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동 ㅣ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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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09.01조회수 1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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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조적 축적’ 지향으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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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드’와 ‘벤치마킹’ 중심이던 그간의 국내 기업 문화를 과감히 전환해야 한다. 창조적 축적 지향의 패러다임으로 바꿔야만 한다. 저성장 시대, ‘Made in Korea,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자’는 메시지를 곱씹으며 차근차근 준비하고 노력할 때다.

    기업들의 수익성은 회복될 줄 모르고, 거시적 성장률 예측도 매번 하향 조정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끝 간 데 없을 것 같은 어두운 터널에 진입하는 느낌이다. 그러나 아직 늦지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우리는 지난 반세기 만에 무에서 유를 창조한 자랑스러운 기억과 세계를 놀라게 한 저력이 있기 때문이다. 단, 지금 당면한 문제의 원인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벤치마킹과 긴급대책회의에 익숙한 한국 사회에서 개념 설계 역량을 키우고, 창조적 축적을 지향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위기를 경고하기는 쉽다. 그러나 위기의 심층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구체적인 해법을 제안하는 일은 쉽지 않다. 창의적이고 근본적으로 새로운 개념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 즉 ‘개념 설계’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 부분부터 먼저 고민하고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개념 설계’는 우리 스스로 오랜 기간에 걸쳐 시행착오를 전제로 도전과 실패를 거듭하면서 축적하지 않고서는 얻을 수 없는 창조적 역량이다. 이런 축적된 경험 지식이야말로 선진국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 경쟁력의 결정체이자 가장 철저하게 보호하는 대상이며, 이에 바탕을 둔 개념 설계 역량이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국가 간 산업 경쟁력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지금 위기가 몰려오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지금부터라도 천천히 시행착오를 거치며 창조적 개념 설계 역량에 필요한 경험 지식을 축적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의 상황에서 빨리 빠져나갈 수도, 근본적으로 헤어날 수도 없다. ‘Made in Korea’의 기적은 한때의 신화로서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미래로 이어지는 사실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산업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변해야 한다. 축적을 지향하는 사회로!

    어려운 시기일수록 리더의 마인드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 창조적 시행착오 경험을 축적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 ‘실패는 공공재다’라는 리더의 마인드 혁신이 선행조건이다. 패션 · 유통 산업의 미래를 열어 가는 키워드 ‘축적의 시간’을 염두에 두고 기업 전략의 프레임을 짜야 한다.

    우리는 지금 ‘저성장’이라는 달갑지 않은 시대의 문턱에 서 있다. 우리가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향후 수십 년의 미래가 좌지우지된다. 창조적 축적 지향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하자. Made in Korea,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자.■

    profile
    · 서울대 공과대학 졸업, 동 대학 석·박사
    · 2011년 한국생산성학회 회장
    · 2012년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
    · 2012~2013년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과정 주임
    · 現 한국기업경영학회 회장 및 한국공학한림원 일반회원
    서울대 공과대학 산업공학과,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과정 교수

    저서
    · 서울 공대 26명의 석학들이 한국 산업의 미래를 위해 제언한
    「축적의 시간」을 대표 집필.
    · 「공학기술과 정책」 「효율성 분석이론」 등 저서와 「진화경제이론」
    등 번역서가 있고, 에디터로서 2권의 영문 책자를 편집.
    · 100여편의 국내외 학술지 논문과 학술 발표 실적이 있으며,
    주 연구 분야는 기술 혁신 이론, 진화경제 이론, 산업동학 이론,
    공공 기술정책 및 민간기업의 기술전략, 효율성 분석 등이다.





    **패션비즈 9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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