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C형 밀레니얼 브랜드로 「피오루치」 리론칭
    패션 거물 CEO 제이니 & 스티븐

    정해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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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01.19조회수 11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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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년간 패션계에서 사라졌던 「피오루치」가 다시 돌아왔다. 하이웨이스트의 진, 윤 나는 플랫폼 슈즈, 레오파드 프린트, PVC 레깅스 등으로 섹시한 디스코 미학을 보여 주며 1980년대를 대표한 신화적인 브랜드가 부활한 것이다. 지난해 2월 뉴욕패션위크에서 소규모 레인지를 처음 소개해 프레스의 폭발적인 관심을 모은 데 이어 9월에는 런던 소호에 3층 규모로 대형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해 소비자들에게 선보였다.

    올해는 밀라노와 뉴욕에도 매장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러한 야심적인 리론칭 뒤에는 「피오루치」의 새로운 오너 제이니 샤퍼와 스티븐 샤퍼가 있다. 이들은 밀레니얼을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의 리론칭 스토리와 계획, 21세기에서의 「피오루치」에 대한 의미심장한 계획을 갖고 있다.

    소호(Soho) 매장에서 멀지 않은 옥스퍼드 거리(Oxford St) 뒤편에 위치한 「피오루치」의 헤드 오피스는 벽이 모두 유리로 돼 있어 누가 뭘 하는지 투명하게 보인다. 도착했을 때 오너이면서 공동 CEO인 샤퍼 듀오는 약 6~7명과 함께 미팅 룸에서 온라인 사이트에 관한 미팅을 하고 있었다.



    Come Back 「피오루치」, 새 오너 맞아 빅 이슈

    당시는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한 지 일주일, 오피스를 이전한 지 한 달 된 상황이라 사무실은 약간 어수선했지만 30여명의 직원은 전화를 받고, 택배로 잡지사에 샘플을 보내는 등 다이내믹하게 움직인다. 미팅이 끝나자 늦어서 미안하다고 정중히 인사하며 들어온 스티븐과 제이니 샤퍼, 이들은 현재 한때 부부였던 비즈니스 커플이다.

    스티븐은 점잖고 품위 있는 전형적인 영국 젠틀맨의 스타일이고, 환하게 웃으면서 들어온 금발의 제이니는 50대가 믿기지 않을 만큼 밝고 에너지가 넘치는 사교적인 스타일이다. 마치 음과 양의 조화 같다고나 할까. 둘의 파트너십은 이미 90년대에 영국에서 성공적인 리테일 창업 신화를 만들어 냈으며 이제 두 번째 시도로 「피오루치」를 골랐다.

    「피오루치」는 론칭하자마자 신세대 최고의 셀러브리티인 지지 하디드(Gigi Hadid)가 「피오루치」의 엔젤 티셔츠를 입고 인스타그램에 등장하는 등 고무적인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앞으로의 리론칭 여정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다.

    경력 30년 스페셜리스트이자 파워풀 듀오

    스티븐 샤퍼가 「피오루치」 인수를 염두에 두기 시작한 것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너인 일본의 에드윈(Edwin)그룹과 만났지만 별로 팔고 싶어 하지 않았다. 하지만 「피오루치」 리론칭을 향한 스티븐의 의지는 강했다. “에드윈그룹에 「피오루치」가 다시 숨을 쉬어야 하며 우리가 그걸 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설득했다.”

    스티븐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2012년부터 본격적인 인수 협상을 시작했고 드디어 2015년 샤퍼 듀오는 모든 상표권 이슈를 해결하고 「피오루치」를 손에 넣게 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투자 문제에 직면했다.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트럼피즘(Trumpis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계와 가치관)같은 어려운 국제 상황에 직면한 것.

    게다가 스타트업과 패션 부문의 결합은 펀딩에 그리 유리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3월 투자를 유치했고 런던에 글로벌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하면서 밀레니얼을 위한 새로운 「피오루치」의 시대를 열었다.





    브렉시트 속 日 에드윈 그룹으로부터 인수

    「피오루치」의 새로운 르네상스를 준비한 샤퍼 듀오는 영국에서 이미 잘 알려진 패션업계 인물로 1990년대 유명했던 여성용 란제리 체인인 「니커박스(Knickerbox)」의 창립자들이다.

    1980년대 초반 「막스앤스펜서」에서 동료로 만난 이들은 1986년 은행 융자 1억1000만원(£7만5000)으로 리젠트 거리(Regent St)에 「니커박스」 매장을 오픈했다. 당시로서는 완전히 새로운 리테일 콘셉트였던 ‘여성용 란제리 전문’의 「니커박스」는 하루아침에 성공을 가져왔다. 2년 만에 88억원(£6m)의 이익을 내는 비즈니스가 됐고 1992년에는 70개 매장, 1995년에는 영국과 유럽, 극동아시아 지역에서 140개 매장을 운영하는 규모의 비즈니스로 성장했다.

    성공적으로 비즈니스를 매각한 후 건축에 관심이 많던 스티븐은 부동산업으로 옮겨 갔다. 제이니는 미국 「빅토리아시크릿」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헤드헌트됐고, 1000여개의 체인을 가진 「빅토리아시크릿」에서 6년간 일한 후 영국의 국민 리테일러 격인 「막스앤스펜서」의 란제리와 뷰티 부문의 디렉터로 일했다.

    「막스앤스펜서」 「니커박스」서 호흡 맞춘 커플

    특히 제이니는 「빅토리아시크릿」 시절의 하드 워킹과 업적에 대해 국제적 명성이 자자한 만큼 패션계는 이 듀오의 행보를 주목한다. “「피오루치」는 절대로 사라져서는 안 되는 브랜드다.” 스티븐의 설명처럼 이들의 「피오루치」에 대한 애정은 엄청났다. 여기에는 이 브랜드의 가치와 의미에 대한 감탄은 물론 1980년대에 시장조사를 위해 들렀던 밀라노와 뉴욕의 매장에 대한 기억이 선명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또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피오루치」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70년대와 80년대 「피오루치」가 인기를 모았던 시대 상황과 지금은 유사한 점이 많으며 이럴 때일수록 사람들은 따뜻하고 감성적인 브랜드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탈출주의’ ‘디스코 미학’ ‘재미에 대한 집착’은 종종 「피오루치」를 설명하는 표현들이다. 이러한 이미지의 저변에는 사람들을 릴랙스하게 만들어 주는 낙관적인 태도가 깔려 있고 사람들은 이를 그리워한다는 것이 이들의 이론이다. 스티븐은 특히 현재 「피오루치」가 사람들에게 매우 의미 있고 연계점이 많다고 말했다.



    희망 인간 추억에 대한 그리움 주는 브랜드

    “미국의 트럼피즘, 유럽의 브렉시트, 글로벌 테러 등 세상은 아주 끔찍한 상황이다. 지금은 너무 진지하거나 정치적이지 않고 사람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 줄 수 있는 낙관적인 분위기의 브랜드가 필요하다.” 샤퍼 듀오는 이런 시기일수록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보고 싶어 하며 혁신적이고 열광적이며 시대적인 긍정주의가 있는 「피오루치」가 어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는 「피오루치」는 7080년대를 기억하는 패션과 문화계 사람들에게는 레전드급 브랜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뉴욕 렉싱턴 거리의 매장은 「피오루치」 역사에서 가장 많은 에피소드를 가진 곳이다. 팝 아트의 아이콘인 앤디 워홀은 「피오루치」 매장을 오피스로 사용하면서 그 유명한 잡지 ‘인터뷰’를 론칭했고, 마돈나는 열여섯 살 때 「피오루치」 매장에서 인생의 첫 공연을 하기도 했다.

    또한 낙서화 장르를 개척한 아티스트 키스 해링과 장미셸 바스키아는 「피오루치」 진에 핸드 프린팅을 하기도 했으며 전설적인 패션 일러스트레이터 안토니오 로페스가 디스플레이를 담당한 적도 있다. 이 밖에도 장 폴 고티에나 존 갈리아노를 비롯한 많은 디자이너가 「피오루치」의 콘셉트와 미학의 영향을 받았다.

    앤디 워홀, 마돈나 등 7080 대중문화 산실

    그뿐 아니라 마크 제이콥스나 소피아 코폴라 등이 틴에이저 시절 나들이하던 장소라고도 한다. 물론 재키 케네디 오나시스와 엘리자베스 테일러 같은 인물들이 「피오루치」 매장에서 커피를 마시고 쇼핑을 한 것은 너무나 유명하다.

    7080년대에 패션뿐 아니라 미술과 음악 등을 망라하는 팝 컬처의 중심지로 쿨한 사람들이 사랑했던 「피오루치」는 ‘심각하지 않은’ 헤리티지가 있는 유니크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가졌다. 「피오루치」 매장은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었고 뮤지션들이 공연하던 곳이었으며 여기에 가는 것만으로도 쿨하다고 여겨진 곳이라고 한다.

    하지만 지난 25년간 글로벌 패션산업계에서 「피오루치」는 사라졌고 샤퍼 듀오는 리론칭을 계기로 부활을 기대한다. “젊은 소비자들에게는 의미 있고 진정성 있으며 실제 스토리를 가진 브랜드가 중요하다.” 이들은 「피오루치」의 유니크한 헤리티지가 영 제너레이션에게 어필할 것으로 믿는다. 이것이 샤퍼 듀오가 「피오루치」를 리론칭한 이유이며 더 중요한 점은 이들이 그런 능력과 팀,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잠자던 유니크 헤리티지 리바이벌로 어필

    전성기의 「피오루치」 매장은 의류는 물론 신발, 주얼리, 문구류, 스티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을 모아 놓은, 쿨한 장소였다. 항상 너무나 새롭고 재미있으며 어디서도 보지 못한 물건들뿐 아니라 사교까지 할 수 있는 곳이었다. 뉴욕 매장은 당시 패션인들이 만나 대화하고 도움을 주고받는 아주 특별했던 곳으로, 뉴욕에 새로 이사 온 패션인들은 제일 먼저 「피오루치」 매장에 가서 친구들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렇게 사교와 새로운 구매 경험을 제공하던 독특한 포맷의 「피오루치」를 창립한 엘리오 피오루치는 리테일 파이오니어로 불린다. 콘셉트 스토어를 창조했을 뿐 아니라 패션과 아트, 뮤직을 포함하는 아주 흥미로운 숍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제이니는 「피오루치」 매장은 “콜레트가 나오기 전의 콜레트였다”고 설명했다.

    “콘셉트 스토어였던 「피오루치」 DNA를 재현하려고 한다. 여러 개의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 아니기 때문에 매장들을 콘셉트 스토어로 운영할 것이다.” 샤퍼 듀오는 런던에 이어 「피오루치」의 발생지인 밀라노와 「피오루치」가 가장 쿨했던 시절의 엠포리움인 뉴욕에 새해에 매장을 추가 오픈할 계획이다.

    패션 + 아트 + 뮤직, ‘뉴 & 펀’ 라이프스타일

    「피오루치」의 리론칭은 지난해 9월 글로벌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하면서 본격화됐다. 소피아 코폴라를 비롯해 쿨한 모델 조지아 메이 재거, 에디 캠벨 등 밀레니얼 셀러브리티가 참석한 가운데 화려한 론칭 파티와 함께 「피오루치」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1층엔 진과 저지 상품 등 코어 레인지 상품이 전시돼 있고 인스토어 카페가 있다. 런던에서 가장 인스타그램에 많이 올라온다는 팜볼츠(Palm Vaults) 카페와 키치한 분위기의 미니 칵테일 바는 정말이지 「피오루치」적이다. 다양한 잡화와 퍼스널라이징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2층에는 글래머러스한 회전 침대도 있다.

    제이니에 의하면 침대를 VMD하기 위해 어레인지한 쿠션을 사람들이 원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렇게 고객의 니즈에 의해 레인지가 늘어나는 방식 역시 「피오루치」적이라고 강조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피오루치」의 아이덴티티를 사람들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제이니는 너무나 할 게 많아서 흥분된다고 말했다.



    런던 이어 발생지 밀라노, 뉴욕에 플래그십

    매장을 기획하면서 ‘80년대 문화 아이콘으로서의 「피오루치」’의 헤리티지를 되돌리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매장은 언제든지 비울 수 있는(?) 공간이다. 모든 집기에는 바퀴가 달려 있어 매장의 상품들은 엘리베이터를 통해 지하층으로 옮겨 놓을 수 있다. 1층 전체를 완전히 비우면 아침에 요가를 할 수도 있고 저녁에는 디스코 롤러스케이트장으로 변신할 수도 있는 공간이 된다.

    샤퍼 듀오는 ‘버추얼이 아닌 리얼 타임의 이벤트를 할 수 있는 공간, 스피커스 코너(speaker’s corner, 누구나 자신의 이슈를 공적으로 말할 수 있는 런던의 하이드파크에 있는 장소)처럼 사람들이 만날 수 있는 클럽’ 같은 느낌을 주고자 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외출해서 친구를 만나고 커피를 마시고 음악을 듣는 플레이그라운드 같은 매장을 만들고자 한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피오루치」의 뿌리로 돌아가는 것이 이들의 야망이고 목표다.

    영광스러운 「피오루치」의 과거를 21세기형으로 리바이벌하기 위해 「피오루치」의 메인 고객은 밀레니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양한 리서치를 통해 현재 중심 고객 연령을 2023에서 2830 정도, 좀 더 늘리면 35세까지로 본다. 하지만 과연 이러한 밀레니얼이 「피오루치」를 알까?

    요가, 디스코 롤러스케이트, 매장 = 놀이터

    “브랜드를 샀을 때 컨설팅회사들에 리서치를 의뢰했다. 그 결과는 스토리가 진짜라면 밀레니얼은 그걸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제이니의 설명이다. 실제로 「피오루치」가 론칭하자마자 놀랍게도 밀레니얼 셀러브리티인 켄달 제너와 지지 하디드가 「피오루치」의 티셔츠를 입기 시작했다.

    이들은 과연 이 젊은 인스타그램 스타들이 어떻게 「피오루치」를 알고 입었는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결론은 셀러브리티들은 스타일리스트들이 있고 창의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피오루치」를 안다는 것이다. 특히 핀터레스트(pinterest.com)에 가면 「피오루치」의 아카이브가 있고 이를 팔로우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처럼 사람들은 이제 온라인을 통해 정보를 공유한다.

    실제로 「피오루치」의 인스타그램 분석이나 온라인 매출 등의 자료는 주요 구매가 밀레니얼에게서 나온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예상했듯이 메인 마켓은 이탈리아, 영국, 미국이지만 극동 지역이 천천히 늘어나고 있으며 스칸디나비아에서 빨리 퍼지는 것도 흥미롭다고 부연했다.



    밀레니얼 타깃, 2030 영 소비자 대상 마케팅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피오루치」는 결코 말끔한(sleek) 브랜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피오루치」의 이미지와 매장 위치는 완전히 들어맞는다. 세련되고 번화한 하이스트리트가 아니라 다소 칙칙한 소호의 한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다.

    근처에는 「슈프림」과 「팰러스(Palace Skateboards)」같은 소위 가장 ‘쿨하다’는 스트리트 브랜드가 있고 얼마 전에는 도버스트리트마켓(DSM)도 근처로 이사했다. 일반적으로 플래그십 매장은 상권이 확립된 리젠트 거리나 옥스퍼드 거리 또는 코벤트 가든, 킹스로드 등에 오픈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들의 생각은 달랐다.

    물론 임대료가 비싼 것도 있지만 하이스트리트나 럭셔리 쇼핑 거리는 「피오루치」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는 본드 거리나 하이스트리트 또는 「루이비통」의 옆에 자리하지 않고, 다른 것(브랜드)을 모방하지 않는다.” 스티븐의 설명이다.

    언더그라운드 인플루언스와 이미지의 정수

    이에 대해 제이니는 “그런 위치들은 너무 기업적이고 너무 하이스트리트적”이라고 요약했다. 주요 거리를 장악하고 있는 「H&M」 「자라」와 나란히 매장을 운영하는 것은 「피오루치」와 어울리지 않으며 또한 「피오루치」는 럭셔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피오루치」에는 이러한 언더그라운드적인 인플루언스와 이미지가 브랜드의 중심 가치이자 미학이다. 동시에 소호의 주요 쇼핑 지역에 비해 저렴한 임대료는 「피오루치」 상품 가격대가 너무 높게 올라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새로운 「피오루치」에 대한 이 듀오의 아이디어는 플래그십 매장으로 시각화됐으며 시즌의 변화를 통해 구체화될 계획이다. 키스 해링이 밀라노 매장 벽을 낙서화로 장식하고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컨세션 코너를 운영했다는 것은 이제 「피오루치」의 전설이 됐다. 이러한 콜래보레이션의 전통을 재현하겠다는 것이 이 들의 계획이다.

    제이니에 따르면 소피아 코폴라부터 영 디자이너까지 「피오루치」는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콜래보레이션할 계획이다. 소피아 코폴라는 창립 50주년 기념으로 발행된 아트북 ‘피오루치’(리졸리 발행)의 서문을 직접 쓸 정도로 「피오루치」의 빅 팬이라고 한다.



    소피아 코폴라 등과 빅 콜래보레이션 전설 재현

    코폴라와 조만간 향수와 레더 부문에서 협업할 예정이다. 또한 영 디자이너, 빈티지 전문 디자이너 등 생각하고 운영할 수 있는 모든 부문에서 콜래보를 운영할 계획. 「피오루치」의 컬렉션이 안정되는 대로 본격적으로 그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현재 「피오루치」의 크리에이티브 팀은 약 15명이다. 여기에는 의류, 그래픽, 프린트, 언더웨어 부문의 디자이너 등이 있다. 「피오루치」는 전통적으로 언더웨어 비중이 매우 컸다. 의류 부문 팀원들은 「존갈리아노」 「메종마틴마르지엘라」 「겐조」 등에서 헤드헌트한 인원들이다. 잡화와 구두, 니트웨어의 스페셜리스트도 최근 조인했다.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각 부문에서 최고 수준의 인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많은 패션 리테일러는 생산자들의 사무실을 돌면서 그들이 제안하는 스타일과 상품을 바잉하는 시스템을 원하지 않는다. 「피오루치」가 쿨한 것은 오리지널이기 때문이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라고 제이니는 강조했다. “「피오루치」와 엘리오 피오루치가 한 모든 것은 창의적인 것에 대한 것이었다. 창조 주도형(creativity-led) 비즈니스여야 한다.” 이를 위해 「피오루치」만의 독자적인 시스템을 만드는 중이다.

    오리지널리티 위한 최고의 전문가 팀워크 정비

    이들은 「피오루치」에 대해 데님이나 패션 브랜드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라고 단언했다. 의류의 코어 카테고리인 티셔츠, 스웻 셔츠, 데님은 「아크네(Acne)」와 「프레임데님(frame Denim)」과 유사한 가격대의 컨템포러리 패션이다.

    현재 하이웨이스트 데님은 24만원(£165), 로고가 새겨진 데님 재킷은 39만원(£265), 아이코닉한 엔젤 프린트 티셔츠는 8만원(£55) 선이다. 제이니는 「빅토리아시크릿」을 운영한 사람답게 생산이나 운영에 대해 많은 지식이 있고 「피오루치」의 시스템도 조만간 전략적 리뷰를 통해 정비해 나갈 예정이다.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생산의 민첩성과 지속성의 이슈다. 이를 가장 만족시키는 것이 유럽 소싱이라고 한다. 현재 「피오루치」의 진과 티셔츠는 ‘메이드 인 이탈리아’이고 나머지는 포르투갈에서 생산한다. 「자라」만큼 빠른 배송은 아니어도 유럽 생산은 기간이 짧고 동시에 노동자 대우 차원이나 지속성의 문제에서 안전하다.



    컨템포러리 포지셔닝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하이스트리트에서 저렴하게 판매하는 상품에 대해 누가 어디서 만드는지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피오루치」를 생산하는 공장의 직원들은 최저임금을 받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밤에 편히 잘 수 있다.” 제이니는 자신들은 물론 코어 고객인 밀레니얼에게 이러한 환경과 도덕성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피오루치」 상품이 시판되기 시작한 것은 그해 2월이다. 바니스뉴욕과 셀프리지스를 파트너로 해 2017 S/S 상품을 홀세일로 론칭했다. 미국은 「피오루치」가 처음부터 눈독을 들인 시장이고 바니스백화점이 독점 론칭을 오퍼했을 때 제이니는 완벽한 파트너라고 생각했다.

    “1984년에 미국에서만 매출 880억원($80m)을 만들었다. 「피오루치」의 전설적인 매장도 뉴욕, LA, 시카고에 있었다. 리론칭과 함께 이 이름을 다시 미국에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탈리아 등 유럽 생산 위주, 미국시장에 눈독

    그 후 웹스터(The Webster), 오프닝세리머니는 물론 런던의 해러즈와 밀라노의 10꼬르소꼬모(10 Corso Como) 등에서 판매했다. 데뷔 컬렉션은 데님에 포커스를 둔 「피오루치」 아카이브를 바탕으로 한 작은 데님 레인지였지만 2017 F/W시즌부터는 제대로 된 풀 컬렉션을 제공하면서 「피오루치」의 홀세일 파워가 강력해졌다. 최근에는 「마이클코어스」에서 헤드헌트한 인원을 중심으로 홀세일을 적극 푸시하고 있다.

    「피오루치」는 홀세일과 리테일을 믹스한 브랜드로 연간 4개 컬렉션을 4~5번의 드롭으로 제공한다. 제이니에 의하면 2017년 겨울 컬렉션은 약 200개의 옵션(다른 컬러는 다른 옵션으로 들어감)이며 여기에 비교적 저렴한 로고 티셔츠(선염 티셔츠 대비 절반 가격)를 추가할 계획이다. 「피오루치」의 컬렉션 사이즈는 일반적으로 20개의 룩을 목표로 한다.

    올해부터는 패션위크에서 「피오루치」 컬렉션을 발표할 생각이다. 처음에는 캣워크보다는 아주 크리에이티브한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운영하고 싶다고 했다. 아직 장소를 정하지 못했지만 플래그십 매장이 있는 런던 아니면 「피오루치」의 전통을 존중해 밀라노에서 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바니스뉴욕과 셀프리지스 독점 홀세일 시작

    최근 몇 년 사이에 「비오네(Vionnet)」 「스키아파렐리(Schiaparelli)」 「할스턴(Halston)」 「비바(Biba)」 등의 브랜드가 리론칭했지만 프레스나 상업적인 측면에서 주목받은 브랜드는 없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자주 교체되거나 매각된 브랜드도 있다. 물론 LVMH가 리론칭한 레더 하우스 「모이나(Moynat)」처럼 성공한 브랜드도 있다. 「랑방」 역시 라이선스에 의존하던 디자인 하우스를 2000년 리론칭해 럭셔리 브랜드로 폭발적으로 성장한 케이스다. 과연 비용이 많이 드는 리론칭 비즈니스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전문가들은 정확한 포지셔닝과 장기적인 비전, 자금력이라고 요약한다.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현재로 옮겨 와서 활용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기는 하지만 오리지널 브랜드의 스케일에 대한 기대가 있어 작게 시작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 리론칭한 브랜드의 컬렉션 퀄리티와 이를 어떤 수준의 바이어들이 사느냐가 성공 여부를 결정한다.

    아카이브 + 새로운 관점, 뉴 「피오루치」 재현

    샤퍼 듀오가 꿈꾸는 「피오루치」는 어떤 것일까? 과거 「피오루치」의 영광과 의미를 실력 있는 디자이너를 통해 새롭고 신선한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일이라고 한다. 이를 두고 제이니는 「피오루치」의 리론칭은 ‘아카이브(역사)’와 ‘디자이너의 시각(새로운 관점)’이라는 최고의 두 세계를 동시에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를 인수하면서 이들은 실로 방대한 「피오루치」 오리지널 샘플과 자료를 넘겨받았으며 여기에는 약 3000벌의 데님도 포함됐다. 이러한 아카이브(헤리티지)를 바탕으로 새로운 「피오루치」(미래)를 만들어 내는 원동력은 젊은 에너지라고 믿는다. 이를 뒷받침하듯 현재 CEO들을 제외하면 「피오루치」팀은 대부분 20대 초반이다.

    “「피오루치」를 신선한 시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이 젊은이들이다.” 자신들은 「피오루치」를 너무 좋아하고 그 역사를 많이 알아 그 속에 묻힐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신 자신들은 창립자 엘리오 피오루치가 그랬듯이 비전을 가지고 젊은이들의 창의성을 수용하고 컨트롤하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 21세기의 「피오루치」는 단순한 재현이 아닌 새로운 창조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패션비즈 2018년 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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