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스포츠 「리닝」 화려한 부활

    you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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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04.01조회수 7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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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업자 리닝 컴백 재탄생 성공




    리닝(李宁) <사진출처 : cqcb>

    ■ 리닝ㅣ「리닝」 회장

    1963년 중국 광시좡족자치구(广西壮族自治区)에서 출생
    1971년 전국소년체조선수권대회 체조 챔피언
    1982년 제6회 월드컵체조선수권대회에서 자유체조, 철봉, 도마, 안마, 링 등 6개 종목 우승
    1983~1986년 국제체조연맹이 선정한 세계 최고의 남자체조 선수
    1987년 국제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회 위원으로 선정. 아시아지역 유일한 대표
    1988년 체조선수 은퇴
    1990년 자신의 이름을 딴 스포츠 브랜드 「리닝(LI-NING)」 론칭
    1998년 「리닝」 중국 최초 의류 · 신발 디자인 개발센터 설립
    2004년 홍콩주식시장 상장. 중국 스포츠용품 최초로 해외 출시 / 홍콩 중문대 인체운동과학학과와 협력해 전문스포츠특징에 대한 데이터수집 분석 시작
    2008년 호주가 선정한 ‘중국 세계적인 혁신인물’선정 / 홍콩이공대학교에서 명예인문학 박사 수여
    2009년 CCTV ‘2008년 올해의 경제인’선정
    2009년 미국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2009년 중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40인’ / 포브스 중국어판이 선정한 ‘10대로부터 가장 존경받는 중국 기업인’
    2014년 「리닝」 경영일선 컴백



    중국 체조영웅이자 국민적 우상인 리닝은 성공적인 스포츠 브랜드 론칭과 성공 이후 회사가 위기에 이르자 경영일선에 복귀, 화려한 부활로 제2 전성기를 맞고 있다.


    중국 토종 스포츠 브랜드 「리닝」이 중국 고유의 헤리티지가 담긴 레트로풍의 디자인과 함께 등장해 심상치 않은 변화를 보여주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패션시장의 침체와 트렌드 변화를 발 빠르게 따르지 못해 2012년부터 3년간 누적으로 무려 31억위안(약 527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던 「리닝」이 맞나 싶을 정도의 공격적인 행보다.

    이 브랜드를 흑자로 멋있게 전환시켜 기적을 보여준 주역은 이 브랜드의 창립자이자 중국 체조영웅으로 유명한 리닝(李宁) 회장이다. 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창립자 리닝은 회사가 적자의 수렁에 빠지면서 붕괴 위기설까지 나돌자 2014년 말 회사로 복귀했다.

    중국 토종 1위 스포츠 브랜드에서 하락세를 이어가던 「리닝」은 창업자가 CEO로 돌아오면서 회복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리닝 회장은 전면적인 혁신과 변화를 진행 결과가 가시화되면서 2017년 상반기 40억위안(약 6800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 1억8900만위안(약 320억원)을 기록했다.

    체조영웅에서 기업가 변신, 드라마틱 스토리

    과거 리닝은 유명한 체조선수였다. 6세부터 시작한 체조에서 두각을 나타내 1980년에는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1982년 제6회 월드컵 체조에서 남자개인전 7개 종목 중 6개에서 우승하고 한 종목에서만 3위를 기록했다. 리닝이 세운 이 기록은 체조영역에서 새로운 역사로 남아 있다.

    이후 1984년 LA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하며 중국 체조 역사상 올림픽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며 세계 체조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을 올렸다. 리닝은 체조영웅, 중국 국민들의 우상이 됐다. 1988년 은퇴하면서 자신의 이름과 같은 스포츠용품 브랜드 「리닝」을 론칭했다.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부터 2004년 아테네 올림픽까지 중국 선수단을 후원하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 홍보가 이뤄졌고 2004년에는 홍콩주식시장에 상장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리닝이 성화 최종점화자로 선발되고, 경기장 상공에서 줄에만 의지해 성화대까지 성화봉을 옮겨 점화하는 장면이 화제가 되면서 브랜드 「리닝」 역시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 갔다.

    中 토종 스포츠 1위서 하락, 위기설 속 컴백

    「리닝」은 중국 각지에 판매망을 구축하고 탄탄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초고속 성장을 하며 해외 매장까지 1800여 개 도시에 8000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하며 독보적인 브랜드로 우뚝 섰다. 회사가 안정궤도에 진입한 후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기고 경영일선에서 떠났던 리닝은 2012년 이후로 회사가 어려움에 직면하자 CEO로 복귀하면서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우선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유통전략 전환 △온라인 강화 △전면적인 브랜드 리뉴얼을 실행했다. 유통전략에서는 전통적인 도매형태 판매방식에서 리테일(소매) 방식으로 전환하고 자사몰과 온라인 비즈니스를 강화하며 판매채널을 다변화했다.

    목표는 온 • 오프라인 채널의 융합(O2O)과 상품 • 물류 • 정보 전 체계의 흐름을 동시에 진행해 전체적인 운용 효율을 높이고자 했다. 자사몰을 통해서는 이월상품 할인 판매만이 아니라 한정 제품을 출시하는 등 고객유입을 높이는 전략을 시도하고 징둥(JD)이나 티몰(Tmall) 등 대형 B2C 온라인 플랫폼과 협력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판매증진을 유도했다.

    도매 → 리테일로, 온라인 비즈니스 강화

    브랜드를 혁신적으로 리뉴얼해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다. 그동안 「리닝」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는 촌스럽고 레저를 즐기는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브랜드로 이는 심각한 걸림돌이 됐다. 혁신적인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브랜드 콘셉트 △브랜드 BI △타깃 고객 △상품 △매장 인테리어까지 모든 것을 변화시켰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젊은 고객들, 밀레니얼세대 고객들이 「리닝」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리닝은 먼저 상품 카테고리를 재정비했다. 빅 데이터를 바탕으로 생활화 제품을 축소하고 스포츠 기능을 강화한 제품에 집중했다. 특히 러닝화, 농구화, 배드민턴화는 그가 가장 중요시하는 품목이다.

    가장 많이 변화를 준 부분은 디자인이다. 스포츠 브랜드이지만 과감한 디자인, 컬러, 패턴을 적용했다(특히 어패럴 디자인의 60%는 한국 서울에서 운영되는 KCC(Korea creative center)에서 기획됨). 2018년 2월 「리닝」은 뉴욕 패션위크에서 야심차게 컬렉션을 공개했다. 중국의 90년대를 리마인드하는 자신감 넘치는 룩 연출, 레트로 무드 가득한 어패럴을 선보이며 집단적인 향수를 자극했다.

    혁신적 디자인 변화 밀레니얼 소비자 열광

    레트로한 감성을 적용해 한자(번체자)와 함께 오성홍기를 연상케 하는 붉은색과 노란색을 메인 컬러로 삼아 투박하면서도 유니크한 디자인과 세계적 트렌드인 오버사이즈, 미니멀리즘이 적용된 디자인 등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정확히 보여주는 다양한 상품을 선보였다.





    특히 주력 아이템인 ‘어글리 슈즈’와 복고 감성이 한껏 가미된 ‘뉴트로(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한 복고)’ 스타일의 아이템이 바이어들과 프레스의 주목을 받았다. 일부 패션 바이어들이 ‘사재기’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평가할 정도로 ‘핫’한 반응을 얻으며 세계무대 데뷔에 성공했다.

    또한 패션위크에 참여한 「리닝」 모델들의 사진은 중국 소셜 미디어를 폭발시켰다. SNS상에서 밀레니얼 소비자들은 “맙소사. 이게 「리닝」이야?” “「리닝」, 정말 독특하고 개성 있어!”라고 열광했다. 단 하루 만에 16~35세 소비 주력군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中國李寧(중국리닝) = 中 본토문화, 자신감↑

    이후 파리 패션위크에서는 패션디테일이 뉴욕보다 훨씬 업그레이드되고 체조 유니폼을 운동복으로 개량한 독특한 스타일도 선보였다. 또 눈에 띄는 부분은 브랜드 BI다. 브랜드의 핵심을 중국 본토문화로 돌린다는 의미의 BI인 ‘中國李寧(중국리닝)’을 전면에 내세웠다.

    테마부터 디자인까지 중국문화를 적용한 코드를 거침없이 구현했다. 중국 브랜드가 글로벌 마케팅 공간에서 보여주는 이런 자신감 넘치는 행보는 그동안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많은 국내외 프레스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리닝」은 마케팅 방식도 바꿨다. 2014년 중국 체조팀과 23년간 이어져 온 장비 협력을 종료했다. 대표단과의 협력방식이 브랜드가 나아갈 방향과 맞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마케팅과 홍보를 위해 현재 필요한 것은 제품 노출과 체험의 중요성, 제품을 착용하고 운동하는 구체적인 장면을 노출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리닝」, 정말 독특하고 개성 있네!” SNS 폭발

    리닝은 먼저 NBA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NBA 득점왕 출신 스타선수 드웨인 웨이드와 계약을 맺고 시그니처 제품 ‘웨이 오브 웨이드(Way of Wade)’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꾸준히 좋은 반응과 함께 마니아층을 형성, 지금은 ‘웨이 오브 웨이드7’까지 출시됐다. 현재 NBA에서 실제 「리닝」 제품을 신고 뛰는 선수는 12명에 이른다.

    상품 변화와 함께 매장 인테리어도 뉴트로 콘셉트를 입혀 새롭게 단장했다. 특히 ‘中國李寧(중국리닝)’ 테마 상품을 더욱 돋보이게 진열했다. 신발의 경우 벽면 윗부분에 신발을 진열하고 중간에 작은 LCD 화면을 여러 개 설치해 상품에 대한 정보를 보여준다.

    특이하고 재미있는 것은 LED 체조링을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한 것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중국의 자부심’을 과감히 보여준다는 점이다.

    리닝 회장은 변하지 않는 자신만의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는 “나는 뼛속까지 운동선수다. 운동훈련의 자원, 제품설계, 연구개발능력 등 운동에 대한 이해와 자원을 축적해 왔다. 운동하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서비스하려면 제품의 품질이 가장 중요하다. 이것은 우리가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리닝」의 DNA와 같다”라고 말한다.

    대륙 자부심 상품에 적용, 스포츠 1위 탈환

    단지 회사를 흑자로 이끄는 것이 리닝 회장의 목표는 아니다. 그는 회사를 강하게 만들고, 보다 경쟁력 있고 전문성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한다. 경영일선에 컴백한 리닝은 수년 동안 시련을 겪은 브랜드 「리닝」을 자신의 확고한 신념으로 새롭게 변화시켰다.

    그 결과 젊은이들을 홀릴 만한 힙(Hip)한 디자인으로 다시 태어나 중국 로컬 스포츠 브랜드 1위를 탈환했다. 현재 중국 내 시장 점유율 1위인 「나이키」(17%)에 이어 「리닝」(14%)은 2위를 차지하고 있다.

    57세의 리닝은 컴백 초기부터 웨이보를 개설해 자신의 셀카사진을 올리고 「리닝」의 제품을 홍보하는 등 젊은 소비자와 가까워지려 노력했다. 이제 리닝은 단순히 사업가가 아닌 진정한 기업가로 평가받고 있다.












    ■ 패션비즈 2019년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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