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000억「지오지아」 날개 달다

    안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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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06.08조회수 30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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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2년 “「지오지아」를 「자라」의 대항마로 키우겠다”라고 선포한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 이후 기존 남성복들과 다른 노선을 걷게 된 「지오지아」는 △가격 파괴 △매장 대형화 △슈트~캐주얼까지 상품 다양화 등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아직 완벽한 SPA의 모습을 갖추진 못했지만 2012년 당시 350억원이던 연매출이 3년 만인 올해 1050억원(예상)으로 3배에 달하는 신장률을 보이니 목표를 달성한 셈이다. 이 매출은 라인을 분리한 백화점 전용 「앤드지바이지오지아(이하 앤드지)」를 제외한 숫자다. 「앤드지」까지 더하면 올해 2000억원을 바라볼 만큼 업계에서 「지오지아」의 매출 파워는 절대적이다.

    그중에서도 「지오지아」의 성장에 더 주목하는 것은 남성 캐릭터 브랜드의 매출 한계를 뛰어넘어 남성을 위한 SPA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신성통상의 강한 의지가 포착됐기 때문이다. 남성들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인 셔츠, 팬츠, 니트(티셔츠)를 장악한다는 전략에 따라 「유니클로」 부럽지 않은 가격대와 품질의 상품을 대물량으로 공급하면서 「지오지아」는 남성복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남성 캐릭터 한계 뛰어넘어 SPA에 도전

    「지오지아」의 셔츠 물량은 시즌당 25만~30만장으로 연간 70만장을 출시하고 있다. 남성 캐릭터 브랜드들과 비교해 10배에 달하는 수량이다. 정상판매율 또한 65~70%를 기록해 수익구조 또한 좋다. 팬츠는 연간 15만장을 공급한다. 이 또한 남성 캐릭터 브랜드들 대비 5~6배 많은 숫자다. 티셔츠는 연간 60만장을 내놓는다. 여름에만 35만장씩 판매되니 단연 매출 효자 아이템이다.





    상품 가격대는 남성 캐릭터 브랜드의 절반 수준, 글로벌 SPA 브랜드와는 엇비슷하게 맞췄다. 그렇지만 소재와 디자인, 핏감에 국내 남성들의 테이스트를 반영했으며 캐릭터 브랜드 특유의 감도와 실루엣이 좋아 선호도가 높다.

    「지오지아」의 셔츠는 3만9000~4만9000원, 캐주얼 팬츠는 5만9000~6만9000원, 정장 팬츠는 6만9000~8만9000원, 티셔츠는 9900~14만8000원이 중심을 이룬다. 「지오지아」와 경쟁하는 여타 남성복들이 가격으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고 혀를 내두른다.

    셔츠 70만장ㆍ티셔츠 60만장 등 대물량 공급

    미얀마에서 자체공장을 운영하는 신성통상만의 생산 소싱 노하우가 힘을 발휘한 것이다. 슈트는 아직 중국 등의 협력업체를 통하지만 셔츠 팬츠 티셔츠는 신성통상(「탑텐」 등)과 계열사인 에이션패션(「폴햄」 등)의 다른 캐주얼 브랜드들과의 통합 소싱 시스템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업계 최저가를 맞출 수 있다. 「지오지아」는 총생산량의 35% 가까이를 자체공장에서 소화한다.

    슈트는 아직 생산 라인이 구축되지 않았지만 곧 이뤄질 예정이다. 슈트 제조까지 자체적으로 하게 되면 「지오지아」는 또 한 번 가격파괴와 수익 개선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미얀마 공장에서 들어오는 상품들의 가격대는 업계 최저가이지만 마크업은 3배수를 유지하고 있다.

    실질적인 원가절감이 그대로 수익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매출의 35~40%를 차지하는 슈트의 생산까지 가능해질 때 「지오지아」는 SPA 브랜드로서 한 단계 더 진화하는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얀마 자체 공장 35% 생산, 실질적 원가절감

    그렇다면 지난해 매출 835억원을 올린 「지오지아」의 영업이익은 얼마나 됐을까. 일반적인 남성복 브랜드들이 총매출의 5~7% 정도인 영업이익률을 보이는데 「지오지아」는 영업이익 14%, 경상이익 11%를 기록했다. 3년 만에 3배 이상의 가파른 매출 볼륨화를 이뤄 내면서도 영업이익까지 톡톡히 챙긴 알짜 브랜드다.







    「지오지아」가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었던 이유는 복합쇼핑몰과 아울렛 마켓의 급성장에서도 찾을 수 있다. 「지오지아」 단일 브랜드로 백화점 아울렛 가두점 등 전 유통채널을 아우르다가 2012년에 크게 백화점 전용 「앤드지」와 가두점 중심의 「지오지아」로 분리한 후 「지오지아」는 신유통 개발에 주력했다.

    대형 가두점과 복합쇼핑몰을 집중적으로 노린 것이다. 아울렛의 경우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빅3 아울렛에는 「앤드지」가, 나머지에는 「지오지아」가 들어가기로 했다. 빅3 아울렛이 막 커질 시기에 대형 가두점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는데 그것이 주효했다.

    영업이익 14%ㆍ경상이익 11% 기록한 ‘알짜’

    지난해 10월 오픈한 서울 명동 대리점은 3개층 247.5㎡ 규모에서 월평균 2억원을 올리고 있다. 올 4월에 문을 연 서울 강남 직영점은 198㎡에서 월 1억8000만원, 전주 대리점은 429㎡ 규모에서 1억1000만원씩 매출이 나온다. 또 롯데월드몰과 타임스퀘어 등 복합쇼핑몰에서도 1억5000~1억7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이문성 「지오지아」 사업부장은 “상품 라인이 포멀, 캐주얼, 짐웨어로 나뉘고, 저가 라인인 「지바이지오지아」, 뉴포티를 겨냥한 상품군은 「지오지아블랙」 등 넌에이지, 넌콘셉트 매장으로 선보인 대형매장의 경우 매출이 잘 따라 준다”라며 “「지오지아」가 가격을 흔들어 1단계 매출 볼륨에 성공했다면 2단계는 연령대 파괴가 될 것이며, 3단계는 상품 라인의 파괴가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1995년 론칭한 「지오지아」는 20년 차 브랜드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젊은 감성이 있다. 20대가 가장 좋아하는 남성복 브랜드에 어김없이 꼽힌다. 그만큼 신규 고객 창출이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다. 반면 젊은층에 포커싱해 사이즈가 여타 남성복 브랜드들보다 타이트하거나 디자인이 트렌디할 수 있다.

    대형 가두점ㆍ쇼핑몰 신유통 개발

    「지오지아」는 뉴포티를 위한 「지오지아블랙」을 통해 사이즈를 키웠으며 50대라도 30대의 마인드를 갖춘 남성이라면 「지오지아」로 오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지난해 첫선을 보인 ‘벨로(VELO) 라인’은 자전거 라이딩 의류를 중심으로 풀어낸다. 운동 중에도 스타일리시해 보일 수 있는 모던한 디자인의 스포츠 룩을 제안한다. 후드 집업, 트랙 톱, 맨투맨, 운동화, 모자 등으로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올 F/W시즌 「지오지아」는 상품 디자인 판을 싹 바꿀 계획이다. 컨템포러리한 스타일링에 맞춰 모던 & 시크를 콘셉트로 잡았다. 컬러도 무채색 게열로 가면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더한다. 매출 주력 상품인 아우터는 다운점퍼를 줄이고 코트를 늘리기로 했다. 올해 다운점퍼는 1만장 물량을 기획했는데 아웃도어 스타일을 배제하고 남성 컨템포러리 브랜드의 색깔을 낸 점이 눈에 띄었다.

    국내 매출 3000억 비전, 남성복의 신화 될까?

    이 부장은 “상품 업그레이드를 통해 「지오지아」가 저가 이미지가 아닌 가치 있는 브랜드로 성장하길 바란다”라며 “서울 홍대 앞과 지방 대도시에 대형매장 오픈을 추진 중이며 롯데몰 김포공항점과 IFC몰과 입점을 상담하고 있다. 지금의 가격대에서 디자인과 상품 구성력이 뒷받침된다면 올해 매출 1050억원 달성은 무리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신성통상의 간판 브랜드로 우뚝 선 「지오지아」의 중장기적 비전은 무엇일까. 「지오지아」는 연매출 3000억원을 국내 매출 최고점으로 보고 있다. 국내 남성복 가운데서는 세정의 「인디안」이 유일하게 이 매출을 올린 경험이 있다. 「지오지아」는 SPA형 브랜드로서 3000억원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짧게는 3년 안에 현 매출의 2배인 2000억원을 달성하고, 이후 여성 라인이나 또 다른 라인으로의 익스텐션을 통해 3000억원을 올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현재 남성 캐릭터 태생의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1000억원을 뛰어넘은 「지오지아」가 남성 SPA 브랜드로 어떻게 진화해 나갈지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패션비즈 6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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