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 캐리어 브랜드 「어웨이」 히트
    친구 경영인 젠 & 스테프 주목

    백주용 객원기자
    |
    18.02.05조회수 13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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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미국에는 론칭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에 20만개 이상의 제품을 팔고 지난해 수익 550억원을 예상하는 회사가 있다. 여행 캐리어 브랜드 「어웨이(AWAY)」다. 여행 캐리어가 뭐가 그렇게 대단한 것일까? 해외 출장이 잦지 않고서야 여행 캐리어는 창고나 베란다에 보관, 1년에 한두 번 빛을 볼까 말까 하는 물건 아닌가.

    여행의 빈도가 대폭 높아진 요즘 들어 휴가철이면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 되고 구매 횟수도 늘어난 것이 사실이지만 대다수 사람에게 여행용 캐리어는 주로 언제 어디서 산 건지 출처도 불분명한, 그냥 있길래 쓰는 그 정도 제품이다. 선택이 더욱 어려운 이유는 가격이다. 저렴하면 품질이 나쁘고, 아니면 튼튼하지만 아주 비싸다. 소비자가 무관심하기도 했지만 마켓에 적당한 대안도 없었던 상품이 바로 캐리어 아닐까.

    “너무 당황했다. 망가진 캐리어로 짐을 옮기느라 곤욕을 치렀다.” 「어웨이」의 공동 설립자 젠 루비오는 공항에서 여행 캐리어가 고장 나는 끔찍한 경험을 기억한다.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내용물이 밖으로 튀어나왔고 테이프를 찾아 사방팔방 돌아다녔으며 바퀴까지 말썽을 일으켜 제대로 굴러가지도 않았다.



    「워비파커」 출신 듀오 젠 루비오와 스테프 코리

    그녀는 값싼 제품을 선택했던 것을 후회했다. 하지만 브랜드 제품은 너무 고가여서 부담이 된다. 그날 저녁 젠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괜찮은 여행 캐리어를 추천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여러 친구에게 질문을 던졌다.

    다양한 답이 돌아왔다. “인턴십에서 받았던 가방을 써.” “집에 있는데 어디서 났는지는 모르겠다.” “난 「고야드」 제품을 써.” 돌아온 대답들은 다 변변찮았다. 적당한 가격의 튼튼한 제품은 없다고 생각한 젠은 그 순간 직접 여행 캐리어를 만들어 팔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전 직장 동료 스테프 코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어웨이」의 공동 설립자 젠 루비오와 스테프 코리는 2011년에 처음 만났다. 둘은 같은 날 아이웨어 브랜드 「워비파커」에서 일을 시작했다. 젠은 소셜 미디어, 스테프는 제품 생산과 공급, 유통 담당이었다. 론칭한 지 1년 된 스타트업이었던 「워비파커」에서 이 둘은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

    Direct to Consumer 비즈니스 모델서 영향

    「워비파커」의 D2C(Direct to Consumer, 홀세일을 하지 않고 바로 소비자에게 판매) 비즈니스 모델은 훗날 「어웨이」의 유통 방식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젠과 스테프는 각각 2년1개월, 2년5개월간 「워비파커」에서 재직한 후에 젠은 영국으로 이주해 「올세인츠」로, 스테프는 MBA를 취득한 뒤 매트리스 브랜드 「캐스퍼」로 이직했다.

    젠이 스테프를 뉴욕에서 다시 만나 여행 캐리어 사업 얘기를 꺼냈을 때 둘은 성공의 가능성을 직감했다. 대화는 끝나지 않았고 런던에서 살던 젠이 돌아가지 않고 스테프의 집에 들어가 끊임없이 사업 플랜을 이어 나갔다. 둘 다 가방을 좋아했고 비싼 핸드백도 몇 개씩 소유했지만 여행 캐리어에 대해 관심을 두었던 적은 없었다.

    또 막상 사려고 보면 마켓에는 그럴싸한, ‘이거다’ 싶은 브랜드가 없었다. 「워비파커」와 「캐스퍼」가 성공했듯 사람들이 필요로 하고 분명히 중요하지만 다소 따분한 분야, 아직 발달하지 않은 시장에서 합리적 가격, 질 좋은 제품, 마케팅만 확실하게 갖추면 안 될 게 없었다. 둘은 제품 디자이너를 찾아 나섰다. 공장을 찾아 해외를 돌아다녔고 투자자를 찾았다. 둘은 이미 소비자 마케팅에 경험이 있었으며 확신은 강력한 추진력을 이끌어 냈다. 불과 1년 만에 두 사람은 「어웨이」를 론칭했다.



    잦은 이동과 다문화 경험, 다양성 이해 바탕

    젠은 7살까지 필리핀에서 자랐고 미국 뉴저지로 이주했다. 펜실베이니아주와 스페인에서 이슬람의 건축과 상품의 유통(Supply chain)을 공부했다. 여러 인턴십을 거친 뒤 LA에서 첫 직장을 구했다. 이렇게 그는 잦은 이동으로 언제나 새로운 환경을 맞닥뜨려야 했다.

    스테프의 아버지는 레바논, 어머니는 루마니아 사람이다. 아버지는 레바논 내전을 겪었고 어머니는 2차 세계 대전 직후 공산주의 시대를 살았다. 스테프는 이와 달리 미국의 오하이오주에서 자랐다. 어머니, 아버지의 배경이 다양할 뿐만 아니라 그는 세계 곳곳에 가족들이 있었다. 때문에 어릴 적부터 다문화에 노출돼 실제로 다양한 문화를 겪고 그것을 이해하며 성장했다.

    「워비파커」에서 둘은 다른 부서였기에 같이 프로젝트를 맡은 적은 없다. 하지만 재직하는 동안 둘은 서로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가까워졌다. 상품 개발과 생산을 담당했던 코리라면 젠이 단순히 구상만 해 놓은 캐리어 사업을 구체화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젠은 디자인과 MD, 스테프는 생산 유통 경영

    현재 스테프는 제품 생산 및 유통 과정, 회사 전체의 경영 부분까지 담당한다. 젠은 디자인과 머천다이징 등 크리에이티브 부분을 담당한다. 확실히 역할 분담으로 각자의 일에 더 집중하게되 강점이 부각된다. 하지만 문제 해결에서는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같이 풀어 나간다. 이런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둘을 좋은 파트너로 만들어 준다.

    “「워비파커」가 처음으로 안경을 10만원 아래로 판 브랜드는 아니다. 「캐스퍼」만이 좋은 매트리스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그 브랜드를 사고 싶은 것이다.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제품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은 소비자와 소통하고 브랜드의 소장 가치를 올리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소비자들은 소유의 가치를 높이 사며 자신들이 사용하는 브랜드로 서로를 구분 짓기도 한다.”

    「어웨이」는 그냥 가방 메이커가 아니라 소비자에게 여행 콘텐츠를 제공하고 또 그들도 자신들의 스토리를 공유한다. 게다가 질 좋은 가방을 디자인, 생산해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는 착한 브랜드라고 젠은 덧붙였다.



    여행 콘텐츠와 스토리 라이프스타일도 공유

    부족한 부분과 직접 필요성을 느꼈던 부분을 보완하고 더 이상 쓸모 없는 디테일을 제거하고 소비자에게 바로 판매하면서 중간 마진을 제거한다. 특히 「어웨이」는 휴대폰 충전 기능을 내세워 론칭한 지 1년 만에 여행 캐리어산업의 판도를 바꿔 놓았다.

    가방의 모든 디테일은 다 심사숙고해 더해진 것이다. 이를 위해 800여명의 각기 다른 지역 직업군에 속한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들이 어떻게, 왜 여행을 하는지, 어떻게 짐을 싸는지, 어떻게 공항까지 가는지, 공항에서 무엇을 하는지, 도착하면 제일 먼저 무엇을 하는지 등 여행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추측했다.

    여행 캐리어의 기준은 명확하고 간단하다. 제일 기본적으로 가볍고 튼튼해야 하며 가방의 무게보다 짐을 더 담을 수 있어야 한다. 독일의 부자재를 사용해 만든 「어웨이」 가방의 본체는 아주 가벼우면서 튼튼하다. 일본의 기술로 만든 바퀴는 울퉁불퉁한 표면에서도 멈춤이 없고 지퍼 또한 고급 YKK를 사용했다. 수백 가지의 여행 경험담을 토대로 실제 여행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디자인했다.

    미니멀 디자인 + 착한 가격 + 배터리 기능

    중요한 것은 챙기되 필요 없는 것은 빼는 미니멀한 디자인이 「어웨이」의 특징이다. 또한 소비자들로부터 가장 극찬을 받은 부분은 내장된 USB 배터리 충전 기능이다. 왜 중요한 순간 휴대전화의 배터리는 다 닳아 있는 것일까? 이것 또한 경험에서 나온 디자인이다.

    「어웨이」의 모든 캐리어는 100일간의 체험 기간이 주어지고 100일간 사용 후 맘에 들지 않을 시 무조건 반품이 가능하다. 배터리를 제외한 모든 캐리어에는 라이프타임 워런티가 주어진다. 아동 사이즈 포함 총 5가지 사이즈에 10여가지 컬러가 있고 가격은 사이즈에 따라 20만~30만원대다. 동급의 품질을 다른 제조사에서 찾으면 2배는 더 비싸다.

    「어웨이」는 빠른 성장을 이뤄 리테일 숍까지 확장했다. 이미 뉴욕,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오스틴 등 주요 도시에 점포를 두고 있다. 브랜드를 체험해 보는 매장에서 여행 가이드북, 여행 액세서리 등은 매장에 들어온 사람들이 다음 여행 구상하게끔 한다. 또한 소통과 콘텐츠를 중요시해 자체 발행 여행 가이드, 소개, 후기를 담은 매거진 ‘히어(HERE)’는 이미 2호까지 출간됐다. 그 밖에 ‘에어플레인 모드(Airplane Mode)’라는 이름의 팟캐스트 또한 진행중이다.



    젠 루비오(Jen Rubio)
    · 2006년 1월~2009년 4월 존슨앤존슨
    · 2009년 4월~2010년 11월 프리랜서 디지털 마케팅 컨설팅
    · 2010년~2011년 캐럿(Carrot : Vice Company) 전략가(lead strategist)
    · 2011년 8월~2013년 8월 「워비파커」 소셜 미디어 팀장
    · 2013년 8월~2014년 10월 「올세인츠」 혁신 팀장
    · 2014년 10월~2015년 1월 Savase사 Interim Chief Marketing Officer
    · 2015년 2월~현재 「어웨이」 대표 &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스테프 코리(Steph Korey)
    · 2010년 6월~2011년 5월 「케이트스페이드」 어시스턴트 바이어
    · 2011년 9월~2014년 1월 「워비파커」 유통 관리 팀장
    · 2014년 9월~2015년 1월 「캐스퍼」 머천다이징 전략과 서플라이체인 컨설팅
    · 2015년 2월~현재 「어웨이」 대표 & CEO

    **패션비즈 2018년 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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