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워치 패션 테크시대 열다

    이영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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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05.01조회수 10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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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화 상태에 빠진 스마트폰 시장의 후속으로 떠오른 새로운 테크시장이 확실히 그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2015년 IT 자이언트 ‘애플’이 최초로 디자인에 포커스를 둔 고급 사양의 스마트 워치 「애플워치」를 론칭한 후 수많은 럭셔리 브랜드가 발 빠르게 디지털 스마트 워치의 흐름에 편승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프랑스 럭셔리업계에서 초고가 하이퍼 럭셔리 제품을 선보이며 럭셔리의 최상단에 위치한 브랜드 「에르메스」는 「애플워치」와 콜래보레이션해 최근 세 번째 시리즈를 출시했다.





    이어 「태그호이어」 「브라이틀링」 「불가리」 「몽블랑」 등 럭셔리 워치 브랜드들도 속속들이 그들 고유의 스마트 워치를 선보였다. 또한 「구찌」 「마이클코어스」 「케이트스페이드」 「아르마니」 등 럭셔리 패션 브랜드들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는 추세다. 그중 최근 명단에 이름을 올린 브랜드 「루이비통」은 지난해 여름 ‘탐부르 호라이존(Tambour Horizon)’이라는 이름의 첫 인텔리전트 스마트 워치를 선보였다.

    그동안 스마트폰 업계는 해마다 정밀한 연구와 리서치를 거치며 발전을 거듭해 왔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볼륨이 큰 산업계 중 하나로 무엇보다도 테크놀로지 산업계의 초석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한 스마트폰이지만 포화 상태에 빠진 시장의 후속으로 떠오른 새로운 테크시장이 확실히 그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스마트폰 포화와 웨어러블 테크놀로지





    ↑ 특히 가장 눈에 띄는 산업계는 웨어러블 테크놀로지로 지난 몇 년간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한 스마트폰 시장에 이어 급부상하고 있는 스마트 워치는 새로운 시장에 적응한 고객들의 수요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스마트폰의 인기에 부합해 형성된 시장이 이제는 스스로 그 파이를 키우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테크놀로지 리서치 회사 ‘가트너(Gartner)’의 조사에 따르면 웨어러블산업의 전망은 매우 긍정적이다. 그중 금액이나 판매량에서 가장 큰 볼륨을 차지하는 블루투스 헤드셋 카테고리 다음으로 시장의 매출을 주도하는 것이 다름 아닌 스마트 워치 섹터다. 올해 스마트 워치 판매량은 전년 대비 19.3% 증가한 약 4150만개에 이르며 매출액은 기존의 예상치보다 높은 약 93억달러(약 1조1500억원)에 이른다. 이 같은 스마트 워치 매출액은 웨어러블산업 전체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며 강력한 증가세가 이어져 2021년에는 판매량이 두 배로 늘어난 약 8096만개를 내다본다.

    스마트 워치 진화, 시장 규모 1조1500억원





    연구 결과를 보면 스마트 워치가 앞으로 나아가는 방향은 다소 의외로 그 내용은 꽤나 흥미롭다.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는 전통적인 스마트 워치들, 특히 에이수스, 화웨이, LG, 삼성, 소니 등 빅 테크놀로지 회사들이 제작하는 스마트 워치가 2021년까지 차지하는 점유율이 불과 15%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는 사실이다. 이들 테크 컴퍼니가 제조한 스마트 워치 중 유일하게 성공을 이룬 케이스가 「애플워치」다.

    현재 「애플워치」는 스마트 워치업계에서 약 33%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2021년에는 25%의 점유율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다이렉트 모바일 커넥트 기술과 텍스팅 등 여러 추가적으로 업그레이드되는 사양에 의해 향후 점유율이나 판매가 좌우될 수 있다. 앞으로 스마트 워치는 라이프스타일 중심의 시장 흐름에 상응하는 제품들이 주를 이루면서 중요한 신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브카테고리로 떠오른 키즈 스마트 워치도 2021년에는 전체 판매량의 약 30%(현재 4.3%)를 차지할 전망이다. 키즈 스마트 워치는 부모가 자녀에게 첫 스마트폰을 선물하는 연령인 13세 이전까지 그 대안으로 선택하는 스마트 기기가 될 것 같다.

    「애플워치」 33% 점유, 2021년에도 21% 유지





    두 번째 서브카테고리로 떠오르는 섹터가 바로 럭셔리 워치와 패션 브랜드들의 스마트 워치 세그먼트 진입이다. 이들 섹터의 스마트 워치시장 진입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다수는 이러한 흐름이 전통적인 매커니컬(기계식) 워치와 디지털 워치를 아우르는 자연스러운 진화의 결과물로 궁극적으로 이 둘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다른 이들은 럭셔리 워치가 기능적인 테크놀로지 제품이 아니라 패션과 주얼리 액세서리로서 그 밸류를 인정받는 만큼 항상 수요가 존재하므로 시장에서 그 자리를 견고히 유지할 것이라는 견해다. 실제는 이 두 견해가 공존한다. 스마트 워치가 자리를 잡기까지 그리 순탄치 않았고 「애플워치」만이 진정한 모멘텀을 얻는 데 성공했다.

    그 사이 지난 3년간 스위스 럭셔리 시계산업계는 매출 하강을 경험했다. 물론 두 가지 제품군 모두 고유의 매력적인 요소로 고객들을 끌어들인다. 럭셔리 워치는 긴 수명과 시계로서뿐만 아니라 패션 스테이트먼트로서 그 역할을 한다. 반면 스마트 워치는 기능보다는 디자인 등 다각적인 면에서 거듭나고 있다. 이제 럭셔리 워치 제조 브랜드 「파슬」이나 「몽블랑」 「태그호이어」뿐만 아니라 더 많은 스마트 워치 제조업체들이 이 두 부분을 모두 커버할 수 있는 최적화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파슬」 「몽블랑」 「태그호이어」 등도 진입 속속

    ‘가트너’는 브랜드들이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해 새로운 라인의 럭셔리 스마트 워치들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결과 2021년에는 패션 럭셔리 스마트 워치가 전체 스마트 워치시장의 25%를 차지하고 판매량은 2025만개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러한 흐름은 고객들이 스마트 워치를 테크노 디바이스인 동시에 라이프스타일 제품으로 여긴다는 방증이다. 이처럼 브랜드들이 전통적인 시계시장에서 스마트 워치로 눈을 돌리는 이유로는 디지털에 친숙한 20~30대 밀레니얼세대가 강력한 소비 파워로 떠오르는 여파도 무시할 수 없다. 전통적인 소비나 소유보다는 스포츠, 여가, 여행 등 경험의 가치를 중시하는 디지털 파워 밀레니얼세대에게 좀 더 어필하고 접근할 수 있는 매개체로 스마트 워치는 이제 외면할 수 없는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우리가 매일 접할 수 있는 라이프 - 태스크를 편리하게 해 줄 수 있는 실용적이면서 감각적인 디자인의 디지털웨어는 트렌드에 민감한 밀레니얼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정서적인 커넥션에 영향을 준다. 깊이 있고 폭넓은 고객 데이터를 보유한 럭셔리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이 제품을 이용하는 데 다양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2030 디지털 파워 밀레니얼 겨냥 트렌드로





    스마트 워치의 선두주자인 「애플워치」는 기능적인 면뿐만 아니라 브랜드 특유의 감각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으며 매출이나 볼륨 면에서 가장 앞서 나간다.

    특히 럭셔리 대명사 「에르메스」와 세 번의 콜래보레이션을 통해 뷰티와 유틸리티라는 유사한 가치를 쌓아 가면서 스마트 워치가 단순히 디지털 가젯이 아닌 럭셔리한 패션 상품으로서 까다로운 패션 피플들까지 사로잡을 수 있음을 증명했다. 지난 2015년 10월 최초로 공개됐던 ‘애플워치 × 에르메스’ 1 시리즈는 「에르메스」의 세련된 디자인과 애플의 하이 테크놀로지의 합작으로 일반 대중뿐 아니라 까다로운 입맛의 고객들을 끌어들이며 화제가 됐다. 밴드를 두 번 두르는 더블 투어(Double Tour)와 커프스에 이중 밴드로 처리된 모델, 밴드를 한 번 두르는 심플 투어(Simple Tour)까지 세 가지 스타일의 가죽 밴드 구성이 기본.

    이와 함께 스테인리스 스틸 또는 골드 소재로 제작된 워치 페이스는 38㎜와 42㎜ 두 가지 포맷 중 선택할 수 있고 시계의 다이얼에는 「에르메스」 시그니처가 장식돼 있다. 가격은 1100~1500달러(약 137만~168만원)로 상품 패키지도 브랜드 고유 컬러인 오렌지색 박스로 제작돼 럭셔리 감성을 어필했다. 애플의 디자인 디렉터 조너선 이브는 “애플과 「에르메스」는 매우 다른 제품 라인을 가지고 있지만 퀄리티와 디자인을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밝혔다.

    럭셔리 스마트 워치 선구자 ‘애플 × 에르메스’

    1 시리즈 후속으로 지난해 9월 애플의 라이브 스트림 이벤트에서 공개된 넥스트 제너레이션 2 시리즈는 전작과 동일한 세 가지 밴드 디자인에 다양하게 추가된 가죽과 젊은 감각에 어필할 오렌지 컬러의 스포츠 밴드도 새롭게 선보였다. 또한 최신작으로 선보인 3 시리즈에서는 「에르메스」의 유명 디자이너 앙리 디 올리니가 1993년 선보인 ‘카릭(Carrick)’의 모래시계 형태 로마 숫자를 재해석한 워치 페이스를 새롭게 선보여 애플과의 여전한 파트너십을 과시했다.

    워치 밴드도 드라이빙 글로브 펀칭 효과를 살린 시크한 ‘심플 투어 랠리’와 밴드에 화이트 문양(앙리 디 올리니가 1974년에 디자인한 스카프)이 프린트된 ‘심플 투어 에페롱 도르’를 새롭게 선보이며 오리지널리티를 살렸다. “우리는 타협하지 않는 엑설런스와 고유함을 추구하며 동일한 비전으로 함께해 왔고 아름다우면서도 기능적으로 이 시대에 맞는 제품을 창조해 냈다”고 「에르메스」의 아티스틱 디렉션 총괄 피에르 알렉시스 듀마 부회장은 강조했다.

    패션과 테크놀로지, 이 둘의 파트너십으로 ‘애플’은 럭셔리 어필에 성공했고 「에르메스」는 패션에 혁신까지 선보이는 젊은 이미지를 꾀하면서 브랜드 포지셔닝을 넓히는 계기로 만들고 있다.

    「마이클코어스」 등 패션 브랜드 적극 동참

    이처럼 대세가 돼 버린 스마트 워치시장에 「마이클코어스」 「아르마니」 「케이트스페이드」 「디젤」 등 다수의 패션 브랜드도 참여해 지난해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며 그 흐름을 이어 가고 있다. 다양한 시계 라이선스를 보유 • 제조하는 파슬그룹은 패셔너블 하이브리드 아날로그 스마트 워치 카테고리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자체 브랜드 「파슬」로도 스마트 워치를 출시했다.

    스마트 워치 중 블링블링한 디자인으로 화려함을 자랑하는 「마이클코어스」의 트레이드 마크인 오버사이즈 골드 워치의 최신 버전으로 출시된 ‘액세스 슬림 런웨이 골드-톤 하이브리드’ 스마트 워치는 좀 더 차분한 느낌의 다이얼에 방수 기능과 사용자가 변경 가능한 스트랩, 이틀에 이르는 배터리 수명을 자랑한다.

    모바일 폰과 연동 가능한 액티비티 트래커와 메시지 서비스, 뮤직 컨트롤 그리고 셀피 기능을 갖췄고 가격은 250달러(약 28만원)다. 「파슬」의 경우 여성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어컴플리스 하이브리드’ 모델은 부담 없는 가격에 얇고 또 스마트 워치로 느껴지지 않는 시크한 디자인으로 고객들을 사로잡는다. 40㎜의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와 엘레강스한 16㎜ 가죽 스트랩의 스마트 워치는 아이폰 또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연동이 가능하며 다양한 액티비티와 슬리핑 기능, 알림, 로컬 타임 존 기능 등을 갖췄다. 특히 매일의 액티비티 목표 달성을 위해 최적화된 모델로 가격은 175~215달러(약 19만~24만원)다.

    「아르마니」 「케이트스페이드」 「디젤」도 출시

    「케이트스페이드」에서 내놓은 스마트 워치는 마찬가지로 터치 스크린이 아닌 하이브리드 스마트 워치로 수면과 액티비티 기능, 스마트폰 알림 기능 등 파슬그룹이 제작하는 시계로서의 기본 기능들을 갖췄다. 하지만 「케이트스페이드」라는 네임 밸류에 맞게 특유의 패셔너블한 룩을 강조한다.

    핑크 컬러의 샴페인 버블이 디자인된 워치 페이스에는 ‘cheers!’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고 컬러는 실버 케이스와 화이트 다이얼의 콤비네이션과 더불어 골드 케이스와 화이트 다이얼 그리고 블랙 케이스와 로즈골드 다이얼의 세 가지 옵션 중 선택할 수 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디자인의 이 스마트 워치의 가격은 250달러(약 28만원)다.

    「아르마니」의 ‘엠포리오 아르마니 커넥티드’는 브랜드의 첫 스마트 워치로 쿨하고 캐주얼한 느낌에 스타일리시한 룩을 갖췄고 환상적인 아몰레드 디스플레이에 퀄컴의 최신 스냅드래곤 칩 세트를 내장한 웨어러블 디바이스다. 안드로이드 OS의 스마트 워치로 배터리 수명은 이틀가량이고 손쉽게 교체 가능한 밴드를 제공한다. 가격은 395달러(약 44만원)다.



    「구찌」 × 윌아이엠 콜래보레이션 워치 주목

    「구찌」도 지난해 3월 블랙아이드피스의 멤버 윌아이엠과 콜래보레이션해 최고의 자부심으로 스마트 워치를 선보였다. 미국 출신의 가수이자 싱어송라이터, 래퍼, 크리에이티브 이노베이터로 독자적이며 쿨한 스타일을 자랑하는 윌아이엠이 「구찌」와 팀업으로 기존의 스마트폰이나 모바일 디바이스를 뛰어넘는 트레이드 마크 격의 스탠드얼론(독립형) 완전체 ‘스마트 밴드’ 워치를 국제 시계 트레이드 쇼 ‘바젤 월드’에서 발표했다.

    「구찌」 × ‘윌아이엠’ 스마트 워치는 독립적인 포맷으로 문자 메시지뿐만 아니라 이메일과 전화 송수신도 가능하며, 음악 다운로드, 지도, 캘린더, 피트니스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보이스 커맨드(음성 주문)로 운영, 작동되는 세련된 퍼스널 어시스턴트 기능은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는 또 다른 강점이다. CEO 마르코 비자리는 브랜드 「구찌」와 ‘윌아이엠+ 스마트밴드’가 함께 개발한 이 스마트 기기가 패셔너블할 뿐만 아니라 테크놀로지 면에서도 월등하다며 패션과 테크놀로지를 합성한 ‘패셔놀로지(fashionology)’라는 표현으로 향후 패션시장에서 진정으로 유니크한 모델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아직 정확한 론칭 시기나 가격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럭셔리 패션 대표주자 「루이비통」까지 가세

    한편 프랑스 럭셔리 LVMH그룹의 대표 브랜드 「루이비통」도 2년여간의 스마트 워치 프로젝트를 마치고 지난해 여름 새로운 제품을 소개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기본 아이디어는 2002년 론칭하자마자 「루이비통」의 베스트 셀링 워치로 꼽힌 ‘탐부르’ 모델의 디자인을 모티프로 진행했다.

    그 결과물로 탄생한 첫 번째 모델 ‘호라이존 탐부르’는 스위스 메이드의 큰 다이얼에 측면이 오목한 사이드 케이스 디자인의 유니크하고 엘레강스한 스마트 워치로 구글과 퀄컴테크놀로지가 개발한 프로세서에 안드로이드 OS가 적용됐다.

    현재 마켓에 출시된 대부분의 스마트 워치 모델이 스포츠 중심적으로 만들어졌다면 「루이비통」의 스마트 워치는 브랜드 콘셉트에 맞춰 럭셔리 여행자를 위해 항공 여행 시 출발 • 도착지에 대한 자동 타임 존 설정과 더불어 스케줄, 지연, 보딩 게이트 등을 알려 주는 실용적인 ‘마이 플라이트’ 기능으로 여행 중심의 커넥트 워치에 중점을 뒀다.

    럭셔리 여행자 위한 커넥트 워치 콘셉트를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럭셔리 데스티네이션 7개 도시(파리, LA, 런던, 뉴욕, 도쿄, 베이징, 상하이)에 대한 실용적인 정보와 명소들을 알려 주는 「루이비통」의 ‘시티 가이드’ 콘텐츠를 통해 여행지 근처의 레스토랑, 호텔, 역사 유적지와 관광명소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인텔리전트 지오로케이션(intelligent geolocation) 기능도 제공된다.

    「루이비통」이 최초로 선보인 프레스티지 스마트 워치 ‘호라이존 탐부르’의 워치 케이스는 유니섹스에 적합한 42㎜ 크기로 60종의 교체 가능한 밴드(남 • 여 각 30종)와 다양한 다이얼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퍼스널라이즈 서비스를 제공하며 가격은 2500~3000달러(약 280만~337만원)부터 시작된다. 이처럼 럭셔리 스위스 시계 제조사부터 패션 브랜드들까지 다양하게 안드로이드 OS 또는 iOS 기반의 스마트 워치를 경쟁적으로 쏟아내는 가운데 다수의 인터넷 리서치업체들은 「애플워치」가 「롤렉스」 「오메가」 등 전통 럭셔리 워치 브랜드들을 매출 면에서 누르고 있다고 밝혔다.

    「롤렉스」 누른 「애플워치」, 럭셔리 워치 향방은

    지난해 3월 애플은 1만달러(약 1125만원)를 넘는 초고가의 18k 골드 소재 프리미엄 「애플워치」를 선보이며 럭셔리 행보로 대중을 놀라게 했다. 이어 9월 진행된 아이폰X 등 신모델 공개 자리에서 크라운이 레드닷으로 처리, 독자적인 콜이 가능한 4G 기능의 최신형 ‘애플워치 3 시리즈’를 선보이며 혁신을 이어 갔다.

    애플은 이 같은 결과에 고무된 분위기다. 비공식적으로도 매출액 노출을 꺼리는 애플이지만 업계에서는 2016년 「애플워치」 매출이 6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져 「롤렉스」의 2015년 매출 45억달러(약 5조625억원)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롤렉스」가 전 제품군으로 올린 매출보다 애플이 한 가지 제품으로 올린 매출액이 더 많다는 계산이다.





    이같이 애플이 스마트 워치시장뿐만 아니라 기존의 럭셔리 워치시장까지 넘보는 가운데 비슷비슷한 스펙의 스마트 워치를 쏟아내는 패션 브랜드들과 스마트 워치시장에 출사표를 낸 「태그호이어」 「브라이틀링」 등 스위스 럭셔리 워치 브랜드들까지 시장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전쟁터의 느낌이다.

    많은 회사가 새로운 시장 흐름에 열정적으로 도전장을 내미는 가운데 특히 「마이클코어스」는 앞으로 판매되는 모든 남성 시계에 일정 부분의 (디지털) 커넥티비티가 제공될 것이라고 호언했다.

    장인의 시계냐 테크놀로지 트렌드냐 논란도

    하지만 무분별하게 이런 트렌드를 좇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시계란 무엇이고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질문으로 남는다. 「파텍필립」 「롤렉스」 「해리윈스턴」 같은 장인 제작 시계들은 자식들에게 남기는 유산이지 이동통신사에서 새로운 모델이 나올 때마다 바꾸는 기기가 아니다.

    이들은 상품이라기보다는 가보이며 테크놀로지보다는 아트(예술)에 가깝다. 과연 앞으로 「롤렉스」 「오메가」 같은 오래된 역사와 유산, 장인 정신으로 만드는 고가의 전통 럭셔리 워치 브랜드들도 앞선 브랜드들처럼 독자적인 스마트 워치를 만들어 낼지 그리고 출시된다면 「롤렉스」의 스마트 워치는 어떤 의미를 갖게 될지 등은 여전히 궁금증으로 남는다.

    6개월만 지나도 관심이 사그라지는 중저가 안드로이드 OS 스마트 워치의 홍수 속에서 어떻게 해야 영원히 간직될 수 있는 시계를 만들어 낼지, 모든 것이 빠르게 움직이고 끊임없이 업그레이드를 통해서만 흥미가 유지되는 테크놀로지업계의 특성상 타임리스니스(timelessness)라는 콘셉트가 과연 필요한지 하는 질문도 빠뜨릴 수 없다. 이제 럭셔리 브랜드들은 과거와 미래, 오래된 유산과 새로운 혁신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찾아야 하는 중대한 과제 앞에 놓여 있다.

    ■ 패션비즈 2018년 5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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