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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라프 시몬스 캘빈클라인 ‘중도 하차’ 이유는?
Friday, Jan. 4, 2019 | 강기향 뉴욕 리포터, gihyangk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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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빈클라인 모기업 PVH가 지난 연말 "라프 시몬스가 계약기간 8개월을 남겨놓고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OO)에서 물러난다. 양 측은 원만하게 각자 다른 길을 가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같은 발표에 패션계는 물론 전 세계 언론의 이목이 쏠리면서 라프 시몬스의 속내와 향후 활동 계획이 주목받고 있다.
라프 시몬스는 지난 2016년 8월 미국을 대표하는 브랜드 캘빈클라인의 최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선임되며 브랜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야심 차게 라프 시몬스를 영입한 캘빈클라인. 그가 미국 캐주얼과 모던함을 대표하는 캘빈클라인패션 하우스를 계약 기간도 못 채우고 떠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부진한 매출 기록이다.
그는 캘빈클라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되기 전 프라다 그룹의 ‘질 샌더’에서 7년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근무한 후 LVMH 그룹의 ‘디올’ 여성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3년간 이끌며 매번 유럽 쿠튀르 하우스의 럭셔리함과 모던함을 런웨이에서 성공적으로 보여줬다.
유럽과 북미지역에서 그는 패션 바이어들과 평론가들에게 미니멀하면서도 여성스러운 실루엣의 대가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또한 1995년부터 ‘라프 시몬스’라는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로 젊으면서도 반항적인 남성복 라인을 운영해오며 디자인뿐 아니라 비즈니스로도 인정받은 인물이다.
2016년 라프 시몬스 영입 당시만 해도 PVH는 유럽 쿠튀르 하우스에서 활동한 그의 실력을 믿으며 창조적인 변화와 혁신에 주목했다. 라프 시몬스는 기대했던 대로 미국의 상징적인 브랜드 캘빈클라인을 유러피안의 시각으로 바라보며 스트리트, 그런지, 유니크한 실루엣으로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예술적인 캠페인과 감각적인 광고는 라프 시몬스 특유의 언더그라운드 취향이 잘 드러나며 큰 사랑을 받았다. 또한 킴 카다시안 자매들과 같은 현재 가장 파워풀한 인플루언서들을 모델로 기용하며 대담하고 도전적인 감성을 드러냈다. 이런 작업은 캘빈클라인의 하이엔드 이미지 변화에 큰 기여를 했다.
내부적으로도 캘빈클라인의 서브 라인을 ‘205W39NYC’라는 새로운 브랜드 네임과 로고로 변경하고, 기존 디자인 팀원을 모두 해고하는 등 많은 변화를 이뤄 냈다. 하지만 이는 반대로 적정한 가격대의 캐주얼한 아메리칸 패션 하우스의 DNA를 무시한 결과로 이어졌다. 고급화와 변화에는 성공했지만 매출 면에서는 부진한 기록을 가져온 것.
엠마누엘 치리코 PVH 회장 겸 CEO는 3분기 실적을 평가하며 "캘빈클라인 ‘205W39NYC’는 막대한 예산을 투자한 컬렉션과 광고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투자수익률을 보이지 못했다. 캘빈클라인진의 너무 과도한 가격과 고급화 전략은 신세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해 판매가 부진해 의류 품목을 대폭 할인 판매했다"라고 밝히며 라프 시몬스의 시도가 매출 면에선 ‘실패’라고 평가했다.
결국 PVH는 투자수익률 하락에 불만을 터트리며 라프 시몬스를 조기 하차시킨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표 패션 기업 PVH의 결정은 유럽 패션 하우스와는 다르게 철저히 매출과 실적으로 능력을 평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라프 시몬스의 예술적인 시도와 파격적인 변화를 더 이상 기다려줄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안타깝게도 계약이 조기 만료된 것이라는 추측이다.
라프 시몬스가 갑자기 브랜드에서 하차하면서 2월 캘빈클라인2019 가을/겨울 컬렉션은 한차례 쉬어 갈 것이라 한다. 또한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성공 궤도를 달려온 그의 커리어에도 큰 오점이 생긴 만큼 라프 시몬스의 행보도 궁금해진다. 향후 라프 시몬스가 예술적인 면모와 빠른 매출 기록 대신 브랜드 이미지와 장기적인 운영을 중요시하는 유럽 패션계로 돌아갈 것인지, 또 한 번 미국 패션계에서 도전장을 내밀며 실패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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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위 : 라프시몬스 - 캘빈클라인 공식 홈페이지
아래 : ‘205W39NYC’ 컬렉션 - 바니스뉴욕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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