부회장은 지금까지 맺어온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대기업 최고 경영층과의 유대관계를 이어가는 역할과 이랜드재단 이사장으로서 나눔경영을 발전시키는 데 앞장서는 쪽으로 포지셔닝을 바꿨다.

    근 40년간 박성수 회장이 남긴 발자취는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다. 패션에서 유통, 외식, 리조트까지 무수히 많은 국내외 M&A를 성사시키며 10조 신화를 이룬 이랜드의 치밀한 전략과 도전정신에 대해 부정할 사람은 없다. 그렇지만 사업확장과 맞물려 국내와 중국의 경기흐름이 내리막길로 접어들었고, 외형에 비해 채무가 많았던 이랜드는 경영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티니위니」 「모던하우스」를 매각하는 등 턴어라운드를 계속해서 시도하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이랜드리테일이 코스닥 상장을 재추진하는 일과 이랜드월드가 글로벌 패션기업으로서 거듭나는 것이다. 이는 곧 기업의 운명이 걸린 최대 승부수가 될 듯하다. “올해는 이랜드 40주년의 밑그림을 그리는 한 해”라고 강조하는 이랜드그룹은 최종양 • 김일규 부회장을 주축으로 보다 스마트하게 변화하고 있다. 달라진 이랜드그룹을 조명했다. <편집자 주>










    ■ 패션비즈 2019년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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