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Report
< On-line >
유통 게임 체인저 ‘HAGO’ 이슈
Monday, Aug. 14, 2017 | 민은선 기자, esmin@fashionbiz.co.kr
- VIEW
- 14117
 |
mini interview
홍정우 하고엘앤에프 대표
“반품, 재고 없는 펀딩 방식 가능성 확신”
“펀딩이라는 방식을 해 보니 상품 레인지와 트래픽이 더 넓어져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어요. 시간이 좀 걸리리라고 봐요.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펀딩’에 대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는 것 입니다. 반품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이를 증명합니다. 진행할수록 참여 업체들과의 호흡이 좋아져 펀딩 한 달을 감안해도 제작기간이 점점 짧아져 주문 후 15~45일 안에 소비자들에게 전달 가능합니다.
펀딩 제품은 파트너 업체들과 선기획으로 좋은 아이템을 설정해 시스템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일테면 8월에 간절기 코트, 9월에는 니트 이런 식으로 그달의 브랜드를 정해 힘을 실은 제품을 함께 기획해 준비해 갑니다. 이제 8월부터는 자체 브랜드를 시작하는데(1차 셔츠와 팬츠) 이후 소비자가 더 좋은 퀄리티의 상품을 더 빨리 받아 볼 수 있게 됩니다. 콘텐츠도 강화해 저널의 기능까지 가미할 예정입니다.
펀딩이라는 새로운 방식에 대해서는 점점 확신이 커져요. 시장이 다들 어렵다 하는데 우리 입점 브랜드들은 다 잘됩니다. 결론은 심플하죠. 옷이 좋아서니까요.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브랜드는 가격을 4.5배수에서 더이상 내릴 수가 없어요. 전개사 입장에서 5배수가 돼야 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 업체들은 2.5~3.5배수 사이입니다. 일단 입점을 결정할 때 엄선된 브랜드들이므로 옷 퀄리티는 무조건 좋아요. 즉 오프라인의 웬만한 브랜드들과 같은 가격이면 훨씬 좋다는 얘기죠.
지금 준비 중인 PB 브랜드의 셔츠도 백화점 브랜드로 가면 35만원을 받아야 하는 품질인데 우리는 15만원을 예상합니다. 온라인 브랜드는 아주 좋은 가성비를 가져갈 수밖에 없어요. 반면 오프라인 매장이 끼는 순간 가격은 높아질 수밖에 없죠. 하지만 온라인만 하면 2.5배수만 받아도 오프라인의 5배수를 받는 것과 비슷해요. 게다가 우리는 펀딩이라 재고가 하나도 없어요. 결국 2.5배수로 만들어도 훨씬 남는 것이며 가격을 더 떨어뜨릴 여지가 있다는 것이지요.
오프라인과는 차이가 점점 벌어질 것이라고 봐요. 과거에는 온라인에 동대문 사입상품 등 저가 브랜드만 존재했고 대부분 온라인에 좋은 상품이 없었지만 이제 이 시장은 무한대로 커지면서 더 좋은 상품들이 늘어날 것입니다. 우리도 그 시장을 노리고 있고요. 온라인 마켓, 특히 중고가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확신이 커요. 저렴하고 별 볼 일 없는 상품은 차고 넘치지만 우리는 엄선된 큐레이션 기준에 따라 선별한 좋은 제품을 좁고 깊게 파므로 우리 시장은 분명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같이 큰다’는 모델도 국내에는 존재하지 않아서 우리 파트너들의 만족도가 높아요. 철저한 감도 관리 아래 모든 상품을 우리가 스타일링하고 촬영해 올리며 마케팅을 대신 해 주고 때로는 재무 컨설팅까지 해 주죠. 우리 파트너에 한해 당연히 무료입니다. 때문에 아직 매출이 아주 높지는 않고 펀딩이 100%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같이 ‘도울 테니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합니다. 심지어 매출이 걱정돼 세일이나 쿠폰을 고려하면 파트너 사장님들이 처음에 계획한 대로 밀고 나가라고 독려해 줄 정도입니다. 이런 파트너십이 우리의 차별점이자 강력한 동력입니다.”
 |
김정은 & 정종우 리플레인 대표
“엄격한 큐레이션, 파트너십 좋아요”
“매출목표에 쫓기지 않고 우리의 길을 꾸준히 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것에 매몰됐을 때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고있어서 디자이너 브랜드로서 색깔을 가장 우선순위에 놓고 가려고 노력해요. 처음에 ‘HAGO’를 만났을 때 우리가 「리플레인」을 통해 하고 싶은 브랜딩의 방식과 너무 같아서 깜짝 놀랬어요. 수많은 쇼핑몰이 범람한 가운데 엄격한 기준의 큐레이션 방식이 제대로 되고 충분히 알려진다면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받으리라 믿어요. HAGO 측에서 패션 브랜드를 10개 이내로 하겠다는 기준을 밝혔을 때 오히려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까 걱정될 정도였죠. 물론 펀딩이라는 방식은 아직 갈 길이 멀고 홍보가 따라야 한다고 생각해요. 주문 후 생산하기 때문에 재고가 없다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더 좋은 가격을 제안할 수 있다는 면에서 아주 좋은 방식이라고 봐요. 다만 긴 리드타임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지요. 저희도 처음 브랜드를 준비할 때 옷의 가격이 유통비용 등으로 인해 너무 비싸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납득할 만한 가격을 견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좋은 가격’이라는 것은 가성비와는 또 다른 차원에서 늘 고민되는 이슈니까요. 저희가 HAGO와 함께 할 일이 많다고 보는 것은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에 더 답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해요. 오프라인 매장을 넓히기보다는 온라인을 최적화하고 자원을 집중하는 데 더 주력하고 있어요. 그런 면에서 HAGO와는 여러모로 함께 가면서 파트너십을 단단하게 다져 가고 있어요.”
 |
김기범 웨이크스탠다드 대표
“무한 자유보다 한정된 자유를 더 좋아해요”
“저희가 전개하는 「TWB」는 HAGO의 라이프스타일군으로 입점한 고급 타월 브랜드입니다. HAGO와의 첫 거래가 성공적이지는 않았지만 접근방식이 다르고 조언도 많이 해 줘서 배우는 게 많아요. 온라인 큐레이팅이라는 방식은 다른 온라인에서도 하고 있지만 좀 더 선별된 디자인과 브랜드 안에서 펀딩하니까 훨씬 고급스럽고 신뢰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플랫폼 자체는 멋있는데 초기보다 변질된 곳도 있고 너무 팬시한 쪽에 치우쳐 있다던가 미리 만들어 놓고 파는 경우도 종종 보이더라고요. HAGO는 패션뿐 아니라 리빙에도 초점을 둔 것이 마음에 들어요. 사실 조명 등 브랜드가 별로 없고 브랜딩이 약한 리빙을 큐레이팅한다는 게 쉽지는 않거든요. 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치면 콘텐츠가 점점 강해질 거라고 믿어요. HAGO가 가장 좋은 것은 무한한 자유를 주는 것보다 한정된 자유를 소비자들은 더 좋아하기 때문이에요. 팬톤 2만가지 컬러에서 고르라 하면 못 고르지만 5가지를 주면 고를 수 있거든요. 그런 면에서 감도 있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 한번 선별을 해서 제안해 주니까 망망대해에서 찾는 게 아니라 신뢰가 더 가죠. 앞으로 기대가 커요.”
**패션비즈 2017년 8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Fashionbiz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