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리넨’으로 매출 잡다

    패션비즈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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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08.22조회수 11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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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년 등장하던 여름 소재의 식상한 모습은 잊어라. 리넨, 마, 모시 등 여름 소재가 새 모습으로 단장해 올해 패션 브랜드의 매출을 리딩한다. 예전부터 여름 단골로 사용되던 소재들이지만 기능성을 높이고 세련된 디자인을 갖추면서 완전히 달라졌다. 친환경적이고 피부에도 좋은 옷을 찾는 소비자의 변화에 힘입어 에코 이미지를 갖고 있는 소재의 상품들이 매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이번 여름 리넨 상품들은 시원한 청량감과 기능성을 강화했다. 탄성이 낮아 잘 구겨지는 리넨의 단점을 극복하는 데에도 집중했다. 브랜드마다 면, 울, 폴리에스테르 등 타 소재와 혼방한 상품을 내놓았다. 여성복은 좀 더 진화하고 세련미를 갖춘 리넨, 마, 진흙 등 천연소재를 사용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리넨은 오래전부터 나온 소재이지만 이번 여름에 좀 더 진화하고 세련미를 갖췄다. 이제 여성들은 예쁘다고 더위를 감수하며 더운 소재를 입지 않는다. 무엇보다 몸의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리넨처럼 더위에 강한 소재의 아이템을 적극적으로 찾는다.

    여성복 리넨상품, 이른 무더위로 ‘효자 아이템’
    이 흐름을 타고 인디에프(대표 손수근), 패션그룹형지(대표 최병오), 동광인터내셔날(대표 이재수), 이새FnC(대표 정경아) 등 주요 여성복 기업들이 리넨 소재를 트렌디하게 풀어냈다. 감도 높은 디자인으로 매진 행렬을 이어 가는가 하면 리넨을 전체 상품 라인으로 확장 출시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제니팍」 등 신예 여성복은 아예 리넨 소재 특화 브랜드로 올여름 브랜드 카테고리를 확장한다.

    이제 리넨은 단조로운 디자인으로 구색을 갖추는 서포트 웨어에 그치지 않는다. 더위와 디자인 업그레이드로 여름 매출을 견인하는 효자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흐름을 타고 인디에프의 「조이너스」는 일찌감치 리넨 재킷으로 매진 행렬을 이어 가고 있다.

    이 브랜드는 이미 지난 3월 리넨 재킷을 선보여 한 달 만에 초도물량 2600장을 모두 판매했다. 인기에 힘입어 리넨 재킷 리오더를 진행해 2000장을 추가로 생산했다. 「조이너스」는 여름 상품 매출 호조에 힘입어 1/4분기 매출 신장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조이너스」 재킷 한 달 2600장 판매, 리오더도
    브랜드 관계자는 “4월부터 찾아온 더위로 리넨 아이템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특히 예전에 비해 다채로워진 컬러와 세련된 디자인으로 선보인 재킷 핏이 매출 상승의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추가로 생산한 상품도 판매 실적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비지트인뉴욕」은 영한 디자인으로 승부를 걸었다. 최근 카디건부터 리넨으로 만든 항공 점퍼 스타일까지 다양하게 선보인다. 영하고 톡톡 튀는 디자인의 리넨 아이템으로 단조로운 리넨 아이템과의 경쟁에서 차별점을 어필한다.

    영업기획 담당자는 “여름이 길어지면서 여름 전략 상품에 주력하고 있다. 리넨은 여름 단골 소재인데 차별화를 주기 위해 와펜이나 패치형 디자인을 넣었다. 50% 이상의 판매율을 보였고 지금까지 2차 이상 리오더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3040 여성을 위한 리넨도 인기몰이 중이다. 패션그룹형지(대표 최병오)의 「크로커다일레이디」도 천연 소재인 ‘마’를 활용한 리넨 블라우스를 선보이며 여름 리넨 시장을 리딩한다. 타 브랜드와는 달리 100% 천연 리넨 소재를 사용해 전문성을 강화했으며 차이나 칼라 디테일을 더해 디자인 차별점도 추구한다. 이 브랜드도 여름 전략 상품과 산소 팬츠 등이 히트하면서 1/4분기 600억원의 실적을 달성했으며 올해 3000억원을 향해 달린다.

    「빈폴」 등 남성복, 리넨으로 분위기 반전
    다소 침체한 남성복 브랜드들도 리넨으로 상반기 매출 곡선을 반전시키고 있다. 삼성물산(패션부문장 이서현)의 「빈폴」은 리넨과 기능성 소재 폴리에스테르를 혼방해 물빨래가 가능한 ‘딜라이트 리넨 2.0(이하 딜라이트)’을 출시했다. 열흘 만에 4000장을 판매하는 등 지난해보다 빠른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1~5월 전년 동기 대비 20%가 넘는 신장률을 보인 백화점 점포도 있다.

    이번에 향상된 상품으로 선보인 ‘딜라이트’는 벌집 모양의 균일한 조직으로 편직해 피부가 예민한 고객들도 부담 없이 리넨 상품을 입을 수 있게 했다. 물빨래 후에도 옷의 상하좌우의 틀이 세탁 전 상태와 거의 유사할 정도로 축률을 유지한다. 탄성이 적어서 형태 유지가 어려워 쉽게 뒤틀리고 구겨지는 리넨의 단점을 보완했다.

    상품은 소재가 리넨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잘 펴진 형태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류진무 「빈폴」 부장은 “지난해 리넨 피케 티셔츠가 시장에 나온 이후, 준비된 모든 상품이 판매될 정도로 시장 반응이 뜨거웠다”며 “트래디셔널 캐주얼 시장의 퍼스트 무버로서 ‘딜라이트’를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넨 재킷 • 셔츠 남성복 마켓 리딩 아이템으로
    리넨 상품은 남성에게 특히 인기를 끈다. 격식을 차리면서도 시원한 ‘쿨비즈 룩’을 원하는 남성 소비자의 니즈와 딱 맞기 때문이다. 리넨 아이템을 즐겨 입는다는 소비자 A씨(30세)는 “리넨은 포멀함과 편안함을 동시에 연출할 수 있는 소재인 것 같다. 리넨 셔츠의 단추를 풀고 소매를 걷어 올리면 편안하고, 넥타이를 매면 포멀하면서도 시원하다. 아무리 더워도 격식을 갖춰야 하는 직장에 다니는 남자들이라면 리넨 재킷도 정말 소중한 여름 아이템일 것”이라고 말했다.

    LF(대표 구본걸 • 오규식)의 남성복과 캐주얼 브랜드들은 올해 리넨 상품을 전략적으로 변화시켜 확대했다. 「질스튜어트뉴욕」과 「알레그리」 등 컨템포러리 조닝에서는 리넨을 특수 코팅 기법을 통해 차별화한 점퍼, 리넨의 조직감과 패턴을 트렌드에 맞게 변화시킨 셔츠, 리넨과 라이크라를 섞어 스트레치 기능이 있는 팬츠 등 다양하게 선보였다.

    이지은 LF 신사총괄 CD는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인 6월 초에 이미 70% 이상 판매된 아이템이 속속 나왔다. 특히 「헤지스맨즈」(이하 헤지스) 등 트래디셔널 캐주얼의 경우 재킷 셔츠 티셔츠 팬츠 등 모든 아이템의 신장세가 좋다. 내년에도 기능성을 더 보강한 리넨 상품 물량을 30% 정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헤지스맨즈」, 리넨 재해석 감성 마케팅 활용
    대표적으로 「헤지스」는 올여름 리넨 물량 확대가 적중해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30% 상승했다. 또 리넨 소재 자체를 감성적으로 해석한 ‘트래블브리즈’ 컬렉션을 출시했다. 잘 구겨지는 리넨 특유의 자연스러운 무드, 까슬까슬하고 시원한 착용감을 여행과 연결했다. ‘   「헤지스」의 리넨 셔츠를 입는 것만으로도 산뜻하고 경쾌하여 여행을 다녀온 기분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 모토다. 리넨 셔츠와 재킷은 물론 모자, 신발, 향초, 우산 등의 아이템도 함께 구성했다.

    올여름 유난히 리넨 등 천연 소재가 주목받는 것에 대해 이 CD는 “여름이 길어지고 더 습해지면서 소비자들이 청량감 있는 옷을 원하는 것”이며 “천연 소재는 입는 사람의 피부와 환경에도 좋은 ‘힐링’ 아이템이다. 소비자들이 여행과 레저뿐 아니라 패션에서도 자연을 찾는 것”이라며 친환경 트렌드를 짚었다.

    세정(대표 박순호)의 라이프스타일 패션 전문점 ‘웰메이드’는 클래식 슈트부터 캐주얼까지 리넨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기능성을 높이고 적절한 소재 블렌딩으로 덜 구겨지고 움직임이 편하도록 보완했으며,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인디안」은 전년 대비 리넨 물량을 10% 확대했고, 리넨 스트라이프 상품이 판매를 주도하고 있다. 수입 리넨뿐 아니라 자체 개발한 리넨 혼방물을 사용해 합리적인 가격대를 맞췄다.

    「S+」, 매출 호조 매출 목표 160억원으로 상향
    ‘웰메이드’는 올해 리넨 상품 물량 확대에 주력했다면 다음 여름 시즌에는 프린트 등 다양한 기법을 접목해 패턴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인디에프(대표 손수근)의 컨템포러리 남성복 「에스플러스(S+)」는 여름 특화 소재 상품이 판매 호조를 보임에 따라 올해는 지난해 매출 90억원에서 껑충 뛴 160억원을 목표로 한다.

    ‘아쿠아리넨’ 등은 리넨의 획일적인 디자인을 벗고 다채로운 스타일과 컬러감을 선보인다. 아빠와 아이가 세트로 입을 수 있는 리넨 슈트를 선보인 것도 눈길을 끈다. 「에스플러스」의 성인 남성복 리넨 슈트와 디자인과 기능이 동일한 아동 슈트 ‘파덜리’ 라인을 올해 출시하면서 아빠와 아이의 ‘시밀러 룩’을 제안한다.

    아동 슈트 역시 성인복과 동일하게 프리미엄 리넨 셔츠 원단으로 알려진 원단 브랜드 「보사(BOSSA)」를 사용해 가볍고 통기성이 우수하게 했다. ‘리우인서울’이라는 편집숍을 운영하는 우리우(대표 이경민)의 아동복 브랜드 「프루프루」도 키즈용 리넨 원피스를 선보인다. 이경민 우리우 대표는 “리넨 상품이 아이가 입기에는 거칠고 예쁘지 않다는 것은 예전 얘기”라며 “최근 나오는 상품들은 아이 피부에도 자극을 주지 않을 만큼 부드럽고 시원하다. 특히 엄마가 아이와 세트로 입을 수 있는 상품은 가장 인기 있는 아이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스파오」 피부 • 환경에 좋은 리넨 매출 2배로
    「유니클로」 「자라」 등 해외 SPA 브랜드도 리넨을 놓치지 않았다. 특히 베이직이나 화이트 등 무드 톤 컬러로만 등장하던 리넨이 「유니클로」를 통해 컬러풀한 셔츠로 재탄생해 과거와 달라진 디자인 변화를 증명했다. 「유니클로」는 파스텔 톤부터 데님 느낌 셔츠까지 다채로운 색상으로 구성해 구색을 갖췄다. 「자라」는 원피스로 활용할 수 있는 리넨 롱 셔츠와 원피스 등 감도 높은 디자인을 선보였다.

    이랜드그룹(회장 박성수)의 「스파오」 에코 리넨 셔츠는 지난 4월 초부터 5월 말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성장했다. ‘100% 리넨 셔츠’는 리넨 원단 특유의 가볍고 청량한 감촉이 돋보이는 프리미엄 상품이지만, 가격은 2만9900원으로 마켓 경쟁사 대비 1만원가량 낮은 가격으로 책정했다. ‘에코 리넨 코튼’ 라인은 리넨과 면 소재 혼방으로 가벼우면서도 구김이 덜해 단정
    하고, 반복적인 세탁에도 형태가 유지되도록 보완되었다.

    권지훈 「스파오」 총괄 팀장은 “인류 최초의 소재로 알려졌을 정도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리넨은 수분 흡수와 발산이 빠르고 통기성이 뛰어나다. 세균과 정전기 발생이 적어 피부에도 쾌적함을 준다”며 “소재 특성상 구김이 잘 가는 단점도 요즈음 놈코어 룩, 내추럴 룩을 선호하는 소비 성향과 맞물려 최근 3~4년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권 팀장은 “최근 환경에 대한 이슈가 기업활동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큰 영향을 끼친 것 같다. 착한 소비, 친환경 소비를 원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고 피부염, 아토피 등의 이유로 자연 소재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스파오」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친환경 소재와 신소재 가공 상품을 지속적으로 찾을 계획이다.


    「이새」 여름 전통 소재 재해석
    주목할 만한 점은 리넨뿐만 아니라 모시나 진흙, 지푸라기처럼 100년도 전부터 존재해 온 소재들이 이번 서머 시즌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등장했다는 점이다. 모시는 세탁이 쉽고 건조가 빨라 여름철 옷감으로 애용됐지만 현 트렌드를 담은 디자인을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점차 뒷방 옷감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이새FnC(대표 정경아)의 「이새」가 모시를 패션으로 재해석해 화제를 모았다. 전통 옷을 만드는 소재로만 알려진 모시가 현대적 디자인과 결합해 가치 있게 태어난 모습을 면밀히 보여 준 것. 최근 오픈한 서울 신사동 매장에서 한산모시 패션 전시회를 열었는데 고객들은 ‘모시로 만든 옷인 줄 짐작도 못 할 정도로 세련미가 넘친다’고 입을 모았다.

    「이새」는 진흙 염색 의상도 선보이며 여름 매출을 견인한다. 사실 진흙도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지만 최근 더 주목받는 것은 진흙이 쿨링 아이템으로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이새」가 이 진흙 염색을 활용한 옷을 감도 높은 디자인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진흙의 찬 성분이 여름철 달아오른 피부를 시원하게 해 주고 착용 시 가벼워 여름에 활용하기에 제격이다. 서머 시즌에 시원함을 더하는 「이새」의 진흙 염색은 제작 과정이 매우 까다롭고 색을 얻기까지 아주 긴 시간이 필요하다.”

    이어 “그만큼 가치 있는 방식이기 때문에 오랜 기간 순금에 견줄 만큼 가치를 인정받아 왔다. 앞으로 「이새」는 전통을 담은 우수한 옷감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겠다. 여름에 예쁘게 입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몸과 마음이 편해야 하지 않겠는가. 건강한 마음으로 만든 모시, 진흙 염색의 옷을 직접 만지고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hn@fashionbiz.co.kr 홍승해 기자 hae@fashionbiz.co.kr


    **패션비즈 8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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