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산티베일 AMI 사장

    es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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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05.08조회수 5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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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히 강하다! 「AMI」 리더

    ‘아미(Ami)’. 불어로 ‘친구’를 뜻하는 말이다. 이 단어처럼 ‘친구 같은 브랜드’가 「AMI(아미)」의 의미다. 브랜드명 치고는 평이한 이 이름처럼 조용히, 하지만 강렬하게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하는 브랜드가 바로 「아미」다. 큰 변화가 없는 글로벌 남성복 시장에서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는 브랜드 「AMI」의 니콜라 상티베일 대표는 브랜드와 비슷한 컬러의 소유자다.

    떠들썩한 세상 변화와는 무관한 듯 조용한 자신의 길을 가는 이 브랜드는 놀라울 정도로 철저하게 자신의 내면에 집중한다. 외부 환경 변화에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들이 이들에게는 무색하다. 트렌드에도, 심지어 소비자에게도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방향성에 집중하는 대단한 자존감이다.

    이런 「AMI」의 브랜드 컬러는 창업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알렉상드르 마튜시로부터 비롯된다. 36세의 젊은 크리에이터이지만 좌뇌와 우뇌가 동시에 탁월한 이 디자이너와 CEO인 니콜라의 만남 이후 두 전문가는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며 조용히 브랜드 「AMI」를 성장시켜 왔다.

    「AMI」는 브랜드 이름에 걸맞게 친근하면서도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베이직하고 세련된 스타일의 어포더블 럭셔리 브랜드로 포지셔닝해 그 존재감을 과시한다. 특히 이 브랜드를 만들어 낸 디자이너 알렉상드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주 평범하지만 근본적인 개념이다. 퀄리티가 좋은 옷. 때문에 그는 작지만 좋은 공장들과의 긴밀한 협력으로 모든 옷을 좋은 퀄리티, 균일한 품질로 생산하되 가격도 저렴하게 제작하는 데에 가장 중점을 둔다. 「AMI」의 공장들은 단순한 납품 업체가 아니라 이름처럼 ‘친구’ 같은 협력체로 운영된다.

    알렉상드르와 니콜라가 늘 강조하는 것은 “최근의 소비자들은 여행을 많이 다니고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정보를 입수하는 것도 빨라 어디서 어떻게 옷을 제작하는지 잘 안다. 해서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하고 브랜드의 뒤에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를 잘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AMI」는 평범하면서도 아주 근본적인 옷을 만드는 데 가장 에너지를 쏟는다.

    - 알렉상드르와의 인연은?
    “처음에 이 브랜드의 투자자인 친구를 통해 인연이 시작됐다. 새로운 브랜드가 론칭하는데 봐 달라고 했고, 보고 나서 아주 좋은 브랜드라 생각하고 매력을 느껴 이 작업에 참여했다. 알렉상드르와는 바에서 만나 술도 한잔하면서 친해졌는데 창의적이면서도 포용력 있는 사람이라 생각해 함께 일하게 됐다. 지금은 서로 역할을 분담해 알렉상드르는 이미지와 전반적인 패션을 담당하고 나는 비즈니스, 홍보, 인사를 담당, CEO 역할을 한다.

    알렉상드르는 디자이너이지만 매우 열려 있고 관대한 성격의 소유자다. 나이는 36세로 젊다. 에너지가 넘치고 상상력도 남다르다. 지금 우리는 ‘듀오 크리에이티브’로서 한 기업을 이끌어 간다. 이것이 매우 건강하고 균형 잡힌 경영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각자의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디자이너는 제품 디자인, 나는 비즈니스를 담당한다. 의견이 다를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럴 경우 서로를 설득하지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다. 합의할 수 없을 경우 또 다른 방법을 찾는다.”

    - 지난 5년간 급성장한 비결은
    “우리는 매출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지만 매년 매출이 두 배씩 성장하고 있고 성장 속도도 매년 전년에 비해 50~60% 이상씩으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브랜드 론칭 첫해에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론칭 시점은 럭셔리 패션이 하향하면서 패스트패션이 성장하던 시기다.

    우리는 고급 브랜드도 아니고 패스트패션도 아니고 딱 그 중간이다. 가격도 어드밴스트 컨템포러리라 해서 접근할 수 있는 럭셔리 패션 정도의 가격이다. 가격은 중간이면서도 퀄리티는 훨씬 좋은 것이 우리의 특성이다. 소비자들은 브랜드에 기대하는 바가 많고, 단순히 가격이나 퀄리티가 아니라 어떻게 이 가격이 책정됐는지 가격의 정당성이나 브랜드 스토리를 이해하고자 한다. 이런 면에서 우리는 좋은 성과를 나타낼 수 있었다.

    「AMI」의 장점은 패션 시장에서의 포지셔닝을 아주 잘했다는 것이다. 즉 퀄리티가 좋은 옷을 사려는 소비자들은 명품에는 접근할 수 없지만 그만큼의 퀄리티는 요구한다. 동시에 가격은 좀 더 합리적인 것을 원하는 소비자가 굉장히 많다. 우리는 그들을 정확히 겨냥했고 그것이 적중했다.

    브랜드 철학도 마찬가지다. 「AMI」의 가치는 공유, 우정, 진실, 심플함 네 가지다. 옷을 입었을 때 과시욕이 아니라 자연스러우면서도 친근해 보이는 인상을 주는 것이다. 디자인 면에서 보면 남성들의 옷 선택권을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넓혀 주는 것에 중점을 둔다. 정장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코트, 주말에 놀러 갈 때 입을 편안한 바지, 스니커즈에 어울리는 캐주얼 등을 고루 갖춘다.

    무엇보다 알렉상드르는 이 브랜드의 창립자이면서 동시에 디자인을 총괄하는데 단순한 예술가가 아니라 비즈니스 감각이 매우 탁월하다. 수치에 대해서도 능숙해 드문 경우라 할 수 있다. 투자자라는 내 입장에서는 그런 사람을 만나는 게 매우 중요한 일인데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 탁월함에 놀라웠다. 비즈니스 감각과 크리에이티브 감각 양쪽을 모두 갖춰서, 우뇌와 좌뇌가 함께 발전된 사람이라고 할까. 게다가 매우 신중하고 또 내가 뭔가를 말하면 늘 귀담아듣고 그 부분을 꼭 반영한다. 「AMI」의 성장에 이런 부분이 주효했다.”

    - 어떤 커리어를 갖고 있는지
    “나는 와이셔츠를 주문 제작하는 회사에서 일했다. 좀 더 시장을 확장하기 위해 미국으로 가서 4년간 일했고 이후 미국 더쿠플스로 옮겨 5년간 일하다가 「AMI」 경영에 참여했다. 「더쿠플스」는 프랑스 시장에만 주로 집중하고 미국에도 진출했다. 3년 안에 250개 매장을 오픈할 정도로 속도도 빨랐다. 하지만 우리는 5년간 부티크가 6개 생겼고(파리 3개, 도쿄, 런던, 홍콩) 그 외에 300개 정도의 판매점이 있다.

    「AMI」는 처음부터 글로벌을 지향했다. 첫 시즌에 유럽과 미주를 타깃으로 하고 두 번째 시즌부터는 아시아 진출도 모색해 일본, 한국 등에 진출했다. 요즘엔 소비자 행동 패턴에 변화가 많고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 등을 통해 신생 브랜드들이 급속하게 성장한다. 우리는 그런 툴을 잘 활용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올해 가장 중요한 이슈는 뉴욕에 매장을 내는 것인데 몇 시즌째 유심히 보고 있지만 플래그십을 낼지 백화점으로 들어갈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 「AMI」의 차별성은?
    “유럽의 남성복 브랜드들은 이원화돼 있다. 마초 스타일의 남성적인 브랜드와 여성적인 느낌의 브랜드. 「AMI」는 그 중간에 위치해 있다. 바로 그 부분이 「AMI」가 성공한 이유다. 여성복은 슬림 핏과 오버 핏 등 일상적이면서 다양한 옷이 있는 반면에 남성복은 그렇지 못하다.

    알렉상드르의 목표는 남성들이 일상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 주말에도 입을 수 있는 옷을 제안하고 무엇보다도 고객들의 선택권을 넓혀 매장에 들어왔을 때 나에게 필요한 옷을 쉽게 찾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디자이너와 브랜드가 딱 정해진 스타일을 제안해 주는 게 아니라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옷에 중점을 둔다.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일상’인데 쉽게 저렴한 가격의 좋은 옷을 구매해 즐겁게 입을 수 있는 옷, 그것이 바로 「AMI」의 지향점이다.

    일상으로 가게 되면 패스트패션과 경쟁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는데 그들은 절대로 우리와 같은 퀄리티를 제안할 수 없다. 특히 우리는 「디오르」와 「루이비통」에 공급되는 것과 동일한 원단을 사용한다. 갈수록 패스트패션에서 우리 옷을 많이 카피하는데, 이는 우리가 그들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 소비자와 시장 변화에 대해
    “요즘 젊은 소비자들은 옷만 보는 게 아니라 브랜드의 가치, 역사, 매장 분위기 등 브랜드의 모든 것을 본다. 아주 현명한 소비자들이다. 이런 면에서 브랜드들은 좀 더 근본적인 브랜드의 철학과 함께 다양한 면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디지털에 대해서는 우리도 많은 투자와 연구를 하고 있다. 아직 큰 프로젝트는 아니지만 우리 브랜드의 히스토리와 컬렉션을 잘 표현하는 등 새로 사이트를 리뉴얼했고 이제 이를 잘 활용해 나가려 한다. 네타포르테를 비롯 온라인에서도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고 한국 시장에서도 지난해 9월부터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스마트 기기를 통해 우리 브랜드를 더 많이 알게 된다면 그것은 위협이 아니라 충분히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알렉상드르가 중요시하는 것 중 하나가 ‘구현하는 것’이다. 단순히 브랜드의 역사나 철학만을 강조하는 게 아니라 일테면 인스타그램 같은 툴을 이용해서 디자이너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를 소비자들에게 보여 주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음식을 먹으며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보여 줌으로써 그 브랜드의 이미지를 완성할 수 있다.

    요즘 많은 브랜드가 디자이너의 가족을 보여 주거나 일상 속 디자이너의 삶을 보여 주면서 브랜드에 좀 더 다른 가치를 부여한다. 알렉상드르 자체가 디지털에 대한 관심과 함께 이를 매우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우리는 브랜드의 콘셉트처럼 ‘친구’ ‘가족’ ‘친근한 것’에 가장 관심이 있어서 이 툴을 도구로 이용할 뿐이지 디지털이 목표는 아니다.”

    -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는?
    “아주 기대가 크다. 한국 소비자들은 교육 수준도 높고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많고 자동차, 화장품, 식품 등에서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크다. 「AMI」의 역사나 만들어진 계기, 디자이너 등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것 같다. 이를 잘 홍보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한국에서의 유통은 10꼬르소꼬모 서울, 롯데 본점 애비뉴엘(10꼬르소꼬모), 신세계 강남, 갤러리아 압구정 WEST 등 4개 매장을 운영한다. 삼성과 독점 계약돼 있어 삼성을 통해 전개 중이다.”

    - 앞으로 「AMI」의 미래는?
    “우리의 최종 목표는 대기업들의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우리만의 정책을 잘 유지하는 것이다. 현재 이미 유럽, 아시아, 중동 시장에서도 고루고루 잘 성장하고 있다. 우리가 희망하는 것은 오래가는 것이지 빨리 가는 게 아니며, 미래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여성복, 라이프스타일, 패션 잡화 등 확장 계획도 서두르지 않는다. 남성복만으로도 할 일이 많고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미 여성 고객들이 우리 옷을 입는 경우가 꽤 많은데 중성적인 아이템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들은 ‘파리 시크’라는 모드를 아주 잘 표현한 것이라 본다. 하지만 아직은 여성을 위해 개발할 생각은 없다.

    패스트패션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다. 시장이 바뀌어도 「자라」나 「유니클로」는 규모도 너무 크고 우리의 경쟁자가 될 수 없다. 고객도 전혀 다르다. 이 브랜드들이 우리를 많이 카피한다는 것은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 두렵지 않다. 그리고 럭셔리 브랜드와 일반 브랜드 사이의 중간 포지셔닝을 잘 하고 있어서 우리는 지속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니콜라 상티베일 l AMI Paris 사장
    •1997~2001년 파리 ESCP Europe 상업전문 에꼴에서 기업경영 전공
    •2001~2006년 Liste Rouge Inc. USA 디렉터
    •2007~2008년 Liste Rouge Inc. 해외개발 디렉터로 재직
    •2008년 2월~2012년 The Kooples 공동 창립 파트너, 부사장
    •2015년 3월~現 Felix Capital 투자자
    •2013년 6월~現 AMI PARIS CEO




    *「AMI」 브랜드는?
    「AMI」는 디자이너이자 설립자인 알렉상드르 마튜시(Alexandre Mattiussi)의 이름을 따 만들어졌으며, ‘AMI’는 프랑스어로 ‘친구’를 의미한다. 2011년 프랑스 파리에서 설립된 「아미」는 캐주얼하면서 시크한, 동시대적인 옷을 제안하며 항상 긍적적이고 스마일리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300여개의 숍에서 세일즈를 진행하고 있으며, 직영 플래그십을 총 6개점(파리 3개점, 도쿄, 런던, 홍콩 각 1개점) 운영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2011년 F/W부터 10 CORSO COMO를 통해 이 브랜드를 국내에 도입했고, 2013년 S/S 갤러리아 WEST에 첫번째 단독 매장을 오픈해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또한 2016년 독점 계약을 체결해 국내 유통을 진행한다.


    **패션비즈 2017년 5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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