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주 지엔코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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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주 지엔코 사장

Tuesday, May 1, 2018 | 이원형 기자, whlee@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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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브랜딩 귀재  ‘콘텐츠’ 빌드업이 핵심”


“요즘같은 세상에 신규 브랜드 론칭은 매우 위험해요. 라인익스텐션도 큰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것 같고요. 제가 기업의 오너 입장에서 생각했을 때 가장 리스크가 적은 사업은 콘텐츠를 상품 안에 녹여내 그것을 차차 브랜드로 발전시켜 나가는 거예요. 「써스데이아일랜드(이하 T.I)」 안의 컬처사업부로 출발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발돋움한 「코벳블랑」이 그 예입니다.”





브랜드 철수, 기업회생절차 등 대대적인 허리띠 졸라매기에 들어간 패션업계에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스마트 비즈니스를 구현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롱래스팅, 콘텐츠 비즈니스, 신사업 개척까지 다방면에서 재능을 드러내고 있는 지엔코다. 이들은 19년 차 캐주얼 여성복 「T.I」, 트렌디한 남성복의 지평을 연 「티아이포맨」, 여유로운 라이프 감성을 담은 「코벳블랑」, 온라인 전용 브랜드 「엘록」 등 다양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각 브랜드의 소비자 타깃이 모두 다르다는 점과 고정 고객 매출이 꾸준하다는 점이다. 「T.I」는 지난 2년간 컬처 캐주얼에서 여성복으로 완전히 노선을 틀었다. 통상 브랜드 콘셉트나 기조가 바뀌면 소비자 이탈 현상이 심할 수도 있지만 이번만은 예외였다. 김 대표는 브랜드 세그먼테이션을 정확하게 이해했다. 모든 것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맞아 떨어졌다.


이너웨어 · 향수 사업 추가 진출! 리스크 최소화
그는 “「T.I」가 여성복으로 이동했지만 분명 예전의 컬처 캐주얼을 그리워하는 고객도 있을 테죠. 그래서 「코벳블랑」이 탄생했습니다. 팀 안에서 인큐베이팅한 후 단독 브랜드로 분리됐기 때문에 직원들의 위화감도 적었고 고객도 편안한 느낌을 받았다고 봅니다. 우리는 지속적으로 콘텐츠의 브랜딩화에 주력할 예정입니다. 탄탄한 토대에 씨앗을 심으면 열매가 잘 자라거든요”라고 말했다.

‘콘텐츠 빌드업’, 기존 브랜드에 새로운 비즈니스를 더하는 이들의 방식은 「네스트」라는 이너웨어 브랜드에 이어 향수 사업까지 뻗어나갈 계획이다. 20년 전 옷을 사던 고객이 40대에 와서 그릇 등 리빙용품을 사듯이 나이와 함께 취향도 변하는 그 과정을 지속적으로 캐치하고자 하는 지엔코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결국 이들의 최종 목표는 고객과 함께 호흡하는 문화, 그 자체라고도 볼 수 있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문화 · 환경 · 생활패턴 등 다양한 요소가 바뀌고 있는 과도기가 분명합니다. 지엔코의 모든 브랜드가 그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어요. 나라가 선진국형으로 갈수록 불필요한 디테일이 빠진 깔끔하고 고상한 옷이 인기를 얻습니다. 다행히 각 브랜드에 고유의 색깔이 분명해 이런저런 역풍에도 흔들림이 적은 편이에요.”




中 사천성 & 충칭 지역 톱 매출 매장 등극
실제로 지엔코는 지난해 1431억원의 연매출을 달성했다. 전년대비 17.5% 상승한 실적이다. 영업이익 또한 813%나 증가했다. 사드 역풍을 맞은 중국 사업도 연매출 200억원을 커버하며 꾸준히 존재감을 알려 나가고 있다. 훨씬 큰 외형의 회사도 줄줄이 실패를 맛보고 중국인의 한류 충성도가 바닥을 치는 와중에 순항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 대표는 “하얼빈과 산둥성이 있는 중국 북쪽 지역은 경제권을 남자가 쥐고 있어요. 반면 쓰촨성 쪽은 여자가 경제권을 지니고 있죠. 지진이 많고 북쪽과는 의식 자체가 달라서 하루라도 즐기면서 사는 욜로 라이프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어요. 그래서 과감하게 북쪽 매장을 모두 철수하고 쓰촨성 쪽에 매장을 집중 공략했어요”라고 귀띔했다.

결과는 대성공. 중국에서 50개가량 전개되고 있는 「T.I」 매장 중 충칭과 쓰촨성 지역은 톱 매출을 찍고 있다. 향후 「T.I」 「티아이포맨」을 합친 복합 매장을 전개해 보다 다양한 카테고리를 선보일 계획이다. 가격대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유통망 확장보다는 전점 이익 개선에 목표를 둔다. 한국과 중국에 이어 일본도 공략한다. 일본 진출은 파트너와 함께 크로스딜을 진행하는 형식으로 계획 중이다.

‘숫자’와 미래가치에 대한 이해도 깊어

지엔코는 숫자로 움직이는 회사다. 외환은행과 파이낸싱 전문기업에 오랫동안 머물렀던 금융계 인재 김 대표는 정확한 ‘수치’를 통해 의사를 결정한다. 정확한 계산 이후에 비즈니스를 전개해서인지 전개 브랜드 모두 허투루 진행하는 일이 없다. 전성기 때보다 기세가 꺾인 브랜드이거나 아예 정리한 사업일지라도 ‘미래적인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보고 여지를 남긴다.  

“투자사가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 중 하나가 ‘미래가치’예요. 순이익이 얼마이고, 얼마를 까먹었는지는 그 다음 문제입니다. 이들이 다음 시즌에 대체 어떤 콘텐츠를 가지고 나올까 하는 궁금증, 고객에게 기대심리를 준다는 게 가장 중요하죠. 저희 회사의 규모는 다른 곳보다 작을지 모르나 이러한 잠재가치에 있어서는 분명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 대표는 현재 지엔코 외에도 상용차 수입 유통 회사인 큐로모터스를 비롯해 ‘한국테슬라’를 꿈꾸는 전기차 회사 아이티엔지니어링의 대표직을 맡고 있다. 멀티 플레이에 능한 김 대표를 닮아 각 브랜드의 팀장급 사원도 업무능력이 대단하다. 브랜드 팀장들은 매 시즌 목표매출을 달성하기 위해 할인율과 판매율을 분석하는 민감도 분석작업을 능수능란하게 진행한다.

민감도 분석작업, 판매 적중률 높인다
  
타 패션회사에서는 볼 수 없는 이 방식은 김 대표가 직접 스승이 돼 가르친 결과물이다. 할인율이 높아지면 원가율이 나빠져 물건을 아무리 많이 팔아도 장부상 손실이 커진다. 이에 이 회사는 할인보다 ‘덤’ 행사를 선호한다. 할인은 한 번 시작하면 되돌릴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약점이기 때문.

“소비심리라는 게 무서워요. 20% 할인을 하면 50% 할인할 때까지 기다리거든요. 덤으로 물건을 주는 행사는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덜 가고 매니저의 기도 살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예요. 대신 소비자가 제값을 받고 살 만큼의 멋진 퀄리티와 감성을 이끌어 내는 게 기본이죠. 상품에 대한 모든 건 직원들에게 맡깁니다. 저는 뒤에서 전체적인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할 뿐이에요.”

고정된 할인 정책과 흔들리지 않는 운영 방식으로 고정된 툴을 지켜 나가는 지엔코. 그래서인지 각 브랜드는 각자 상호작용을 하며 안정된 외형을 유지한다. 「T.I」는 작년 여성미를 더한 상품력으로 지난해 전년대비 30% 이상의 매출 신장세를 보였다. 상품에 관해서는 장수진 총괄 디렉터에게 믿고 맡기고 밀어준 결과물이다.

「T.I」 ~ 「코벳블랑」 등 ‘가지치기 biz’ 강화

「티아이포맨」은 2030 남성을 타깃으로 한 뉴 라이프스타일 웨어 「모아브(MOAV)」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모아브」 또한 현재는 「티아이포맨」 안에서 움직이지만 향후 분리될 가능성이 있다. 일명 아저씨 양복 판매를 전면 중지하고 트렌디한 셋업물 위주로 움직이며 새로운 브랜딩을 전개 중이다.

온라인 전용 「엘록」은 센 스트리트 컬처, 그래픽 디자인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유스컬처 캐주얼이다. 가수로 따지면 제시처럼, 겉은 세지만 실력도 갖춘 알토란 브랜드를 선보인다. 수입 편집 브랜드 「페놈」은 수익으로만 따졌을 때는 약하지만 유럽과 미주 시장에 지엔코를 소개할 수 있는 ‘필살기’가 된다. 자가 유통이 있는 브랜드와 없는 브랜드는 분명 차이가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시각이다.

조용하지만 뚝심 있는 브랜드가 모여 있는 이 회사에서 김 사장은 일주일에 2~3번 출근한다. 나머지 날은 전기차 회사에 가 있다. 그는 흡사 지휘단의 마에스트로 같다. 제 각각 멋진 연주를 해내는 단원들을 지휘봉 하나로 컨트롤해 내는 포커페이스다. 직원들에게 백화점 시장조사보다 모터쇼 참석을 권하고 클럽에 가서 요즘 젊은이들이 어떤 문화를 즐기는지 보고 느끼라는 대표가 몇이나 될까?

4차 디지털혁명, 패션도 예외 아니다

그는 “새로운 시대를 이끌 4차 산업혁명은 분명히 옵니다. 패션업계가 다른 산업에 비해 조금 무던한 것뿐이죠. 소비자는 패션에서도 IT같은 새로운 분야의 비즈니스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어요. 앞으로는 감성에 젖은 옷보다 기능과 지능에 대응하는 스마트 패션이 각광받을 거라 생각합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해외 시장까지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개척해 나가고 있는 지엔코. 최첨단 기술 도입보다 가장 기본적인 것에서 파생해 새로운 콘텐츠를 키워 나가고 있는 지엔코의 단결력이 스마트 비즈니스의 가장 큰 핵심임에 분명하다.

PROFILE
1964년생
고려대 통계학과 졸업
1987년 외환은행 입사
2003년 호라이즌엠씨 대표이사
2007년 지엔코 부사장
2011년~現 지엔코 대표이사

■ 패션비즈 2018년 5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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