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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하 다비드엠 대표

Thursday, Feb. 1, 2018 | 외고, mizkim@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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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콘텐츠가 되는 시대

요사이 흔히 ‘비주얼의 시대’라고들 한다. “왜 새삼스럽게?” 과거에도 고객을 맞는 매장은 늘 비주얼에 많은 부분을 투자했는데, 왜 최근 들어 유난히 공간에 대한 이슈가 많은가? 그것은 소비 환경, 즉 소비자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고객을 끄는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패션기업들이 가장 열을 올리는 ‘콘텐츠가 있는 공간’, 즉 스토리 공간이 화두다.

스토리 공간은 과거에도 공간에서 구현돼야 하는 절대적 요소였다. 패션에 입문할 때부터 패션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았었고, 지속적인 정보 분석과 시장조사로 시장의 흐름을 잘 이해하는 편이었다.  

VMD로 시작해 마케팅에서 브랜딩까지 단계별 경력을 쌓아 갔다. 프로젝트마다 차별화될 수 있었던 건 다른 이들과 접근부터 달랐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누구에게 팔 것인지(고객), 우리는 무슨 얘기를 전달할 것인지(상품기획), 어디에 팔 것인지(상권 및 유통). 뻔한 얘기 같지만, 정보 수집 과정에서 저마다 감각적 큐레이팅 능력이 중요하다.

연령을 고려한 층별 MD와 책을 여유롭게 고르고 볼 수 있도록 마련된 층별 카페, 책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연출형 진열 방법 등 국내 서점은 책을 구입하는 곳이라면, 쓰타야는 책을 쇼핑하게 했다. 이 콘텐츠 하나가 공간을 다르게 만들었다. ‘보랏빛 소가 온다’의 저자 세스 고딘은 “만들면 팔리던 시대는 끝났다” “광고하면 팔리던 시대도 끝났다”고 말한다. “리마커블하라!” 쓰타야는 책을 쇼핑하도록 리마커블한 것이다.

「유니클로」의 창업자인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은 본인의 저서에서 슈퍼마켓에 갔다가 문득 ‘왜 옷은 슈퍼마켓처럼 스스로 물건을 고를 수 없을까’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 생각의 전환이 「유니클로」 매장의 셀프 구매 시스템을 만들어 낸 것이다. 과연 공간이 디자인의 영역일까? 디자인은 도구일 뿐이다. 고객은 공간에 매료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에서 구매 공감도를 느꼈기 때문에 구매하는 것이다. SNS에 사진을 올리기 위해 방문한 고객은 우리의 진짜 고객이 아니다.

파사드가 전하는 비주얼적 메시지 → 유입된 공간에서 구매 공감을 일으키는 스토리 → 고객 스스로 탐색하는 공간 전개, 더불어 가속되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각 브랜드만의 콘텐츠 개발이 필요한 때다. 더 이상 브랜드와 상관없는 콘텐츠는 의미 없다. 콘텐츠를 구색이나 디자인적 요소로 사용한다면 고객은 전혀 공감하지 못할 것이다.

브랜드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꾸준히 만들어 나가고 콘텐츠로 발전시킨다면, 고객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자생하는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profile
· 성신여자대학교 기악과(Violin 전공) 졸업
· 코오롱패션산업연구원 패션비즈니스 과정 졸업
· 1993~1995년 성도어패럴 「톰보이」 상품연출팀
· 1996~1997년 프랑스 에스모드 파리 졸업(1998년까지 파리 거주)
· 1999~2000년 ㈜위즈인터내셔날 「디펄스」 VM, 홍보 마케팅 총괄
· 2002~2007년 다비드커뮤니케이션즈 대표
· 2007~2015년 코오롱패션산업연구원 VM학과장
· 2013~2015년 연세대학교 생활환경대학원(패션산업정보전공) 졸업
· 2016년 보령메디앙스 크래들 to 크래들 상품기획 팀장
· 현재 다비드엠 대표

**패션비즈 2018년 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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