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데님 강자 「다리미진」

    su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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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12.07조회수 34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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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인 쇼핑몰을 통해 청바지를 구입해 본 여성 소비자라면 한 번쯤 봤을 다리미! 온라인 쇼핑몰과 작은 보세숍에서 거래되는 수많은 청바지 중 유일하게 브랜드로 인식되는 다리미진(대표 이민규)에서 전개하는 「다리미진」의 로고다. 동대문에서 시작한 이 브랜드는 이민규 대표의 차별화된 전략으로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로 인식돼 단독 홈페이지를 보유하지 않았음에도 다양한 상품의 후기부터 이미지, 판매처까지 정보가 줄줄이 업로드된다.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좋은 퀄리티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어나며 여성 청바지의 대다수가 온라인 쇼핑몰에서 거래된다. 이는 「플랙」 「누디진」 등 제도권 브랜드부터 「모디파이드」 「피스워커데님」 등 비제도권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남성성이 강한 데님 브랜드는 흥망성쇠를 거쳐 다이내믹하게 변화한 것과는 다른 상황이다.

    여성 데님 시장의 경우 이렇다 할 새로운 브랜드를 손에 꼽기 어려울 정도로 조용한 것. 이렇게 여성 데님 시장이 침체한 이유는 무엇일까? 데님의 역사를 몸소 체험한 제도권 브랜드의 임원진은 하나같이 2000년대에 갑자기 불어 온 스키니 열풍을 원인으로 꼽았다. 다양한 워싱과 핏의 의미가 점차 무색해지고 하나같이 몸에 딱 붙는 스키니만을 고집하면서 소비자들이 굳이 비싼 돈을 주고 제도권 브랜드의 청바지를 구매할 이유를 잃어버린 것이다.

    라벨 디자인~아이템 번호 부여해 브랜딩
    이 시장을 틈타 성장한 「다리미진」은 이 대표의 청바지 사랑으로 시작된 브랜드다. 고등학교 1, 2학년 시절 홍대와 광장시장에서 구제 청바지를 사 입고 그 매력에 빠져 구제 청바지 매장의 직원으로 입사할 정도로 청바지를 사랑했다. 이 때문에 그는 가장 흥했던 1990년대 2000년대 초반의 청바지 역사를 줄줄이 꿰고 있다. 이렇게 실제로 현장에서 소비자들과 직접 부딪치며 다양한 경험을 쌓은 그는 만 8년 만에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는 일념으로 브랜드를 론칭했다.

    지난 2006년 500만원으로 시작한 브랜드가 바로 「다리미진」이다. 현재는 유어스, APM 등 동대문 도매시장 내 매장이 3개로 ‘다리미’를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다. 거래하는 온라인 사이트만 하더라도 200개를 훌쩍 넘기며 일명 ‘개미상인’이라 불리는 작은 오프라인 보세숍 거래선도 꾸준하게 늘고 있어 이 숍들을 모두 합치면 400개에 이른다.

    승승장구가 당연한 이유 중 하나가 여성 청바지의 모든 것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특히 온라인 쇼핑몰 전 오픈마켓이 유행하던 2008~2009년 사이 전개되던 여성 청바지는 모두 「다리미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지금의 「스타일난다」 「큐니걸스」 등 잘나가는 쇼핑몰로 진화한 이들도 당시 하루 1000만원의 매출을 기본으로 3개월 만에 7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청바지 넘어 토털 브랜드로 토종 SPA 꿈꿔
    청바지를 워낙 좋아한 만큼 디자인부터 생산까지 처음에는 이 대표가 모두 직접 진행했다. 동대문 도매 브랜드로 출발했지만 브랜드로 키워야겠다는 신념이 확고했던 그는 기존 동대문 브랜드와 차별화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아이템마다 고유의 숫자를 부여하고 패치와 고유의 라벨을 직접 디자인해 단 것이다.

    매년 해외 출장을 갈 때면 상품의 디자인을 연구하는 것은 물론 각 브랜드의 라벨 디자인부터 어떤 위치에 어떤 라벨을 달았는지까지 꼼꼼하게 체크한다. 라벨만을 위한 출장을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아이덴티티는 동일하지만 매 시즌 라벨 디자인을 다르게 진행해 소비자들의 지루함을 해소했다. 메인부터 케어까지 신경 쓰는 라벨만도 7가지일 정도다. 룩북 촬영도 브랜딩 과정이다. 도메스틱 브랜드 중 매 시즌 정성을 기울여 룩북을 제작하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다.

    「다리미진」은 시즌마다 청바지 기준 150개 상품을 선보인다. 거래하는 원단사만 15개에 이를 정도다. 청바지를 담당하는 디자이너만 5명이고, 상의를 담당하는 디자이너 1명 포함해 총 6명의 디자이너가 활동한다. 이들은 모두 2030으로 구성돼 자신들이 직접 입고 싶은 상품을 만든다. 이 대표는 “잘 놀 줄 알고 자신을 꾸밀 줄 아는 디자이너만이 고객들이 사고 싶은 상품을 만들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직원들이 자기관리를 하는 데 무한한 복지를 제공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리본」 「다이아몬드」 등 세컨드 브랜드도
    가장 많이 알려진 「다리미진」 외에도 상품의 성격이 다른 2개 브랜드를 더 전개해 총 3개 브랜드를 전개 중이다. 「다리미진」이 스키니에 강한 브랜드라면, 러블리한 상품 위주로 보여 주는 「리본」, 좀 더 강한 이미지로 일명 센 캐릭터를 가진 「다이아몬드」를 보유하고 있다.

    「리본」의 경우 「다리미진」의 세컨드 브랜드라 불리며 이미 소비자들에게 인식된 상황이다. 「다이아몬드」는 트레이드 페어와 쇼룸으로 진출한 중국 시장에 좀 더 초점을 맞춘 브랜드로 국내를 방문하는 중국 고객들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
    이 회사는 3년 전 중국 광저우에 위치한 도매시장인 스산화 시장 진출을 계기로 꾸준히 중국 시장에 노크를 해 왔다. 2년 전에는 홍콩 엑스포를 진행했으며 중국 바이어들이 참가하는 국내 리테일 페어에도 2번 연속 참가해 좋은 성과를 얻었다. 올해는 동대문 내 마음 맞는 브랜드들이 모여 팀으로 공동 브랜드를 출자해 더욱 다양한 페어에 진출할 계획이다.








    KDDM으로 페어,쇼룸까지 해외 진출 힘써
    동대문 패션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진행된 공동 브랜드 「KDDM스퀘어(Korea Dongdaemun Design & Manufacturing Square)」의 첫 번째 주자로 선정됐다. 동대문을 거점으로 활동 중인 브랜드 중 아이덴티티가 명확한 홀세일 브랜드만 참가할 수 있는 것으로 서울시와 서울디자인재단이 함께 홍보 마케팅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패션 리테일 페어를 통해 첫발을 내디뎠으며, 중국 상하이에서 지난 10월13~15일까지 진행된 시크(CHIC 2015)의 유망 브랜드 존 ‘영블러드관’에 참가했다.

    또한 이보다 먼저 「콜린(Coline)」 「플로라바이(Flora by)」 「마랑블랙(marant black)」 등 마음이 맞는 7개 동대문 브랜드와 함께 「KDDM스퀘어」를 론칭했다. 여성복, 남성복, 아동복까지 모든 카테고리별 강자를 모은 연합 브랜드로 이미 중국 광저우에 쇼룸을 가진 것은 물론 선전 페어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동대문의 중요성을 해외 각국에서 알아 주는 이때 여타의 많은 통합 브랜드가 속속 진행되고 있지만 「KDDM스퀘어」의 경우 자발적 참여로 서로 대등한 입장에서 주도적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대표는 “한국 내에서는 도메스틱 브랜드로 먼저 성장했기 때문에 브랜딩에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에는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차근차근 영향력을 키워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한다.


    **패션비즈 1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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