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Report

< Insight >

「카이아크만」 「어드바이저리」 「잭앤질」 중단
무너지는 캐주얼시장, 해법은?

Friday, Feb. 2, 2018 | 이원형 기자, whlee@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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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이 실감 나는 연초다. 작년 12월부터 한 달간 캐주얼업계를 주름잡았던 대형 브랜드의 철수 소식이 들리고 있다. 휴컴퍼니(대표 권성재)의 「어드바이저리」와 아비스타(대표 장철진)의 「카이아크만」이 올해 상반기 내 오프라인 매장을 접어 나갈 계획이다. 오프라인 매장 철수는 백화점, 아울렛 위주로 운영하던 제도권 브랜드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패션업계의 격언은 유독 캐주얼업계에 민감하게 적용됐다. 온라인시장을 기반으로 한 수천 개의 캐주얼 브랜드와 가성비를 내세운 SPA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껴서 맥을 못 춘 지는 오래다. 원활한 물량 조달, 선기획, 반응 생산을 할 수 있는 전초기지가 없으면 커튼 뒤로 사라지는 브랜드가 수두룩하다.

두 브랜드의 철수 소식은 업계에 적잖은 충격이다. 「어드바이저리」와 「카이아크만」은 한때 로고 플레이, 강력한 시그니처 상품으로 연매출 500억원, 600억원에 달했던 중견 브랜드다. 「어드바이저리」는 2014년 첫 론칭, 테이핑 로고 플레이의 붐을 이끌며 1020 소비자를 확보해 온 브랜드다.

브랜드 철수 속속, 도미노 현상 우려

브랜드 철수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지속적인 하락세와 라이선스 계약 종료다. 「어드바이저리」의 상표권 계약은 론칭 초반부터 5년으로 예정돼 있었으며 올해 사업을 철수하는 시점과 맞물린다. 이 브랜드는 강렬한 힙합 컬처가 지고 레트로 무드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2년 전부터 맥을 잃기 시작했다. 로고 카피 상품이 많아지고 색깔 없는 정체성에 소비자 이탈이 심해진 것으로 보인다.

더휴컴퍼니는 지난해 1차 부도를 맞고 곧바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현재 최종 인가 결정을 위한 심사 과정에 있다. 1~2년 전부터 매출 적신호가 켜진 이 회사는 자사 브랜드의 비효율 매장을 정리하며 재도약에 힘썼으나 부채 비중을 감당하지 못했다.

「카이아크만」은 작년 온라인 전용 브랜드 「유니섹스바이카이아크만」을 론칭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했으나 심폐소생에 실패했다고 보인다. 올해 상반기까지 50개가량의 전국 매장을 차차 철수해 갈 계획이다. 아직 전면 철수라고 볼 수 없으나 일단 온라인 주력 브랜드로 전환해 숨 고르기를 할 가능성이 크다.

야상 · 로고 플레이 등 철 지난 상품 외면

이 브랜드는 회사 내 최대주주 변경과 자사 브랜드 역신장 등 큰 변화를 포함해 몇 차례 위기를 맞았음에도 지난해 대표 아이템인 ‘야상’을 다시 한 번 선보이며 재기를 꿈꿨다. 그러나 롱패딩 열풍으로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 회사 측은 브랜드 정체성과 오프라인 매장의 존속이 더 이상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판단하에 중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카이아크만」은 2007년 첫 론칭,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야상 점퍼로 국내 패션업계를 뒤흔들었던 토종 브랜드다. 2010년부터는 중국시장에 진출해 캐주얼마켓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2015년부터 트렌드 반영률이 현저히 낮아지고 매년 똑같은 상품을 캐시카우로 선보이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같은 조닝 브랜드 대비 비싼 가격도 발목을 잡았다.

한 백화점 바이어는 “「어드바이저리」부터 「카이아크만」까지 변하지 않는 콘셉트로 일관했던 캐주얼 브랜드가 무너지고 있다. 온라인시장으로 소비자 영역이 넓어지고 그들의 니즈가 빠르게 변하면서 이제 트렌드를 즉각 반영하지 못하는 곳은 살아남기 어렵다. 변하지 않으면 도태되고 만다는 말이 앞으로 더욱 현실화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 유통망 백화점, 비효율 점포 넘쳐나

크리스에프엔씨(대표 우진석)의 스타일리시캐주얼 「잭앤질」 또한 작년 하반기 브랜드 종료를 선언했다. 스타일리시캐주얼 조닝은 작년 유통망에서 가장 큰 하락세를 겪으며 고배를 맛봤다. 현재 아울렛과 온라인 일부에서 재고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10여년간 다져 왔던 나름대로의 파워는 변화의 물살에 휘말려 사라지고 말았다.

2010년 ‘카이아크만 야상 신드롬’ ‘어드바이저리 로고 맨투맨’ 등 다양한 이슈를 낳았던 이들 브랜드의 전성기는 8년 안에 막을 내렸다. 업계 일각에서는 앞으로 국내 캐주얼기업에서 과거와 같은 ‘신드롬’급 트렌드를 몰고 올 가능성은 낮다고 입을 모았다. 기존 기업은 성장세보다는 유지를, 선기획보다는 반응기획을 토대로 움직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제 소비자는 브랜드보다 많은 것을 빨리 받아들이고 기존의 마케팅,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콧방귀를 낀다. 우리는 이러한 상황에서 스트리트 브랜드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콜래보레이션 사례를 조명해 봐야 한다.

이종 결합 · SNS 마케팅 · 온라인채널 포커싱

작년 스트리트 브랜드 「디스이즈네버댓」은 「리복클래식」과의 협업을 통해 완판을 이뤄 냈다. 온라인상에서 품귀 현상을 일으킨 스트리트 브랜드와 스포츠 브랜드의 조화는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브랜드 전통과 유스 컬처가 맞물려 새로운 감성을 창출해 낸 것이다. 「잠뱅이」도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유명세를 얻은 일러스트레이터 호조 작가와 협업해 10대 고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들의 협업에서 물량이 많고 적고는 이제 크게 중요하지 않다. 업계는 이러한 콜래보 시도에 관해 더 이상 ‘팔아 봤자 얼마나 팔겠냐’라는 말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강물이 모여 바다가 되듯이 작은 시도가 브랜드의 색깔을 새롭게 바꿀 기회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종 결합은 기존 캐주얼 브랜드에 새로운 윤활유가 될 것이다. 하지만 브랜드 소비자들에 대해 파악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탐구하지 않고서 남들이 하는 걸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은 별 효과를 보지 못한다.

진정한 가치 기업, 과감한 투자 이뤄져야

비효율 유통망의 과감한 정리 또한 해법이 될 수 있다. 과다한 유지 비용이 요구되는 ‘보여 주기’식 매장의 정리, 온라인채널로의 적극적인 입점이 기대된다. 또한 SNS 인플루언서를 통한 셀럽 마케팅을 꾸준히 진행하는 것도 방법이다.

10~30대 고객이 현재 가장 열광하는 건 인스타그램에서 워너비가 입은 룩에 대한 정보다. 우리와는 어울리지 않다는 이유로 외면하는 시대는 지났다. ‘될까’ 싶은 투자를 과감하게 해야만 변화할 수 있다. 브랜드의 장점과 그와 가장 잘 맞는 아이디어의 조합을 통해 진정한 가치 기업으로 거듭나야 할 시점이다.                  

**패션비즈 2018년 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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