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전도사 디자이너 최복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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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04.09조회수 7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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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OIBOKO」 패션 ~ 펀앤락 캠핑까지



    “놀러 오세요, 언제든 열려 있습니다.” 스키틀즈 모양의 청도 펀앤락캠핑장의 주인공, 다름 아닌 패션 디자이너 최복호가 운영하는 곳이다. “매 시즌 패션쇼를 치르고 나서 항상 이곳을 찾습니다. 저에게는 힐링을 주는 곳이라 할까요. 지금은 일반인들도 많이 찾을 정도로 명소가 됐죠(웃음)”라고 설명한다.

    캠핑장 이름은 ‘펀앤락’으로 총 5동으로 구성돼 있다. 이곳에는 캠핑뿐만 아니라 도자기 · 그릇 · 아이웨어 등 다양한 그의 컬렉션들이 전시돼 있다. 정기적인 페스티벌과 새로운 상품 소개도 지속적으로 이어져 늘 생동감이 흐른다.

    최근 대구패션페어에 올라서 F/W컬렉션을 선보인 이후 그는 대구 골목상권에 최복호콜렉트 3호점을 준비하며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골목상권 회복을 위해 콜렉트 3호점을 개점하며 릴레이 오픈을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 시니어 스트리트가 되겠지요. 흥미 있지 않나요”라고 설명한다.

    「CHOIBOKO」 이어「BOKO스포츠」 론칭

    패션 디자이너에, 캠핑장 오너로, 최근 「BOKO스포츠」 론칭과 해외 컬렉션 준비, 보코 콜렉트몰까지…. 패션 디자이너 외에도 그가 하는 일은 손에 다 꼽지 못할 정도로 많다.

    “틈틈이 제가 붓질해 놓은 그림들을 조합해서 비빔밥처럼 쓱쓱 간을 맞추니 색다른 그림이 되고 미술이 된 것 같습니다. 그것이 패션 아닐까요. 저는 양장점 시대 출신의 디자이너입니다. 서울 무교동 의상실과 회현동 의상실을 거쳐 이화여대 입구 디자이너로 활동한 후 현재 제 고향인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죠. 1970~1980년대 양장점이 그립습니다. 원단을 늘어뜨리고 뚝딱거리고 북적대던 곳.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이 센터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를 원하지만 반대로 구석구석 찾아보면 패션과 연결되는 흥미로운 것들이 곳곳에 많이 숨어 있습니다. 그러한 것들을 찾아 새로운 것을 만들어 보려고요.”

    그는 지난해 영국 퓨어런던 전시에 이어 밴쿠버 컬렉션까지 세계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지난 2017 F/W 광저우패션위크에서 한국 패션의 진수를 보여주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동안 자연을 모티브로 패션세계를 표현했다면 이 무대에서는 자신의 내면과 무의식에 대한 스토리를 풀어냈다.



    국내 → 베이직, 해외 → 아티스틱 ‘이원화’ 적중

    그의 스마트한 기획도 돋보인다. 국내에서는 백화점 위주의 판매이다 보니, 아무래도 포멀한 감성의 상품들을 기획하고 선보인다. 반면 해외에서는 아티스틱한 브랜드를 찾는 리테일러의 성향에 맞추어 국가별 맞춤형 스타일을 준비했고 그것이 적중했다. 최 대표는 국가별 지역별로 니즈가 있기 때문에 그곳의 특성을 늘 연구하고 고민한다.

    그는 “세계 패션마켓이 요동치면서 점점 리테일숍이 소멸되고 있는 상황이에요. 새로운 형태의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작품과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4차 산업혁명과도 연결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강조한다. 뒤돌아보면 수년 간 국내외를 막론하고 수없이 많은 컬렉션과 전시를 진행해 왔던 그다.

    ‘디자인 = 내면의 울림과 창조성’ 직결돼야

    뉴욕패션위크부터 차이나패션위크, 파리, 런던, 루마니아, 두바이, 싱가포르, 베트남 등 정말 많은 나라들을 돌면서 작품을 발표해 왔다. 그랬던 그가 이제는 잠시 숨을 고르는 중이다. 새로운 소비 패러다임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 준비가 곧 완성될 것이다.

    최 대표는 ‘패션은 육체에 입히는 것이 아니라 영혼에 입히는 것이다’라는 철학을 이야기해 왔다. 우리가 패션이라고 부르는 실체가 과거시대에 의식주 중 의복에 해당하는 개념만은 아닌 것처럼, 패션 디자이너로서 ‘옷’을 바라보는 관점은 앞서 언급한 철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술가는 자신의 방식을 통해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사회에 대한 식견과 철학을 표현하는 사람입니다. 표현의 방식에 있어서 가수는 노래로, 배우는 연기로, 감독은 연출이라는 형식으로 표현하듯이, 저는 ‘패션’이라는 형식으로 제가 생각하는 것들을 표현하고, 제가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들을 공감하고자 노력할 뿐입니다.”



    그릇 등 소품 ~ 패션아울렛 변화 시도

    ‘차별화’를 의식하고 대중에게 비칠 자신의 모습에 연연하며 자기 작품에 대한 비평과 분석을 의식한다면 그 사람은 이미 창조적 디자이너로서의 자격을 잃어버린 것이라고 설명한다. 기업의 상품을 찍어내는 고용형 디자이너가 되면 안 된다는 얘기다. 무엇이든 내면의 울림과 영감에서 시작된 진정성이 없다면, 그것을 작품이라고 부르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패션 디자이너로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함께 알아야 하고 공감해야 될 진실을 패션을 통해서 표현하고자 합니다.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의 차이가 분명해야만 시대에 도태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시대의 변화와 흐름에 따라가고 그에 맞추어 비즈니스를 전개해 왔기 때문에 44년이라는 오랜 시간을 디자이너로 활동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그는 설명한다.

    그는 최근 브랜드 확장성에 포커싱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늘 새로운 시대와 그 변화에 적응하려고 했다는 최 대표. 주위에서는 좋아하는 것을 해서 좋겠다고 말하지만, 그가 하고자 하는 라이프 스타일숍 그리고 다양한 제품으로의 확장은 결코 그가 좋아하는 것만 한 것이 아님을 얘기해 준다. 디자이너로 처음 활동할 당시 호흡을 같이해 왔던 고객들은 이제 실버 세대가 됐다. 앞으로 4.0시대에 그들의 니즈를 캐치해 그들과 함께하려 한다.



    AR/VR 콘텐츠와 융합 제품 등 미래 준비도

    그렇다면 최 대표는 온라인 비즈니스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을까. “디지털 시장이 확대되고 있죠. 일명 ‘디지털제너레이션!’ 그들은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상품 구매가 낯선 세대입니다. 이들은 온라인에서 상품을 구매하고 비교하며,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자신들만의 ‘같이 구매, 가치 쇼핑’을 생활화하는 세대입니다”라고 설명한다.

    이어 “마켓은 점점 변화하고, 그 흐름은 지속적으로 빠른 시간에 진화하고 있습니다. 펜으로 글쓰는 것보다 워드를 먼저 접하고, 매장에서 옷을 피팅해 보는 것보다 마우스 클릭으로 옷을 판단하는 것이 더 익숙한 세대들에게 오프라인 매장의 가치는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시대의 변화에 맞추기 위해 옴니채널, 온라인 플랫폼의 구축 그리고 AR/VR 콘텐츠와의 융합 제품 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컴퓨터가 없는 세상에서 사업을 시작했고, 컴퓨터를 접하면서 변화했습니다. 핸드폰이 없는 시대에서 스마트폰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시대를 거쳐 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세대는 태어나서 처음부터 스마트폰을 접하고, 원고지에 글을 써 본 적 없이 워드 프로그램으로 작문을 하는 세대입니다”라고 지금 시대의 변화들에 대해 얘기한다.

    4차 혁명! 새로운 변화가 미래 먹거리 만든다

    8년 전 중국 출장 길에 훠궈(샤브샤브)식당에 갔을 때다. 태블릿으로만 주문을 받는 상황이 충격적이었다는 최 대표는 “젊은 세대는 그것이 더 편하다고들 합디다. 온라인 비즈니스는 필연이고 숙명입니다. 샤넬, 루이뷔통, 디오르가 모두 온라인 비즈니스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그러한 이유죠. (하하) 그 콧대 높은 명품 브랜드도 시대와 새로운 세대의 요구에 적응할 수밖에 없음을 보고 배웁니다.”

    4차 산업혁명은 모든 것들을 바꾸어 놓을 것이다. 국가도 민족의 경계도 모두 사라지고,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도 없어질 것이다. 또 한국패션은 이제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하고 대기업에 흡수되거나 소멸되는 기업으로 양분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해외로 나가자, 시스템을 만들자, 스트림을 연계하자 등 어떠한 화두를 해결해 나가는 것으로 미래의 먹거리를 해결하는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봅니다. 이제 각자가 이 전쟁터에서 생존을 위한 준비를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라고 강조한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떠나갔습니다. 이제는 고인이 된 귀한 패션인들…. 이 척박한 시대에 아직 맨 처음 이 업을 시작하던 때의 마음을 자꾸 더듬으며 제 일과 작업에 몰입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남아 있다면, 조금 더 아끼고, 조금 더 서로를 칭찬하고, 조금 더 서로에게 힘이 되는 일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곁에 있는 사람들과 오랫동안 함께 있길 소망합니다.”

    그의 마지막 멘트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패션인들의 마음이 아닐까. 최복호도 그랬다.





    **패션비즈 2018년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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