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현 동일드방레 대표
    ‘현장 경영’ 액티브 CEO, 라코스떼 2020년 3000억!

    패션비즈 인터넷팀
    |
    17.06.01조회수 13329
    Copy Link



    동일드방레를 진두지휘한 지 1년 3개월 차에 접어든 배재현 대표. 29년간 삼성물산 패션부문에서 근무한 그는 ‘삼성맨’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라코스테」를 전개하는 동일드방레의 한국 CEO로 옷을 갈아입었다. 「라코스테」 국내 대표 자리는 내로라하는 유력 인사들이 여럿 물망에 올라 과연 누가 낙점될지 관심이 높던 포지션이다.

    삼성물산 퇴사 이후 1년간의 공백을 깨고 배 대표가 지목되자 주변 사람들은 그를 ‘럭키 가이’라고 불렀다. 「라코스테」는 본국인 프랑스와 유럽국가(2위는 변동이 잦음)에 이어 한국이 전 세계 3위 매출을 올리고 있다. 아시아 국가 가운데 단연 1위. 그만큼 코리아 마켓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CEO의 입김이 센 편이다. 배 대표도 그러한 배경을 십분 활용, 브랜드를 더 키워 보고픈 욕심이 생겼다.

    하지만 아직 근무한 기간이 길지 않아 성과를 논하기는 이른 시점이다. 그래서 이번 인터뷰를 부담스러워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배 대표는 이미 「라코스테」를 대표하는 뉴 아이콘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무엇보다 자신감이 넘쳐났다.

    29년 차 ‘삼성맨’ 꼬리 떼고 「라코스테」 수장으로
    「라코스테」의 피케 셔츠와 카디건으로 패션 센스를 뽐낸 그는 자신도 몰랐던 「라코스테」 브랜드 파워를 몸소 체험하면서 더욱 확신한 듯하다. 「라코스테」 정도라면 연매출 5000억원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지난해 「라코스테」는 연매출 2016억원(191개점)으로 마감했다.

    트래디셔널캐주얼의 양대 산맥인 「폴로」 「빈폴」마저 맥을 못 추는 시장 상황임에도 「라코스테」는 당당하게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초 풋웨어 전개권을 확보해 본격적으로 유통망을 확장한 것과 스포츠 라인 단독 론칭, 여성복 매장 분리 등 일련의 뉴 비즈니스를 펼친 것이 주효했다. 매출 성과가 눈에 띄게 좋아지면서 지난 연말 전 직원 보너스까지 챙겨 줄 수 있었다.

    “제가 운이 좋은 사람이 맞나 봅니다. 작년 실적은 제가 주도했다고 하기에는 부끄럽죠. 이미 직원들이 다 만들어 놓은 밥상 위에 저는 숟가락만 얹었을 뿐이거든요. 대신 저는 현장을 돌면서 매니저들을 격려하고, 백화점 유통 바이어들과 협상하고, 홍콩 아시아지사를 방문해 매출 활성화를 위한 여러 지원을 요청하는 등 측면에서 많이 도왔습니다.”

    풋웨어 등 뉴 BIZ 매출 성과 ~ 전 직원 보너스
    그는 삼성물산을 퇴사하기 직전까지 패션부문 영업을 총괄하는 상무로 근무했다. 남성복 기획파트 일을 더 오래했지만 호탕한 성격 덕에 세일즈에 능한 배 대표는 「라코스테」에서도 장기를 살려 영업팀의 기능을 강화했다. 배 대표는 좀 더 파이팅 넘치는 회사로 분위기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하고 앞장서서 세일즈에 나섰다.

    그는 취임 후 얼마 되지 않아 ‘비전 2020’을 발표했다. ‘2020년 5000억원’이라는 의욕적인 목표를 제시한 것. 그러나 오히려 글로벌 본사에서 제지를 당했다. 쉽게 말해 글로벌 「라코스테」의 경영 방침은 지속성장을 최우선시하는 ‘슬로’다. 한국의 기업문화와는 많이 다르다. 그래서 타협점을 찾은 것이 ‘2020 비전 3000억원’이다. 배 대표는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매출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삼성물산 시절 한 자릿수 신장률을 목표로 삼아본 적 없는 배 대표는 ‘브랜드 가치’를 더 중시하는 「라코스테」 글로벌 방침에 매료됐다. 당장의 이익을 쫓기보다는 롱텀 비즈니스를 실천해 나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지속성장’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다. 올해 84주년을 맞은 「라코스테」는 대신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한 매뉴얼에는 한 치의 양보도 없다.



    성장은 Slow! 가치는 Up! 80년 지속성장 비결
    소비자가 상품을 고르기 쉽게 매장을 꾸미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추구하는 콘셉트를 보여 주는 데 포커싱한 VMD, 시즌오프 외 가격 할인 절대 금지 등이다. 올해 특이사항은 한국 소비자 체형에 딱 맞춘 ‘프렌치 레귤러 핏’의 폴로 피케 셔츠를 출시한 것이다. 프랑스에서 특별히 기획한 이 제품은 보다 여유로운 핏(오버 핏 트렌드 반영)과 투 버튼 플래킷으로 모던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한국인 보디 기장에 맞춰 팬츠 안에 넣어 입을 필요가 없다. 치노 팬츠나 데님 팬츠에 무심한 듯 툭 걸쳐 스타일링하면 멋스러운 것이 포인트다. 배 대표는 “「라코스테」의 시그니처 아이템인 폴로 피케 셔츠는 1년 장사를 좌지우지할 만큼 매출의 일등공신”이라며 “그러나 지난 2~3년간 폴로 피케 셔츠의 판매율이 하락세를 탔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비상사태였다”고 설명했다.

    매장 매니저들의 요구는 기존의 레귤러 핏과 슬림 핏 2가지가 다 맞지 않는 한국인들이 의외로 많기 때문에 국내 소비자 체형에 맞추면 판매를 좀 더 활성화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를 프랑스 본사와 조율해 가능케 했으며 현재 폴로 피케 셔츠의 매출을 견인하는 상품인 ‘프렌치 레귤러 핏’이 탄생했다.

    한국인 체형에 맞춘 폴로 셔츠, 매출 일등공신
    여세를 몰아 「라코스테」는 폴로 피케 셔츠의 부활을 위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2015년부터 매년 이어지고 있는 ‘마이 라코스테폴로 디지털 프로젝트’는 서울, 파리, 뉴욕, 런던, 밀라노 등 10개국 이상의 주요 도시가 참여한 가운데 이뤄졌다. 국내에서는 배우 김지석, 톱 모델 정호연과 박경진, 뮤지션 레디 등 9명의 인플루언서와 함께 폴로 셔츠 화보를 찍고 전 세계인과 공유하고 있다.

    배 대표는 피케 셔츠가 다시 인기몰이를 시작하자 남성 팬츠를 강화하는 데 주력한다. 일반적인 남성 캐주얼 브랜드의 팬츠 매출은 12~15% 비중이다. 하지만 「라코스테」는 4%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는 경험상 바지를 팔면 상의를 끼워 팔기 수월하다는 점을 내걸고 현장에서 팬츠 판매에 더 집중해 줄 것을 요구 주문하고 있다.

    그리고 겨울 시즌을 대비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아우터가 약한 「라코스테」는 여름엔 매출 1등, 겨울엔 꼴찌라는 것을 알지만 극복하지 못했다. 따라서 올해는 패딩 점퍼 등 아우터의 물량을 확대하고 SKU를 늘리는 등으로 준비하고 있다.

    겨울 매출 꼴찌? 아우터 강화로 핸디캡 극복
    풋웨어 · 스포츠 · 여성복 3개의 뉴 비즈니스는 「라코스테」 매출 성장의 핵심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플랫폼에서 동일드방레로 디스트리뷰터가 바뀐 풋웨어는 연간 1000SKU를 내놓을 만큼 상품력이 탄탄하다. 국내서는 깔끔한 디자인의 화이트 스니커즈로 유명하지만 사실 타입별로 분리하면 상당히 많은 소재, 디자인, 컬러를 갖춘 패션 스니커즈다.

    새롭게 선보인 스포츠 라인은 전 세계 최초로 단독매장을 열어 주목받고 있다. 「라코스테」는 테니스선수 출신인 ‘르네 라코스테’가 론칭한 브랜드로 테니스를 기반으로 한 스포츠 헤리티지가 있는 브랜드다. 이를 골프, 라이프스타일 스포츠 등으로도 제안해 패션성이 가미된 스포츠 브랜드로 재탄생했다.

    배 대표는 “애슬레저 열풍과 맞물려 「라코스테」가 선보인 스포츠웨어는 「나이키」 「아디다스」와는 다른 개념이다. 기능성과 패션성이 조화롭게 구성돼 있으며 테니스, 골프 DNA를 전문적으로 녹여낸 점이 특색 있다”고 말했다.

    「라코스테」 스포츠 라인 세계 최초 단독점 오픈
    「라코스테」 스포츠 라인은 롯데백화점 본점과 영등포점, 신세계 센텀시티점, 경기점, 마산점 5개점을 확보했다. 끝으로 여성복 단독매장 확장을 뉴 엔진으로 보고 있다. 「라코스테」는 남녀 복합매장으로로만 전개해 왔는데 소비층의 다양한 니즈에 대응하고 직접 찾아가는 의미에서 남성복과 여성복을 분리하고 있다. 현재 신세계 강남점, 센텀시티점, 동대구점 등에 입점했다.

    이미 15개점의 여성복 매장을 분리했는데 남성복 매장의 매출이 줄지 않아 고무적으로 본다는 배 대표는 “여성복 SKU가 적은 줄 알았는데 「폴로」 「빈폴」과 맞먹을 만큼 풍성한 상품력을 갖고 있다”며 “다만 복합점의 경우 남성복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해 상대적으로 여성복에 주력할 수 없는 구조였다”고 꼬집었다. 여성복은 앞으로 20~30개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그런 다음엔 키즈 라인의 단독 브랜드 론칭을 염두에 두고 있다. 아직 실행할 시기는 아니지만 키즈까지 단독매장을 열게 되면 「라코스테」의 모든 컬렉션이 각각의 경쟁력을 갖고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는 전년 대비 10% 신장, 2225억원 향해 달려
    올해 경영지표는 매출 2225억원(217개점)을 목표로 한다. 전년대비 10%의 매출 신장을 내다보는 가운데 프리미엄 캐주얼 · 프렌치 감성 · 스포츠 헤리티지 3가지 이미지를 안착시키는 데 무게를 둔다. 내년은 브랜드 론칭 85주년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캐주얼 브랜드 하나로 2000억원을 돌파한 「라코스테」는 진화를 거듭해 나간다. 매출도 정체되지 않도록 꾸준하게 드라이브를 건다. 여기에 배 대표가 또 하나 추진하는 것이 「라코스테」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번에 처음으로 신입사원을 뽑은 것도 맥락을 같이한다. 외국계 기업 특성상 업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으로만 채용하다 보니 조직보다는 개인 맨파워로 일하는 경우가 많았다.

    맨파워보다 조직력 우선, 친근한 프렌들리 CEO
    자기 업무의 집중도를 높이는 점은 강점이지만 기업 문화가 없다는 현실은 리더의 시각에서 봤을 때는 조직력이 약하다고 판단했다. 배 대표는 “앞으로 3000억원, 5000억원으로 성장하겠다는 로드맵이 성공적으로 이어지려면 반드시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며 “우리 스스로 신입사원을 키우고 기업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 자체가 조직적인 회사를 만드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불과 1년 만에 수많은 일을 해치운 그는 액티브하고 열정적인 CEO다. 그는 여기에 더해 내부 직원 그리고 현장 직원들까지 포용하는 프렌들리 CEO로 기억되길 바란다. 200명이 넘는 현장 직원들의 생일 축하카드를 직접 쓰는 것도 친근한 이미지를 주기 위함이다. 이 모든 것을 일로서 받아들이기보다는 즐거움을 주는 일상생활로 여기다 보니 하루하루가 감사하고 보람차다는 그다.


    **패션비즈 2017년 6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Related News

    • 캐주얼
    News Image
    에이션패션 '폴햄키즈' 라인 강화로 올해 950억!
    24.04.23
    News Image
    아모프레, 뉴 컨템 변신...벌스데이수트와 컬래버도
    24.04.22
    News Image
    공간 플랫폼 'LCDC 서울' 패션 넘어 음악까지 접점 ↑
    24.04.19
    News Image
    이탈리아 스트리트 '비전오브슈퍼' 팝업 열어
    24.04.19
    More News
    Banner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