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생산∙봉제 위기··· 한국 패션 해결책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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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03.11조회수 9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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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옷 꿰맬 곳이 없어요. 어디로 가야 하나요." 오랜만에 만난 K브랜드 대표가 옷을 들고 이리 보고 저리보는 얼굴에 걱정이 한 가득이다. 국내 패션시장은 수입 브랜드 비중이 갈수록 높아가고 있지만 생산과 제조를 베이스로한 기업들이 효율적인 돌파구 찾기는 그 어느 때보다 고민이 크다.

    열릴 듯 말 듯, 많은 패션기업들이 개성공단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곳 빗장이 풀리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업계 중론이다. 특히나 대량생산과 퀄리티를 다 잡을 수 있는 곳이 개성만한 곳이 없기 때문에 업체들의 기다림에 대한 갈증은 더욱 크다.

    도소매업체들의 생산기지에 대한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가격경쟁력 하면 동대문이었는데 동대문 조차 서서히 중국에서 옷 생산을 맡기고 있어요. 그만큼 싸니까요. 광저우는 니트 우븐 진이 강세이고, 항저우는 다운 코트 아우터 등 겨울 아이템 중심으로 지역별 강점(?!)도 뚜렷합니다. 웃픈 현실이죠”라며 동대문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한 대표는 생산과 봉제 등이 중국으로 옮아가는 변화들을 눈여겨 봐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 생산 봄날 갔나, 중국으로 중국으로

    과거에는 기획 생산 등 모든 것을 한국에서 원스톱으로 끝낸 반면, 이제는 오히려 제도권 브랜드들 뿐만 아니라 도소매 랜드마크인 동대문 상인들까지도 그 시선이 중국을 향하고 있다는 것은 문제점이라고 지적한다.

    지난해 경기악화에 더해 성장까지 더뎌지며 모든 산업군들이 제자리 걸음 중이다. 특히 시즌을 앞서가는 패션시장 또한 원가 상승에 이어 인건비까지 오름세를 보이며 더욱 위축된 상황이다. 이러한 국내외적 환경이 결국 ‘원가 경쟁력'으로 귀결되면서 그 힘이 중국으로 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패션 M브랜드 경영자는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는 패션기업이나 디자이너들에게 생산 경쟁력은 상품 퀄리티를 좌우할만큼 중요한 출발점인데, 국내에서 샘플, 봉제공장, 후가공업체 등 일련의 시스템을 완벽하게 갖춘 곳을 찾아보기 힘듭니다’라고 토로한다.

    봉제 살리기 등 국내 투자 등 변화 필요




    더욱이 임가공비가 올라선데다 봉제 생산을 이어갈 곳 인력들도 턱없이 부족하고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이를 이어갈 젊은층들의 유입까지도 쉽지 않은 상황이어, 패션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들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반면 해외에서는 봉제와 디자이너를 이어지는 플랫폼들까지 생겨나며 봉제 살리기 등 자구책에 나서는 모습이다. 국내 서울시에만 1만5200개 봉제업체와 9만3000명의 봉제 종사자(한국의류산업협회 2017년)들로 예측하고 있는 가운데 이 중 90%가 10인 미만 영세 사업장이 대부분으로 알려져 있다.

    봉제를 배우고자하는 청년 공급 부재, 공장들의 가족화 등 정부 차원의 지원과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우리 것은 우리가 가장 잘 만들 수 있다. K패션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봉제와 생산 기지 등 반드시 우리만의 시스템으로 글로벌에 맞설 수 있는 당당한 경쟁구도를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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