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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지연 & 이주호 알쉬미스트 대표

Sunday, Oct. 1, 2017 | 박한나 기자, hn@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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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스 컬처 담은 듀오!



“와, 이 방은 뭐예요?” 얼마 전 강남구 신사동에 문을 연 「알쉬미스트(R.SHEMISTE)」의 플래그십 스토어에는 특이한 방이 있다. 누우면 삐그덕 소리가 날 것 같은 철제 침대, 모서리가 둥글고 통통한 구식 텔레비전, 그 위를 비추는 빨간 네온 샹들리제까지. 정열적이면서도 색 특유의 불온한 느낌을 풍기는 ‘빨간 방’이다. TV 화면에는 지난 컬렉션 런웨이가 반복해서 나오고, 곳곳에 ‘시작일 뿐이야(Just the beginning)’라고 말하는 포스터가 도배돼 있다.

“「알쉬미스트」 마니아의 방은 어떤 모습일까 생각하면서 우리 브랜드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색깔을 넣어 꾸며 봤어요. 저기 창문에서 내려다보면 더 멋져요!” 원지연, 이주호 대표가 가리키는 창문은 커다란 구멍이었다. 시멘트 벽에 네모 모양으로 뚫려 있는 이 구멍은 빨간 방과 작은 옷방을 연결한다. 옷방에는 피어싱 캡, 앞뒤로 입을 수 있는 아우터, 커다란 옷핀이 달린 셔츠 등 「알쉬미스트」를 대표하는 아이템들이 빼곡하게 들어가 있다.

론칭 초 도쿄, 뉴욕 런웨이 선 ‘이슈 메이커’

옷은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 볼 법한 냉장 진열대에 음식처럼 재미있게 들어가 있다. 플래그십 오픈날에는 마치 정육점에서 고기를 싸 주듯 플라스틱 통에 투명 레터링 티셔츠를 담고 랩을 감아서 줬는데, 이는 전날 밤을 꼴딱 새우며 두 대표가 준비한 선물이다.

이렇게 젊고 키치한 「알쉬미스트」의 그간 행보는 ‘소 핫(So Hot)’ 그 자체다. 2013년 론칭하자마자 ‘메르세데스 벤츠 도쿄패션위크’ 컬렉션에 참가했다. 그다음 해엔 ‘메르세데스 벤츠 뉴욕패션위크’에 참가해 「알렉산더왕」 다음으로 컬렉션 쇼를 선보였다. 이후 2014년부터 서울패션위크에도 모습을 드러냈는데 도쿄와 뉴욕부터 찍고 온 그들의 남다른 행보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시선도 많았다고. 당시 원지연 대표는 25세, 이주호 대표는 23세로 워낙 젊기도 했다.

이루고 싶은 꿈이 큰 그들은 실력으로 주목받기 위해 쉴 틈 없이 움직였다. 업계 최초로 냈던 ‘피어싱 캡’이 히트하고, 모자와 매치하기 좋은 옷을 함께 제안해 상승 모드를 탔다. 지난 2015년부터 시작한 대중적인 세컨드 라벨 ‘컨템포러리’도 반응이 좋아 브랜드 첫 단독매장을 플래그십으로 크게 오픈했다.



2018 S/S 서울패션위크 대신 강남서 단독 PT

'이 기세를 몰아 더 확장하지 않을까 하고 예상한 순간, “이번 10월에 열리는 2018 S/S 서울패션위크는 DDP 대신 신사동 사무실에서 진행하려구요”라고 이주호 대표는 말했다. 그는 “대신 바이어들을 초청해 PT에 좀 더 힘을 싣으려구요”라고 설명했다. 그의 계획에는 수주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2014, 2015년 서울패션위크 쇼가 끝나자 백스테이지로 달려와 바로 주문을 넣은 바이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패션위크가 열리는 기간은 시즌 수주가 끝난 시점인 데다 쇼가 끝나자마자 바로 수주를 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디자인을 맡은 원주연 대표와 컬렉션 콘셉트 기획을 맡은 이주호 대표가 그동안 뿌려 놓은 씨앗 덕분이다. 론칭 때부터 글로벌 브랜드가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그들의 롤모델인 브랜드들이 입점한 해외 편집숍들을 집중 공략해 왔다.

몇 년간 눈도장을 찍고 컬렉션 때마다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 주자 바이어들이 마침내 서울패션위크에서 쇼가 끝나자마자 주문을 넣은 것이다. 이때의 수주로 지난 4월부터 대형 럭셔리 백화점 ‘레인크로포드(Lane Crawford)’ 홍콩, 중국에 입점했으며 싱가포르, 밀라노의 편집숍 ‘안토리오니’에도 신규 매장을 오픈했다.

큰 꿈, 분명한 목표, 공격적인 실행력의 조화

단독 PT로 선보이는 이번 컬렉션의 테마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이기도 한 ‘한국의 유스(Youth)’다. 한국의 청춘들이 옷을 입는 방식과 그들의 문화에는 독특한 지점이 있다는 것에서 시작했다. 특히 그들이 주목하는 것은 1990년대에 20대였던 X세대의 멋이다. 서양에서 들어온 패션을 나름대로 해석해 개성을 한껏 드러냈던 그들의 옷을 지금 보면 패셔너블 그 자체라는 것.

지금 트렌드는 쫓아가는 것이 피곤할 정도로 빠르고 조금은 획일적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면 그때의 청춘들은 스스로 새로운 착장을 시도하는 자신감과 배짱이 있었다는 생각이다. 거기에 더해 지금 국내 스트리트 패션의 모습도 살짝 섞는다면 분명 유럽, 미국의 유스 컬처와는 다른 모습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신체 기능은 최고조에 이르고 가슴 속에는 말랑말랑한 감성이 있는 청춘. 그 시기를 살면서 그들을 위한 옷을 만드는 「알쉬미스트」의 새 컬렉션이 궁금해진다.  

Profile

· 2013년 브랜드 론칭
· 2013년 메르세데스 벤츠 도쿄패션위크 컬렉션
· 2014년 메르세데스 벤츠 뉴욕패션위크 컬렉션
· 2014년 2014 F/W 서울패션위크 컬렉션
· 2014년 뉴욕 캡슐 트레이드 쇼
· 2014년 2015 S/S · 2016 S/S 서울패션위크 컬렉션
· 2016년 울마크 프라이즈 아시아 대표 노미네이트
· 2016년 2016 F/W · 2017 F/W 서울패션위크 컬렉션

**패션비즈 2017년 10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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